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탄압의 정점 창씨개명,
그리고 평범한 소년 이강산 이야기
「꿈초 역사동화」는 꼭 알아야 할 우리 역사를 흥미진진한 동화로 엮어, 역사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도록 도와줍니다. 이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내 이름은 이강산』은 일제 강점기, 창씨개명의 수모를 겪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은 민족 말살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뼛속까지 일본인으로 바꾸어서 민족의식 자체를 아예 뿌리 뽑고자 하는 정책이었습니다. 일본은 한민족의 얼을 앗아가고자 우리의 언어를 쓰지 못하게 하고 일본말을 쓰게 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성과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는 창씨개명을 실시하는 등 한민족의 얼을 저격한 일제의 탄압은 정점을 향해 치달았습니다. 이름마저 일본식으로 바꾸는 창씨개명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수모였습니다. 창씨개명을 거부한 사람들은 식량과 생활필수품의 배급을 받을 수 없었고 전쟁터나 탄광 등으로 끌려가는 등 각종 불이익을 받았습니다. 어린이들도 창씨개명의 횡포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창씨개명을 하지 않으면 학교에 다닐 수 없었으며 폭력을 당하는 등 압박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에 사람들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창씨개명에 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창씨개명을 하지 않으면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친지들에게 피해가 갔으니까요. 억지로 창씨개명을 한 뒤에도 자신의 뿌리를 빼앗겼다는 수치심에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내 이름은 이강산』은 창씨개명이라는 광풍이 휘몰아친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평범한 소년 강산이를 통해서 말입니다.
*일제, 창씨개명을 강요하다
강산이가 다니는 소학교의 조회 시간은 황국신민선사를 외우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일본 신민임을 외치며 천황 폐하가 있는 동쪽으로 절하는 것이지요. 궁성요배가 끝나자 교장 선생님은 창씨개명을 하지 않는 아이들은 학교를 다닐 수 없다며 엄포를 놓습니다. 세상은 이미 창씨개명의 광풍으로 험난하기만 합니다. 창씨개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전쟁터의 총알받이로, 정신대로 끌려가는 등 험한 꼴을 당하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강산이는 고지식한 할아버지 때문에 아직도 창씨개명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산이는 학교를 못 다니게 될까봐 두려워 할아버지에게 이름을 바꿔 달라고 조르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족보를 보여 주며 조상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성을 바꾸는 것은 가문의 역사를 끊는 불효이자, 민족의 뿌리를 포기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강산이는 그런 할아버지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창씨개명을 하지 않으면 학교도 못 다니는 마당에 족보와 성이 무슨 소용인지 이해하기 어려웠으니까요. 결국 강산이는 이름을 바꾸지 못해 선생님께 뺨을 맞고 이마에 가위표가 그어진 채로 학교에서 쫓겨나고 맙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할아버지의 고집은 꺾이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일제 앞잡이 김 씨가 요시다 순사를 앞세워 강산이네 집을 찾아와 창씨개명을 하지 않으면 작은누나를 정신대로, 막냇삼촌은 북간도 노동자로 보낼 거라며 협박합니다. 강산이와 가족들은 끝까지 창씨개명을 하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요?
*아픈 역사를 살펴보며 이름의 의미를 되새기다
강산이는 학교를 좋아하는 평범한 소년입니다. 처음에 강산이는 학교에 계속 다니고 싶어서 창씨개명을 하게 해 달라고 할아버지를 조릅니다. 학교도 못 가고 배급도 끊기는 상황에서 이름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알 길이 없었지요. 하지만 점차 할아버지의 뜻을 이해하며 조선인이 왜 조선인의 이름을 가져야 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이름은 나와 다른 사람을 구별 짓고, 나의 정체성을 말해 주는 지표입니다. 창씨개명은 소중한 이름을 일본에게 빼앗긴 가슴 아프고 수치스러운 역사입니다. 어쩌면 잊고 싶은 역사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를 기억하는 것은 국권의 소중함을 깨닫고 우리가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누리고 있는 모든 권리가 어떤 역사를 거쳐 주어졌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내 이름은 이강산』은 어린이 독자들이 일제 강점기 아픈 역사를 제대로 알고, 이름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