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각본을 쓰고 영화를 찍고 그리고 소설을 썼습니다.
찍는 행위보다 어쩌면 저는 글쓰기를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행기, 작업실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짬짬이 손으로 쓴 소설입니다.
영화에 담지 못한 주인공들의 목소리도 소설의 언어로 담았습니다.
여러분께는 ‘영화⇒소설⇒영화’의 순서를 추천합니다.”
_고레에다 히로카즈 출간 기념 인터뷰에서
2018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소설로 만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가족미학
영화 <환상의 빛>으로 데뷔한 이래 <그리고 아버지가 되었다><걸어도 걸어도><태풍이 지나가고><바닷마을 다이어리> 등 다종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스크린에 담아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10년의 고민을 녹여 최신작 <좀도둑 가족>(국내 개봉 제목: 어느 가족)을 발표했다. 릴리 프랭키, 안도 사쿠라, 기키 기린 등 명품 배우들의 열연과 고레에다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완성된 <좀도둑 가족>은 제71회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일본에서만 300만 관객이라는 성적을 거두며 작품성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영화를 찍는 일 못지않게 글쓰기도 즐긴다는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 <좀도둑 가족>을 직접 소설화한 영화소설 《좀도둑 가족》을 발표했다. 소설은 일본 출간 10일 만에 10만 부가 판매되며 각종 도서차트 1위에 올라 극장가에 이어 서점가에서도 ‘고레에다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에 미처 그리지 못한 가족의 비밀과 결정적 순간의 디테일들을 담은 소설 《좀도둑 가족》은 고레에다 감독만의 애틋한 가족미학을 더욱 선명하게 설파한다.
소설만이 전할 수 있는 또 다른 감동, 더 자세해진 서사…
그들이 훔친 것은, 함께한 시간이었다.
도쿄 도심에서 살짝 벗어난 동북쪽 동네, 고층맨션으로 둘러싸인 오래된 단층 목조주택. 여기 어느 가족이 살고 있다. 옆자리 파친코 구슬을 천연덕스럽게 훔치는 할머니, 할머니 연금을 축내며 좀도둑질을 일삼는 아버지, 세탁공장에서 손님 옷 주머니를 뒤지는 어머니, 가슴을 흔들며 연애를 파는 어머니의 이복동생, 아버지에게 진지하게 좀도둑질을 배우는 아들 그리고 어느 겨울날 우연히 쇼타네 집에 온 작은 소녀……. 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애틋한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 세상은 그들이 진짜 가족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좀도둑 가족’은 가난하지만 불행하지 않고, 아슬아슬한 삶 속에서도 웃음으로 서로를 보듬는다. 가족을 넘어 ‘인연’을 말하는, 여름을 닮은 소설!
<등장인물 소개>
-할머니/하쓰에(78)
“나를 뜯어먹을 수 있으면 어디 그렇게들 해봐.”
-아버지/오사무(47)
“오늘 추운데 일은 쉴까봐. 마침 벨트도 안 보이고.”
-어머니/노부요(36)
“우리, 선택받은 건가? 가족도 자기가 고르는 편이 강력하겠지? 정 같은 거 말이야.”
-어머니의 이복동생/아키(21)
“할머니는 나에 대해 뭐든 안다니까.”
-아들/쇼타(11)
“학교는 집에서 공부 못하는 애들이나 다니는 거야.”
-막내/유리(5)
“새 옷은 됐어. 옷 사주면 나 때릴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