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 시선집 2권
하루 더 많은 아침
삶의 비애와 계속됨을 위로하는 밥 딜런의 대표작 56편. 밥 딜런의 내면 풍경에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뉴욕 토킹블루스」 「밥 딜런의 꿈」 「요해나의 환영들」 「미시시피」 등을 통해 그의 정신의 속살을 느낄 수 있다. 먹고 사는 일에 지친 자의 묘비명 「오랫동안 떠나 돌아가지 않으리」, 예언자적 목소리를 견지한 사랑 노래 「소박한 D장조 발라드」, 생활고에 시달린 일가족 살해 사건 「홀리스 브라운의 발라드」, 권위 있는 영문학 선집 『노튼 시선집』에 수록된 「스페인산 가죽 부츠」 등을 통해 밥 딜런은 인간의 삶이 그려내는 온갖 욕망과 비애의 무늬를 정직하게 표현한다.
흑과 백을 쉽게 구분했던 것만큼이나
옳고 그름도 아주 손쉽게 구분했었지
우리의 선택지는 몇 개 없었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해본적도 전혀 없었지
우리가 여행하는 하나의 길이 영영 흩어지고 갈라질 거라고는 말이야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흐르고 지나가버렸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도박에서 잃고 땄는지
얼마나 많은 길을 그 많은 친구들이 걸었었는지
그리고 난 그 모두를 두 번 다시 보지 못했네
_「밥 딜런의 꿈」 중에서
거침없이 자유로우면서도 놀라울 만큼 정밀한 밥 딜런의 언어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성까지 획득한 그의 내러티브
밥 딜런은 평면적 해석을 거부하고 끊임없는 언어실험을 통해 독특한 자기 문법을 창조해냈다. 그의 언어가 이룩한 미적 자율성은 미국 현대시의 빼어난 성취라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리드미컬한 감각과 절묘한 각운, 난해한 비유, 생동하는 입말의 매력이 그 증거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가 다른 뮤지션과 차별화되는 지점, 그의 문학성이 빛을 발하는 지점은 바로 뛰어난 내러티브 직조 능력이다.
실제 사건에서 소재를 얻어 가사를 썼던 1960년대의 밥 딜런은 짧은 분량 안에서 완결성 높은 이야기를 구사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며 ‘시대의 목소리’라 불렸고, 그후 자신의 내면에 집중한 작품을 쓰던 시기에도 비판적·예언자적 목소리를 잃지 않았다. 「누가 데이비 무어를 죽였나?」 「해티 캐럴의 외로운 죽음」(밥 딜런 시선집 1권) 등을 보면, 그 사건들이 더는 회자되지 않는 시대를 살면서도 우리는 모종의 죄책감을 느낀다. 세상은 변하면서도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모순적 본질을 그는 잘 알았고, 「불어오는 바람 속에」의 후렴(“그 대답은, 나의 친구여, 바람 속에 불어오고 있지”)처럼 손쉽고 명확한 답을 내어주는 대신 함께 생각하게 만듦으로써 시대를 초월한 보편성을 획득했다. 재앙의 바람이 그칠 줄 모르는 오늘날, 밥 딜런의 작품은 우리 인류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목차
뉴욕 토킹블루스
우디에게 바치는 노래
불쌍한 소년의 블루스
오랫동안 떠나 돌아가지 않으리
북쪽 나라의 소녀
고속도로를 따라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괜찮아
밥 딜런의 꿈
홀리스 브라운의 발라드
하루 더 많은 아침
스페인산 가죽 부츠
난 잘하고 있는 것 같아
검은 까마귀 블루스
너를 믿지 않아(그녀는 우리가 한 번도 만난 적 없다는 듯이 구네)
소박한 D장조 발라드
그대여, 나는 아니야
다시 길 위로
이젠 다 끝났어, 베이비 블루
사랑은 단지 네 글자로 된 단어일 뿐
묘비 블루스
웃는 건 힘들지만, 우는 건 기차 한 번만 타면 돼
뷰익 6에서
폐허의 거리
분명 4번가
요해나의 환영들
더없이 달콤한 마리
로랜드의 슬픈 눈 여인
음유시인 소년
창문에 쓰인 글자
잡동사니들
분노의 눈물
홍수 속에서
헨리에게 말하지 마
문 열어, 호머
삶이 고달픈 엄마
너의 뭔가가
장송곡
운명의 단순한 장난
멍l청이 바람
릴리, 로즈메리, 그리고 하트의 잭
아이시스
커피 한 잔 더(골짜기 아래로)
세라
어렴풋한 금빛
하늘에서 밤이 내릴 때
때맞춰 태어나
상황이 변했다
미시시피
여름날들
외로운 날 블루스
잠시 울어
말은 필요 없어
헉의 선율
잘 잊는 마음
너에 대한 이 꿈
두케인 휘파람
내면의 리얼리즘 서대경 / 번역 작품 목록
턴테이블 시론 2: 일상을 이야기하는 시 황유원 / 번역 작품 목록
작품별 저작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