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집 근처 공원에 못생긴 길 고양이가 나타났다. 사진작가, 오타 야스스케는 얼룩덜룩 지저분한 포를 자신의 첫 번째 TNR 대상으로 삼아, 날카로운 냥펀치를 맞고 몇 번의 밀당 끝에 병원에 데리고 가게 된다. 회복 후에 처음 포획했던 공원에 놓아주자 녀석, 쏜살같이 도망간다.
보살핌
포와 다시 만날 때까지 시간이 걸리겠거니 했는데 웬걸? 마당에 제 발로 들어와서는 사람을 보고 후다닥 도망치기를 반복한다. “어이-포.” 포를 부르자 녀석이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다. “용건도 없으면서 부르지 마라냥.”
꾸준히, 포를 관찰하고, 다가가고, 마당에서 밥을 매번 챙기며 포의 집까지 마련한 오타 야스스케. 그는 다른 고양이들이 밥을 다 먹을 때까지 구석에서 비를 맞으며 기다리는, 포의 바보같이 착한 구석을 알아주고 소중하게 여겼다.
입양
다른 고양이에게 당한 포의 생채기를 보고 오타 야스스케는 고민 끝에 포를 입양하기로 한다. 이미 고양이 세 마리가 집에 있어 그들에게도, 포에게도 적응의 기간이 힘겨울 수도 있지만 약하디 약한 포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처음에는 고양이들의 텃세에 무시당하지만 끝까지 그들에게 다가가 결국 고양이들의 마음을 연다.
사랑
포가 오타 야스스케에게 듬뿍 받은 사랑은 그가 임시로 보호하는 아기 고양이들에게로 흘러갔다. 포가 개구쟁이 아깽이들을 정성껏 돌봐 주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모습도 사진에 하나하나 담겨 있다.
이별
인간보다 몇 배나 빠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는 고양이들은 너무도 빨리, 이별을 준비하게 된다. 모든 생명이 그렇듯 병이 들어 쇠약해지는 포를 끝까지 보살피는 오타 야스스케. 고양이 별로 포를 떠나보내며 마지막으로 포를 불러 본다.
“포, -포.”
“왜?”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불러 보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