정원은 희미해져버린 지난 삶을 선명한 색으로 되돌려 놓는다. 뜨겁게 끓어오르던 청춘은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여름의 시간으로, 전력을 다하며 삶에 진하게 녹아들었던 중년의 시간은 붉은 단풍 가득한 가을의 시간으로 채색해 놓는다. 그래서 정원을 걷고 있노라면 그렇게 흘러가버린 기억도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이 책은 저자가 은퇴 후 강원도에 정착해 젊은 시절 아내를 부르던 이름 ‘로미’라 수목원의 이름을 짓고는 숲을 가꾸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현관을 가득 채웠던 신발들이 사라지고 두 켤레만 남게 되었지만 저자는 그 고요하고 단출해진 삶에 ‘내 인생의 정원’을 들여놓았다.
시간이 멈춰 서 있는 듯한 노부부의 일상이지만, 아름다운 정원과 씨름하는 봄은 설레고, 녹음 우거진 여름은 더없이 풍요로워, 평화롭게 흐르는 시간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책 속에서 길을 찾을 것이 아니라 숲에서 행복과 평화를 찾으라고 얘기한다. 숲의 지킴이 다람쥐의 일상을 관찰하다 보면 진짜 삶의 낭만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대목에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며 큰 웃음이 터진다. 사나운 세상사에 시달리며 사느라 자신의 존재감을 잃어버린 우리들에게 로미의 정원은 머리는 비우고 마음 가득 평화를 채우라고 토닥인다. 나를 치유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꽃과 나무와 바람이라고, 삶의 진정한 깨달음은 숲에 있음을 손짓한다.
▶ 『내 인생의 정원』 트레일러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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