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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성조론

국어 성조론

  • 이문규
  • |
  • 한국문화사
  • |
  • 2017-04-25 출간
  • |
  • 456페이지
  • |
  • 161 X 232 X 32 mm /814g
  • |
  • ISBN 9788968174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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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성조론은 매우 내실 있는 연구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가 충분히 공유되거나 평가받지 못한 분야이다. 이러한 상황은 접근 자체가 어렵다는 성조 자체의 특성 외에 표기법이나 기본 단위 설정 등을 포함한 기술 방법론의 차이에 기인하는 바가 커 보인다. 이에 이 책에서는 중세국어와 현대 방언의 성조를 다음절어 중심의 첨가어라는 국어의 본질적 특성에 바탕을 둔 방법론으로 일관되게 기술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형태소 성조형을 단위로 하는 두 단계 성조론적 과정론을 바탕으로 중세국어와 방언의 성조 체계를 기술하고, 성조 체계 사이의 대응 관계와 그 속에 든 동질성을 성조형 부류 표상으로 드러내 보였으며, 성조의 변천 과정과 변화 양상, 성조 연구의 역사를 재조명했다. 이 책이 국어 성조의 본질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국어 성조론의 연구 성과를 정리함으로써 앞으로 이 분야의 연구가 국어학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기대한다.

[머리말]

이 책은 중세국어와 현대 방언의 성조를 국어의 본질적 특성에 바탕을 둔 방법론으로 일관되게 기술하는 것을 목표로 기획되었다. 여기에는 국어 성조의 구조적 특성에 부합하는 성조 기술론을 구축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중세국어와 방언의 성조 체계를 기술하는 일, 성조 체계들 사이의 대응 관계와 그 속에 든 동질성을 밝히는 일, 성조의 변천 과정과 변화 양상을 설명하는 일, 성조 연구의 역사와 주요 논점을 조명하는 일들이 포함된다.
성조를 포함한 모든 운율 자질은 그 언어의 구조적 특성에 부합하는 형태로 존재하고 또 그러한 과정을 통해 실현된다. 따라서 한 언어의 운율 체계를 기술하는 일의 핵심은 그 언어의 구조적 특성을 얼마나 잘 반영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국어의 성조에 대한 기술은 다음절어 중심의 첨가어라는 국어의 유형론적 성격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성조는 성조 언어에 존재하는 개별 형태소의 운율 자질이다. 개별 형태소가 가지는 성조형은 홀로 어절 성조형을 이루어 표면 성조형으로 실현될 수도 있고, 둘 이상이 결합하여 더 큰 어절 성조형을 이룰 수도 있다. 형태소 성조형이 결합하여 어절 성조형을 형성하는 과정은 당연히 형태소가 결합하여 발화 단위로서의 어절을 구성하는 과정에 수반한다. 이렇게 형성된 어절 성조형은 각 성조 체계에 존재하는 음고 조정 및 배정 과정을 거쳐 표면 성조형으로 실현된다.
이 책에서는 중세국어와 현대 방언의 성조 체계를 ‘형태소 성조형’의 결합으로 ‘어절 성조형’이 형성되는 단계와 ‘어절 성조형’이 성조형 실현 규칙의 적용을 받아 ‘표면 성조형’으로 실현되는 두 단계 성조론적 과정으로 기술하였다. 성조소 연쇄 및 성조 실현의 단위로 인식되었던 ‘성조형’을 세 층위로 구별하고 그 중 형태소 성조형을 기술의 기본 단위로 삼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책의 제목에 ‘형태소 성조형 중심의’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은 이런 점을 드러내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형태소 성조형 중심의 성조 기술론은 중세국어를 포함한 국어의 성조 체계들 사이에 형성되어 있는 엄밀한 대응 관계를 형태 부류 차원의 동질성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로써 중세국어와 현대 성조 방언은 음고 표상만 다른, 하나의 운율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기술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성조형을 단위로 하는 두 단계 과정 성조 기술론은 성조의 비음운화 및 변천 과정을 설명하는 일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준다. 이 기술론에서는 성조의 비음운화 과정을 표면 성조형 실현 과정이 임의화되는 단계와 어절 성조형 형성 과정 및 형태소 성조형 체계가 붕괴되는 단계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이렇게 요약하고 의미를 부여해 놓고 보아도, 이 책의 실제 내용이 된 국어 성조론의 주요 사항들은 대부분 앞선 연구들에 의해 이루어진 성과들임에 틀림없다. 지난 세기의 중반쯤에 시작된 국어 성조에 대한 연구는 그 사이에 국어학의 어느 분야 못지않은 내실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중세국어와 현대 방언 성조의 공시적인 체계, 그들 간의 대응 관계, 성조 변천사 등 중요한 주제가 다양한 음운 이론으로 조명되었고, 우수한 설명력을 갖춘 독자적인 성조 기술 이론도 구축되어 있다. 아울러, 성조 연구의 가장 기본적인 작업인 자료 조사도 많이 이루어져서, 경상방언, 강원 영동방언, 함경방언의 많은 하위 지역어들의 성조 자료가 조사되고 분석되었다. 성조 기술론으로부터 세부 내용들, 그리고 자료에 이르기까지 이 책의 내용은 모두 이 앞선 연구들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부끄러우나마 이 정도의 책이라도 꾸밀 수 있게 해 준 모든 성조 연구자들께 경의를 표하며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경상방언 토박이면서도 성조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필자를 이 분야로 이끈 분은 김차균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40여 년 동안 한 방언에 20,000 항목 이상, 모두 100만 개가 넘는 어절 자료를 현지 조사를 통해 수집하였을 뿐 아니라 이들을 대립과 중화의 원리와 전통적인 성조 표기 체계에 바탕을 둔 방점법 이론으로 분석하셨다. 자료 조사에서부터 분석 방법, 기술 이론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배웠지만 이 책에서 그 십분의 일도 되돌려 드리지 못한 것 같아 부끄러울 뿐이다.
대학 교수로 나이 들어 갈수록 새삼 ‘교육’의 어려움을 느낀다. 특히 누군가의 ‘지도 교수’로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큰 부담인지 모르겠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갈 길 몰라 헤매다가 사범대학에 들어온 촌놈을 연구실로 불러 공부를 시키신 김종택 선생님은 도대체 무얼 믿고 그러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늘 선생님께 숙제를 제출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지만 결국 그 은혜를 다 갚지 못할 것 같은 생각에 죄송스러운 마음만 든다.
이 책을 쓰는 기간은 내 삶에서 중요했던 몇 가지를 놓아 주느라 힘든 시기였다. 특히, 지난 1년 동안에는 어머니가 기억을 잃으셨다. 못난 아들을 평생 맹목적으로 지지해 주신 분인데 작은 도움도 드릴 수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슬프다. 기억의 정적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편안해지시기만을 빌어 본다. 장차 제 몫을 다 하며 살 힘을 기르느라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건하와 윤하, 그리고 늘 곁에서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어 주는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짧은 작업 시간 내에 책을 만드느라 고생해 주신 한국문화사에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책속으로 추가
물리적인 차원에서 ‘기지개를’의 네 음절은 모두 다른 음고로 실현된다. 첫 음절로부터 뒤로 올수록 차례로 주파수 값이 낮아지는데 그 낙차도 일정하지 않다. 토박이 화자는 자신의 방언에 존재하는 음고가 고조와 저조의 둘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각 음절의 높이를 고조나 저조 중 하나로 처리하게 된다. 만약 고저의 판단에 물리적인 차이가 기준이 된다면 첫 두 음절이 고조가 되고 나머지 두 음절은 저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함주방언의 자료는 첫 두 음절 간의 주파수 감소율에 비해 제2, 3 음절 간의 주파수 감소율이 현저하게 커서 전체 어절의 성조형은 [고고저저]가 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물리적인 차원의 해석일 뿐 토박이의 언어 능력과는 부합하지 않는다. 이 어절은 단 하나의 음절만이 고조로 실현되는 성조형을 가졌다는 것이 토박이 화자의 지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지개를’은 가장 높게 실현된 첫 음절만 고조, 나머지 음절은 모두 저조인 성조형으로 인식된다. 화자에 따라 그리고 같은 화자라도 상황에 따라 각 음절이 다양한 높이로 실현되어 음절들 사이의 높이 차이가 매번 달라질 수 있지만, 음운론적 기술을 위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첫 음절과 다른 음절들 사이의 높이 관계가 바뀌는 일은 없다는 정도의 음성학적 사실만이 중요할 뿐이다. 음성학적으로는 첫 음절 고조 이후 나머지 음절들은 차례로 음고가 낮아지는 현상을 보이지만 음운론적으로는 모두 저조의 영역에 포함될 뿐 별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처리 과정에서 어느 한 음절 주파수의 절대값이나 고조와 저조의 평균 주파수, 고조와 저조 사이의 주파수 차이 등은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 아울러, 세 하위 방언별로 고조나 저조의 음역 차이를 비교하는 일도 음운론적으로는 의미가 없다.
다음 경북방언의 고조형(말(馬)-형) 자료도 음고 판단에 작용하는 물리적 수치와 심리적 등급화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3) ㄱ)

나무삐까리(경주)
89.2
113.8
122
131
84.4
(+28%) (+7%) (+7%) (-36%)


ㄴ)

가무치(김천)
177.8
157.2
124.4
(-13.1%) (-26.4%)


(3, ㄱ)의 ‘나무삐까리[LLLHL]’에서 첫 세 음절의 주파수는 다 다를 뿐 아니라, ‘첫째 음절→둘째 음절’의 주파수 변화 폭과 ‘둘째 음절→셋째 음절’의 주파수 변화 폭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음성학적 사실을 충실히 반영하면, 이 단어의 표면 성조형은 [LHHHL]가 되어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단어의 성조형은 끝에서 둘째 음절만 고조인 성조형, 즉 [LLLHL]으로 인식된다. 이 성조형의 변별성은 ‘끝에서 둘째 음절만 고조’라는 점 혹은 ‘끝에서 둘째 음절과 끝 음절 사이에 음고 내림이 있다.’는 사실에 있기 때문이다.
(3, ㄴ)의 ‘가무치(?)[HLL]’에서도 제2 음절과 제3 음절의 주파수는 꽤 차이가 있는데, ‘첫째 음절→둘째 음절’의 주파수 변화 폭이 ‘둘째 음절→셋째 음절’의 주파수 변화 폭보다 현저하게 좁다. 주파수 수치의 차이로만 보면, 둘째 음절은 첫째 음절과 함께 고조로 처리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질 정도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고조는 단 하나여야 하기 때문에 둘째 음절은 셋째 음절과 함께 저조로 처리되는데, 이 역시 토박이의 음고 인식 양상과 일치한다.


1.2. 국어 성조의 유형론

성조의 개념을 이렇게 비교적 명확하게 정의할 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 언어에서 음고가 운소로 작용하는 양상은 다양하기 때문에 한 언어가 성조 언어인지 아닌지, 혹은 같은 유형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국어 성조의 성격이나 유형에 대해서도 여러 관점이 존재한다. 즉, 현대국어의 경상방언과 함경방언, 그리고 중세국어에 대해, 음고가 의미 변별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의 성조 언어로 보는 데는 일반적으로 의견의 일치가 이루어지지만, 구체적인 성격을 규정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서로 다른 견해가 존재한다. 즉, 국어의 성조를 근본적으로 중국어의 그것과 다름없는 것으로 보는 관점이 있는 반면, 국어를 중국어와 같은 ‘진정한 성조 언어(true tone language)’에 소속시키지 않고 다른 유형으로 분류한 논의들도 있다. 뒤쪽 관점의 가장 주된 근거는 국어 성조의 모습이 진정한 성조 언어에 속하는 중국어와 적지 않게 달라 보일 뿐 아니라 Pike(1948)에서 제시한 성조 언어의 기본 특성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정연찬(1969, 1974ㄴ:7-12, 23-26)은 국어 성조의 유형에 대한 이러한 문제를 제기한 이른 시기의 연구이다. 이 논저에서는 중세국어와 현대 경상방언의 성조는 Pike(1948)의 네 가지 ‘기본 특성’ 중 ‘음절 음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유의미성’이 단어의 의미부, 그 중에서도 특히 어두 음절에 집중되는 점으로 보아 ‘어휘적으로 유의미한 음고’라는 속성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국어 성조를 개개 음절의 성조보다는 ‘어사(語詞)’의 성조형이 더 중요한, ‘단어 음고 체계(word-pitch system)’로 볼 것을 주장하였다. 즉, 국어 성조는 매 음절의 음고가 변별력을 가지지 못하고 단어 차원의 음고 혹은 성조형이 그런 구실을 한다는 점을 중시한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McCawley(1964, 1968 등)의 분류 체계를 따라 국어 성조를 일본어와 같은 ‘음고 악센트 언어(pitch-accent language)’로 보는 관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반면 이러한 흐름에 대해, 국어 성조는 진정한 성조 체계나 음고 악센트 체계 중간의 제3의 유형에 해당할 수 있다거나(김완진 1973, 1999), 국어와 중국어를 다른 유형의 성조 언어로 보고자 하는 관점(김주원 1994)도 제시되었다. 나아가 중세국어와 현대 성조 방언을 운율적으로 다른 언어로 보는 관점이 나오기도 했다. Lee, Sang Oak(1979c)에서는 중세국어는 도출의 어떤 지점까지는 음고 악센트어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나 그 지점부터는 성조 언어와 같은 행동을 하는 반면, 현대 성조 방언들은 성조 언어와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음고 악센트 언어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김성규(2009)에서는 진정한 성조 체계와 악센트 체계의 언어 사이에 명확한 선이 존재하지 않으며, 중세국어와 중국어의 성조 차이는 문법 형태소의 존재 여부 및 단어를 이루는 음절 수의 차이에 기인할 뿐이라고 하면서도, 중세국어와 현대 성조 방언의 운율적 유형을 다르게 보았다. 아울러, 운율론의 유형 분류에 기대어, 음고 악센트라는 유형을 인정하면 경상방언도 음고 악센트 언어가 되고, 이 유형을 인정하지 않으면 일본어도 성조 언어가 된다고 본 관점(이호영 1993)도 있다.
국어 성조의 유형에 대한 위와 같은 논의들에서 중요한 것은 운율론에서 Pike(1948)나 McCawley(1964)와 같은 강력한 기준에 의한 분류가 얼마나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것인데, 이 점에 대해서는, 성조 언어의 유형론 자체에 대한 비판적 관점과 두 언어의 차이를 세부적인 제약이나 규칙의 차이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는 관점이 나와 있다.
먼저, 성조의 개념을 엄격하게 정의한 Pike(1948)나 McCawley(1964, 1968)식 분류 체계에 대해서는, 너무 강력하거나 자의적이어서 개별 언어들을 분류해 내는 구실을 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일반 운율론에서도 일찍부터 나왔고 그러한 견해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Pike(1948)의 분류 체계에 대해서는 Welmers(1959:2-3)에서 성조를 모든 음절과 연관시켰다는 점에서 너무 강력한 정의라고 비판하고 성조 언어를 “음고 음소와 분절 음소 둘 다가 최소한 일부 형태소들의 구성에 관여하는 언어”로 정의할 것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관점은 이후의 성조에 대한 많은 논저에서 수용되고 있다. 다음으로, 맥콜리의 분류 체계는 맥콜리 자신에 의해 수정되거나 부정되었다. 즉, McCawley(1970, 1978)에 오면 성조 언어에 나타나는 음고의 다양한 변별력을 ‘진정한 성조 체계’와 ‘음고 악센트 언어’의 둘로만 나누는 것을 부정하는 관점이 나타난다. Yip(2002=손남익 역, 2013)이나 Hyman(2009) 등 최근의 연구에서도 악센트 언어가 특별한 종류의 성조 언어에 불과하다거나 음고 악센트 언어를 독립적으로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국내 학계에서 국어 성조를 중국어의 그것과 다름없다는 점을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한 학자는 김차균 님인데, 그의 견해는 이른 시기의 연구인 김차균(1973, 1975, 1977 등)에서부터 나타난다. 김차균(1977)에서는 중국어와 경상방언은 ‘성조 연결의 제약’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기본적으로는 둘 다 진정한 성조 언어이며, 이런 점에서 “음절마다 상대적인 음조가 얹혀야 된다는 Pike의 성조 언어의 정의는 너무나 강하다.”라고 비판하였다. 예를 들어, ‘오백만년[상거거거]’이라는 복합어에서 둘째 이하 음절의 음고는 모두 첫 음절 ‘오(五)’의 성조에 의해 고정될 수밖에 없지만 이것은 국어 성조론에 존재하는 중화규칙 때문이며, 기저 상태에서는 ‘오백만년/상거상평/’과 같이 각 음절이 제 음고의 값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어와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아울러 김차균(1977)에서는 일본어 성조 분석에 이용되어 왔고 McCawley(1968)에 의해 더욱 체계화된 악센트 분석법이 극히 소수의 언어에만 적용될 수 있을 뿐 국어의 성조에 대한 설명력이 떨어지는 이론이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최근의 연구 중에서는 박진혁(2014)에서 국어 성조의 유형론적 성격에 대한 체계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특히, 이 논문의 제2장에서는 음고(pitch)로 실현되는 두 운율 자질인 성조와 악센트의 유형론적 차이에 대한 이론적 검토를 통해, 어느 한 언어에서 대립적인 음고를 성조로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에 따를 때 경흥방언은 악센트어가 아니라 성조 언어로 봐야 한다는 결론을 제시하였다. 악센트론에서 무표적 성조로 취급되었던 저조의 ‘유의미성’, 문법 형태소 성조의 위상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세워진 이 논문의 성조 판별 기준은 기본적으로 중세국어나 현대의 다른 성조 방언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위에서 보듯이, 국어 성조의 유형론적 특징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가 존재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이들 사이의 차이가 국어 성조의 본질에 대한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여러 관점의 차이는 음절 음고의 변별성을 중시하느냐 아니면 성조의 변별력 그 자체를 중시하느냐에 따른 것이며, 중국어와 국어의 차이는 성조 차원보다 언어 유형 차원의 것이 더 근본적이라는 데에는 같은 견해를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어의 방언 성조와 중세국어의 성조가 운율론적으로 어떤 유형에 속하는 언어인가 하는 문제의 성격과 그 해답이 이미 앞선 연구들의 논의를 통해 상당 부분 드러난 셈이다.
다음 절에서는 성조론적 유형론에 대한 앞선 연구들의 논의들을 수용하면서, 국어의 성조가 중국어의 그것과 다름없는 운소라는 점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한다. 이는 국어 성조의 성격을 명확히 하려는 목적 외에, 현재에도 국어의 성조를 의미 변별에 필수적이지 않은, 비중이 약한 초분절음 정도로 보는 견해가 있을 뿐 아니라 성조론 학계 내부에도 국어 성조를 중국어 성조와는 근본적인 차이를 가진다고 보는 관점이 존재한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목차

머리말
일러두기

제1부 · 국어 성조의 성격과 기술 방법론
제1장 성조의 개념과 국어 성조의 유형론
1.1. 성조와 음고
1.2. 국어 성조의 유형론
1.3. 국어의 구조적 특징과 성조

제2장 형태소 성조형 중심의 성조 기술론
2.1. 성조론적 변별 단위와 형태소 성조형
2.1.1. 성조소와 성조형
2.1.2. 형태소 성조형
2.2. 기저 성조형
2.3. 어절 성조형과 두 단계 성조론적 과정
2.4. 표상 기호의 두 층위

제3장 기저 성조형 설정의 방법
3.1. 기저 성조형에 대한 관점들
3.2. ‘말(語)’의 기저 성조형
3.3. ‘말(馬)’과 ‘말(斗)’의 기저 성조형
3.3.1. ‘말(馬)’의 기저 성조형
3.3.2. ‘말(斗)’의 기저 성조형
3.4. ‘바람’, ‘무지개’, ‘고구마’의 기저 성조형
3.5. 조사, 어미, 접사의 기저 성조형

제2부 · 중세국어와 현대 방언의 성조
제4장 중세국어의 성조
4.1. 음고 체계
4.2. 성조형과 그 실현 과정
4.2.1. 저조형, 고조형, 상승조형
4.2.2. 성조형 실현 규칙과 문법 형태소의 성조
4.2.3. 저승조형(/LnRX0/)의 가능성
4.2.4. 복수 성조형 어간
4.3. 성조형 결합의 과정과 성조형 변동
4.3.1. 중세국어의 두 단계 성조론적 과정
4.3.2. 성조형 변동
4.4. 중세국어 성조의 성격

제5장 경상방언의 성조
5.1. 음고 체계
5.2. 성조형과 그 실현 과정
5.2.1. 고조형
5.2.2. 저조형
5.2.3. 상승조형과 최저조형
5.2.4. 경상방언의 성조형 실현 규칙
5.2.5. 복수 성조형 어간
5.3. 성조형 결합의 과정과 성조형 변동
5.3.1. 성조형 중화
5.3.2. 성조형 대치
5.3.3. 음운 변동과 음고의 탈락 및 축약
5.4. 서남부 경상방언의 음고 조정
5.4.1. ‘안+후속 성분’과 ‘의문사+후속 성분’
5.4.2. ‘Hn’-형 뒤 [L1HL]-형 되기

제6장 함경방언의 성조
6.1. 음고 체계
6.2. 성조형과 그 실현 과정
6.2.1. 저조형
6.2.2. 고조형
6.2.3. 일부 지역어의 상승조형
6.2.4. 복수 성조형 어간
6.3. 성조형 결합의 과정과 성조형 변동
6.3.1. 성조형 중화
6.3.2. 성조형 대치
6.3.3. 음운 변동과 음고의 변화

제7장 강원 영동방언의 성조
7.1. 음고 체계
7.2. 성조형과 그 실현 과정
7.2.1. 삼척방언의 성조형과 성조형 실현 규칙
7.2.2. 강릉방언의 성조형과 성조형 실현 규칙
7.3. 성조형 결합의 과정과 성조형 변동
7.3.1. 성조형 중화
7.3.2 성조형 대치
7.3.3. 음운 변동과 음고의 탈락 및 축약

제3부 · 대응 관계와 형태 부류 기반의 국어 성조 체계
제8장 성조 대응 관계의 의미와 실상
8.1. 대응 관계의 의미와 성조형 부류 표상
8.2. 성조형 대응 관계의 실상
8.2.1. 체언의 대응 관계
8.2.2. 용언 어간의 대응 관계
8.3. 대응하지 않는 부류의 의의

제9장 형태 부류 기반의 국어 성조 체계
9.1. 형태소 성조형 부류
9.2. 성조론적 과정
9.2.1. 성조형 중화
9.2.2. 성조형 대치

제4부 · 국어 성조의 역사와 성조 연구의 역사
제10장 국어 성조의 변천과 변화
10.1. 중세국어 성조의 비음운화 과정
10.1.1. 어말 평성화와 성조형 실현 규칙의 임의화
10.1.2. 성조형 실현 규칙 임의화의 의미
10.1.3. 16세기 말엽의 성조 체계와 이후의 변천
10.2. 방언 성조의 변화 및 분화 양상
10.2.1. 중세국어로부터의 변천을 설명하는 관점들
10.2.2. 성조형 대응 관계를 바탕으로 본 방언 성조의 변천 과정
10.2.3. 방언 성조의 변화 양상과 방향

제11장 국어 성조 연구의 성과와 논점
11.1. 성조 연구의 주요 성과
11.2. 주요 논점과 주제
11.3. 주제별 논점 및 연구 성과
11.3.1. 형태소 성조형과 기저 성조형
11.3.2. 경상방언의 하강조
11.3.3. ‘율동 규칙’의 실체
11.3.4. 분절음과 성조의 관계
11.3.5. 15세기 이전의 성조
11.3.6. 한자음의 성조
11.3.7. 외래어의 성조
11.3.8. 성조와 방언 구획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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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이문규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의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국어 음운론을 전공하여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부산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를 거쳐 지금은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서 국어 음운론, 국어사, 국어문법교육론 등을 강의하고 있다. 주요 논저로는 「현대국어 상징어의 음운·형태론적 연구」(박사 학위 논문), 「국어 교육의 이념과 어휘 교육의 방향」(2003), 『학교문법과 문법교육』(공저, 2005), 「음운규칙의 공시성과 통시성」(2009), 『문법교육론』(공저, 2010), 「국어 방언 성조의 성격과 성조 체계 기술의 기본 단위」(2011), 「성조론적 과정의 성격과 기술 방법」(2014), 「음운변동의 개념과 유형」(2015), 『(개정판) 국어교육을 위한 현대국어 음운론』(2015) 등이 있다.

도서소개

『국어 성조론』은 형태소 성조형을 단위로 하는 두 단계 성조론적 과정론을 바탕으로 중세국어와 방언의 성조 체계를 기술하고, 성조 체계 사이의 대응 관계와 그 속에 든 동질성을 성조형 부류 표상으로 드러내 보였으며, 성조의 변천 과정과 변화 양상, 성조 연구의 역사를 재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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