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

  • F.스콧피츠제럴드
  • |
  • 은행나무
  • |
  • 2018-06-20 출간
  • |
  • 576페이지
  • |
  • 132 X 200 mm
  • |
  • ISBN 9791188810307
판매가

14,000원

즉시할인가

12,600

카드할인

0원(즉시할인 0%)

적립금

700원 적립(5%적립)

배송비

무료배송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추가혜택

네이버페이 무조건 1%적립+ 추가 1%적립

수량
+ -
총주문금액
12,6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잃어버린 세대의 대표자 피츠제럴드의 자전적 삶의 투영

24세의 피츠제럴드는 첫 장편소설 《낙원의 이편》(1920)으로 단숨에 인기 작가가 되어 문학으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이룬다. 그리고 출간 2주 만에, 1918년 만나 사랑에 빠졌다가 1년 후 피츠제럴드와의 약혼을 저버렸던 젤다 세이어와 결혼했으며, 그가 원한 모든 것을 가질 수 있게 된다.
1920년 8월에 피츠제럴드는 스크리브너스 출판사에 집필 중인 새로운 소설에 대해 언급했다. “내 새로운 소설 ‘로켓의 비상’은 앤서니라는 인물의 25세부터 33세(1913~1921)까지의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예술가의 취향과 약점을 지닌 사람이지만 실제로 창작의 영감은 없습니다. 앤서니와 그의 젊고 아름다운 아내가 어떻게 방탕의 함정에 좌초되는지가 이야기됩니다. 비도덕적으로 들리지만 사실 이 소설은 아주 선풍적인 인기를 끌 거고 + 내 첫 소설을 좋아했던 비평가들을 실망시키지 않길 바랍니다.” 이렇게 두 번째 장편소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은 1921년 여름에 완성됐고 다음 해 3월에 출간됐다.
초판 표지 일러스트를 본 독자들은 작가와 그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라는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일러스트레이터 W. E. 힐은 야회복 차림의 피츠제럴드 부부와 닮은 한 커플을 그렸다. 소설 내용 또한 피츠제럴드 부부의 삶과 유사해 보인다. 피츠제럴드는 아내의 일기장이나 편지를 가져다 쓰기도 하고, 친구가 피츠제럴드 부부와 관련된 사건들을 적어놓은 기록을 차용하기도 했다. 패치 부부의 파티 장면 묘사나 회색 집을 방문한 조 헐에 대한 글로리아의 광적인 반응 또는 영화배우가 되겠다는 글로리아의 꿈도 실제 모습이 반영됐을 것이다.
놀랍게도 소설은 피츠제럴드 부부의 이후 삶의 변화를 무시무시하게 예고한다. 알코올중독자가 되어 연작 에세이 《재즈 시대의 메아리》(1945)에서 다룰 신경쇠약으로 고통받게 될 피츠제럴드는 1930년에 스위스의 한 진료소에서 조현병으로 치료받고 있던 아내에게 다음과 같이 편지를 썼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이 성숙하게 쓰인 책이길 바라. 왜냐하면 모두 사실이니까.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망쳤지―우리가 서로를 망쳤다고 진정으로 생각한 적은 절대 없어.”

경쾌하게 빛나는 《낙원의 이편》을 넘어 심연을 파헤치는 소설

《낙원의 이편》과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은 모두 1920년대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주인공 에이머리 블레인과 앤서니 패치는 둘 다 상류층 출신이다. 그러나 두 번째 소설은 대학 생활 중심의 낙관적인 첫 번째 소설과는 전혀 다르다. 《낙원의 이편》 후반부에 가면 에이머리가 종교, 신분제, 자본주의에 저항하고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리라는 암시가 있다. 그와 반대로 언젠가 저명한 외교관 혹은 의회 의원이 되리라고 믿었던 앤서니 패치는 거의 성취한 것이 없다. 성공적인 작가가 되리라고 희망한 적도 있지만 그의 유일한 저작은 소소한 잡지에 실렸을 뿐이다.
피츠제럴드가 의도했을지는 모르나, 패치라는 이름은 무언가 불완전한 것을 내포하며 ‘바보스러운 사람’이라는 또 다른 뜻(패치는 월시 추기경의 어릿광대의 별명이기도 했다)도 있다. 벽에 유명한 여배우들의 사진을 걸어놓는다든지 미인에게 바치는 찬가를 부른다든지 하는 것을 볼 때 앤서니는 아름다움에 이끌리는 사람이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파괴적일 수도 퇴색될 수도 있다. 아름답지만 이기적인 글로리아 길버트와의 결혼은 처음에는 이상적이었지만 현실이 개입하고 두 사람의 목표였던 애덤 패치의 유산을 받을 가능성이 멀어지면서 천천히 붕괴된다. 소설 후반부에 가면서 글로리아의 아름다움은 바랜다. 글로리아는 여성을 ‘깨끗한지 아닌지’로 분류했었다. 한데 거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어느 여성이 글로리아를 “뭔가 물이 들고 깨끗하지 않은 사람”(573쪽)으로 묘사한다. 앤서니의 퇴락은 훨씬 더 뚜렷한데, “승자는 전리품에 속한다”(5쪽)는 아이러니한 제사(題詞)가 의미심장하다.
친구 모리 노블과 리처드 캐러멜도 타락해간다. 하버드에서 앤서니와 가장 친한 친구였던 모리는 “동급생 사이에서 가장 독특하고 반짝반짝 빛나고 특이한 사람이었다.”(34쪽) 사회사업가로 경력을 시작했으나 문학으로 진로를 돌린 친구 리처드 캐러멜은 첫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후, 돈을 위해 예술에의 신념을 버리고 대중 로맨스 소설들을 쓰기 시작한다. 어떤 점에서 그는 피츠제럴드를 비판하기까지 한다.
피츠제럴드는 산업, 광고, 종교, 검열, 군대, 사회 복지 사업, 결혼, 그 시대의 대중문학까지 조롱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주제는 역시 전후(戰後) 삶의 허무함과 무의미함일 것이다. 소설 앞부분에서 화자는 앤서니에 대해 이렇게 쓴다. “그가 의미 있게 산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당연히 그 첫 번째 논거로는 인생에는 원래 의미 따윈 없다는 사실을 꼽아야겠다.”(78쪽) 2부 2장 ‘향연’에서 모리 노블이 펼치는 장광설을 듣고 글로리아는 “삶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단 하나밖에 없어, 어쨌든. (…) 인생에서 배울 교훈이란 없다는 거지”(335쪽)라고 말한다.

피츠제럴드 특유의 신선함과 독창성
1920년대 뉴욕, 화려한 재즈 시대의 감각적이고 생생한 묘사

이 작품에는 다른 어떤 소설보다도 뉴욕에 대해 많은 것이 쓰였다. 언급된 뉴욕의 호텔, 극장, 나이트클럽의 대부분은 피츠제럴드가 소설을 쓸 당시에 현존해 있었다. 앤서니 패치가 처음 뉴욕에 살게 되었을 때 그의 아파트는 52번가가 내려다보이는, 안락한 가구가 갖춰진 아파트였다. 1913년 10월 친구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는 5번가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나오는 리츠칼턴 호텔의 지붕 위에서였다. 뒤이어 근처 극장에서 뮤지컬코미디 오프닝 공연을 보러 간다.

극장 입구에서 그들은 첫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을 바라보며 잠시 동안 기다렸다. 무수히 많은, 다채로운 색상의 비단과 모피로 꾸민 극장용 외투들. 장밋빛이 도는 하얀 팔과 목과 귓불에 늘어진 보석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비단 모자들 가운데 떨어진, 헤아릴 수 없이 넓은 반짝임의 물결. (40쪽)

이것은 앤서니가 하층 계급 사람들로 번잡한 타임스퀘어를 통과해 집으로 돌아갈 때와 사뭇 대조된다.

앤서니의 주변을 얼굴들이 빙빙 돌았다. 못생긴, 죄가 될 만큼 못생긴 소녀들이 떠다니는 만화경?너무 뚱뚱하거나 너무 말랐지만 따뜻하고 열정적인 숨을 밤으로 쏟아내면서 이 가을 공기 위로 떠다녔다. 속되어도 약간 미묘하게 신비로운 것 같다고 생각했다. (41쪽)

20세기 초 뉴욕의 광경과 소리와 냄새가 소설 속에 있다. 1920년 뉴욕 인구의 40퍼센트는 외국인으로, 맨해튼과 브롱크스에 대부분 거주했다. 하버드를 졸업하자마자 리처드 캐러멜은 ‘외국인 청년 구조 협회’의 간사로서 뉴욕의 슬럼가에서 이민자들과 일한다.

“사치의 바다 위를 고향이라는 닻도 책임감이라는 키도 없이 표류하는 사람들”
1차 세계대전 후 뿌리 없이 떠도는 인물들에 대한 파괴적 풍자

대체로 앤서니와 글로리아는 리처드 캐러멜과 모리 노블과 함께 하층계급 사람들 또는 이민자들을 향한 의기양양한 우월감과 경멸을 공유하고 있었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리 장군의 집을 방문했을 당시 글로리아는 관광객들을 ‘짐승들’이라고 부른다. 전쟁이 나자 글로리아는 적십자사에 합류할까 생각하지만 “흑인들의 몸을 알코올로 닦아주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429쪽) 생각을 바꾼다. 또 피츠제럴드는 병이 났을 때 잠들어 있던 글로리아가 갑자기 깨어나 장황하게 이야기할 때 그녀의 냉담한 성격에 대해 강조한다. 물론 앤서니도 군대에서 만나게 된 징집병들에게 혐오감을 느끼는 등 유사한 반응을 보인다.
이 잘못된 우월감은 소설 말미에서 가장 명백히 드러난다. 술 마실 돈을 빌리려는 시도가 좌절되고 (예전에 연적이었던) 영화제작자 조지프 블록먼이 글로리아에게 영화에서 조연 역할 이상을 제공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화가 난 앤서니가 레스토랑에서 파티를 열고 있는 블록먼을 찾아가 그를 모욕하고 “빌어먹을 유대인”(559쪽)이라고 욕할 때다. 블록먼은 미국에서 성공한 이민자의 모범적인 예다. 뮌헨에서 태어나 서커스에서 땅콩 판매원으로 시작해 보드빌관의 소유주가 되기까지 자수성가한 사람이었다. 그는 또한 소설 첫머리에 묘사될 때 이후로 외모와 매너도 바꾸었다. 앤서니는 블록먼의 신중한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욕적인 말을 반복한다.
《낙원의 이편》의 제시 퍼렌비의 부자 아버지에서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의 패치 부부로, 다시 《위대한 개츠비》의 뷰캐넌 부부로, 《밤은 부드러워》의 니콜 다이버로, 《마지막 거물》에서 영화 제작을 좌지우지하는 인물 묘사에 이르기까지, 피츠제럴드의 글쓰기는 상류층에 대한 불신을 반영했다. 1936년에 그는 “항상 여가 계층을 향한 변치 않는 불신, 반감을 소중히 간직할 것이다. 혁명가의 신념이 아니라 농부의 들끓는 증오심으로”라고 썼다. 이러한 감정은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에서 매우 중요하다. 패치 부부에게 일어나는 일은 씁쓸한 고난일지 모르지만 이것은 피츠제럴드가 의도한 것이었다.
초판 표지에 쓰인 글은 이 소설 전체에 대해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공하는 듯하다. “[이 소설은] 하나의 실체로 인식된 적 없는 미국 사회의 한 단면―우리의 위대한 도시의 레스토랑, 카바레, 극장, 호텔에 모여드는 부유(富裕)하고 떠도는 사람들―사치의 바다 위를 고향이라는 닻도 책임감이라는 키도 없이 표류하는 사람들―뿌리나 배경이 없는 사람들을 파괴적인 풍자와 함께 드러낸다.”

[시리즈 소개]

국내 초역, 처음 만나는 피츠제럴드!
‘웬일이니 피츠제럴드’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마음산책+북스피어+은행나무가 ‘개봉열독 시리즈’를 선보인 건 작년 이맘때쯤, 그러니까 2017년 4월의 일입니다. 시작은 다소 즉흥적이었어요. 세 출판사의 편집자들은 전부터 해외의 서점을 구경하러 슬렁슬렁 돌아다니곤 했습니다. 딱히 이렇다 할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고 ‘이곳에서는 어떤 책을 어떻게 파는가’ 하는, 어디까지나 직업적 호기심에 따른 방문이었지요. 그런데 일본과 영국, 유럽 등지에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도서 이벤트를 세 명이 동시에 목격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의 블랙 웰 서점에서는 매장 한편에 특별 매대를 설치하여 상시적으로 ‘서프라이즈 노벨(A NOVEL SURPRISE)!’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서점의 스태프들이 각 나라에서 출간된 소설을 엄선하여 제목을 가리고 판매하더군요. 독자들은 출간 국가와 가격만 알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문고X’라는 이름으로 책 전체를 띠지로 가리고 랩핑하여 판매하는 중이었습니다. 내용을 추측할 수 있는 힌트라고는 500페이지가 넘는다는 것, 가격이 810엔이라는 것, 논픽션이라는 것이 전부였어요. 유럽의 서점들에서는 ‘블라인드 데이트 위드 어 북(Blind Date with a Book)’이라는 제목으로, 봉인된 포장지 앞면에 소설의 첫 문장만 적어둔다든가, ‘기괴함’, ‘유머러스함’ 같은 키워드만 인쇄해 놓는 등, 서점의 특색에 맞는 제각각의 방식으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아아, 다들 언제부터 이렇게 재미난 이벤트를 하고 있었던 건지. 정말 순수하게 감탄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제목을 가리고 파는 이벤트를 출판사에서 진행한다면 어떤 형태가 될까’ 궁금해졌습니다. 이러한 궁금증은 무럭무럭 자라더니 마침내 실행에 옮겨졌지요. 마음산책, 북스피어, 은행나무의 2017년 출간 예정작 가운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책’을 선택하여 동시 출간해 보자는 데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개봉열독 시리즈’는 여러 면에서 소소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무엇보다 평소에 책을 구매하지 않던 독자들이 흥미를 보이고 책을 구매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하지만 두 군데도 아니고 세 군데나 되는 출판사가 뭔가를 함께 기획한다는 것은, 생색을 내자는 건 아니지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데 이 과정이 또, 뜻밖에 재밌었던 거예요. “이렇게 하는 게 더 흥미로울 것 같아”, “아니지, 저렇게 하는 게 더 낫지”라며 다들 안 돌아가는 머리를 굴리고 열을 올리는 동안 주옥같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졌고, 형상화됐을 때는 뿌듯했습니다. 그것은 몹시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2018년 봄.

마음산책, 북스피어, 은행나무의 세 편집자는 어느 날 점심을 먹다가 문득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그거 말이죠, 한 번 더 해보면 어때요?”, “좋죠.” 누가 먼저 얘기를 꺼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기다렸다는 듯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던 정경만은 또렷하게 남아 있어요. 말하자면 ‘시즌 2’라고 해야겠지요. 두 번째 이벤트니까 앞서와 똑같은 콘셉트로는 곤란합니다. 좀 더 업그레이드된 발상이 아니라면 해봐야 의미가 없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하여 세 출판사의 연합 기획회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몇 명의 작가가 물망에 올랐고 몇 개의 작품이 테이블에 놓였습니다. 논의가 거듭됐지만 딱 ‘이거다’ 하고 무릎을 칠 만한 아이템은 보이지 않았어요.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인데 지금까지 만들어 온 책의 색깔이 다르고 취향이 제각각이라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면 그쪽이 더 이상하지요. ‘개봉열독 시리즈’는 기획을 각자 했으니 상대적으로 선택이 쉬웠던 겁니다.

실마리는 “우리 출판사에서 피츠제럴드의 소설을 내볼까 생각중인데”라는 은행나무 편집자의 말에서 풀렸습니다. “피츠제럴드의 소설은 이미 다 번역 출간되지 않았나요?” “아니, 아직 소개되지 않은 작품이 있더라고요.” 그 말을 듣자마자 저는 『잡문집』에 실린 하루키의 에세이를 떠올렸습니다. “1929년 10월 주가 대폭락, 스콧 피츠제럴드는 대서양 너머 저 멀리 북아프리카 사막에서 뉴스를 접했다. 그 소리는 사막 끝까지 메아리쳤다, 라고 그는 훗날 회고했다.”

여기서의 ‘회고’는 피츠제럴드의 에세이에 적힌 문장입니다. 1936년에 출간된 연작 에세이 『재즈 시대의 메아리』에는 “재즈 시대의 몰락과 젊은 날 뉴욕 시에 대해 품었던 환상, 작가로서의 고민, 즉 그가 자신의 작품에서 다루었던 문제들인 물질의 추구, 활기와 열정의 쇠퇴, 너무 일찍 성공한 사람이 겪는 문제를 다룬 글”들이 담겨 있습니다. 몇 년쯤 전에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고 나서 피츠제럴드의 에세이를 찾아봤는데, 당시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꽤 실려 있구나’ 한 채로 넘겼다가 아직 출간되지 않은 그의 소설이 있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떠올랐던 것입니다.

그다음 회의에서는 마음산책의 편집자가 영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천재작가 토마스 울프와 명편집자 맥스 퍼킨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지니어스>에는 이런 장면이 있지요. 미국의 모든 출판사에서 거절당한 원고를 알아봐준 맥스와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당신이 고치라는 대목은 전부 고치겠다”던 토마스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인사가 된 후에는 “맥스가 내 작품을 변형시켰다”며 화를 냅니다. 그러자 맥스의 불만을 들은 스콧 피츠제럴드가 이런 얘기를 하죠. “맥스는 다들 외면할 때 자네를 믿어준 유일한 사람이야. 본인이 쓴 글도 아닌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어. 자네도 언젠가 지금의 자리에서 내려오겠지. 기나긴 고통의 시간일 거야. 내가 알아. 그 시간을 함께해 줄 친구한테 왜 상처를 주나.” 이 영화에서는 비중이 그리 높지 않지만 피츠제럴드와 맥스 퍼킨스의 관계도 만만찮게 드라마틱합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오고간 편지는 책으로 출간되었지요.

일련의 이야기를 두서없이 나누던 우리는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모두들 스콧 피츠제럴드를 좋아하고 그의 책을 직접 만들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거, 콘셉트로는 꽤 그럴듯하지 않은가 하고 퍼뜩 생각했어요. 큰 매듭이 풀리자 그다음은 빠르게 결정되었습니다. 마음산책+북스피어+은행나무의 합동 프로젝트 제2탄은 ‘한 작가의 소설, 산문, 편지를 동시 출간함으로써 다채로움을 조명해 보자!’는 것이 콘셉트이며 시리즈명은 ‘웬일이니! 피츠제럴드’로 하자는 데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지요.

당연히 판형과 디자인을 통일하자는 데도 합의했는데 특별한 방식이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그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데일리라이크’와 콜라보로 진행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세 명의 편집자가 다함께 ‘데일리라이크’의 본사가 있는 대구로 내려가 대표와 협상한 끝에 승낙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마음산책+북스피어+은행나무+데일리라이크까지 네 군데 조직의 연합인 셈이네요.

최근 몇 년 동안 이런저런 이벤트를 하며 종종 떠올리는 구절이 있습니다. 기타다 히로미쓰가 『앞으로의 책방』에서 한 말이에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책 같은 건 읽지 않아도 즐겁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책을 읽는다고 배가 부르지는 않습니다. 보통 책을 읽지 않는 사람에게 책의 매력을 아무리 설명해도 책에 흥미를 갖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책이 있어 읽어보니 재미있더라’는 체험을 한 적이 없다면 책의 세계에 깊게 발을 들일 수 없겠죠. 때문에 책방의 역할은 그 ‘최초의 한 권’과의 만남을 좀 더 매력적으로 연출하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매력적인 연출’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방식을 한마디로 설명해 주는 것 같기도 했고요. 이런 연출, 앞으로도 꾸준히 해보려고 합니다. 모쪼록 즐겨주시길.

마음산책 편집자, 은행나무의 편집자를 대신하여
북스피어 편집자 드림.


목차


1부
1장 앤서니 패치 13
2장 세이렌의 초상 48
3장 키스의 권위 104

2부
1장 빛을 발하는 시간 177
2장 향연 253
3장 부서진 류트 342

3부
1장 문명의 문제 405
2장 미학의 문제 463
3장 문제없어! 520

저자소개

저자: 스콧 피츠제럴드
1896년 9월 24일 미국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났다.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하고,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군대에 들어가 육군 소위로 임관되었다. 제대 후 광고 회사에 취직하지만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파혼당했다. 이후 직장을 그만두고 글쓰기에 몰두한 끝에 자전적 소설인 『낙원의 이쪽』(1920)을 발표하면서 비평가와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작품의 성공으로 경제적 여유와 인기를 얻은 피츠제럴드는 약혼을 취소했던 젤더와 결혼한 뒤 호화로운 생활을 하면서 사교계 생활에 빠져들었다.
처녀작이 크게 성공하자 그 여세를 몰아 『말괄량이와 철인』『아름답게 저주된 것』『재즈 시대의 이야기』등을 쓴다. 그 중에서 출판 당시부터 오늘날까지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1925년에 발표한 『위대한 개츠비』였고, 할리우드를 다룬 『최후의 대군』도 상당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 후 자신은 술에 탐닉하고 아내 젤더는 신경쇠약 증세를 일으켜 입원하면서 피츠제럴드는 불행한 시기를 보내게 된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의 대표작 중 하나가 된 『밤은 부드러워』(1933)를 발표하였으나 상업적으로 실패하고 만다. 작품의 연이은 실패와 이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젤더의 병으로 절망에 빠진 피츠제럴드는 회복 불가능한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으나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는 등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말년에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집필하는 작업을 했는데 유명한 작품으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있다. 그의 사후에 친구 윌슨과 에드먼드의 편집으로 그 작품과 유고집이 출판되었다. 1935년까지 네 권의 단편집을 출간하였으며 무수한 잡지에 실린 그의 단편은 총 160여 편에 이른다. 1940년 『마지막 거물』을 집필하던 중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미국의 ‘잃어버린 세대’를 대변하는 대표적 작가로 자리매김해왔다. 그의 대표작 『위대한 개츠비』가 출간되었을 때 그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도 잃어버린 세대들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이 되는 시기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인 일명 재즈시대라고 불리는 1920년대로 미국은 급격한 산업화와 전쟁의 승리로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얻었지만 전쟁의 참화를 직접·간접으로 체험한 젊은이들은 자신의 삶에 환멸을 느끼고 새로운 것을 찾아 프랑스로 떠났다. ‘잃어버린 세대’는 바로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 작품은 미국의 1920년대를 대표하는 문학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제 1차 세계대전 직후의 미국의 사회상을 실감나게 묘사한 수작이라 평가받고 있다. 미국 중서부 노스다코다 주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개츠비는 대단한 야심가로 입신 출세를 꿈꾼다.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그는 대위로 임관되어 참전하였고, 테일러 기지에 주둔하던 중 교양 있는 상류층 여인 데이지 데이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어느 날 그는 해외로 파병되었고, 종전 후 한시라도 빨리 귀향하려고 했으나 무슨 착오가 있었는지 옥스퍼드로 파견된다. 개츠비가 돌아오지 않아 초조해하던 데이지는 한시바삐 생활이 안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시카고 출신의 부호와 결혼해버린다. 주인공 개츠비는 가난하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여인에게 버림받고 오로지 부자가 되기 위해 청춘을 전부 바친다. 그러나 끝내 그녀의 진정한 사랑을 받아보지 못하고 허망하게 죽고 만다. 이러한 개츠비의 비극적인 생애를 묘사한 이 작품은, 제1차 세계대전 후의 미국사회를 무대로 미국인들의 꿈이 일그러지고 붕괴되어 가는 모습을 놀라운 시적감각으로 보여준다. 
 

도서소개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1800-7327
교환/반품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11 1층 / (주)북채널 / 전화 : 1800-7327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