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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

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

  • 허만하
  • |
  • 최측의농간
  • |
  • 2016-08-12 출간
  • |
  • 344페이지
  • |
  • 127 X 189 X 18 mm /300g
  • |
  • ISBN 979119561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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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풍경의 시인 허만하

여기 독자들의 감성의 지평을 뒤흔들어 놓을 산문집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타협 없는 -그러나 그 타협 없음의 성격과 방향이 일률인 측면이 강한- 개성을 무기로 고군분투 중인 젊은 시인들과 그들에게 찬사를 보내는 문단의 목소리는 아마도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을 것이다, 라고 시인 허만하의 산문집『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를 읽는 독자들은 생각하게 될지 모른다. 1999년, 허만하 시인은 본인의 두 번째 시집으로 한국시협상을 비롯한 다수의 상을 휩쓸었고 문단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 모았다. 솔출판사에서는 문제의 그 시집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1999, 솔출판사)의 출간 이후 거의 매년 그의 시집과 산문집을 간행하였다. 그는 마치 그동안의 오랜 침묵의 한을 풀 듯 시와 산문을 넘나들며 내면에 축적 되어 있던 시적인 것들을 쉬지 않고 풀어놓았다. 이 책『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는 두 번째 시집 상재에 힘입어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시인이 쓰고 다듬어 왔던 산문들을 정리하여 출간되었던 산문집이다.

각각의 산문들이 길지 않은 호흡으로 실려 있지만 어느 한 편을 붙잡고 들어가더라도 오래 오래 곱씹게 된다. 그는 시(時)를 존재와 언어의 틈을 메우는 것이라고 쓴 바 있는데, 그의 산문 또한 자신의 진술에 충실하다. 시가 요구하는 정도에 근접한 사유와 상상력의 여백이 획득되고 있는 것이다. 시인 김종길의 설명을 빌리자면 “이 시인의 경우 그의 시와 산문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는 없어 보인다.” 자신이 보고 듣고 생각하여 알거나 상상하게 된 것-대체로 구체와 추상의 혼합-을 적절한 언어와 정확한 인용으로 타인에게 드러내는 쓰기의 탁월함이 구현되는 하나의 독특한 방식이 시인 허만하의 산문을 통해 구체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칠십 년대 중반에서 이천년까지의 시간 가운데서 골고루 선택된 글들은 예술의 실존적 의미에 대한 탐구가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 책에는 시 쓰듯 오래 다듬고 숙고한 여백 있는 호흡의 글이 가득하다.

병리학자, 허만하

병리학이란 질병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병적 상태의 세포, 조직, 그리고 기관들의 구조적, 생화학적, 그리고 기능적 변화를 연구한다. 환자에서 나타나는 증상 및 징후徵候가 왜 그리고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설명하고, 임상적 치료와 간호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며 모든 의학 분야의 과학적 초석이 된다. 그는 열정적인 병리학자였다. ‘관찰과 분석’은 따라서 시인의 시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산문에 있어서도 중요한 뼈대가 되고 있다. 인문학자 김우창이 그의 시세계를 설명하면서 “즉물적 객관성”이라고 칭했던 특수한 시적 인식의 기반 - 과학적(혹은 건조한) 어조로 종종 쓰여지는 그의 사유와 감상의 편린들은 평생 병리학자로서도 뜨거운 학문적 열정으로 몰입하였던 그의 삶의 특수한 토대 위에서 형성된 것이다.
다음과 같은 구절들에 그의 그런 면모가 스며있다.

“달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에게 추석일 수도 있고 먼 고향일 수도 있고 또 밀물 썰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허상이라는 사실을 과학적인 인식은 가르쳐주고 있다. 달이란 27일 7시간 43분 11초 만에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지름이 3,476km인 위성이다. 아니 그 표면은 지구의 현무암과 거의 비슷한 성분을 가진 원소의 집결에 불과하다.

과학적 세계관이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저 가을벌레 소리도 어떤 값의 파장(波長)으로 환원시켰다. 달밤을 날아가는 목이 긴 철새의 비상을 역학(力學)이란 방정식으로 분해해버렸다. 숨져가는 동생의 손을 잡고 울고 있는 나를 무수한 분자와 원자로 해체시켰다.”

“지구의 모습을 지구 밖에서 최초로 바라보았던 사람은 가가린이다. 소련의 우주선 보스토크가 지구의 둘레를 돌기 시작했던 1961년의 일이고 가가린 소령은 그 우주선의 외로운 탑승자였다. 나는 그때 그가 이야기한 말을 상당한 충격과 함께 받아들였다.

하늘은 캄캄하고 지구는 푸르다. 그리고 그것은 한없이 아름답다 - 이것이 2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나의 기억에 싱싱한 연두빛으로 살아 있는 그의 말이다. 그는 시를 쓰지 않는 시인이었는지 모른다. 나는 소련이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을 우주 공간에 띄웠다는 사실에는 그렇게 놀라지 않았다. 그러나 지구가 한없이 아름다운 푸른 빛깔이란 사실에 놀랐던 것이다.”

병리학 연구에 몰두하듯 시적인 것의 근원에 대한 탐구를 밀고 나가는 시인의 모습을 살피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커다란 감동적 부분들 중의 하나일 것이다.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르네상스인

그는 신라의 기와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학식을 지니고 있다. 70년대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하여 공동 집필, 출간된 한국건축사대계의 ‘신라의 기화’ 편에서 그는 고고학자와 같은 전문성을 드러내며 9편의 글(편수로는 가장 많다)을 상재하기도 하였다. 기와를 다룬 글을 통해서 우리는 그의 동양학(역사, 철학, 고고학 등), 혹은 동양 예술에 대한 깊은 조예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글쓰기가 놀랍게 펼쳐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기와에 대한 탐구를 비롯하여 이 책에서 이루어지는 독특한 관심사들의 맺어짐과 이어짐은 그의 어학 실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유년에 한학을 공부하였던 그는 이 산문집에서 한시와 고사를 포함한 한문으로 쓰인 고전 문헌들을 직접 발췌하고 인용한다. 그는 불어와 영어에도 일가견이 있어서 아직 번역되지 않은 서구의 주요한 인문 텍스트들과 시편들을 직접 원전 번역 및 인용한다. 일제를 경험하였던 그는 물론 일본어에도 능하여 우리에게는 생소한 일본의 시인들과 비평가들의 글 토막까지 직접 번역 인용하기도 한다. 그는 그가 바라보는 풍경들을 세심하고 따뜻하게 관찰하지만 분석적 인식 또한 수평적으로 함께 한다.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그는 릴케와 세잔, 고흐, 모딜리아니 등과 같은 예술가들과 메를로-퐁티, 데리다, 사르트르, 비트겐슈타인 등과 같은 철학자들의 행간을 자유롭게 가로지르고 있다. 멀게는 최치원에서부터 그가 삶을 다하여 흠모해온 시인 청마 유치환까지 그가 아우르는 시인들과 화가, 사상가들의 폭은 넓고 깊다. 그는 그러나 그것들을 모르는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방식으로 쓰지는 않는다. 글쓰기에 있어 적확한 인용과 정확한 표현의 어려움 같은 것은 이 책에서 매끄럽게 극복되고 있다. 그의 동서고금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학자로서의 독특한 세계 인식이 겹쳐지면서 글쓰기의 황홀한 지평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

이 산문집에는 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다양한 연대의 글들이 집성되어 있다. 시인은 이후에도 왕성하게 시와 산문을 발표함과 동시에 단행본으로 출간하였는데 이 책처럼 다양한 연대가 공존하고 있는 책은 드물다. 이 책을 순서대로 읽어나가다 보면 그래서 마침내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첫 번째 시집 이후 정확히 30년 만에 두 번째 시집을 냈던 시인이 그 30년이란 시간 동안 시적인 것의 광맥을 탐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광부가 석탄을 캐듯, 쉬지 않고 속세의 여기저기에 아무렇게나 - 그러나 은밀하게- 널브러져 있던 시(詩)적인 것의 편린들을 캐고 주워 담았다. 그 긴 시간 동안 그는 보는 법을 다시 배우고 있었던 것이다.
산문집『 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는 그의 두 번째 시집만큼은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시인들, 화가들(허만하 시인이 즐겨 쓰는 화가(畵家)라는 명칭을 따라) 뿐만 아니라 그들과 그들이 창조해내는 작품들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이 책이 커다란 울림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 허만하는 잊혀져가고 있는지 모른다. 맥락을 알 수 없는 과잉의 주관이 넘실거리는 지금의 문(文)판에서 그의 시와 산문에는 여전히 놀라운 광채가 번득인다. 그는 손쉬운 서정의 유혹에 굴복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쓰기는 냉혹하다. 바로 그 냉혹의 어떤 부분들이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뒤흔들 것이다.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는 낙타의 비유는 시인으로 태어난 - 혹은 태어날- 자의 은유로서도 읽힌다.

우리(최측의농간)는 열병처럼 허만하의 글쓰기에 신음하였고 탄복하였다. 때로는 그의 산문의 구절들이 그의 시의 어떤 구절들보다도 더욱 시적으로 읽혔다. 이 책의 초판 서문에 시인은, 책 엮는 일은 글이 시의 결을 가지는 문체에 이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면서도 가을의 유혹에 항복하여 기다림을 저버린다고 썼다. 그로부터 16년이 흘렀다. 그가 말했던 기다림은 이제 진정으로 맺혀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이번 출간을 통해 이 아름다운 산문집이 눈 밝은 독자들에게 더 많이 발견되길 기원해본다.


목차


책머리에

1부 풍경

낙타의 물 냄새 16
풍경에 대하여 22
피흘리는 풍경 32
시에 관한 단상 진하에 대한 단상 44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릴케와 벤샨 50
고와古瓦의 상상력 60
가릉빈가 66
연꽃과 거북의 민화 72
로마 기행 78
감나무 마을 84
나무를 찾아 길 위에 선다 92

2부 정신의 섬

꽃과 P 시의 언어학 100
이미지의 족보 쉬르리얼리즘 시와 그림 110
김춘수와 천사의 궁둥이 자국 120
천인과 천사 134
새의 상징 142
해시계의 천사 154
에드거 앨런 포 산책 리치먼드 회상 166
브람스와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뉴잉글랜드의 봄 176
정신의 섬을 잇는 보이지 않는 선 데리다의 『입장들』 주변 188
이미지ㆍ수직성 그리고 몸 196
촛불의 시학 210
은유와 죽음의 시적 근거 224
참호 밖의 꽃과 가슴 안의 꽃 나의 첫 시집에 대하여 236

3부 시인의 뒷모습

6월에 바라본 한 시인의 뒷모습 244
조그마한 지적 고고학 시집 『조선미朝鮮美』의 저자에 대하여 252
시인 권환의 김해 평야 264
달빛 속의 기석 280
벽산의 대 290
차와의 인연 의제 허백련 화백과의 만남 296
월광리 절터와 우수의 태자 302
눈을 감고 있는 초상화 이인성 유사遺事 312
박수근과 경주 계림 322
해운대 바다를 찾던 날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소감 328

신판 특별 수록
끝없는 시의 길 위에서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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