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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고

  • 파트릭 모디아노
  • |
  • 문학동네
  • |
  • 2006-10-31 출간
  • |
  • 159페이지
  • |
  • 135 X 195 mm
  • |
  • ISBN 9788954602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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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파리의 밤을 그려내는 지리학자’ 모디아노의 신작

『한밤의 사고』는 프랑스 현대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점하고 있는 파트릭 모디아노가 『작은 보석』을 발표한 지 2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1968년 『에투알 광장』으로 로제 니미에 상과 페네옹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한 모디아노는 그 후에 발표한 작품들을 통해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쓸쓸함이 배어있는 몽롱한 문체로 ‘인간의 불분명한 기억을 재구성’하는 데 탁월한 솜씨를 발휘해왔다. 모디아노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기억의 재구성이란 단순히 소설 기법의 하나가 아니라, 순간순간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내는 시간과 삶의 조각들을 그러모아 인간 존재의 비밀을 탐색하는 작업이다.
『한밤의 사고』에서 모디아노는 한밤중에 일어난 의문의 차 사고를 매개로 한 남자의 쓸쓸하면서도 모호한 기억 속 풍경을 구체적이고 세밀한 언어로 복원해낸다. 또한 어찌 보면 소소하다고 할 수 있는 사건으로부터 ‘나’와 ‘타자’, 고독과 단절, 기억, 삶의 재구성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끌어내 교묘하게 얽어놓는다. 그는 프랑스 언론인 『에벤망』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작품에 대해 “내 삶의 한 시절에 종언을 고하는 작품”이라고 밝히며 ‘한밤의 사고’가 주인공에게 전환점이 되었듯, 자신의 문학에도 새로운 시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한밤의 경미한 차 사고, 모든 것은 거기에서 시작되었다……

성년이 될 무렵의 어느 날 밤, ‘나’는 광장을 가로질러 가다가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 차에 치여 쓰러진다. 이윽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갈색머리 남자의 신고로 여자 운전자와 같이 병원으로 실려 간 ‘나’는 그녀에게 기시감을 느끼고, 그녀의 이름이 자클린 보제르장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의사가 호흡마스크를 씌우는 순간, ‘나’는 에테르 냄새를 맡으며 의식을 잃는다. 의식을 되찾았을 때, 옆 침대에는 그녀가 사라지고 없다. 그리고 예정된 수순이라는 듯 간호사가 퇴원서류에 서명을 받으러 오고, 위압적인 느낌의 갈색머리 남자는 대뜸 ‘보고서’와 돈 봉투를 내밀고 사라진다.
나는 그 돈 봉투를 돌려주기 위해 자클린 보제르장, 그녀를 찾아나선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 추적은 돈을 돌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고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반드시 그녀를 만나야 한다는 맹목적인 추적으로 모습을 달리한다.
‘나’는 사건의 열쇠를 쥔 여자를 찾기 위해 파리 시내 곳곳을 배회한다. ‘보고서’ 에 기재된 그녀의 주소대로 찾아간 곳은 다름 아닌 알보니 스퀘어. 우연하게도 이곳은 ‘내’가 일 년 정도 산 적이 있고, 종적을 감추기 전의 아버지를 종종 만나기도 했던 곳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나’를 미워한 아버지에게서 늘 불안을 느꼈던 터라, 아버지가 실종된 후로 단 한 번도 그를 찾으려 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그러나 그런 아버지가 완전히 활력을 잃었던 마지막 만남 무렵에는 연민이 느껴지기도 했다. 자클린 보제르장을 찾아가는 동안 ‘나’는 알보니 스퀘어와 관련된 예전 사람들을 떠올리며, 아버지의 증발 이후, 허무와 고독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자신을 만난다. 그리하여 자클린 보제르장이라는 한 여자의 이름은 삶의 균열을 극복하려는 의지, 자신을 지탱하는 과거를 찾기 위한 과정으로 거듭난다.
자클린 보제르장을 찾아가는 동안, ‘나’는 어렸을 때 하굣길에서 당한 차 사고와 피라미드 광장에서의 사고 사이에 어떤 유사점이 있음을 발견한다. 그리고 혹시 자클린 보제르장이 하굣길에서 차 사고를 당했을 때 트럭에 올라타 있던 금발의 소녀가 아닐까 추측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드디어 예기치 않은 곳에서 그녀를 찾아낸다. 그리고 그녀로부터 사건의 전후를 듣는다. 논리적으로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싶어하는 걸 제지하고 갑자기 그녀는 ‘나’의 팔짱을 낀다. 삶은 ‘나’의 생각보다 훨씬 간단한 것이고, 기억을 꿰맞추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여기’라는 듯.

‘지금, 여기’에 도달하기 위한 섬세한 여정

파트릭 모디아노가 줄곧 천착해왔던 ‘불분명한 기억’의 문제는 전작 『작은 보석』을 기점으로 해서 종착지에 다다를 조짐을 보여왔다.『작은 보석』에서는 유년의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살을 택했으나 죽지 않고 병원에서 깨어난 테레즈가 새로운 삶을 응시했다. 같은 맥락에서『한밤의 사고』는 좀더 분명하고 진전된 ‘지금, 여기’와 ‘내일’에 대한 신념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더 알고 싶습니다. 당신이 내게 숨기는 것이 있는 듯한데요.” 마침내 기억의 열쇠를 찾았다고 생각한 ‘나’의 질문이다. 이에 대한 ‘자클린 보제르장’의 응답은 파트릭 모디아노가 기억의 재구성이라는 긴 여정 끝에 도착한, 새로운 시작 지점을 보여 준다. “천만에. 아무것도 숨기는 건 없어…… 삶이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간단해……”
어제로부터 서서히 고개를 돌려 현재를 바라보기 시작한 거장은 ‘나’와 ‘자클린 보제르장’ 사이에서 희미한 보랏빛의 기운을 독자가 눈치 채는 순간, ‘지금, 여기’에서 시작한 또다른 여정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파리의 밤을 그려내는 지리학자 모디아노,
그는 온갖 기호와 이름과 꿈으로 가득 찬 도시에서, 자신의 모든 존재를 끌어 모은다. _르 몽드

놀랍고도 강렬한 소설. 모디아노는 특유의 절제된 방식으로
감각의 흐름을 따라가며 자기 자신, 더 나아가 인간 조건을 천착해간다. _르 푸앵

목차

한밤의 사고

옮긴이의 말 - 몽상의 언어로 탐색한 기억의 풍경

저자소개

파트릭 모디아노 Patrick Modiano
바스라지는 과거, 잃어버린 삶의 흔적으로 대표되는 생의 근원적인 모호함을 신비로운 언어로 탐색해온 현대 프랑스 문학의 거장. 1945년 불로뉴 비양쿠르에서 태어났다. 열여덟 살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해 1968년 첫 소설 『에투알 광장』으로 로제 니미에 상, 페네옹 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으며, 이후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언론, 독자들의 격찬을 받고 있다. 『외곽도로』(1972)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을 거머쥐고, 『슬픈 빌라』(1975)로 리브레리 상을,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1978)로 공쿠르 상을 수상했다. 이 외에도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1977) 『잃어버린 거리』(1984) 『8월의 일요일들』(1986) 『도라 브루더』(1997) 『신원미상여자』(1999) 『작은 보석』(2001) 『가계도』(2005) 등의 작품을 잇달아 발표했다.

옮긴이 김윤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번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와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강사를 지냈고, 현재 한국문학번역원에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 『불문학 텍스트의 한국어 번역 연구』, 옮긴 책으로 『프랑스 낭만주의』『조서』『파스칼』『플랫폼』『유클리드의 막대』 등이 있다.

도서소개

한밤의 경미한 차 사고, 모든 것은 거기에서 시작되었다!

'인간의 불분명한 기억'의 문제를 특유의 몽환적인 언어로 탐색해온 프랑스 작가, 파트릭 모디아노의 장편소설. 한밤중에 일어난 의문의 차 사고를 매개로, 한 남자의 쓸쓸하고도 모호한 기억 속 풍경을 구체적이고 세밀한 언어로 복원해내고 있다. 소소한 사건으로부터 '나'와 '타자', 고독과 단절, 기억, 삶의 재구성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끌어내 교묘하게 얽어놓는다.

성년이 될 무렵의 어느 날 밤, '나'는 광장을 가로질러 가다가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 차에 치여 쓰러진다. 갈색머리 남자의 신고로 여자 운전자와 같이 병원으로 실려 간 '나'는 그녀에게 기시감을 느끼고 그녀의 이름이 자클린 보제르장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의사가 호흡마스크를 씌우는 순간, '나'는 에테르 냄새를 맡으며 의식을 잃는다.

의식을 되찾았을 때, 옆 침대에는 그녀가 사라지고 없다. 그리고 예정된 수순이라는 듯 간호사가 퇴원서류에 서명을 받으러 오고, 위압적인 느낌의 갈색머리 남자가 대뜸 '보고서'와 돈 봉투를 내밀고 사라진다. '나'는 돈 봉투를 돌려주기 위해 자클린 보제르장을 찾아나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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