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를 보면, 거의 날마다 과학기술과 관련된 사회·윤리적 쟁점들이 보도되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질환, 가습기 살균제와 라돈 침대 사건, 햄버거 파동과 같은 먹거리 문제, 노후한 원자력 발전소로 인한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 공장이나 실험실에서의 유해 화학물질 유출 등 정말 다양하다. 지나친 개발과 이윤창출 위주의 패러다임은 이와 같은 쟁점들을 지속적으로 생산해 내고 있으며, 이 사회에서 가장 근본적인 인간과 환경의 가치를 잊게 한다.
그렇다면, 과학기술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 우리는 학교과학을 잘 이수한 학생이 사회에 진출해서도 과학기술과 관련된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합리적으로 의사결정하며, 문제해결을 위한 실천에 참여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한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진정한 시민은 과학기술관련 쟁점들에 대한 논쟁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논쟁에 관한 다양한 입장을 고려하여 자신만이 아닌 세계의 안녕을 위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행동을 할 수 있는 실천적인 인재를 의미한다. 지금이 그러한 인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책에서는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윤리적 쟁점들을 ‘과학기술관련 사회쟁점’(Socioscientific Issues, SSI)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이러한 쟁점을 교실 수업으로 끌어 들여 학생들이 합리적이고 책임감 있게 의사결정하고 실천할 수 있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을 ‘SSI 교육’이라 정의한다. SSI 교육은 시민들의 과학적 소양을 높이기 위해 진행되었던 과학 대중화나 과학문화 운동과 유사한 맥락이다. 학교교육에서는 STS 교육이라는 용어로 오랫동안 강조되어 왔다. 그러나 SSI 교육은 과학기술의 본성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과학기술관련 쟁점들에 대해 공감하고 함께 해결해나가고자 하는 시민으로서의 역량과 인성의 함양, 그리고 책임 있는 실천을 더욱 강조한다.
국내에 SSI 교육이 소개된 지 약 10여 년이 지났다. 그러나 그 용어가 아직까지 많은 교육자들에게 생소하다. 이 책은 인간과 환경의 본질적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참여하고자 하는 교육자들이 SSI 교육을 이해하고 실행하는 데 작은 도움이나마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집필되었다. 필자가 10여 년간 수집했던 자료들과 동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얻은 결과들을 사례로 제시하면서 내용을 구성하였다.
이 책은 크게 여섯 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