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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터 호른의 그림자

  • 이언스미스
  • |
  • 하루재클럽
  • |
  • 2018-07-23 출간
  • |
  • 740페이지
  • |
  • 148 X 225 mm
  • |
  • ISBN 9791196249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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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판각공이자 저술가이며 등반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탐험가
에드워드 윔퍼의 생애를 조명하다

1865년 에드워드 윔퍼는 마터호른을 초등했다. 하지만 이 승리는 하산 중에 일어난 비극적인 사고로 씻을 수 없는 오명과 가눌 수 없는 슬픔을 남겼다. 윔퍼는 그 후로 관심을 북극으로 돌려 북서부 그린란드로 두 차례 모험적인 원정을 감행했다. 이후 에콰도르에서 윔퍼는 안데스 고봉들을 오르고 활화산 테두리에서 야영을 하면서 원정등반에 대한 기준을 확립했다.
윔퍼가 직접 판각한 판화와 처음 공개되는 사진을 풍부하게 넣은 이 전기는 70년 만에 처음 나오는 것으로, 세계 곳곳에 있는 기록보관소를 통해, 또 윔퍼의 후손을 통해 새로 발굴한 자료를 바탕으로 등반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이 런던 출신 수공업 장인의 생애를 좀 더 입체적으로 조명하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이다.
이 책은 윔퍼의 업적에 대한 새로운 평가와 더불어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목할 만한, 윔퍼의 가족 이야기와 짧은 결혼 생활도 다루었다. 이 책에서 처음 공개되는 윔퍼의 일기와 노트는 그의 건조하고 자기 비하적인 유머 감각도 보여주지만, 그린란드인들과 에콰도르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도 보여준다.

[책속으로 추가]
브로켄 현상
윔퍼는 평범한 기행문을 쓰지 않았다. 예술가적 감각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야기 속에 담긴 통속적 요소를 끄집어내 서사를 흡인력 있고 비극적인 결론으로 끌고 갔다. 세부적인 내용, 사건과 등장인물은 모두 글쓴이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에 맞게 취사선택되었다. 사고 직후에 브로켄 현상으로 추정되는 환영을 보았다는 부분은 그가 이야기에 극적 분위기를 가미하기 위해 사건을 선택한 전형적인 본보기라 할 수 있다. 표지 삽화에는 윔퍼와 타우그발더 부자가 구름 속에서 호弧 안쪽에 세 개의 십자가 모양이 비치는 “외경심을 자아내는 광경”에 압도된 모습이 담겨 있다. 윔퍼는 당시에는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미처 이 현상을 자세히 관찰할 겨를이 없었지만, 런던으로 돌아온 후에는 기상국의 헨리 스콧을 만나 이 희귀 현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50년 후에 타우그발더는 환영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했지만, 윔퍼가 없는 것을 만들어냈을 리는 없어 보인다. 윔퍼가 일종의 브로켄 현상을 본 것은 명백하며, 이 사건을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서사 속에 집어넣은 것뿐이다.---p.350

북극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에 오르다
윔퍼가 ‘켈레르팅가우이트Kelertingouit’라고 지칭한 이 봉우리의 높이는 약 2,000미터였다. 등반 과정은 매우 고생스러웠으며, 정상 부근에서는 거의 네 발로 기어야 했다. 윔퍼는 서빈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등반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저는 이것이 북극 지역에서 지금까지 인간이 오른 가장 높은 산이라고 믿습니다. 출발하기 전에는 과연 정상에 접근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습니다. 정상 근처에 현무암 기둥 두 개가 떡 하니 버티고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 구간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습니다만, 아주 아찔한 구간도 한 번 있었습니다.---p.390~391

해발 2만 피트
침보라소 정상에는 두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어느 것이 더 높은지 알지 못했던 윔퍼와 카렐 형제는 거리가 더 가까운 서봉으로 올라갔다. 시간은 이미 정오가 된 터라 두꺼운 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설원에는 발이 푹푹 빠지는 깊은 눈이 가득 쌓여 있었다. 지난 며칠간 내린 굳지 않은 눈에 세 사람은 거의 파묻힐 지경이었다. 앞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방법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눈을 다진 다음 그 위로 기어가는 것뿐이었다. 발밑에 단단한 것은 아무것도 밟히지 않았다. 윔퍼는 깊이를 알 수 없는 크레바스 밀집지대에 들어섰을까 봐 겁을 집어먹었지만, 다행히 단지 굳지 않은 눈인 것으로 밝혀졌다. 간신히 첫 번째 정상에 도달하고 보니 멀리 있는 동봉이 더 높았다. 윔퍼는 카렐 형제에게 돌아가도 좋다고 말했으나, 카렐 형제는 악전고투를 계속해 주봉인 동봉까지 나아가, 오후 5시경에 에콰도르 최고봉에 발자국을 찍었다. 이것은 유럽인이 최초로 등정한 6,000미터가 넘는 봉우리였다. 물론 기록으로도 인간이 최초로 올라간 고도가 분명했다. 정상까지 오르는 데 총 11시간이 걸리다 보니 해가 지기 전까지는 1시간 반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영하 10도의 혹한을 견디며 윔퍼는 장 앙투안 카렐이 나무통에 넣어 등에 메고 올라온 수은 기압계를 삼각대에 세운 뒤에, 배를 깔고 엎드려 침보라소의 정확한 고도를 알려줄 눈금을 읽었다.---p.468

사라우쿠에 오르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지만, 구름이 높아지자 유력한 등반선이 모습을 드러냈다. 일행은 두 번째 막영지를 지나쳐 곧 빙하 구간에 도달했다. 그곳에서부터는 로프를 묶고 나침반으로 방향을 잡았다. 돌아올 때 길잡이로 삼을 수 있도록 눈 속에 대나무 줄기를 박으며 이동한 것은 곧 신의 한 수로 밝혀졌다. 정상은 “지붕 꼭대기처럼 뾰족한” 좁은 아레트였으며 “한 치 앞도 헤아릴 수 없는 짙은 안개”가 전망을 다 가리고 있었지만, 사방으로 내리뻗은 빙하는 볼 수 있었다. 그들은 등정자 명단을 적어 넣은 유리병을 정상에 묻었는데, 이 유리병은 1955년에 제2등이 달성될 때까지는 누구의 눈에도 띈 적이 없었을 것이다. 윔퍼가 측정한 사라우쿠의 높이는 4,724미터였으므로, 사라우쿠에 있는 빙하는 에콰도르에서 목격한 가장 낮은 고도에 있는 빙하였다.---p.493

윔퍼의 곤충도감
출판업자들 사이에서 ‘윔퍼의 곤충도감’으로 통용되던 『추가 부록』은 마침내 1891년 말에 본책보다 먼저 세상에 나왔다. 부록의 속표지에는 다음과 같은 라틴어 잠언이 인용되어 있다. “견디기 힘든 것일수록 달콤한 추억이 된다.” 헨리 베이츠는 이 부록을 위해 긴 서문을 썼지만 안타깝게도 1892년 3월에 존 머리가 펴내는 『안데스 여행기』의 완성본을 보지 못하고 2월에 세상을 떠났기에, 윔퍼가 서평자 중의 한 사람이기를 바랐던 그의 서평은 나올 수 없었다. 책이 출간되자 아주 후한 서평이 쏟아졌는데, 『더 타임스』에 실린 서평은 다음과 같이 칭찬 일색이었다.#
윔퍼 씨만큼 다재다능한 여행가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는 예술가이자 예리한 과학 관찰자이고, 훌륭한 수집가이자 대담한 등반가이며, 그 길을 먼저 간 사람은 물론 자기 자신에게까지 가차 없는 비판을 하는 비평가인 데다가, 가장 건조한 농담을 구사하는 해학가이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재담가이다. … 이 책은 확실히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었다.---p.535~536

나는 그곳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해 9월, 윔퍼는 16년 만에 알프스를 다시 찾았다. 오랫동안 자주 다니던 곳에 들르는 것 외에 다른 특별한 계획은 없었다. 윔퍼는 체르마트에 도착해 몬테로사 호텔에 여장을 푼 후에 혼자서 마터호른 맞은편에 있는 츠무트 계곡을 따라 산책했다. 1865년에 등반을 함께했던 프란츠 비너와 함께 오르기 쉬우면서도 전망이 훌륭한 메텔호른Mettelhorn 정상에 다녀온 후에 이번에는 비너의 두 아들까지 데리고 회른리 능선에 세웠던 막영지를 찾아보기 위해 마터호른으로 향했다.
“1874년에 가본 후로 처음이었는데도 나는 그곳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바위에 새겼던 이름의 머리글자가 없어져서 다시 새겨 넣었다. 텐트를 쳤던 자리는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p.557

인생의 무상함과 기억의 영원함
겨우 스물다섯 살에 마터호른의 비좁은 정상에 두 발을 딛고 섰을 때 윔퍼는 자신이 세계를 정복했음을 실감했을 것이다. 그 순간 그 자리에 오르려고 고군분투했던 5년의 세월을 돌이켜보았을 테고, 이미 승리를 쟁취한 알프스 봉우리들을 발아래로 내려다보았을 것이다. 1시간 후에 일어날 대참사에도 불구하고 『알프스 등반기』는 정상에 오른 그 순간 젊음의 역동과 노력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청년 시절 윔퍼
는 도서 삽화가로서, 등반가로서, 또 극지 탐험가로서 무한한 야망을 품었다.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그린란드에서 놀라운 성취를 이루겠다는 꿈이 점차 희미해질수록 윔퍼의 마음속에서 마터호른은 그가 이룩한 다른 성취들을 점점 더 무색하게 만들며 윔퍼의 내면 깊숙이 파고들었다. 『알프스 등반기』의 마지막 문장을 썼을 때 그는 앞날이 창창한 20대 후반의 청년이었지만, 이 문장은 인생의 무상함과 기억의 영원함을 감동적으로 환기시켰다.#
최근에 있었던 슬픈 기억이 여전히 내 주위를 맴돌며 이따금 떠도는 안개처럼 부유하면서 햇빛을 가리고 행복했던 추억을 차갑게 일깨운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기쁨도 있었고, 되새길 엄두조차 내지 못할 만큼 커다란 슬픔도 있었다. 이런 감정들을 담아 말하건대, 산에 오르고 싶다면 오르되 용기와 체력은 신중함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점과 한순간의 불찰이 일생의 행복을 망칠 수도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p.649~650


목차


감사의 말씀

1부 · 알프스
1 그의 산
2 가문의 분열과 램버스 그리고 목판화
3 윔퍼 군은 맡은 일을 너무나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4 생애 첫 알프스 여행길
5 역대 추락사고 중에서 가장 멋진 생환
6 우리밖에는 아무도 본 적이 없는 경치가 눈앞에 펼쳐졌다
7 어떻게든 내려는 가겠어요
8 마터호른 초등은 눈부신 성공이 될 수 있었다
9 그 이름마저도 증오합니다

2부 · 북극
10 원대한 목표는 내륙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11 모닥불마저 내 희망과 함께 꺼져버렸다
12 식물화석과 바다표범 선지수프
13 한낱 여가 여행의 기록
14 저는 북극 지역에서 저보다 … 더 높이 오른 사람은 없다고 믿습니다

3부 · 아메리카 대륙
15 마터호른 사진 촬영과 트로이 유적 그리고 프랑스 학자들
16 해발 2만 피트
17 그 일대는 온통 음산한 습지인 데다 그칠 줄 모르는 비가 계속 쏟아졌어요 481
18 윔퍼의 곤충도감
19 나는 그곳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20 신세계의 새로운 놀이터
21 우리 아기는 훌쩍이지 않고 크게 웁니다
옮긴이의 글
후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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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이언 스미스
케임브리지대학교 피터하우스칼리지에서 미술사를 전공했으며 사서로 일하고 있다. 영국산악회 회원으로 마터호른을 포함해 에드워드 윔퍼가 초등한 봉우리들을 직접 올랐다. 에드워드 윔퍼가 런던에서 1855년부터 1859년까지 쓴 첫 번째 일기를 편집해 『등반가의 도제 생활The apprenticeship of a mountaineer』이라는 책을 펴냈다. 런던 남부 출신으로 현재 케닝턴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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