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형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은 종로 5가에서였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욱 푸근한 이미지를 가진 그는 마치 우리가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던 것처럼 나를 친근하게 대해주었다. 그날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의 4강을 확정해준 축구공에 얽힌 에피소드다. 경기가 끝나면 축구공은 그 경기의 주심이 기념으로 가져가는 것이 관례인데, 어린 시절부터 4만 여점의 축구 물품을 수집해온 ‘축구수집가’로서 그는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축구공을 외국에 두고싶지 않았다. 사비를 털어 이집트까지 날아가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그 영광스런 축구공을 찾아오게 되었다. 누군가 22억을 주고 사겠다는 제안마저 거절했다는 그 축구공은 지금 이재형 작가가 가장 애착을 갖는 수집품 중 하나라고 한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그의 말투와 표정에서 축구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헤어지면서 그는 여러 번 뒤돌아보며 나에게 인사했다. 그의 그러한 모습에서 왠지 모를 먹먹함을 지울 수 없었다. ‘대한민국 축구수집가’ 이재형 작가의 축구에 대한 열정에는 어쩌면 일정량의 ‘눈물’이 몇 방울 스며 들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이상한 생각이 드는 저녁이었다.
그로부터 몇 개월이 지나고 『축구수집가의 보물창고』의 편집을 시작했다. 이미 월간 『샘터』에 무려 5년간이나 연재 되었던 이 원고는, 재미를 넘어서 그야말로 축구를 통한 감동스토리에 더 가까웠다. 책에는 그의 수집품을 사진으로 첨부하여 소개하였다. 축구의 열성적인 팬이 아닌 나에게도 이 사진들은 정말이지 가슴을 뜨겁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펠레, 메시, 차범근, 박지성 등의 이야기는 편집자의 눈에도 흥미진진하게 읽혔다. 독자들에게 이 책이 어떻게 다가갈지는 아직 미지수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올 여름 최고의 책이 되지 않을까 자부한다. 아무쪼록 이 책이 며칠 뒤면 드디어 서점에서 독자들과 만나게 된다고 하니 너무 설렌다.
추천평
축구에 미친 사람,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