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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을 쫓는 사람

달빛을 쫓는 사람

  • 미하엘크뤼거
  • |
  • 민음사
  • |
  • 2002-02-04 출간
  • |
  • 132페이지
  • |
  • 250 X 168 mm
  • |
  • ISBN 978893742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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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별을 헤는 자, 달빛에 젖은 그가 하늘에서 시선을 거둘 때는 오로지 흰 도화지를 응시하며 천공의 그림들을 탄생시킬 때뿐이다>라고 시작되는 크뤼거의 서문에서 보듯 부흐홀츠의 <침묵하는 풍경들>은 서정적이고 신비로운 자연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부흐홀츠는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아름다움과 위안의 기능을 고요하면서도 낯선 터치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의 그림이 일견 낯설다는 말은 그가 그리는 대상이 자연적인 대상으로서의 달빛과 하늘이지만 그의 붓길을 통해 다시 태어난 달빛과 하늘은 우리가 늘 바라보던 그것이 아니며 약간 생뚱스럽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낯선 느낌의 끝에는 반드시 쓸쓸하고도 외로운 여운이 묻어난다. 왜냐하면 낯설다는 것은 둘이 아니며 그런 만큼 <독창적>이라는 표현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런 여러 복잡다단한 느낌을 넘어서 우리의 눈길을 비끄러매는 미묘한 힘을 받게 되는데 그 힘이란 설명하자면 <시선을 의식의 본질로 향하게 하>고 <보는 자는 없으며, 볼 것도 없는 시적 상태를 가능하게 하는 비밀스러운 힘>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출간된 책들보다 부흐홀츠의 그림에 더욱 긴밀히 연결된 크뤼거의 시 또한 한층 더 매혹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어두워져 오는 하늘, 호수와 하늘에 여리게 빛나는 팝콘 같은 별빛과 그 한가운데 여유 있게 떠 있는 작은 보트, 그 안에 짙은 명암으로 처리된 세 사람의 인물(그림 14쪽)이 보는 이로 하여금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일깨워 형용할 수 없는 힘을 뿜는다면 그에 덧붙여진 크뤼거의 짧은 시구 <우리는 밤에 배를 타고 호수로 나아가 / 하늘더러 시 한 수 지어보라고 한다>는 구절은 그림이 주는 여러 가지 기운을 하나로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크뤼거의 시가 부흐홀츠의 그림에 대해 해설적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부흐홀츠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그림을 독자들에게 해석하려고 했다면 그림을 보는 감흥은 없어졌을 것이다. 오히려 크뤼거는 자신의 시에도 적절한 긴장을 유지하면서 <텍스트와 그림을 독립적으로 읽히게끔> 조력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무수히 달빛 혹은 하늘이라고 부르지만 <실로 말할 수 없이 섬세한 "저편" 혹은 "자연"의 존재를 일깨우고> 대상화된 자연의 외피를 탈각(脫殼)하여 애초에 자연이 가지고 있었던 원시적인 힘을 부여한다. 어디 한번 넋을 잃어보라고, 황홀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는(72쪽) 자연은 때로는 낯선 달빛으로 속삭여오기도 하고(36쪽) 우리가 모래밭에 쓴 글자들을 지워버리기도 한다(41쪽). 또 달은 네게로 굴러가는 사랑의 메신저가 되기도 하고(63쪽) 아이에게 보여주고픈 보물 같은 하늘의 유희이기도 하다(29쪽).

부흐홀츠의 그림을 읽는 데에는 어떠한 규칙도 없으며 어떤 해석을 붙이든 그것이 부흐홀츠의 그림을 정확히 재현해 내지도 못할 것이다. 마르틴 발저가 이야기했듯 <규칙은 다양할 것이고 보는 사람이 규칙마저 만들어내어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이 그렇게 만들어졌듯. 그림이 가지고 있는 내밀한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 사람은 텍스트를 가리고 직접 글을 써볼 일이다. 그러면 독자들은 <부흐홀츠만의 풍경이 아닌, 작가의 사색이 아닌, 저마다의 내면에 깃든 풍경>을 가지게 될 것이다.


*책을 모티브로 한 『책그림책』과 물을 소재로 한 『호수와 바다 이야기』에 이어 이번엔 <하늘의 책>이 만들어졌다. 하늘에 대해 글을 써보라기에 나는 그저 기쁠 따름으로 그의 초대에 응했다.
--미하엘 크뤼거


*달빛에 젖은 부흐홀츠의 그림들은 자연과 인간이 품은 가장 깊고 아름다운 비밀을 이야기한다. 그 그림들에 서린 그리움과 갈망을 미하엘 크뤼거만큼 무심한 듯 웅숭깊은 시로 잘 잡아 올리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접하게 되는 것은 순식간에 달에 가 닿는 일의 놀라움이고, 또한 물기 하나 없이 우산 속에 섰기만 한 희망의 진면목이며, 아직 볕의 온기가 남은 교회 계단에 앉아 달빛 바라기를 하는 느낌이다.
--조원규(시인)


본문 소개
p.6. 현대식으로 꾸며진 집과 기러기 날아가는 바닷가 앞에 선 펭귄

모든 펭귄 속에는 추락한 천사가 감춰져 있다.
예전엔 권위 있는 세계 시민이었건만 이제는 집사 노릇을 한다.

p.14. 해질녘 호숫가에 보트를 타고 나간 세 남녀

어떤 시인들은 책상 앞에 앉아 / 밤을 시(詩)로 짓다가 / 운율을 찾으면 이제 되었다 한다마는, / 우리는 밤에 배를 타고 호수로 나아가 / 하늘더러 시 한 수 지어보라고 한다.

p.17. 전신줄 위로 외발 자전거를 타는 신사

통계를 믿어도 된다면 / 유럽의 도로에선 해마다/ 삼십만 명씩 사고로 사망한다./ 이에 반해 지난 몇 년 동안/ 외발 자전거로 전신줄을 타다 죽은 이는 단 한 명,/ 자그레브 출신의 내 친구 미르코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 일은 금지되어 있다./ 나로선 할 수 없이 달 밝은 밤중에 연습할밖에,/ 심야 할인요금 시간대에 말이다.

p.28. 보름달과 네온사인의 초승달이 대비되는 그림

호텔 <골든 스타>의 불빛들이 꺼져버린다. 밤의 기억에서 그 글자들은 소멸되는 것이다.

p.33. 대낮, 침대에 누워 있는 남녀

[왜 나였어?] 그녀가 물었다. / 환한 뉴욕의 대낮 / [천 만이나 되는 사람들 가운데
어떻게 날 선택한 거지?] / [난 당신처럼 마음이 텅 비고 외로웠어, 다른 가능성은 없었던 거야] / 그건 내 솔직한 대답이었고 /그녀는 안심한 듯 어느새 잠이 들었다.

p.39. 별들이 모래알처럼 흩뿌려진 하늘 아래 사막을 걷고 있는 낙타

크고 작은 별들이 어우러져 산다. /그 별들 너머엔 또 다른 별들 있으니,
저들을 어찌 다 헤아릴까? 눈으론 할 수 없는 일. / 무한성의 문제는 수학이나 음악에게 맡겨둘 것, / 혹은 사막더러 풀도록 하라. 낙타의 발굽 아래/ 얼마나 많은 수의 모래알들이 밟히는지/ 궁금히 여겨 물은 이는 아직까지 없었다.

p. 96. 사람의 형체가 서서히 사라지는 모습

과연 난 이 책에 어울리는 걸까, /사실 잘 모르겠다. /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판에.
모든 게, 심지어 나의 / 희미해지는 그림자마저 아직은 / 분명히 존재했었건만.
팔을 벌리니 땅이 사라지네./ 하느님, 맙소사, 제 곁에서 /제가 꺼지지 않도록 좀.

p.107. 옥상에서 키우는 닭

[왜 닭을 지붕에서 키워요?] / 할아버지께 여쭤보았다./ [땅에 살면 말이다]
할아버지의 대답인 즉 / [닭은 돌을 먹어야 했을 게다, / 이 위에선 볕을 먹고 살지]


저자 소개
그린이 크빈트 부흐홀츠는 1957년 슈톨베르크에서 태어나 뮌헨 근교 오토브룬에 살고 있다. 그는 시적이고 상상력에 가득 찬 표지 그림으로 많은 책들이 독자에게로 가는 길을 밝혀주었다. 예술사를 공부한 다음 1982년~1986년 까지 뮌헨 조형대학 아카데미에서 그래픽과 그림을 전공했다. 1988년 이후 그는 많은 책들의 삽화를 그렸고 또 자신의 분야에서 많은 상을 받으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그는 푸이미니의 『마티와 할아버지』(1994), 엘케 하이덴라이히의 『네오 코를레오네』(1995)의 삽화를 그렸고 『순간의 수집가』(1997) 로 라가치 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책그림책』, 『호수와 바다 이야기』의 삽화를 그렸다.

글쓴이 미하엘 크뤼거는 1943년 작센의 비트겐도르프에서 태어났다. 독일의 문학 출판사 한저의 주간으로 있으며 잡지 <<악젠테>>의 발행인으로 활동중이다.
주로 글쓰기에 대해서,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아 모험적인 문학의 삶에서 건져올린 소담들을 경쾌하고 재미있게 꾸며낸다. 그러면서도 크뤼거는 그 이면에 감춰둔 블랙 유머와 아이러니, 풍자 등을 통해 글쓰기의 현실적 조건을 예리하게 파헤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서술 방식은 출판인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쓴『성공적인 작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1998), 『목장의 양들과 도서계에 관한 그 밖의 풍자들』(2000)에서도 관철되고 있다. 그 밖에도 시집, 노벨레, 장편소설 등 장르에 구분 없이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옮긴이 조원규는 1963년 서울에서 출생하였다. 서강대 독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한 후 1997년까지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에서 신비주의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였다. 시집으로는 『이상한 바다』(1987),『기둥만의 다리 위에서』(1989),『아담, 다른 얼굴』(2001) 등을 출간하였고 역서로는『새로운 소박함에 대하여』와『몸, 숭배와 광기』, 『호수와 바다 이야기』, 『노박씨의 사랑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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