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7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태어나 프로이트의 촉망받는 제자로, 유망한 정신분석가로 이름을 떨쳤던 빌헬름 라이히는 1957년 가을, 펜실베니아의 연방교도소에서 세상을 떠났다. 오르곤 에너지 축적기를 배포한 혐의로 구속되어 수감생활을 시작한지 2년 만의 일이었다.
극명하게 명암을 달리하는 두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프로이트의 총아로 유망한 정신분석학자로 얼마든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을 살 수 있었던 한 인물이, 사이비 과학자로 낙인찍혀 학회와, 공산당에서 마침내는 세상에서 추방당하기까지의 과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빌헬름 라이히의 제자이자 동료로 그를 옆에서 지켜본 마이런 섀라프는 이 책에서 세상의 극단적 평가에 가려진 라이히의 학문적 열의, 삶의 대한 열정을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비논리와 모순으로 가득해 보이는 그의 연구세계를 이룬 정신적 기초가 '개인의 자유에 대한 정치적 만족'에 있었음을 이야기하며, 그간 섹스광쯤으로 치부되어온 라이히를 새롭게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