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윤리학의 여러 이론을 분류하고 그 장단점을 분석하다
이 책의 저자 헤어는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도덕 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프레이(R. G. Frey)의 평가에 의하면 헤어는 메타윤리학, 규범윤리학, 응용윤리학 세 분야 모두에서 중요한 기여를 한 20세기의 유일한 인물이다.
헤어는 지난 세기의 많은 도덕 철학자들이 잘못된 도덕 철학의 방법에 매달림으로써 윤리적 비합리주의와 상대주의에 빠지고 말았다고 진단한다. 그래서 그는 무엇보다도 합리적인 도덕적 사유의 방법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Sorting Out Ethics는 헤어의 최후의 단행본 저작으로서 메타윤리학의 여러 이론들의 특징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이론들의 장단점을 파악해볼 수 있는 유리한 입각점을 제공해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헤어 자신의 도덕 철학에 대한 접근법과 메타윤리학적 입장을
개관하고 있어서 그의 윤리학의 특징과 전모를 파악하는 데 용이하다.
이 책의 중심 주제는 도덕적 물음을 사실의 물음-그 사실이 자연적 사실이건 도덕적 사실이건으로 만들어서는 도덕적 사유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 헤어는 도덕적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언어 철학을 적용하는 것의 정당성과 더불어 자신의 도덕 철학인 ‘보편적 규정주의’에 대한 개관을 제시한다.
이 책의 핵심인 2부는 ‘윤리 이론의 분류법’이라는 제하에 1991년에 스웨덴 웁살라 대학에서 이루어진 악셀 헤거스트룀 기념 강연을 수록하고 있다. 2부는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헤어는 먼저 현대 도덕 철학의 두 가지 주요한 입장을 기술주의와 비기술주의로 분류한 후, 다시 전자는 자연주의와 직관주의로, 후자는 정의주의와 합리주의(규정주의)로 구분하여 각 이론의 장점과 단점을 분석한다.
3부는 헤어가 이전에 출간한 논문인 “칸트는 공리주의자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Utilitas 5, 1993)를 싣고 있다. 여기서 헤어는 칸트의 도덕 철학은 그것의 기본 원리에 있어서 공리주의와 양립가능하다는 논쟁적인 논제를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