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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와 윤리

차이와 윤리

  • 김미정
  • |
  • 소명출판
  • |
  • 2014-05-20 출간
  • |
  • 560페이지
  • |
  • 162 X 232 X 30 mm
  • |
  • ISBN 9788956269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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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개화 주체성에 대한 물음은 너무나 일반적인 문제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보편적 문명의 척도가 된 서양을 모방하는 개화 주체성’이라는 답을 쉬 내릴 수도 있다. 그런데 유교적 에토스의 변형·가동 속에서 서양과 주체의 의미작용이 할당되는 ‘타자와의 조우’의 양식으로서 개화 주체성을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차이와 윤리』(소명출판, 2014)가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보편으로서의 서양과 특수로서의 비서양의 구도는 서양의 지배적인 자기이해일 뿐이므로, 개화 주체성을 해명하는 데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타자와의 조우’에서 주체성을 찾다.
교과서적 견해에서 근대는 유럽에서 기원한 유럽사의 연장이다. 유럽사의 과정을 따라 20세기 혹은 21세기까지 연장하다 보면, 현재 지구적 반경으로까지 확대된 근대 전반을 포괄하게 된다. 그러나 발터 벤야민의 말을 따라 ‘역사의 결을 거슬러 솔질’한다면, ‘유럽의 것들이 퍼져나가 세계를 단일한 시공간으로 연결한 것은 다만 유럽 문화의 우월한 능력일 따름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어쩌면 극심한 혼란을 감수하면서 이질적인 유럽 문화에 개방해 그것들을 받아들인 비유럽적인 역량이 있었기에 외견상 유럽의 제패가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고등학교 이상의 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대체로 하나의 역사상(歷史像)을 갖고 있다. 불평등과 속박이 분쇄되고 평등과 자유가 증진되는 과정으로서의 인류사이며, 그 절정에는 프랑스혁명과 같은 극적인 반봉건 투쟁이 있다. 많은 근대비판론이 잘 보여주듯, 이 역사상에는 세계로부터 단절한 위치에서 자연과 타자를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초월적 주체’에 대한 긍정이 있다. 이 역사상이 자연스러움을 획득하는 세계에서 유럽사는 역사기술의 표준이 된다.
한국의 역사가들은 다른 비서구의 그들처럼 한국도 유럽과 같은 유형의 역사를 가졌다는 걸 논증하느라 반세기 이상의 시간을 써버렸다. 이 와중에, 주체적 인간의 등장을 그리느라 조선 후기를 성리학의 해체기로 보는 오도된 인식까지 이루어졌었다. 그러나 근대적 이행의 의의 아래 성립한 ‘개화’ 연구야말로 이러한 에너지가 집중된 영역일 것이다. 자주적 근대화를 지향하는 혁신세력의 성장을 추적하고 위대한 기념비들을 확립하는 것이 내재적 발전론의 주된 기획이었다. 혹은 이른바 혁신세력들이 훌륭한 민족 부르주아지가 못되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반민족성과 반민중성을 고발하는 이 목소리들은 근대의 해방적 요소를 부각하는 듯하지만, 실상 과거의 낯섦에 대한 존중을 결여한다. 그들이 제대로 된 부르주아이기만 했어도 망국도 식민지도 없었으리라는 투정과 불만 같은 것이 읽힌다. 김옥균이나 유길준이 혹은 고종이 좀더 계몽적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면서 고대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애착하는 서양사의 자연스러움에 묶인 채 역사적 감수성을 억압하는 자세일 뿐이다.
우리는 이들이 가진 전통적 에토스가 서양과 연결된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데 소용되었음을 중시해야 한다. 근대를 만든 비유럽적인 역량은 자기동일성을 확정하는 것이기보다는 타자와의 관계 안에서 차이를 협상하며 자기자신을 새로이 조형해가는 ‘타자와의 조우’의 역량일 것이다. 개화 담론들은 구미(歐美) 문화의 기념비라기보다는 ‘타자와의 조우’가 힘차게 펼쳐지는 장이 될 것이고, 개화 주체성은 유럽적 유형의 복사판이나 아류라기보다는, 차이나는 타자와의 관계적 속성을 가지고 성립하게 될 것이다.
공교롭게도 동아시아의 오랜 전통은 바로 이 타자와의 관계적 속성이 두드러진다고 이야기되어왔다. 그렇다면 전통에게 그 자체의 힘을 되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적 관점에서는, 유럽사적 유형의 역사에서는 망각되고 기술되지 않는 지점, 유럽이 비유럽에 가닿고 비유럽이 유럽과 연결되는 그 사이의 점이지대로 향해야 한다. ‘역사의 결을 거슬러 솔질’해본다면, 과거의 요소는 새로운 통일성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간의 부정적 계기로서만 포착될 수 없다. 진보하는 정신으로 종합되지 못한 그것은 현재적으로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기는커녕 낡고 퇴락한 양상으로 드러날 수 있다.

내재적 비판의 철저한 실행
이같은 통찰은 ‘내재적 비판’의 학문적 태도 속에서도 지지대를 발견한다. 연구대상의 본질은 외부 준거에 의해 밝혀질 수 없고 대상 자체의 내재적 연관 속에서 다뤄져야 한다. 개화 주체성은 서구적 근대를 목적지로 삼는 역사 속에서 등록될 수 없다. 당대 행위자들이 역사적 존재라면 그들은 그들이 선택하지 않은 조건 안에 있으며, ‘근대적 이행’을 해낸다 해도, 이 역사적 조건의 제약 속에서 움직이게 된다. 『루이 보나파르트의 부뤼메르 18일』에서의 마르크스의 말은 의미심장한 경구가 된다. “인간은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가지만, 그들이 바라는 꼭 그대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스스로 선택한 상황 속에서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주어진, 물려받은 상황 속에서 역사를 만들어간다.” 그들은 그들의 세계 지평에 몰입해 있어야, 그 안에서 느끼고 알고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다. 하이데거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신의 고유한 과거는 현존재를 뒤따라오지 않으며, 오히려 각기 그때마다 그를 앞서 간다.”
역사적 인간은 구조의 수인(囚人)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도 진위와 부정을 문제삼고 구별하고자 하는 의지와 역량이 있다. 그러나 이 역량은 행위자 자신의 설명능력을 초과하는 역사적·사회적 조건들에 의존한다. 세계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옳다 그르다 말하기 위해서는 세계에 대한 관계, 주체의 자기관계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 선험적(a priori) 관계성은 초시간적인 것이 아니라 시간을 통하여 퇴적된 것 안에 내포되어 있다. 그렇다면, 현재적으로 낯선 전통적 에토스, 특히 유교적 에토스가 이 선험적 관계망의 형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될 수 있다.
결을 거슬러 역사를 솔질하고자 했을 때 ‘타자와의 조우’의 비유럽적인 역량이 발견된다. 그런데 내재적 비판에 충실하고자 할 때, 개화 주체성은 동아시아의 오랜 전통의 에토스 속에 배태되어 있으리라는 문제의식을 품게 된다. 이 책은 이 교묘한 합류지점에서 씌어졌다. 양자는 모두 개화 담론의 유교적 에토스에 아주 엄밀하게 주목하면서 개화 주체성에 접근할 것을 요구한다. 기존 연구들의 사건사적 기술에 이용된 자료들을 담론연구의 방법으로 다시 분석했다. 서양의 의미작용과 주체의 위치가 연관된 다섯 개의 담론형성체를 재구성했고, 각 담론형성체마다 모두 유교적 요소가 일정한 역할을 하는 ‘관계적 주체성(relational subjectivity)’의 양식이 가동됨을 보일 수 있었다. 독자들은 이 책 안에서 문화사회학적 방법론이 엄밀하게 실행되는 모습도 보게 될 것이다.

목차

책을 펴내며 3

제1장
서론-개화 주체성을 묻는다
1. 문제의식-‘타자와의 조우’ 안에서 개화 주체성의 형성을 살핀다
2. 선행 연구 및 이론적 자원 검토
1) 개화사 연구에서의 보편-특수 구도 비판
2) 윤리와 주체
3) 익명성의 장으로서의 담론적 실천
3. 연구대상 및 연구방법
1) 연구대상
2) 자료의 표집
3) 자료 해석 및 담론형성체의 재구성 절차
4. 이 책의 구성

보론_ 유교의 관계 지향적 윤리에 대한 재구성-유교적 신성과 유비적 주체
1. 유교적 신성의 문제틀-천인합일과 술이부작
1) 천인합일(天人合一)
2) 술이부작(述而不作)
2. 타자에 대한 관계 지향적 윤리
1) 국지적 충실성
2) 타자를 의무의 원천으로 삼기
3) 자기반성의 감정으로서의 부끄러움
3. 기(氣)와 감응
4. 소결-점진적 포함과 유비적 주체

제2장
관계 희박한 타자로서 서양과의 조우
1. 관계 희박한 서양이 천주교도와 내응하여 침입해오다
1) 천하 안에서 서양과의 간격 만들기(spacing)
2) 격절된 서양, 그러나 이단과 상통하는 서양
3) 주체는 침입해온 서양이 아니라 천주교도와 자기자신에게 책임을 묻는다
4) 서양과 싸우면서 거리를 유지하기
2. 서양과 싸우며 윤리적 관계를 형성하다
1) 서양을 적으로 삼으면서 가까이 가기
2) 적으로 대치한 서양에게 윤리적 관계를 설정하다

제3장
관계있는 타자로서의 서양과 개화 주체성의 출현
1. 지구적 범위에서 힘센 서양을 만나며 체면을 염려하다
1) 서양에 대한 주체의 무례를 묻기 위해, 서양과의 관계를 세 겹으로 만들기
2) 의리로써 대해야 하는 서양, 잔인한 야수 같은 서양
3) 주체는 서양 앞에서 윤리적 의무를 지다가 그 의무를 책략으로 변환한다
4) 주체는 부끄러워하며 서양을 모방한다
2. 서양의 기운에 감응하여 그 문물을 수용하다
1) 서양의 움직임을 우주의 기운이 변화하는 것으로 통관하기
2) 우주의 변화하는 기운이면서 모방하고 경쟁할 상대이기도 한 서양
3) 주체는 서양의 기운에 대해 감응하되 거리를 두고 조율한다

제4장
서양에 대한 모방관계의 본격화 및 개화 공동체의 구성
1. 부끄러워하고 분해하는 가운데 서양을 모범으로 끌어올리다
1) 서양과의 차이 속에 수치와 분을 할당하고 조합하기
2) 가해한 자이지만 부끄러워하며 모방해야 하는 서양
3) 주체는 부끄러워하고 분해한다
2. 서양과의 차이를 짚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형상화되다
1) 현재 차이나지만 장래 같아져야 할 요소들이 서로 대응되다
2) 차이들의 대응관계가 끊임없이 이어짐으로써 나라의 윤곽이 그려지다
3) 조절 가능한 차이를 만드는 데 전통이 소용되다
3. 백성의 분을 토대로 백성과 하나의 단위로 묶이려고 하다
1) 백성과의 격절과 불통을 문제 삼다
2) 백성과의 거리 없애기①-백성을 압제하는 것은 서양에 대한 부끄러운 처신이다
3) 백성과의 거리 없애기②-백성의 분을 나라의 분으로 관류(灌流)시키다

제5장
결론
1. 연구 결과의 요약
2. 개화 주체성의 특성-서양과의 연결, 신성 해체, 중층성
1) 서양과의 연결
2) 신성 해체
3) 중층성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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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김미정(金美廷, Kim Mi-Jeong)은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희대, 아주대, 서울대 등에서 사회이론과 문화사회학, 사회학개론을 강의하였다. 관심분야는 사회이론, 문화사회학, 역사사회학 등이다. 요즘엔 유교와 근대, 보편성 사이를 사회이론적으로 어떻게 접합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으며, 개화기를 현재의 기원이자 한계지로서의, 일종의 형이상학적 영역으로 끌어올릴 기획을 세우고 있다. 「이행의 시간성과 주체성-개화 주체에 대한 한 설명」, 「‘수치(shame)’와 근대」, 「‘사회적인 것’의 문제 설정에 대한 한 설명-선험적인 것-경험적인 것-실천적인 것의 삼각 구도를 중심으로」, 「의사소통 이성의 한계에 대한 화용론적 비판-언어의 바깥을 넘어서 ‘삶의 형식’으로」, 「기혼여성의 자아와 가족질서의 균열」, 『문예공론장의 형성과 동아시아』(공저, 성균관대 출판부, 2008), 『식민권력과 근대지식-경성제국대학 연구』(공저, 서울대 출판부, 2011) 등을 발표했다.

도서소개

『차이와 윤리』는 개화 주체성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150년가량 된 자료들을 읽고 분석하여 고찰한 내용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내었다. 독자들은 이 책 안에서 이 엄밀한 요구에 부응하려는 방법론적 전략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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