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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전쟁

  • 톰닐론
  • |
  • 루아크
  • |
  • 2018-03-25 출간
  • |
  • 228페이지
  • |
  • 170 X 246 mm
  • |
  • ISBN 9791188296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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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혁명, 전쟁, 탐식의 역사에 숨어 있는
매혹적인 음식 이야기!

인류 역사에서 음식은 항상 ‘조연’이었다. 세계사 속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등장하는 음식은 대개 이야기와 이야기를 이어주는 하나의 매개였지 ‘주인공’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인간의 일상에서 음식, 곧 먹는 것과 관련한 일은 때로는 목숨을 걸고 지켜내거나 쟁취해야 할 만큼 중요했다. 전쟁이 발발하거나 혁명이 일어났을 때도, 전염병이 창궐하거나 기근이 닥쳤을 때도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무언가를 먹어야 했으며, 때로는 무언가를 먹기 위해 전쟁이나 혁명이 필요한 적도 많았다. 어쩌면 더 맛있는 음식을 더 배부르게 먹기 위한 인간의 욕망이 다툼의 근원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인간에게 먹는 행위는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음식과 관련한 역사 기록은 그 중요성만큼 음식을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다. 대개 구체적이지 않거나 단편적으로 서술될 뿐이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잊혔고, 우리 배를 채우는 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한 일인 것처럼 여겨져 이 주제는 결국 역사의 주변부로 밀려났다. 이 책 《음식과 전쟁》의 저자인 톰 닐론은 책 도입부에서 이런 아쉬움을 토로한다.

“1623년에 암본섬에서는 정향 공급을 둘러싸고 아주 작은 전쟁이 일어났다. 이 전쟁에 대한 역사 기록은 남아 있지만, 화폐적 가치를 넘어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정당화될 만큼 정향이 왜 그리 각광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새뮤얼 피프스나 존 이블린 같은 일기작가나 역사가들은 가끔 동시대인이 먹는 음식이나 새로 문을 연 식당을 두고 가치 있는 관찰을 하기도 했지만, 그들 역시 당대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을 먹었으며 그 음식들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해주지 못했다. 음식은 분명히 존재했지만, 매일 만들고 먹는다는 사실에 가려져 현대인들에게는 오히려 미지의 존재가 되어버린 듯하다.”

고대 요리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레시피를 취미 삼아 재현해보곤 했던 톰 닐론은 음식과 관련한 오래된 서적을 본격적으로 수집하면서 그 안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여러 매체에 소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모아 이 책 《음식과 전쟁》에 담았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다양한 주제의 음식 이야기들은 음식 역사의 공백과 부정확함을 메워줄뿐더러 음식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인류사 속 혁명과 전쟁과 탐식이라는 주제와 무척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잉어 양식과 십자군 전쟁, 레모네이드와 17세기 유럽을 휩쓴 페스트, 식인문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육 요리 레시피, 카카오를 차지하기 위한 서구 열강들의 무역 전쟁에 관한 이야기들이 그것이다. 저자는 대영도서관을 비롯한 유럽의 여러 도서관, 미술관, 헌책방에서 찾아낸 희귀 자료를 토대로 음식 이야기를 매혹적으로 풀어낸다.

120여 장의 화려한 일러스트를 통해 보는 음식의 역사!
열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각 장마다 흥미로운 주제가 담겨 있다. 먼저 1장에서는 중세 유럽에서 일었던 잉어 열풍과 십자군 물결을 연결 지어 풀어냈고, 2장에서는 17세기 유럽을 휩쓸었던 전염병이 프랑스 파리만 비켜간 데에 레모네이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펴본다. 3장에서는 육군과 해군의 보급품 무게를 덜기 위해 개발이 시작된 휴대용 수프 이야기를 다루었고, 4장에서는 카리브해의 식인 문화가 현대 문명에 끼친 영향을 조명했다. 5장에서는 루이 14세의 저녁 만찬과 혁명을 연결 지었으며, 6장에서는 우스터셔소스의 발견으로 본격화된 소스 개발 경쟁을 언급한다. 7장에서는 카카오를 둘러싼 유럽 열강들의 분투를 담았으며, 8장에서는 바비큐 문화의 본류를 추적하며 그 진짜 의미를 되새겨본다. 9장에서는 페이스트리를 둘러싼 멕시코와 프랑스의 갈등을 들여다보고, 마지막 10장에서는 걸쭉한 음식을 향한 인간의 욕망을 이야기한다.
다양한 주제와 더불어 이 책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것은 톰 닐론이 수집한 120여 장의 일러스트라 할 수 있겠다. 고문서에 수록된 삽화에서부터 중세 화가의 판화나 소묘, 그리고 오래된 요리책에 담긴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화려하고 진귀한 일러스트들은 본문과 어우러져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저자가 책 도입부에서 밝혔듯 “음식의 의미를 미화하지 않으면서 음식이라는 일상적 존재를 격상”시키는 데에 이 책은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음식을 둘러싼 역사와 그 문화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큰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버커니어(buccaneer, 해적이라는 뜻)와 바비큐(barbecue)라는 말은 고기를 천천히 익히거나 건조시키는 데 쓰이는 장작을 가리키는 타이노어의 바바코아(barbac?a)를 공통 어원으로 갖는다. 콜럼버스시대 이전에 카리브해 원주민 부족인 타이노족은 생선 요리와 육포라고 하는 저장용 고기를 주로 만들었다. 카리브해의 악명 높은 해적들을 묘사하는 단어가 야외에서 요리하는 방법과 관련한 단어와 동일한 어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음침하고 용서받을 수 없는 직업을 낭만적으로 표현하는 위험을 감수한다면, 버커니어(해적)는 ‘야생의 길들여지지 않은, 문명의 주변부에서만 영원하면서도 편안히 존재하는, 7대양에서 바비큐를 해먹는 사람들’을 뜻한다. (…) 미국은 가장 발전된 전통의 발상지일 수는 있지만, 미국만 그 전통을 누렸던 건 아니다. 다른 지역 사람들도 바비큐를 즐겼다. 아랍 베두인족의 풍습인 사막의 모래 오븐에서 염소를 비롯한 여러 고기를 채소와 함께 천천히 조리하는 자릅(zarb)은 계속 지켜지고 있는 강력한 전통이다. 아르헨티나의 아사도(asado), 브라질의 슈하스코(churrasco), 남아프리카의 브라이(brai)를 포함한 여러 지역의 바비큐 방식도 잘게 자른 고기를 약한 불에서 천천히 조리한다. 이 세 방식은 현대 서구 사회에서 바비큐로 알려진, 곧 불에 고기를 직접 굽는 그릴과 닮았지만, 콜라겐을 젤라틴으로 바꾸기 위해 시간과 온도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_8장 [삶, 자유 그리고 부드러움의 추구] 중에서

1838년 프랑스는 멕시코를 침략했다. 표면상으로는 미지급된 채무를 징수한다는 명목에서였다. 이 갈등의 기원은 10년 전인 182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멕시코시티에 이웃한 타쿠바야에서 르몽텔이라는 신사가 운영하던 프랑스식 페이스트리 상점이 멕시코 군대에게 이른바 피해를 입은 것이다. 안토니오 로페스 데 산타 안나 장군 휘하의 멕시코군이 가게에서 일하던 프랑스인 두 명을 죽였다거나, 단순히 상점의 페이스트리만 훔쳤다는 설도 있다. 이야기는 계속되는데, 1832년 멕시코 정부에 보상을 요청하지만 거절당한 르몽텔은 다시 프랑스 정부에 6만 페소(누군가가 계산해보니 상점 가치의 60배가 넘었다)라는 말도 안 되는 보상을 요구했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프랑스는 결국 르몽텔의 요구액을 멕시코 채무에 합산했고, 외채는 모두 60만 프랑으로 불어났다. 이와 관련된 살인, 파괴, 절도, 채무 같은 것에 대해 개략적으로만 조사해보더라도 이 사건이 페이스트리전쟁으로 불릴 어떤 이유도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 어떤 것도 이 사건의 진실을 입증하지 못한다. 그뿐 아니라 프랑스와 멕시코 사이의 외교적 노력을 다룬 역사 기록 어디에도 르몽텔의 보상 요청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멕시코인들은 ‘페이스트리전쟁’이라 일컫기를 고집했고, 다른 이름으로는 절대 부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_9장 [케이크를 맛보다] 중에서

중세시대에는 소스나 양념이 대부분 묽었다. 이를 진하게 만들기 위해 가장 널리 쓰인 방식은 빵 부스러기를 넣거나 (기묘하고 비싼) 아몬드를 갈아서 섞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실용적이지 않았는데, 음식을 진하게 하기보다는 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계피 식초가 들어간 카멜린소스, 녹색 소스로 알려진 파슬리소스, 버주스(익지 않은 포도로 만든 포도주)로 만드는 아그라즈소스처럼 훌륭하면서도 많이 쓰인 소스는 대개 매우 묽었다. (…) 사실 음식에 점성을 더하는 성분을 첨가하는 유행은 유럽의 식민주의 시대에 이르러서야 자리 잡았다. 유럽 열강들이 전 세계적으로 토착민들을 성공적으로 복속시키고 그들에게 설탕이나 향료, 그 밖의 선택된 농작물을 경작하게 하면서 음식을 진하게 만들 수 있는 녹말을 포함한 새로운 작물도 여럿 발견했다. 카리브해 연안의 칡가루(Arrowroot), 브라질의 타피오카(tapioca), 일본의 가타쿠리코(katakuriko), 남미의 감자전분, 북미의 옥수수전분, 뉴기니의 사고(sago, 사고야자 나무의 수심에서 나오는 쌀알 모양의 흰 전분)는 모두 16~18세기에 발견되어 상업화되었다. 이런 첨가물은 아스픽, 젤리, 푸딩을 만드는 데 특히 유용해서 17세기에는 매우 대중화되었다.
_10장 [걸쭉함] 중에서


목차


들어가는 말

1장 잉어와 민중 십자군
2장 레모네이드와 전염병
3장 추출물
4장 누구나 가끔은 누군가를 먹는다
5장 디너파티 혁명
6장 크라우드소싱
7장 카카오와 분쟁
8장 삶, 자유 그리고 부드러움의 추구
9장 케이크를 맛보다
10장 걸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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