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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방가사 현장 연구

내방가사 현장 연구

  • 이정옥
  • |
  • 역락
  • |
  • 2017-11-24 출간
  • |
  • 684페이지
  • |
  • 159 X 234 X 48 mm /1130g
  • |
  • ISBN 9791156863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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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품격 높은 전통적 여성문학
내방가사

1. 영남 내방가사의 개념과 가치
내방가사는 지역적으로 영남지역 사대부가의 규방에서 발흥한 장르이다. 조선조 후기에는 비사대부가 여성이나 남성에 이르기까지 확산되기도 했다. 영남지방의 여성을 중심으로 고유하게 창작 전승된다는 측면에서 영남 내방가사라 규정해도 좋을 것이다. 양반가사에서 파생되어 주로 영남의 사대부가 여성들이 창작, 향수했던 내방가사는 조선조 18세기 이후에 들어서서 정착되었다. 그런데 시대의 흐름을 고려해 보면 창작과 전승 과정에서 사대부가의 여성을 뛰어넘어 중인이나 하층의 여성은 물론 일부 남성들에게까지 확산된 매우 독특한 지역 고전 문학 장르이다.
형식적인 측면에서도 3?4조의 4음보에서 댓귀 형식으로 무제한 이어지는 운문(poem in verse) 형식이 주조를 이루고 있으나 운문의 구조 속에 대화체가 삽입되거나 이야기나 설화의 내용과 같은 산문적인 요소가 삽입되어 서사적 구조와 혼류되는 모습도 보여 준다. 따라서 산문화의 경향도 작품 곳곳에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경북대 화전가>와 같은 작품에서 서사적 구성의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여성 개인이나 혹은 집단적으로 노랫가락으로 구송하거나 혹은 필사라는 양면적인 전승과 향유 방식도 갖추고 있다.
창작자가 주로 여성이라는 측면과 사대부가의 여성이라는 계급성을 고려하여 ‘내방가사’ 혹은 ‘규방가사’라는 명칭으로 부르기도 했다. 18세기 이후 사대부가의 계급구조 하향화와 평민층의 상층화 즉, 계층이 혼류되는 사회 변동 속에 있었기 때문에 권영철이 주장하는 ‘규방가사(閨房歌辭)’라는 명칭은 적절하지 않다. 예를 들어 경북대본 <화전가>를 규방 여성의 작품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증거가 됨 직하다. 그렇다고 해서 ‘내방(內房)’이라는 용어도 적절하지 않지만 ‘내방’은 ‘안방’이라는 의미로 확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필자는 탈계급적 의미를 지니면서 창작과 향유 지역성을 고려한 ‘내방가사’라는 명칭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내방가사는 주로 영남 지역의 사대부가 여성들에 의해 창작 향유되어 온 매우 독특한 문학장르인 것은 분명하지만 조선 후기에서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는 현재성의 문학장르라는 측면에서는 ‘여성가사’라고 해도 좋겠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명명해 온 ‘내방가사’라는 개념이 가장 적절하고 보편적인 명칭으로 보인다. 여기서 지역성을 첨가한다면 영남 내방가사, 경북 내방가사 등으로 명명할 수 있다.

2. 내면적 정서를 분출하는 문학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의 유교적 생활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었던 영남지역의 사대부 집안 여성들에게 내방가사는 그들의 기품을 표출하고 전수하는 기능을 하는 동시에 규범에 속박된 억압된 생활 속의 내면적 정서를 분출하는 문학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내방가사에는 조선 후기 여성들의 사회적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자의식도 상당히 반영되어 있다. 조선조 말에서 근현대로 이어지는 사회 변동 속에서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남성 중심 사회로부터의 속박과 여성 내면으로 추구해온 여성 해방이라는 상충되는 갈등 양상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 18세기에 발흥한 전통 여성 문학인 내방가사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여성 중심의 문학 양식 가운데 하나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내방가사는 사대부 부녀자들에 대한 교육과 학습 방식에서 출발하여 사회적 가치와 여성 내면의 가치를 일깨우는 품격을 가진 생활 양식의 일부로 정착되었다. 여성 해방이니, 양성 평등이니 하는 서구적 잣대로 도저히 측량할 수 없는 동양적 가치를 내방가사라는 프리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3. 독특한 여성 중심의 문학 양식
내방가사는 엄혹한 일제강점기에도, 한국전쟁시기를 거쳐, 경제발전과 정보화 혁명을 이룩해낸 21세기 현재까지도 강한 전승력을 가지고 향유되어왔다. 또한 90년대에 들어서는 새로운 향유방식으로 부활하여 고전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고전문학이 현대적으로 새로이 부활하여 장르적 기능도 온전히 가능할 수 있다는 징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방가사의 문학적 표현양상과 향유방식은 불가피하게 변화하게 되었다.
내방가사는 더 이상 과거완료형의 문학이 아니라 현재형 내지는 현재진행형의 문학이다. 물론 지역적으로도 경북 일부지역에서만 항유되고 있고, 향유 연령층 또한 대부분 고령자 여성들이기는 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학계와 지방정부의 가사 창작 및 문화적 연구에 대한 관심, 그리고 무엇보다도 향유자들의 긍지 높은 향유의식에 힘입어 새로운 가사부흥의 기운이 꿈틀거리고 있다.

4. 머리말
문자언어는 독자가 그저 담담하게 눈으로 읽어낼 뿐이지만 화자의 소리로 전달하는 음성언어에 신명이 덧붙고 운율이 살아나면 청자는 저절로 어깨가 들썩여지거나 슬픔이 가슴에 고이는 공감을 한다. 눈으로 보는 문자는 냉정하게 관찰해야 하지만 입으로 전달하는 구어는 흥이 따르는 감동의 언어체계이기 때문이다. 문자로 기록되기도 하면서 소리로 낭송되기도 하는 이중적인 전달체계를 가진 내방가사는 여성 스스로가 생활 속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말로 다 못하는 고통을 치유해 주는 공감의 언어로도 기능한다.
전통사회에서 여성은 공적 영역에서는 한 걸음 물러나 있었으나 사적 영역에서는 일정한 정도의 지위를 확보하기도 한 존재였다. 그러나 총체적으로는 사회구조내에서 강요된 인습을 운명적으로 감내하고 관계맺는 이들을 위해서는 희생자의 자리에 놓여 있을 때가 훨씬 더 많았다. 더구나 여성들은 불안정한 존재와 위상을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성적 불평등을 강화하기도 했다. 그 언저리에서 <계녀가>류의 내방가사가 재창작되고 변전되거나 <자탄가>류의 내방가사가 창작되고 필사전승의 방법으로 유통되었다.
조선 후기 사회계층이 와해되는 시기가 되자 여성들은 여행의 기회를 통해 시야를 점점 넓히면서 <계녀가>류의 도덕적 일상계율의 강조에서 일탈되어 여행에서 느낀 감정을 주로 쓴 <유람가>류의 작품을 창작하고, 더 나아가서는 역사와 종교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일상과 관심의 폭을 확대하면서 내방가사는 영남여성의 주류문학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후기조선에서부터 개화기를 지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역사의 거친 풍랑을 겪으며 살아왔던 여성들은 현실을 토대로 경험한 실제적 사실은 물론이고, 사실에 바탕을 두면서도 허구적 서사화의 경지를 개척해 내면서 끊임없는 문학적 전통을 쌓아왔다. 그러기에 영남 내방가사는 그 누가 뭐라고 해도 여성 향유자들이 펼쳐낸 다양한 체험과 애환과 고락을 담아낸 가치 있는 문학임에 틀림없다. 호남의 대표적인 지역문학으로 판소리가 있다면 영남에는 여성문학인 내방가사가 온존하게 지역문학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록문학이면서 동시에 소리로도 구송된다는 점, 문자와 음성이 결합된 문학 양식이라는 점에서 확장된 문학예술의 독특한 영역임을 부인할 수 없다.
30년 넘게 부단히, 경북의 지역문학이요 여성문학인 내방가사 자료를 내방가사의 현장에서 수집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2000년에는 경상북도의 요청으로 내방가사CD를 제작한 바 있고, 2002년에는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영남 내방가사1~5』(국학자료원) 영인자료집을 발간하기도 하였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후 2012년~2014년까지 3년간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학 중점 연구 과제인 <경상북도의 내방가사 조사ㆍ정리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사업>의 선정과 지원 덕분으로 이 책이 출판될 수 있었다. 종합적인 보고서는 이미 제출했지만 그동안 필자가 학회에 발표한 논문과 저술, 그리고 보고서에 활용한 자료를 일부 정리하고 더 보태어서 출판했음을 밝힌다.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동연구를 추진했던 연구원 여러분들이 고맙다. 그 누구보다도 현재도 왕성하게 내방가사를 향유하고 계시는 경북의 안어른들께 감사드린다. 그분들이 왕성한 가사 집필과 낭송을 하시는 것은 내방가사보존회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계시는 이선자 회장님의 노고 덕분이다. 특별히 감사드린다. 막상 출판을 하려고 보니 미진한 부분이 너무나 많다. 앞으로 차츰 기워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관련 학문의 연구에 도움이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목차

영남 내방가사의 맛과 멋
1. 영남 내방가사의 개념과 가치
2. 내방가사의 현장
3. 내방가사 향유자의 생애경험
4. 여성의 여행 경험과 사회화
5. 유람가형 내방가사 속의 여성의 놀이공간
6. 화전놀이의 유래와 전통
7. 공동작의 문학으로서의 민요와 내방가사

제1장 교훈ㆍ도덕류
1. 계녀가
2. 여자 교훈가
3. 훈?부가
4. 복선화음가
5. 김??비훈민가
6. 규범(閨範)
7. 퇴계션?도덕가
8. 오륜가
9. 수신가
10. 권효가

제2장 송경축원류
1. 가셰영언
2. 찬가(讚歌)
3. 여?경계?라
4. 정승상 회혼가
5. 회제선조 제문

제3장 부녀탄식류
1. 사향가
2. 로쳐녀가
3. 추풍감별곡
4. 회심곡
5. 노탄가
6. 사친가
7. 한별곡
8. 칠셕가라

제4장 풍류기행류
1. 부여노정기
2. 갑진연 여?기렴
3. 시절가
4. 봉별갱봉기
5. 경북대본 화젼가
6. 화젼가
7. 하슈가
8. 화조가라
9. 제주관광
10. 귀녀가라

제5장 도덕?수신가류
1. 직여사
2. 잠설가
3. 침낭자가

제6장 놀이?유희류
1. 일도송 윳푸리로다
2. 오?윳?
3. 언문뒤풀리

제7장 영사?종교경전류
1. 조선건국가
2. ?동만화
3. 한양비가
4. 우민가라
5. 권왕가
6. 찬탄염불가

[부록] 내방가사 낭송 대본
1. 희열가(류복혜, 하회댁)
2. 도산별가(김후주)
3. 퇴계선생 시곡(조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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