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봄날’입니다. 여기 계속 살아도 되나요?
동네에 처음 들어왔을 때 나는 높은 건물이랑 쌩쌩 달리는 자동차들 때문에 어리둥절했어요. 동네 사람들을 놀라게 한 건 미안하지만 그래도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어요.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거든요. 나는 어쩔 줄 모르고 계속 걷다가 시원한 물줄기를 보고 공원으로 들어왔어요. 공원은 나무 그늘도 있고, 목욕할 호수도 있고 살기 좋은 곳이었어요. 한바탕 수영을 하고 나니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었어요. 사람들은 이런 나를 보더니 내가 지낼 집을 만들어 주고, 이름도 지어 주었어요. ‘봄날’이라는 이름도 마음에 들고, 공원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지내는 것도 좋아요. 나 여기 계속 살아도 되나요?
우리는 새 이웃 ‘봄날’을 환영합니다!
난리도 아니었어요. 코끼리를 텔레비전에서만 봤지 직접 보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동네에 코끼리가 나타났다는 전화를 수십 통이나 받았어요. 어떻게 해 달라는 말은 아니었어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우리 경찰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지요.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니 체포를 할 수도 없고, 말이 안 통한다고 내쫓을 수도 없는 거니까요. 가만 보니, 코끼리는 공원이 마음에 든 것 같았어요. 마치 공원이 자기 집인 듯 편안해 보였어요. 그냥 그대로 지내게 두어도 괜찮겠더라고요.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 모두 같은 마음이었어요. 사기꾼 같은 서커스 단장이 나타났을 때도요. 우리는 한 마음이 되어 우리 이웃 ‘봄날’을 지켰어요.
우리 주변에도 ‘봄날’ 같은 이웃이 있어요
고향을 떠나 다른 나라나 낯선 곳에서 보호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도움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난민들은 거의 아무것도 지니지 못하고 고향을 떠납니다. 코끼리 봄날이 그랬던 것처럼 안전하게 지낼 곳, 건강을 되찾고 유지할 수 있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여기에는 깨끗한 물, 음식은 물론이고, 난민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 것도 포함됩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 난민들도 언젠가는 고향에 돌아가 사랑하는 가족, 친구, 이웃들과 살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언젠가 돌아갈 그날을 위해 난민들이 머무는 정착지에서도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어린이들이 공부할 권리를 지켜 주는 것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주변에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먼저 내밀어 주세요. 모습은 달라 보일지 몰라도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들이니까요.
“난민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다만 평범하지 않은 시간을 겪고 있는 이들입니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정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