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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인생

단테의 인생

  • 조반니 보카치오
  • |
  • 인간희극
  • |
  • 2017-10-16 출간
  • |
  • 128페이지
  • |
  • 111 X 188 mm
  • |
  • ISBN 978899378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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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한 사람을 향한 본격 덕질 문학! 이 책은 모든 전기의 모범이다.

보카치오가 쓴 단테의 전기는 최초의 현대적 전기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단테를 주인공으로 한 최초의 전기문이며 후대 전기 작가들이 자료로 활용하는 문헌이다. 이 책이 지닌 현대성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보카치오가 자세히 들려주는 단테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현대 전기 작가와 독자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 단테의 외모와 성격, 패션 감각, 두드러진 특징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베아트리체와의 만남을 그린 장면은 《신생》에서 단테가 직접 묘사한 것보다 더 생생하다. 그때 만남이 단테에게 심리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단테가 망명 생활을 하는 동안 아내가 어떻게 생계를 유지했는지도 언급한다. 당시 그들의 경제적 상태가 지금 우리에게 아무 의미가 없을지 모르지만 이런 세세한 이야기는 독자가 배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저자가 주인공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증거도 된다. 단테가 살았던 피렌체의 정치 상황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아무리 관심이 있는 독자라 해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보카치오는 단테의 청렴성을 피렌체에 만연하던 폐해와 대조하여 당시 정치 상황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중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단테의 다른 면모도 숨기지 않고 보여준다. 보카치오는 ‘단테를 찬양하는 짧은 시’에서 자신이 단테의 전기문을 쓰는 목적은 피렌체의 위대한 아들을 칭송하는데 있다고 밝히지만 단테의 결점을 숨기려 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오늘날의 전기 작가들처럼 결점만을 들추어내지도 않는다. 만일 보카치오가 14세기 후반에 등장한 프랑코 사체티가 쓴 단테에 관한 일화를 읽는다면 문체는 싫어할지 모르지만 내용은 설득력이 있다고 인정할 것이다. 그 일화는 단테가 고향 피렌체에 살고 있을 때 인근 포르타디 산피에로 지역을 지나가던 중에 일어났다고 전해지는 것이다.
어떤 대장장이가 모루 위에 쇠를 올려놓고 두드리면서 대중가요를 부르듯 단테의 신곡을 노래하고 있었다. 가사를 뒤섞어 부르면서 마음대로 생략하기도 하고 첨가하기도 했다. 그 모습에 단테는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단테는 공구가 진열되어 있는 대장간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러고는 대장장이의 망치를 집어 밖으로 던졌다. 펜치도 집어 들어 밖으로 던지고, 다음은 저울을 들어 내던졌다. 그렇게 단테는 물건을 하나씩 연달아 길거리로 내동댕이쳤다.
몹시 화가 난 대장장이가 단테에게 소리쳤다.
“도대체 뭐하는 짓이요? 정신 나갔소?”
“당신이야 말로 뭐하는 짓인지 묻고 싶소.”
“나야 내 할 일을 하고 있소만, 당신은 남의 물건을 팽개쳐서 못쓰게 만들고 있잖소.”
“당신 물건이 망가지는 게 싫으면 당신도 내 것을 망가뜨리지 마시오.”
“내가 뭘 어쨌다는 거요? 뭘 망가뜨리고 있단 말이오?” 대장장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당신이 내 시를 노래하는 것을 들었소만, 내가 지은 그대로 노래하지 않더이다. 시는 내게 남은 유일한 것인데 당신이 그걸 망치고 있단 말이오.”
대장장이는 무척 화가 나고 대꾸하고 싶었지만 말문이 막혔다. 그는 그저 길거리에 너부러진 물건들을 도로 주워서 작업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대장장이는 단테의 시를 거들떠보지 않았고, 대신 트리스탄이나 랜슬롯에 대한 시를 노래했다.
조반니 보카치오는 단테의 전기를 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격인 인물이었다. 피렌체 출신인데다 단테의 조카와 딸 베아트리체도 알고 있었다. 단테의 가까운 친구와도 친분이 있었고, 영원한 사랑 베아트리체 포르티나리의 친척 중에도 아는 사람이 있었다. 보카치오가 태어났을 때 단테는 48세였고 13년 동안 망명 생활을 한 터라 두 사람이 직접 만난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단테와 보카치오는 물리적 배경은 물론이고 지적 성향도 매우 비슷했다. 두 사람의 고향인 피렌체의 역사와 정치, 문학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어와 그 언어의 역사에 대해 글로 썼다는 점에서 보카치오가 이런 주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은 시의 기원, 시와 성서의 관계를 설명하고, 위대한 시인에게 월계관을 수여하는 이유도 설명한다. 만약 글의 내용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순전히 요즘 독자들이 이런 문학적 주제를 21세기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 흔들리고 혼란스럽더라도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단테와 같은 물리적?정신적 배경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보카치오는 단테가 살았던 시대적 상황을 누구보다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다. 보카치오가 전기 작가로서 적격임을 보여주는 또 다른 자질은 바로 그의 천재적 문학성이다.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 《데카메론》이 증거이다. 《데카메론》에 실린 이야기 중에서 단테와 절친한 귀도 카발칸티의 재치와 침착함이 빛나는 이야기는 전체 작품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단테의 전기를 쓰면서 보카치오는 문장력과 설득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단테에 대한 다음 글을 보면 보카치오가 그의 문학적 재주를 의식적으로 드러내면서 동시에 독자가 그를 신뢰하도록 설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단테가 질책 받아야 할 일을 했는데도 내가 침묵한다면 앞서 말한 훌륭한 미덕에 대한 독자들의 믿음을 내 스스로 저버리는 격이 된다.” 다른 예로, 단테의 끔찍한 결혼 생활을 묘사한 뒤에 보카치오가 덧붙인 말을 보자. “이것이 단테의 운명이라고 단정하지 않겠다. 운명인지 아닌지 나도 모른다.” 이 대목은 전기 작가에게 항상 요구되는 정직함과 독자를 작가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설득력을 모두 잘 보여준다. 이탈리아 문학의 근간을 이루는 3대 인물로 우리는 단테, 페트라르카, 보카치오를 꼽는다. 이렇게 위대한 인물 보카치오가 다른 위대한 인물 단테를 주인공으로 쓴 전기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더없는 축복이다. 셰익스피어와 동시대를 살았던 벤 존슨이 셰익스피어에 대해 상세하고 체계적인 전기를 썼거나, 초서와 동시대를 산 인물 중에 그에 필적하는 문인이 있어서 초서의 전기를 썼다면 영국인들은 그 전기문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인들 아끼지 않고 내놓았을 것이다. (실제로 벤 존슨이 셰익스피어에 관해 간간이 쓴 논평을 보면 영국인들이 얼마나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보카치오가 쓴 이 책이 결함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3장에서 기술한 결혼에 대한 의견은 가장 비난을 많이 받는 부분이다. 보카치오는 결혼의 부정적인 영향을 언급하며 결혼제도를 공격한다. 물론 어느 정도는 그의 입장을 옹호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보카치오의 주장은 단지 결혼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문인이나 학자를 포함하는 당시의 철학자에게 유용하지 않는 제도라고 강조한다. 보카치오는 결혼을 지성과 창조성을 방해하는 장애물, 즉 14세기 형 “현관의 놓인 유모차”로 여겼다.(1930년대 활동한 영국 문학평론가 시릴 코널리는 결혼을 “현관의 유모차”라고 표현했고, 그것만큼 예술적 창의성을 방해하는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옮긴이) 보카치오의 의견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든 상관없이 단테의 삶을 그린 전기문에 다른 사람의 결혼관을 싣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게다가 보카치오는 자신이 기술한 내용이 사실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시인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단테의 고달픔을 나열하지만, 단테가 실제로 그런 고통들을 겪었는지 모르겠다고 인정했다. “단테는 참을 수 없는 격렬한 사랑에 고통스러웠고, 아내에게 시달렸으며, 사적인 약속과 공적인 책임으로 어깨가 무거웠으며, 추방을 당하고 빈곤을 겪었다.” 책의 전반부에 나열되는 단테의 고달픔은 희극적이며, 무의식적인 여성혐오의 사례이자 초서의 <바쓰 여장부의 서시>에서 나오는 “결혼 생활의 비애를 말하는” 전통적인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보카치오는 결혼의 역기능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면서 정작 주인공인 단테에 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 지나치게 많이 드러내고 있다.
이 책에는 읽으면 정신이 번쩍 들고 세상을 안일하게 보던 습관을 벗어던지게 할 만한 구절이 여러 군데 있다. 그 중 하나가 단테의 어머니가 단테를 임신했을 때 꾼 꿈에 대한 이야기다. 임신한 여성은 종종 생생한 꿈을 꾸는데, 그녀의 꿈도 아주 생생하고 구체적이었다. 어머니가 아들이 특별한 인물이 되는 꿈을 꾸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단테의 어머니가 꾼 꿈이 특히 예사롭지 않은 것은 꿈이 현실로 되었기 때문이다. 보카치오는 비유를 들어 그 꿈을 설명한다. 스스로 “굉장히 피상적인 설명”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상세하고 창의적인 해석이다. 그의 해석이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꿈을 심리적으로 분석하는 프로이드 방식만큼 이상하지는 않다. 꿈이 관련된 이야기는 하나 더 등장한다. 《신곡》의 마지막 13개 곡의 행방을 찾는 이야기다. 천국편 중 사라진 마지막 13개 곡을 단테의 아들 야코포가 꿈에서 계시를 받아 찾았다는 이야기는 개연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든다. 야코포는 정말 벽에 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까? 아니면 알고 있었지만 잊어버렸다가 꿈에서 기억이 되살아난 것일까? 나는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보카치오가 신의 섭리라고 부르는 것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싶다. 심리학적 분석이라고 해서 신학적 분석을 배척할 필요는 없다. 《신곡》의 영어판은 원래 도로시 세이어스가 번역을 맡았다. 그러나 도중에 사망하면서 바바라 레이놀즈가 바통을 이어 받아 번역을 완성했다. 레이놀즈가 번역을 맡았을 때는 천국편의 제20곡까지 번역된 상태였다. 그래서 나중에 발견된 마지막 13개 곡을 번역하게 된 것이다. 레이놀즈는 ‘신기한 우연’이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그녀의 말은 단순한 우연과 신의 뜻은 서로 분간할 수 없는 영역임을 재차 확인시켜줄 뿐이다.
보카치오는 단테의 작품들을 높이 평가하고 애호했지만, 당시는 오늘날만큼 단테가 인정을 받지 못하던 시기였다. 단테의 탁월함은 동시대와 선대의 시인들을 모두 뛰어 넘었고 후대에도 그를 능가하는 시인이 나올 수 없다고 추측할 수 있었지만, 고향인 피렌체에서조차도 그의 작품은 강한 불신의 대상이었다. 볼로냐의 한 추기경은 《제정론》을 불태웠으며, 심지어 단테의 유골을 파내어 그마저 불덩이에 던져 넣으려고 했으나 주위에서 간신히 말렸다. 피렌체에서는 그 후 200여 년이 지나서야 그것도 삭제판으로 《새로운 인생》의 출판이 허가되었다. 그것도 보카치오가 단테의 특별하고 중요한 가치를 알아본 덕분이었다. 보카치오는 또한 위대한 시인 단테를 이해하는데 길잡이가 되는 안내서이자 그 자체로도 훌륭한 문학 작품이 되는 이 책을 세상에 선물하고 있다.

단테와 보카치오, 신곡(神曲)과 인곡(人曲)의 대향연
이탈리아의 위대한 시인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 1265년~1321년)의 인생은 지옥-연옥-천국 세 단계 여정을 그린 그의 작품 《신곡》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작품 속에서 단테의 여정은 인생의 중반기에 접어든 어느 날 캄캄한 숲에서 시작되어 아름다운 빛의 형상을 한 신을 직접 보면서 끝난다. 경이로운 대서사시 《신곡》은 이탈리아인이 아닌 외국인 독자들은 좀처럼 완독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어디부터 읽어야 하고 무엇을 이해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대개는 읽을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신곡》의 제1부 지옥편은 해석본일지라도 고대 신화, 중세 철학, 신학은 물론이고 13세기 이탈리아의 첨예한 당쟁과 반목을 암시하는 수많은 주석이 달려 있다. “교황파 겔프당과 황제파 기벨린당 중에서 단테가 지지했던 당은 어느 쪽일까? 흑색파와 백색파 중에서 단테는 어느 편이었을까?” 이 질문의 답을 찾다보면 머릿속은 터질 것 같고 애초에 겔프당과 기벨린당이 어떤 정당이었는지 조차 잊어버릴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는 지금 교육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 책을 읽기에 앞서 그 작품에 대한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하고, 셰익스피어를 읽으려면 먼저 작품 해설을 한 주석부터 찾아본다. 오페라를 보러 가기 전에 오페라 곡을 여러 번 들어보거나 심지어 악보를 구해 읽어보기도 한다.
우리 선조들은 이런 준비 없이 위대한 예술 작품에 직접 뛰어들어, 있는 그대로 감상하고 수용했다. 《신곡》의 성격은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자서전적 성격이다. 《신곡》을 쓰기 시작할 무렵 단테는 인생의 중반에 서있었다. 그는 그 시기에 자신이 경험한 상황을 감상적이면서 극적으로 잘 묘사하고 있다. 인간들이 지옥에 떨어지고, 연옥에서 죄를 씻고, 천국에서 구원받는 이야기에는 정치권력을 얻으려고 도전했던 한 인간이 소속정당이 정권을 빼앗기고, 사랑하는 고향에서 추방되면서 그 도전이 완전히 실패로 끝나게 되는 과정이 그대로 녹아있다. 타지를 전전하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단테는 낙원에서 추방된 인간을 상징한다. 지옥과 연옥에서 단테가 만난 인물들은 큰 죄를 지은 신화적 존재와 역사 속 인물들, 수많은 동료와 적, 심지어 스승들이 포함되어 있다. 천국에서 단테는 자신의 선조인 카치아구이다(1091년~1147년)를 만난다. 카치아구이다는 고대 로마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자랑스러운 가문의 혈통으로, 황제 콘라드 3세의 뜻을 섬겨 제2차 십자군원정에 참가했다가 전사한 그리스도의 기사였다. 《신곡》의 영어번역판을 번역한 바바라 레이놀즈는 “카치아구이다부터 단테까지 고귀한 조상의 피가 흐르며, 피렌체의 과거와 기독교 세계의 역사도 함께 흐른다. 또한 죄인의 유산과 구원받은 사람의 유산이 나란히 남아있으며, 십자가의 무게와 영광이 함께 존재한다.”고 주석을 달았다. 카치아구이다는 피렌체가 용맹과 정직이라는 숭고한 이상을 바탕으로 견고한 도시국가로서 위용을 떨치던 때를 잊지 않고 있었다. 단테의 눈에 진짜처럼 비친 피렌체의 몰락은 죄악과 부패의 온상으로 전락한 세상을 우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단테의 자서전적 일화는 모두 상징적 의미를 띠며, 인간이 일반적으로 겪는 경험에 비유된다. 단테가 아홉 살에 은행가 폴코 포르티나리의 딸 베아트리체를 만난 일은 세상이 다 아는 유명한 일화이다. 그때부터 베아트리체를 향한 사랑의 열병을 앓기 시작했고, 베아트리체가 스물네 살에 세상을 떠나자 그 사랑은 강한 정신적 집착으로 변했다. 《신곡》에 그려지는 영적인 여정은 잃어버린 ‘사랑’의 모습을 다시 형상화하려는 시도라고 해석된다. 베아트리체에 대한 단테의 사랑은 육체적 사랑이 아니라 그의 삶에서 가장 강렬한 열정이었다. 베아트리체가 죽은 후에 단테는 정부를 여럿 두었는데, 그 중에는 실제로 육체적 관계를 맺은 ‘고상한 여자’ 또는 ‘친절한 여자’라고만 알려진 한 여인이 있었다. 다른 작품들 속에서 단테는 이 여인을 철학에 빗대어 신학을 상징하는 축복의 여인 베아트리체를 잊게 만드는 존재로 그리고 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단테의 인생 자체가 그의 시와 예술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분명히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조반니 보카치오(Giovanni Boccaccio, 1313년~1975년)는 아마 단편소설집 《데카메론》의 저자로 가장 잘 알려져 있을 것이다. 이 소설집은 대체로 외설스러운 연애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제프리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초서는 보카치오의 연애소설 《필로콜로》를 번역해서 《트로일로스와 크리세이드》라는 번안 작품을 내놓았다. 보카치오는 단테의 전기를 쓴 최초의 작가로서 단테가 죽은 후에는 피렌체에서 그의 삶과 작품에 대한 강연을 했다. 또한 최초로 단테의 문학을 해설한 비평가이기도 했다.
보카치오가 쓴 단테의 전기는 현대 독자들에게 단테의 일대기를 소개하는 좋은 작품이다. 단테의 삶을 사실주의적으로 묘사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포스트모던 세대라고 생각하는 독자에게 특히 더 좋은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단테에 관한 사실 중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이 꽤 많다. 단테 스스로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파리로 갔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랬을까?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수련 수사로 있었다는 말이 정말일까? 단테가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시적 상징을 구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보카치오는 그 자신이 시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시인 특유의 침착함으로 단테의 자아상과 세계관을 들여다본다. 불평하는 아내, 버려진 내연녀, 방치된 자녀에 대한 이야기가 책상 서랍 가득 쌓여있지만, 보카치오는 현대의 전기 작가들처럼 이런 이야기에서 단테의 모습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가장 확연히 드러나는 곳, 바로 작품 속에서 단테의 ‘진정한’ 모습을 찾는다.
보카치오 덕분에 우리는 궁금해 하는 과거 인물에 대한 흥미롭고 중요한 사실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다. 단테의 외모를 묘사하는 구절이 한 예다. “늘 유행과 나이에 맞게 옷을 멋있게 입었다. 얼굴은 길고 매부리코에 눈은 큰 편이었다. 턱도 컸고, 아랫입술이 윗입술보다 돌출되어 있었다. 피부색은 어두웠고, 머리카락과 수염은 두껍고 곱슬곱슬한 까만색이었다. 애수에 젖은 표정은 그가 사색에 잠겨 있음을 암시했다.”
단테는 불행한 결혼 생활이 주는 비극적 희극에 대해 누구보다 생각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피렌체를 떠나 망명 생활을 하게 되었을 때 사람들 예상대로 아내를 데리고 가지 않았다. 아내를 성스러운 존재로 묘사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녀에게 바치는 시 한 편도 쓰지 않았다. 이런 사실을 들어 보카치오는 단테의 인생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여인은 그의 아내가 유일할 것이라고 넌지시 말한다. “어떤 것을 값을 치르고 얻으려면 항상 사전에 이것저것 알아봐야 한다. 이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그러나 아내는 예외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우리는 단테 부부와 《데카메론》에 등장하는 굉장히 어울리지 않는 남녀를 비교하게 된다.
보카치오는 시인으로서의 단테의 본질을 탐색하는데 강조점을 두고 전기문을 써내려간다. 고통 속에 살다가 죽음에 이른 한 인간의 이야기이지만, 엄밀히 말해 현대적 의미의 전기문은 아니다. 오히려 《데카메론》이나 《신곡》처럼 상상력이 빚은 작품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단테의 어머니가 꾼 예언적인 꿈을 시작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꿈에서 단테의 어머니는 아들을 낳는다. 그 아들은 월계수에서 떨어진 열매를 먹고 목자로 변하고, 월계수 잎을 붙잡으려고 애쓴다. 그러다 목자는 화려한 공작새로 바뀐다. 완전히 ‘비사실적인’ 이 꿈에 대한 해설을 곁들이며 보카치오는 이야기를 끝맺는다. 위대한 예술가에 관해 사람들이 관심 갖는 것은 그 예술가의 사생활에 얽힌 소소한 일화가 아니라 그의 작품에 담긴 정신적인 본질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이런 사실을 상기시킬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단테를 주제로 한 수천 권의 서적 행렬에서 선두에 서있는 것은 물론이고, 단테가 품었던 이상을 간직하고 있고 그의 이상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저자소개

저자 조반니 보카치오는 1313년 피렌체 인근 체르탈도에서 환전상을 주업으로 하던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14세가 되던 해인 1327년 즈음 나폴리로 유학을 떠나 처음에는 법을 공부했으나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대신 문학에 관심을 가졌다. 이맘때부터 당대 최고의 시인이었던 단테를 향한 존경심을 품기 시작했다. 그러나 단테는 그가 태어나기 10년 전쯤에 피렌체에서 추방당한 상태였기에 직접 만날 기회는 가지지 못했다. 1340년 피렌체로 돌아온 보카치오는 1348년에 발병한 흑사병의 참상을 목격했다. 그때 목격한 것에서 영감을 얻어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 을 썼다. 단테가 타지에서 유랑하다 사망한 뒤 50년 가까이 지난 뒤까지 피렌체 정부가 그를 복권시키지 않는 데에 분개하며 단테의 전기문을 집필하기 시작했고 피렌체 당국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에 대한 강연도 시작했다. 1374년 초부터 건강이 악화된데다가 단테에 대한 그의 강의가 비난받는 현실에 낙심하다가 1375년 6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도서소개

현대적인 전기(傳記)의 시작점!
단테와 보카치오, 두 위대한 영혼의 만남.
누군가를 흠모한다면 보카치오처럼 하라!

누군가를 존경한다는 건 내 삶에 확실한 나침반이 있다는 것이다. 보카치오에게는 단테가 그런 사람이었다. “단테의 인생”은 단테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과 동시에 그를 집요하게 탐구하는 보카치오에 대해서도 알게 해준다. 이 책은 두 인물에 대해 알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한 필독서이자 인간과 문학을 향한 순수한 열정을 느껴보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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