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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틴카의 조금 특별한 꼬리

카틴카의 조금 특별한 꼬리

  • 주디스커
  • |
  • 웅진주니어
  • |
  • 2018-06-25 출간
  • |
  • 32페이지
  • |
  • 227 X 288 X 8 mm /424g
  • |
  • ISBN 978890122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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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주디스 커만이 구현할 수 있는 곱디 고운 판타지
주디스 커의 판타지는 곱다. 색연필로 꼼꼼히 채색한 파스텔톤의 그림과 몽글몽글 피어 오르는 환상적인 분위기도 물론 그렇지만, 그 안에 담긴 작가의 시선 역시 꽃처럼 산뜻하고 아름답다. 아흔을 넘긴 작가가 그동안 선보인 그림책들 역시, 한결같이 참 고왔다.
대표작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에서는 뜬금없이 등장한 호랑이를 푸짐하게 대접하느라 온 가족이 외식을 한다. <모그> 시리즈의 고양이는 끊임없이 사고를 치지만, 모든 가족은 의기소침해진 모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갑자기 호랑이가 나타나 온 음식을 먹어 치우고, 하늘을 나는 법을 깜박 잊어버린 고양이 모그는 여기저기서 말썽을 부리지만 그 판타지를 실현시키는 작가의 시선은 언제나 따스하고 정겹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또한 그렇다.
겹겹이 정성스레 칠해진 색연필의 질감처럼, 삶의 경험을 차곡차곡 정성스레 쌓아 올린 작가의 판타지는 최근작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아흔이 넘은 나이에 출간한 <누가 상상이나 할까요?>를 보자. 할머니와 그의 남편 헨리는 이별 후 재회하는 공간에서 그 어느 때보다 멋진 시간을 보낸다.
생전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행복하게 다시 누리는 노년의 부부, 바로 주디스 커만이 그려낼 수 있는 판타지다. <카틴카의 조금 특별한 꼬리>에서도 멋진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늦은 밤, 어딘가 홀려 이끌리듯 따라간 곳에는 카틴카가 있다.
우스꽝스러웠던 갈색 꼬리는 어느새 금빛으로 반짝이고, 카틴카가 꼬리를 우아하게 한 번 흔들자 모두가 공중에 떠오른다. 반짝이는 별빛 사이로 할머니와 동물들은 둥글게 유영하며 행복을 만끽하고, 평소 죽은 쥐 밖에 잡지 못하던 카틴카도 능숙한 솜씨로 달에 사는 쥐를 잡아 먹는다.
상상의 세계에서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역시나 아름답고 다정하게 펼쳐지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카틴카의 꼬리에 여전히 붙어 있는 금빛 가루를 보여 주며 상상의 여운을 현실에까지 가져오는 것도 잊지 않는다. 어쩌면 오늘 밤에 또 다시 마법을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흐뭇한 기대는 덤이다.
주디스 커의 판타지는 곱고 따뜻하다. 한 올 한 올 정성스럽게 짜인 스웨터처럼 마음을 포근하게 데워 준다. 작가 특유의 건강한 판타지가 녹아 있는 작품으로, 올바른 상상의 방식을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일상을 공유하는 동반자처럼,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이 묻어 있는 그림책
<카틴카의 조금 특별한 꼬리>에는 할머니와 카틴카가 공유하는 하루 일상이 담백하게 드러난다.
둘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아침을 맞이하고, 털을 빗어 주고, 식사를 한다. 함께 장을 보러 나섰다가 사이좋게 장바구니를 펼쳐 보기도 하고, 다시 저녁 식사를 한다. 이전 그림책에서 일생을 함께 해로했던 반려자 헨리를 그려냈던 주디스 커는 그 자리에 반려묘를 놓아 두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서로를 아주 정중하게 배려해 준다는 점이다. 꼬리가 소중한 고양이를 위해 빗질을 멈춰주는 할머니, 마트에 가 있는 동안 자연스레 숲에서 노는 카틴카, 혹시나 민망할까 고양이가 잡아온 죽은 쥐를 몰래 버리는 할머니, 혹시나 외로울까 장바구니를 펼칠 때 함께하는 카틴카.
둘의 호흡은 핑퐁처럼 자연스럽게 페이지를 오간다. 규칙적인 그 호흡을 함께하다 보면, 독자 또한 마음이 평온해진다.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 <모그> 시리즈 등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주디스 커는 37년만의 공백을 깨고 다시 그림책 창작의 자리에 섰다. <카틴카의 조금 특별한 꼬리>는 <행복해라, 물개> <누가 상상이나 할까요?> 이후 벌써 세 번째 작품이다.
남편과 사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2015년 BBC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주디스 커는 이런 말을 했다.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아마도 조금 더 슬퍼졌을 거예요.”
창작 자체를 다시 생의 동반자로 삼은 주디스 커. 예술은 어느새 그녀의 일상으로 깊숙이 자리잡았을 터다. 그래서일까,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천진했던 그녀의 작품은 한층 더 편안하고 자연스러워졌다. 일상을 함께하는 존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그 자세가 짙게 묻어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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