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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지오그래피

  • 함민복
  • |
  • 작가정신
  • |
  • 2018-04-09 출간
  • |
  • 352페이지
  • |
  • 143 X 224 mm
  • |
  • ISBN 979116026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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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자연이 만들어준 길에서 역사와 문화의 길로 이어지는 곳, 강화도

“길은 최대한 직선을 지향한다. 그러나 굽을 수밖에 없는 것이 길의 운명이다.” 함민복 시인의 「전등사에서 길을 생각하다」의 첫 문장이다. 현존하는 한국 사찰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전등사를 향해 가는 길에서 시인은 “봄볕에 잘 마른 길”, “바람이 내는 소리의 길”, “잎의 길”, “직선의 길을 버리고 곡선으로 나는 새들의 비행길” 등 자연이 만들어준 길들을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시선으로 어루만진다. 단군의 세 아들 부소, 부우, 부여가 만든 정족산성(삼랑성) 길, 달맞이고개 길, 전등사 대웅보전으로 향하는, 드넓고 평평한 길부터 비탈진 길을 따라가며 오랜 세월에 풍화되었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되새기고, 점심 공양을 하면서는 "음식들이 내 입까지 오게 된 길"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렇게 시인이 헤아리는 모든 길들은 읽는 이의 마음에 가 닿으며 또 하나의 "길"을 내준다.
강화도 퇴모산 자락에 18년째 둥지를 틀고 있는 천문학 저술가 이광식은 강화는 “별지기들의 성지”라고 말한다. 수도권 제일의 청정 지역으로 빛 공해가 적어 밤하늘의 별과 은하들을 관측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우주와 나 자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근원적인 관계에 있으며 “우주를 보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믿는 저자는 세계 최악의 빛공해국이 된 지 오래인 한국에 사는 우리들에게 별 관측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누구라도 쉽게 별지기가 될 수 있는 유용한 방법도 공개한다.
그 밖에도 살아 있는 갯벌과 생명의 섬 강화도의 상징인 저어새의 세계조류학적 중요성 및 특징, 번식지 등을 살펴보고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광활한 강화 갯벌을 소개한다. 또한, 강화의 역사·문화·생태 탐방로인 "강화나들길" 20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직접 강화 도보 여행길에 올라 강화의 매력에 흠뻑 취하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힐 것이다.

한국의 역사를 관통하는 강화도 순례와
강화가 품고 길러낸 우리 시대의 빛나는 위인들

강화도는 이 지역을 찬찬히 순례하는 것만으로도 한국의 역사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지역이다. 이 책에서는 가장 먼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선사시대의 고인돌을 만나본다. 강화도에서 고인돌이 많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 하문식은 강화도가 풍요로운 자연환경을 갖고 있어 일찍이 옛사람들이 이곳에 터전을 잡고 살림을 꾸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강화 지역의 지질이 대부분 화강암질 편마암으로 이뤄진 것도 또 한 가지 이유다. 덮개돌, 굄돌 등의 돌감을 주변 지역에서 옮겨와 이용하기에 편리했을 것이다. 「고인돌 그리고 강화」에서는 부근리·교산리·고천리 고인돌 등 강화를 대표하는 고인돌을 소개하고, 고인돌 축조와 관련된 지세와 지질부터 그 구조와 형식까지 폭넓게 고찰함으로써 당시 사회 구성원들이 남긴 문화의 상징인 고인돌에 얽힌 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놓는다.
강화에는 관용과 사랑, 그리고 용서의 가르침을 강조하는 종교 유적도 있다. 김기석의 「동서양의 조화로운 만남, 성공회 강화성당」에서는 바실리카 양식과 불교 사찰 양식의 아름다운 조화가 돋보이는 한국 최초의 한옥 성당 "대한성공회 강화성당"(1900년 건립)을 만나본다. 고려궁터에서 뻗어 나온 강화읍 관청리 언덕 위에 웅장하면서도 하늘로 날아갈 듯한 자태로 자리 한 강화성당에는 푸른 눈의 조마가(Mark N. Trollope) 대한성공회 2대 주교의 꿈이 서려 있다. 저자는 그가 강화에서 꾸었던 꿈이 "다름"을 "틀림"이라 배척하고 증오와 폭력이 만연한 오늘날에도 우리가 이어가야 할 꿈임을 강조한다.
강화도는 전등사를 비롯해, 조선시대 함허 대사가 중창한 마니산 정수사, 석모도 보문사 등 고풍스러운 사찰들이 많은 곳이다. 김형우는 「강화도와 불교문화 이야기」에서 강화도가 한반도 수도와 지척에 있으면서도 사방이 갯벌로 둘러싸여 예부터 천연의 요새였다고 말한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수도를 옮겨와 명맥을 이어주고, 병자호란 이후 돈대와 진보를 세워 방비하였으며, 근대에 와서는 가장 먼저 외국 문명과 접촉했던 관문 구실을 한 강화도. 이러한 지리적 특성을 가진 강화도이기에, 일찍이 불교문화를 꽃피울 수 있는 토대가 조성되었던 것이다. 저자는 전등사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이유와 416년 천축조사가 고려산 기슭에 세웠다는 청련사, 백련사, 황련사, 적련사(적석사), 흑련사의 창건 설화, 대몽항쟁 시기 강화에서 기획·제작되었던 해인사의 고려대장경판 등 한국의 불교문화를 풍부한 전거를 덧붙여 깊이 있게 풀어낸다.
또한 강화도만큼 우리 민족이 겪어온 삶을 고스란히 비춰주고, 뚜렷한 전통과 지역 정체성을 지닌 곳도 드물 것이다. 역사의 흥망성쇠 속에서도 우뚝 솟아 나라를 빛낸 인물들도 많으리라는 것도 쉽게 예상 가능하다. 이 책에서는 강화가 품고 길러낸 수많은 인물들 가운데, 종교, 사회, 문학 등 각 분야의 대표적 인물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지적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을 위해 강화 "우리마을"을 설립한 김성수 전 대한성공회 대주교, 이념의 대립을 넘어 진보의 이상을 실천하고자 했던 정치 선각자이자 독립운동가 죽산 조봉암,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창안한 송암 박두성, 구한말 민족 주체성 확립과 구국의 정신을 노래한 대문장가 이건창 등이다. 그들이 세운 뜻깊은 업적을 기억하고 그들이 설파한 절절한 정신을 되새기노라면 오늘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을 성찰하지 않을 수 없다.

“강화의, 강화만의, 강화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맛과 멋, 그리고 정신

강화도의 명물이라면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지만 그중에서도 지나칠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식"일 것이다. 소설가 성석제가 소개하는 강화도 맛집 "우리옥"에는 웬만한 산해진미보다 야무진 반찬들이 푸짐하게 놓인다. 가장 특별한 건 순무김치. 강화도가 아니면 구할 수도, 제맛을 낼 수도 없는 맵싸한 맛의 순무김치가 여기서는 기본찬으로 나온다. 가을날 강화의 갯벌에서 만난 씨알 굵은 물고기들과 고소한 전어, 밥도둑이 아니라 "술 도적"이라는 졸복탕, 비빔국수와 물국수(잔치국수) 단 두 가지 메뉴뿐이지만 생애 두 번째 단골집으로 꼽는 강화도 국숫집까지 소박하지만 정겨운 맛과 풍경을 선사한다.
강화에서 나고 자란 소설가 구효서의 고향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태어나 열다섯 살까지 살았던 강화군 하점면 창후리 675번지. 석모도와 교동도, 그 사이 작은 기장섬이 바라보이는 행랑의 일몰, 작가에게 고향이란 “더도 덜도 아닌 그것”이었다. 그 고향집이 기적처럼 남아, 지금도 그곳에 가면 분합문 잠금목에 쓴 "구효서" 이름 세 글자와 걸터앉아 찬물에 밥 말아 먹던 까맣게 그을린 부뚜막을 볼 수 있다. 모든 것을 복원 가능하게 하는 흔적으로서의 고향, 유년 시절 세계의 전부였던 고향,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답고 무한하며 자유로운 고향, "나"의 마지막이자 "나"의 처음 모습일 작가의 고향을 만나본다.
외세의 침략에 굳건히 맞서면서도 아픔의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 바로 강화도라는 땅이다. 을사조약을 채결해 국권을 강탈당한 형국에서, 환갑의 노구를 일으켜 강화의 논과 밭, 산길과 바닷길, 유적 등을 둘러보며 “두 눈과 가슴”에 담으려 했던 화남 선생의 『심도기행』 이야기와 강화도의 서쪽 끝과 북쪽 끝, 하일리와 철산리에서 이념의 대치 아래 인간의 존엄이 상실되고 겨레의 삶이 동강 나고 만 "강물의 시절"을 거쳐, 평화와 공존으로의 도약을 약속하는 "바다의 시절"이 오길 염원하는 고(故) 신영복의 아름다운 글도 빛난다.
산과 바다와 들판과 하늘이 만들어 준
역사와 문화가 깃든
길을 걸으면
살아온 길과
살아갈 길도 함께 걷는
품은 여리나 정신은 억센
새 길 열려
우리들
여기 모였다

_함민복 시 「강화나들길」 중에서


목차


자연
함민복 -전등사에서 길을 생각하다
이광식 -강화도, 별지기들의 성지(星地)
이기섭 -강화도의 저어새
이민자 -강화나들길

역사
하문식 -고인돌 그리고 강화
김기석 -동서양의 조화로운 만남, 성공회 강화성당
정우봉 -강화도 여성이 기록한 병인양요의 역사 현장
김형우 -강화도와 불교문화 이야기

사람
조희정 -“그러면 너는 행복하다”
김귀옥 -평화와 화해의 섬을 가꾸는 사람들
최지혜 -송암 박두성, 훈맹정음을 창안하다
심경호 -명미당 이건창의 삶과 문장

문화
이상교 -강화도의 전설
구효서 -평생 써도 못 다 쓸 고향
성석제 -집밥, 갯벌에서 직접 잡은 물고기, 비빔국수
신영복 -하일리의 저녁노을, 철산리의 강과 바다
이동미 -강화섬 한 조각이 배를 띄운 듯하구나

저자소개

 

저자 : 신영복
우리 시대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 1941년 경상남도 밀양에서 출생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숙명여대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육사에서 교관으로 있던 엘리트 지식인이었던 신영복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대전 · 전주 교도소에서 20년간 복역하다가 1988년 8 ·15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76년부터 1988년까지 감옥에서 휴지와 봉함엽서 등에 깨알같이 쓴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들을 묶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큰 고통 속에 있는 인간이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올린 진솔함으로 가득한 산문집이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한국사상사, 중국고전강독 등을 가르쳤고, 1998년 3월, 출소 10년만에 사면복권되었다. 1998년 5월 1일 성공회대학교 교수로 정식 임용되어 2007년 정년퇴임을 하고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2014년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2016년 1월 15일, 향년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1968년 통혁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받은 저자가 20년 20일이라는 긴 수형 생활 속에서 제수, 형수, 부모님에게 보낸 서간을 엮은 책으로, 그 한편 한편이 유명한 명상록을 읽는 만큼이나 깊이가 있다. 그의 글 안에는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 수형 생활 안에서 만난 크고 작은 일들과 단상, 가족에의 소중함 등이 정감어린 필치로 그려져 있다.

'일요일 오후, 담요 털러 나가서 양지바른 곳의 모래 흙을 가만히 쓸어 보았더니 그 속에 벌써 눈록색의 풀싹이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봄은 무거운 옷을 벗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던 소시민의 감상이 어쩌다 작은 풀싹에 맞는 이야기가 되었나 봅니다.'슬픔이 사람을 맑게 만드는 것인지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울타리 밖에 사는 우리보다 넓고 아름답다. 시인 김용택의 "아름다운 역사의 죄를 지은 이들이 내어놓은 감옥에서의 사색은 사람들을 해방시킨다"는 글귀가 공감되는 부분이다.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도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인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이렇듯, 수형 생활 중 자신이 직접 겪으면서 털어놓는 진솔한 이야기와 사색들은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현실 사회주의가 무너져내린 뒤 자본의 전일적 지배가 강화되고 포스트모더니즘과 정보화의 물결이 넘실대는 이 세기말의 상황 속에서 그가 찾아낸 희망은 여전히 인간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다. 『나무야 나무야』에서 그는 '신발 한 켤레의 토지'에 서서도 푸르고 굳건하게 뻗어가고 있는 '남산의 소나무들'처럼 '메마른 땅을 지키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연민을 보낸다.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본 오늘의 자본주의문화에 대한 그의 시각은 냉엄하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사상한 채 상품미학에 매몰된 껍데기의 문화를 그는 통렬히 비판한다. 그리고 '정보'와 '가상공간'에 매달리는 오늘의 신세대 문화에 대해서도 그것이 지배구조의 말단에 하나의 칩(chip)으로 종속되는 소외의 극치일 수 있음을 우려하면서, '진정한 지식과 정보는 오직 사랑과 봉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으며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서서히 성장하는 것'임을 갈파한다. 또한 단순히 비판에서 멈추지 않고 오늘의 문명에 대한 근본적 성찰로 이어진다. 그는 소나무보다 훨씬 많은 것을 소비하면서도 무엇 하나 변변히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삶을 반성하면서 자연을 오로지 생산의 요소로 규정하는 현대 문명의 폭력성을 질타한다. 이러한 근본적 성찰의 밑바닥에 가로놓여 있는 것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연대에 대한 옹호이다. 그는, 화사한 언어의 요설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삶으로써 깨닫고 가르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20년 수형 생활을 통해 얻은 가르침과 동양고전을 통해 유연한 세계 인식의 틀을 설명한 『담론』은 부제 그대로 그의 마지막 강의록이다.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고, 가슴에서 끝나지 않고 발까지 이어질 때 비로소 세계와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공부가 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사람은 다른 가치의 하위 개념이 아니며, 사람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그 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든다고 역설한다. 책 속 곳곳에 세계와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가르침이 그득 담겨 있다.

그 밖에 다른 저서로는 『손잡고 더불어』『나무가 나무에게』 『강의: 나의 동양 고전 독법』『청구회 추억』, 『다른 것이 아름답다』(공저), 『여럿이 함께』, 『한국의 명강의』(공저), 『느티아래 강의실』(공저) 등이 있다. 역서로는 『외국무역과 국민경제』, 『사람아 아! 사람아』, 『노신전』(공역), 『중국역대시가선집』(기세춘 공역, 4권)이 있다. '더불어숲' (http://www.shinyoungbok.pe.kr) 홈페이지에서 저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저자 : 성석제
196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에 『문학사상』에 시 '유리닦는 사람'을, 1995년 『문학동네』여름호에 단편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소설가로서의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평론가 우찬제는 그를 거짓과 참, 상상과 실제, 농담과 진담, 과거와 현재 사이의 경계선을 미묘하게 넘나드는 개성적인 이야기꾼이며, 현실의 온갖 고통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을 올바로 성찰하면서도 그것을 웃으며 즐길 줄 아는 작가라 평했다. 또한 평론가 문혜원은 “성석제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농담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막힘없이 풀어놓으며 "마치 무협지의 고수들처럼"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입담을 펼친다.”라고 전한다. 이런 평론가들의 말처럼 성석제는 미묘한 경계선을 거닐면서 재미난 입담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작가이다.

그의 대표작『소풍』은 흥겨운 입담과 날렵한 필치가 빛나는 산문집이다. 저자는 음식을 만들고 먹고 나누고 기억하는 행위가 곧 일상을 떠나 마음의 고삐를 풀어놓고 한가로운 순간을 음미하는 소풍과 같다고 말한다. 음식은 “추억의 예술이며 오감이 총동원되는 총체예술”이며, “필연코 한 개인의 본질적인 조건에까지 뿌리가 닿아 있다”는 지론은 곧 우리 세대가 잃어버린 사람살이의 다양한 세목을 되살려온 성석제 소설세계와 상통한다. 십수년간 각종 매체에 연재하며 갖가지 음식 속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낸 작업이 ‘음식의 맛, 사람의 맛, 세상의 맛’을 함께 음미하게 한다. 

단편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모든 면에서 평균치에 못 미치는 농부 황만근의 일생을 묘비명의 형식을 삽입해 서술한 표제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포함하여, 한 친목계 모임에서 우연히 벌어진 조직폭력배들과의 한판 싸움을 그린 「쾌활냇가의 명랑한 곗날」, 돈많은 과부와 결혼해 잘살아보려던 한 입주과외 대학생이 차례로 유복한 집안의 여성들을 만나 겪는 일을 그린 「욕탕의 여인들」, 세상의 경계선상을 떠도는 괴이한 인물들의 모습을 담은 「책」, 「천애윤락」,「천하제일 남가이」등 2년여 동안 발표한 일곱 편의 중 · 단편을 한 권으로 엮었다. 이번 작품집도 예외없이 세상의 통념과 질서를 향해 작가 특유의 유쾌한 펀치를 날리는데, 비극과 희극, 해학과 풍자 사이를 종횡무진한다.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는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이후 성석제가 3년간 발표한 단편들을 모았다. 혼기에 이른 맏딸을 염려하는 어머니의 이야기와 딸이 어머니에게 읽어드리는 옛이야기를 교차 시키며 유려하게 텍스트를 직조해낸 표제작을 비롯, 제49회 현대문학상 수상작인 '내 고운 벗님' 등 총9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기성의 통념과 가치를 뒤집는 화려한 수사와 “웃음의 모든 차원을 자유자재로 열어놓는 말의 부림”으로 우리 주변에 있음직한 각양각색 인물들의 삶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소설의 표면에 드러나는 유쾌한 재미와 해학, 풍자 밑에는 세상을 보는 날카로운 통찰이 번뜩이기도 하고 그리움이나 인간을 향한 건강하고 따뜻한 시선이 은근히 깔려 있다. 

이외의 소설집으로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새가 되었네』『재미나는 인생』『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호랑이를 봤다』『홀림』『지금 행복해』 등과 장편소설 『왕을 찾아서』『궁전의 새』『순정』 등이 있으며, 명문장들을 가려 뽑아 묶은 『성석제가 찾은 맛있는 문장들』이 있다.

1997년 단편 「유랑」으로 제30회 한국일보문학상을, 2000년 「홀림」으로 제13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했고, 2001년 단편「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로 제2회 이효석문학상, 같은 작품으로 2002년 제33회 동인문학상을 받았으며, 2004년 「내 고운 벗님」으로 제49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저자 : 구효서
등단이래 누구보다도 치열한 작가정신과 전위적인 형식실험을 보이며 자신만의 이력을 쌓아온 '오로지 소설만으로 존재하는 전업작가'. 서정성과 탄탄한 주제의식, 재미를 겸비한 소설로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호평을 받아왔으며, 소설 양식과 문체를 늘 새롭게 실험하여 깊고 다채로운 주제의 문학으로 승화하는, 우리 시대 대표 소설가이다.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마디」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 1994년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로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2005년 「소금가마니」로 이효석문학상 수상, 2006년 「명두」로 황순원문학상 수상, 2007년 「시계가 걸렸던 자리」로 한무숙문학상 수상, 2007년 「조율-피아노 월인천강지곡」으로 허균문학작가상 수상, 2008년 『나가사키 파파』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사회와 권력의 횡포를 고발하는 작품을 즐겨 써 왔으며, 최근에는 일상의 소소함과 눈물겨운 삶의 풍경을 그리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2000년 9월 국내 최초의 신작 소설 eBook 시리즈인 장편소설 『정별(情別)』을 YES24에서 발표했다.

창작집 『노을은 다시 뜨는가』, 『확성기가 있었고 저격병이 있었다』,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 『도라지꽃 누님』, 『시계가 걸렸던 자리』, 『저녁이 아름다운 집』, 장편소설 『전장의 겨울』, 『슬픈 바다』, 『늪을 건너는 법』, 『낯선 여름』, 『라디오 라디오』, 『남자의 서쪽』, 『내 목련 한 그루』, 『악당 임꺽정』, 『몌별』, 『노을』, 『비밀의 문』, 『나가사키 파파』, 『동주』산문집 『인생은 지나간다』, 『인생은 깊어간다』, 동화 『부항소녀』 등이 있다.

저자 : 함민복
자본과 욕망의 시대에 저만치 동떨어져 살아가는 전업 시인. 개인의 소외와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특유의 감성적 문체로 써내려간 시로 호평받은 그는, 인간미와 진솔함이 살아 있는 에세이로도 널리 사랑 받고 있다.

1962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에서 태어났다.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4년간 근무하다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2학년 때인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90년 첫 시집 『우울氏의 一日』을 펴냈다. 그의 시집 『우울氏의 一日』에서는 의사소통 부재의 현실에서 「잡념」 의 밀폐된 공간 속에 은거하고 있는 현대인의 소외된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1993년 발표한 『자본주의의 약속』에서는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 소외되어 가는 개인의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이야기 하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고 있다. 

서울 달동네와 친구 방을 전전하며 떠돌다 96년, 우연히 놀러 왔던 마니산이 너무 좋아 보증금 없이 월세 10 만원 짜리 폐가를 빌려 둥지를 틀었다는 그는 "방 두 개에 거실도 있고 텃밭도 있으니 나는 중산층"이라고 말한다. 그는 없는 게 많다. 돈도 없고, 집도 없고, 아내도 없고, 자식도 없다. 그런데도 그에게서 느껴지는 여유와 편안함이 있다. 한 기자가"가난에 대해 열등감을 느낀 적은 없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부스스한 머리칼에 구부정한 어깨를 가진 그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가난하다는 게 결국은 부족하다는 거고, 부족하다는 건 뭔가 원한다는 건데, 난 사실 원하는 게 별로 없어요. 혼자 사니까 별 필요한 것도 없고. 이 집도 언제 비워줘야 할지 모르지만 빈집이 수두룩한데 뭐. 자본주의적 삶이란 돈만큼 확장된다는 것을 처절하게 체험했지만 굳이, 확장 안 시켜도 된다고 생각해요. 늘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해요."(동아일보 허문명 기자 기사 인용)

2005년 10년 만에 네번째 시집 『말랑말랑한 힘』을 출간하여 제24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시집은 그의 강화도 생활의 온전한 시적 보고서인 셈이다. 함민복 시인은 이제 강화도 동막리 사람들과 한통속이다. 강화도 사람이 되어 지내는 동안 함민복의 시는 욕망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이리저리 부딪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강화도 개펄의 힘을 전해준다. 하지만 정작 시인은 지금도 조용히 마음의 길을 닦고 있다.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는 포털 사이트 Daum에 5개월간 연재한 글에다 틈틈이 지면에 발표했던 글들을 묶었다. 과거를 추억하나 그에 얽매이지 않고, 안빈낙도하는 듯하나 세상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날선 눈초리를 잃지 않는 글들은 온라인에서 깊은 사랑을 받았다. 그 밖에 시집으로 『우울 씨의 일일』『자본주의의 약속』『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말랑말랑한 힘』, 동시집 『바닷물, 에고 짜다』가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김수영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애지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을 수상하였다.

『미안한 마음』은 산골짝 출신인 함민복 시인이 10여 년 세월 강화도 갯바람을 맞으며 강화 사람들과 함께 부대껴 살며 보고 느낀 바를 표제처럼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담은 이야기다. 장가를 갔으면 싶은 노모의 모정을 읽을 수 있는 글, 때론 한 잔 술을 거절하고 파스 한 장 척 붙이고 ‘이제 안 아프다’ 위안하며 쓴 글 묶음이다. 그러하기에 함민복 시인의 문학적 모태가 되고 있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저자 : 심경호
1955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일본 교토(京都)대학 문학연구과 박사과정(중국문학)을 수료하고, 1989년 1월에『조선시대 한문학과 시경론』으로 교토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조교수, 강원대 국문과 조교수를 거쳐 현재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2002년 성산학술상과 2006년 일본 시라카와 시즈카(白川靜) 선생 기념 제1회 동양문자문화상을 수상했다. 한국학술진흥재단 선정 제1회 인문사회과학 분야 우수학자에 뽑히기도 했다. 

저서로 『다산과 춘천』, 『한문산문의 미학』, 『조선시대 한문학과 시경론』, 『한국한시의 이해』, 『한문산문의 내면풍경』, 『국문학연구와 문헌학』, 『김시습평전』, 『한시기행』, 『한시의 세계』, 『산문기행』, 『간찰, 선비의 마음을 읽다』, 『한학입문』, 『자기 책 몰래 고치는 사람』등이 있다. 역서로『주역철학사』, 『불교와 유교』, 『일본한문학사』, 『금오신화』, 『당시읽기』, 『한자학』, 『중국자전문학』, 『역주 원중랑집』, 『중국 고전시, 계보의 시학』 등이 있다

저자 : 이상교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나 강화에서 성장했다. 1973년 소년 잡지에 동시가 추천되었고, 1974년에는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입선되었으며, 1977년에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었다. 지금은 한국동시문학회 회장과 한국아동문학인협회 부회장을 겸하고 있으며, 세종아동문학상과 한국출판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동화집 『댕기 땡기』 『처음 받은 상장』, 동시집 『살아난다 살아난다』 『먼지야, 자니?』, 그림책 『도깨비와 범벅 장수』 『나는 떠돌이 개야』, 『고양이가 나 대신』, 『인마! 넌 내 동생이야』 『개나리가 호호호, 찬바람이 쌩쌩』등이 있다.

저자 : 이기섭
1961년 이천에서 태어났고 경희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두루미와 저어새 등 멸종위기에 처한 새들에 대한 조사를 다년간 수행하고 있으며 물새와 기타 조류에 관련한 다수의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한국환경생태연구소 서울사무소 소장, 한국조류학회이사, 한국물새네트워크의 대표이며 저서로는 『갈매기』, 『강화도 철새탐조길라잡이』 등이 있다.

저자 : 김기석
목회자이자 문학평론가이다. 시, 문학, 동서고전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진지한 글쓰기와 빼어난 문장력으로 신앙의 새로운 층들을 열어 보이되 화려한 문학적 수사에 머물지 않고 질펀한 삶의 현실에 단단하게 발을 딛고 서 있다. 그래서 그의 글과 설교에는 ‘한 시대의 온도계’라 할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병든 사람들에 대한 따듯한 시선과 하나님이 창조한 피조세계의 표면이 아닌 이면, 그 너머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번득인다.

감리교신학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청파교회 전도사, 이화여고 교목, 청파교회 부목사를 거쳐 1997년부터 청파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가시는 길을 따라 나서다』, 『길은 사람에게로 향한다』, 『삶이 메시지다』, 『기자와 목사, 두 바보 이야기』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아씨시의 프란체스코』, 『예수 새로 보기』, 『예수의 비유 새롭게 듣기』, 『자비를 구하는 외침』,『행복하십니까? 아니오, 감사합니다』 등이 있다.

저자 : 이광식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30여 년 동안 출판계에 종사하면서 『한국근현대사사전』(공저), 『아빠, 별자리 보러 가요』『천문학 작은 사전』(편찬) 『우리 옛시조 여행』 등 여러 권의 책을 쓰거나 옮겼다. 10여 년간 천문학, 물리학, 수학 책 들을 100권 이상 읽다가, 『천문학 콘서트』와 『십대, 별과 우주를 사색해야 하는 이유』라는 천문학 책을 쓰고, 요즘에는 모 일간지에 천문·우주 관련 기사와 칼럼을 기고하는 한편, 중·고등학교와 사회단체 등을 다니며 ‘우주 특강’을 하고 있다. 그 밖에 쓴 책으로는 국내 최초의 천문잡지 [월간 하늘]을 발간했고, 『시골에 집 짓고 삽시다』 『우리 옛시조 여행』 등 여러 권의 책을 쓰거나 옮겼다. 현재는 책 만드는 일을 그만두고 강화도 서쪽 퇴모산에서 별을 보고 농사지으며 살고 있다.

저자 : 최지혜
인표어린이도서관, 부평기적의도서관, 마포구립서강도서관 등에서 아이들, 청소년들과 책놀이를 펼쳤습니다. 또한 프랑스 파리한글학교에서 오랫동안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책놀이를 했습니다.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책놀이를 할 때의 행복했던 기억을 담아 책 따라 친구 따라 지구 한 바퀴를 펴냈으며, 청소년을 위한 따뜻한 감성 그림책 별소년 쌍식이를 펴냈습니다. 지금은 강원도에 있는 작은 섬에서 아이들과 자연 속에서 책놀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저자 : 이동미
여행 잡지 《World Travel》에서 여행 기자로 근무하다 여행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1 한국관광의 별(Korea Tourism Awards)’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였으며, 저서로는 우수 추천도서로 선정된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등 다수가 있다.

저자 : 하문식
충북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와 숭실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수학하였다. 2016년 현재 세종대학교 역사학과에 있으면서 박물관장을 맡고 있으며. 백산학회 회장, 한국고대학회 및 고조선단군학회 부회장, 리야오닝성문물고고연구소 객좌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자 : 정우봉
고려대학교 및 동대학원 국문학과에서 한국한문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선 후기 한문학의 주요 국면과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논문을 쓰고 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 : 김귀옥
한성대학교 교양학부(사회학) 교수이며 주된 관심 분야는 역사사회학, 분단과 전쟁, 평화와 통일 문제, 구술사 방법론과 참여관찰 방법론이다. 저서로 『구술사 연구: 방법과 실천』(2014), 『우리가 큰바위얼굴이다』(201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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