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사 무역영어와 무역실무
관세사 시험에서 무역영어라는 과목은 무역관련 전공자가 아니거나 영어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과목임에는 틀림없다. 설령 영어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관세사 무역영어에서 기출되는 문제들은 대부분 국제협약이나 국제 규칙 같은 영어로 된 국제거래 규범에서 출제되는 문제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영어에 능통한 이들에게도 만만치 않게 느껴지는 과목이다.
그러나. 지피지기면 백전불퇴(知彼知己百戰不殆)라고 했던가? 관세사 무역영어가 어떤 과목인지, 어떻게 출제되는지를 알면,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무역영어나 무역실무를 말할 때 무역업계에 종사하는 실무자나 초보 입문자들이 생각하는 바와 관세사 시험에서의 무역영어와 무역실무는 큰 차이가 있다. 흔히들 무역영어 하면 무역통신문에 나오는 무역영어를 말하고, 어떻게 잘 표현하고, 어떤 것이 어법에 맞는 것인지를 다루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또한, 무역실무에 대해 흔히들 무역업계에 종사하는 실무자나 초보 입문자들이 무역현장에서 담당하는 업무 매뉴얼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무역실무 교육은 무역현장의 실무가 뒷받침 된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관세사는 무역업을 직접 영위하거나, 무역실무를 직접 담당하는 것 보다는 무역업자들에게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이다. 적어도 관세사 시험에 합격한 이라면, 무역업무의 체계뿐만 아니라, 무역에 관한 국제거래의 규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숙지하여 무역전문가로서의 역량을 함량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맞추어 관세사 시험의 대부분은 국제거래법의 규정을 얼마만큼 잘 숙지하고 있는 지의 여부가 무역영어와 무역실무의 성패를 판가름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역영어 자격시험이나, 일반 무역영어 서적에서 다루는 내용을 전혀 다루지 않는 것은 아니고, 국제거래 규범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시험의 성격상 무역영어는 1차 시험에서 영어로 된 협약이나 국제규범의 내용을 단순히 얼마나 잘 숙지하는 지를 물어보는 경향이 강하다. 그 이유는 문제의 출제의 어려움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말이 아닌 영어로 치루는 시험에서 논란이 생기지 않는 문제들을 출제하는 데는 영어 원문을 그대로 옮긴 후 문장의 일부분을 변경하여, 옮고 그름을 물어보는 것이 가장 간편한 방법이다. 따라서, 깊이 있는 이해보다는 얼마나 자주 국제규범의 원문을 자주 접하느냐가 고득점의 관건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무역실무는 무역영어에 비해 좀 더 깊이 있는 이해의 정도를 묻는 경우가 많다.
국제협약이나 국제 규칙 상호간의 상관관계를 물어 보는 문제가 출제되기도 하고, 다소 난이도가 낮은 문제들은 국제규범 상호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묻는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책도 보기에 좋고, 보고 난 후 실력도 쑥쑥 늘어난다면 그보다 좋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충분한 시간을 두고 책을 집필하다보면 본서를 완성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에, 보기에는 좀 나빠도, 맛좋고 영양이 많은 떡같은 책이라면 용기를 내어 내놓기로 결심했다. 책의 내용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체계를 갖추어 형식적인 완성도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나, 이 책에서는 형식적인 완성도는 일정 부분 포기하고, 수험상 중요하지 않거나, 좀 더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해 필수적이지 않은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하여, 수험의 목적에 맞도록 만들었다.
이 책의 구성과 활용법
관세사 시험을 위해 다시 쓴 무역영어는 제1권이 이론편이고, 제2권이 국제규범편이다. 제1권 이론편에서는 우선, 무역통신문과 무역통신문에서 다루는 영어를 우선 다루고, 그 후에는 무역실무의 기초지식을 다루어, 제2권의 국제규범편 학습의 이해를 위한 기본을 다지도록 하였다. 이론편에 다루고 있는 내용만을 충분히 숙지하더라도, 처음보는 국제거래규범에서 출제되는 내용을 풀수 있는 경우 들이 많다. 그 이유는 이론편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사실은 국제거래법의 내용을 해당 부분에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무역영어 국제규범편은 영한대역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영어로 된 국제협약이나 국제규칙의 번역본만을 실은 것이 대부분이다. 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번역본을 아무리 읽어봐야 무슨말인지 모른채로 암기하도록 하는 실정이다.
본서의 국제규범편에서는 국제규칙이나 국제협약의 영한 대역에 앞서 기본적인 해설과 요약정리를 제공하여, 국제규범의 이해와 암기에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안타까운 것은 지면 관계상 시험에 출제되는 모든 국제규범을 다 싣지 못하는 것이 첫 번째요, 상세한 설명을 모두 싣지 못하는 것이 두 번째이다. 어떤 규정을 넣고, 어떤 해설을 생략해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이 아주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수험상 학습분량만 많고, 출제빈도가 낮은 국제협약이나 규칙은 가끔 출제가 되더라도 과감하게 제외 시켰고, 국제규범의 해설은 매우 지엽적이나 깊이 있는 내용은 과감하게 생략했다.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은 개인에 따라 알맞은 방법이 따로 있어,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파트별로 제1권의 이론편에서 기본적인 사항을 학습한 다음, 제2권의 관련 국제규범을 학습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제2권의 국제규범을 학습할 때, 영한대역에 앞서 해설과 요약 부분을 먼저 학습하고, 영한 대역을 보면서 협약이나 규칙의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좋다고 본다. 짬을 내어 요약을 할 때는 각 협약이나 규칙별 요약부분을 집중적으로 복습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국제규범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2차 무역실무을 위한 폭넓고 깊이있는 이해를 원하는 수험생들은 “관세사 시험과 무역실무자들을 위해 다시쓴 국제거래법”을 참고하기 바란다.
화양연화(花樣年華),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뜬금없는 소리 같지만, 요즘 들어 자주 머릿속을 오가는 말들이다.
‘화양연화’ ‘인생의 가장 행복한 한때’를 뜻하는 영화이다.
‘춘래불사춘’ 이란 중국역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중 하나였던 왕소군을 두고 지은 동방규의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말이다.
영화 ‘화양연화’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화중의 한편이라 자주 떠오르는 말일 수도 있지만, 강의실 옆에 붙어 있는 연구실을 나서며 마주치는 광경을 보면서 자주 떠오른다.
학원 강의실 문을 열면 카페같이 꾸며진 공간 안에서 공부를 하는 수험생, 커피를 즐기는 수험생, 더러는 스터디를 하는 수험생들도 있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이에 해당하는,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살고 있는 청년들이다.
영화 ‘화양연화’에서는 ‘인생의 가장 행복한 한때’를 뜻하는 영화 제목이 영화 속 두 남녀에게는 ‘가장 불행한 한때’가 될 수도 있는 역설적인 상황으로 연출되는데, 이 학원의 수험생들이 그와 다르지 않다는, 말하자면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이 자연스럽게 들어맞는 느낌 같은 게 있다.
관세사 시험에서 수험생을 가장 힘들게 하는 과목이 무역영어와 무역실무 과목이 아닐까 한다. 처음에는 쉬워보여도, 실력이 늘지 않는 희한한 과목이다. 빠른 시간에 성과를 내기 위해 암기에 급급해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 마리의 제비가 봄을 가져오지 않는다. 한줄 한 줄을, 그 뜻을 음미해 가며 느리지만 우직하고 끝까지 완주해서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원한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시험공부에 매달리며 보내는 이들에게 진정으로 봄이 오기를 바란다.
이 책이 관세사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1차 무역영어의 지침서가 되는 것은 물론 2차 무역실무 과목의 탄탄한 기본기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합격 후에도 국제거래의 전문가로서 기본적인 토대를 제공하는 입문서가 되기를 기대하며,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비판과 조언을 감사히 받아들이겠다.
이 책을 펴내는데 도움을 주신은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18년 5월
편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