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기고 나서]
한밤중에 문득 잠이 깬 한나가 가족이 자고 있는 동안 겪은 조그만 콩닥거림
이 작고 귀여운 모험 이야기를 번역할 때, 이에 딱 들어맞는 글귀를 읽었습니다. ‘어린이는 어른이 없는 사이에 자란다.’ ‘어른이 항상 지켜보고 있으면 어린이는 꿈꾸지 못하고 자라지 못한다.’(김지은 평론집 『거짓말하는 어른』 책머리)라는.
‘~더래’라는 문장을 반복하는 설정도 잘 살아있어, 정말로 어린 여자아이가 살며시 다가와 소곤소곤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지잉, 소리가 날 것 같은 조용하고 그윽한 한밤중에 처음 겪는 마법과도 같은 시간. 누구라도 한 번쯤은 겪었을 이 소중한 시간을 온 몸으로 통과하며 한나도,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마음의 키가 훌쩍 자라겠지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사카이 고마코 선생님 그림에 오래 전부터 매료되었던지라, 우리 아이들에게 이 그림책을 전해 주는 기쁨이 아주 큽니다. - 김숙
글 ? 그림 사카이 고마코
1966년 효고현 출생. 도쿄예술대학 미술학부를 졸업했습니다. 『아기여우 리에의 소원』으로 제9회 일본 그림책상을, 『곰과 작은 새』로 제40회 고단샤 출판문화상 그림책상을 받았습니다. 아이들만의 미묘한 정서를 섬세하게 건져 올린 작품은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금요일의 사토』로 2005년 브라티슬라바 세계그림책 원화전 금패를 받았으며,『나는 엄마가 좋아』로 프랑스 PITCHOU상과 네덜란드 ‘은 석필상’을 『눈이 그치면』으로 네덜란드 ‘은 석필상’을 받았습니다. 그 외 『노란 풍선』 『별밤곰이 찾아온 날』 『쉿 오빠괴물이 왔어』 『토끼 인형의 눈물』 등이 있습니다.
옮김 김숙
동국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부터 1992년까지 일본에 머물렀습니다. 귀국 후 그림책 전문서점을 열어 좋은 그림책 읽기 모임을 이끌었고, SBS의 애니메이션 번역 일을 거쳐 출판 기획과 번역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100층짜리 집』 시리즈, 『날지 못하는 반딧불이』 『우리는 친구』 『만들다』 『세상에서 네가 최고야』 등 여러 어린이 책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1999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았으며, 소설집 『그 여자의 가위』가 있습니다. 김하루라는 필명으로 그림책 『학교 처음 가는 날』 『똥 똥 개똥 밥』 『봄이 준 선물』 『노도새』 『이야기보따리를 훔친 호랑이』와 동화『한국 아이+태국 아이, 한태』 『소원을 이뤄주는 황금 올빼미 꿈표』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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