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힘들게 하는 그놈의 성교육!
엄마를 힘들게 하는 그놈의 성교육,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리나라 학부모의 80%가 자녀 성교육 방법을 모르는 충격적 현실에 응답하는 책이자 혼자서 끙끙 앓는 엄마들의 성교육 고민에 응답하는 책이다. 소아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아이의 행복을 위한다면 부모가 직접 성교육에 나설 것을, 유아기부터 일찍 시작할 것을, 그리고 더 솔직하고 더 적나라해질 것을 당부한다. 최근 우리 사회를 달군 미투(#Me too), 페미니즘 등의 영향으로 최근에는 작은 성폭력에도 민감해지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아무래도 가해자이기 쉬운 남자아이를 둔 부모라면 더욱 각별히 성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남자아이들이 잠재적 성범죄의 위험에서 빠져나오려면 어린 시절부터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아야 한다. 여학생들을 위해서는 10대 임신과 성병 감염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게 ‘열린 성교육’으로 가르쳐야 한다. 아이들이 각종 유혹과 욕망을 다스리며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소중한 책무인 것이다.
부모들은 부정하고 싶겠지만 전 세계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가장 영향을 끼치는 키워드는 ‘인터넷’과 ‘섹스’다. 그런데도 과거의 보수적 관념에 사로잡혀있는 부모들은 아이의 성 발달이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된다고 생가하며 아이의 성교육을 방치 혹은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은 조숙한 신체 발달과 함께 건강한 성적 발달을 방해하는 지나치게 자극적인 환경 속에 놓여 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성적인 혼란과 함께 성폭행이나 불법촬영(몰카) 범죄 같은 성범죄의 위험 속에서 자라고 있다. 성에 대한 올바른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부모가 적극적으로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가르쳐야 한다. 아이의 성교육에 무지한 부모라면 이 책을 읽고 지금 당장 아이와 성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나누자. 아이의 학교 성적이나 정서 발달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성교육임을 자각해야 한다.
성교육은 일찍, 적나라하게 해야 한다!
이 책은 우선 왜 유아기부터 성교육이 시작되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남녀 신체부위의 차이를 가르칠 것을 강조한다. “왜 나는 앉아서 오줌 을 누고 오빠는 서서 눠?” “나는 왜 고추가 없어?”라고 질문할 때 아직은 어리다는 이유로 대답을 외면하거나 추상적으로 말하면 안 된다. 아이에게 남녀 신체 차이를 차근차근 알려주자. 성에 관한 궁금한 질문을 할 때가 가장 좋은 성교육의 기회다. “그런 짓 하면 고추 떨어진다.” “여자는 얌전해야 한다.” 등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언행도 삼가야 한다. 부모들이 아이의 성정체성에 대해 항상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내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도 중요한 성교육이다.
또한 이 책은 성적인 호기심과 모험심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사춘기 시기에 부모가 알아야 할 다양한 사춘기 성과 관련된 문제점과 해결책을 보여주고 있다. 10대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들이 각종 유혹과 욕망을 다스리며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 부모들은 사춘기 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사춘기는 위험한 성적 모험을 하고 싶은 질풍노도의 시기다. 이런 모험을 통제하는 것은 아이들이 스스로 하는 것보다는 부모의 지지와 통제가 크게 도움이 된다. 아이 앞에서 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왠지 쑥스럽다는 이유로 외면하거나 대충 말하면 안 된다. 자위행위, 연애, 음란물, 섹스, 임신 등에 대해 적나라하게 대화하자. 올바른 성교육을 받을 10대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더욱 솔직하고 적나라한 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책속으로 추가]
특히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빠 없는 아이를 낳아 미혼모가 되는 10대 소녀의 경우에는 남자아이에 비해 더욱 심각한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남자친구도 10대인 경우가 많아 가정을 꾸리기 어렵고, 결국 10대 미혼모의 부모가 아이의 실질적인 부모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 처음에는 좋은 부모가 되어보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가정을 꾸릴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고 아빠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한 남자친구는 새로운 애인을 찾아가는 경우도 흔한 사례입니다. 이런 경우 10대 임산부는 실연까지 당하게 되어 이중의 고통을 겪게 됩니다. 현재 10대 임산부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대개는 가출한 미혼모 신분으로 지내고, 산전 진찰을 제대로 받지 못해 산모와 태아의 건강이 위험에 처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부모와 주변 사람들의 축복을 받지 못한 임신으로 인해 산전관리를 부실하게 받고 태어난 아기는 체중 미달이거나 발달이 지연되는 경우도 흔한 일입니다. _p.196~197
청소년기에는 모든 것이 크게 보입니다. 사소한 일에도 심하게 자극되어 감정의 기복을 타게 되는 것이 사춘기의 특징입니다. 이런 감정기복과 충동성은 쉽게 연예인을 상대로 사랑에 빠지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사춘기 로맨스’에 대해 뇌 과학자들이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초경이 또래보다 일찍 시작된 여자아이들은 겉으로는 성숙해 보이지만 자신의 사랑의 감정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뇌는 미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감정 혼란을 더 극단적으로 겪게 됩니다. 12~13세 여자아이들이 이른 사랑의 감정을 경험하면 우울증에 빠질 확률도 높아집니다. 뇌 과학자들은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를 뇌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격렬하고 소용돌이치는 감정 변화와 성적인 충동성은 급격하게 발달하는 데 비해 경험을 통해 합리적인 판단력을 키워주는 전두엽의 발달은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나이보다 성숙한 몸과 미숙한 뇌의 불일치가 아이들의 설익은 첫사랑과 우울증을 부채질하는 것입니다. _p.204~205
하버드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인 주디스 허먼은 1992년 책 『트라우마로부터의 치유』에서 성범죄 피해자인 소녀들을 상담하며 보고들은 것을 낱낱이 밝히면서 미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성폭행 가해자의 70~80%가 바로 가족이나 이웃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사
람들이 들여다보기 힘들어하고, 가려져있던 아동 성범죄의 맨얼굴을 보여준 것입니다. 주디스 허먼은 성범죄 피해아동이 경험하는 심리적 고통은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이 겪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보다 더 참혹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자라서 수치심과 죄책감으로 자살하지 않고 사고로 위장된 죽음을 피해 살아남은 것은 전쟁에서 살아남은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생존자’라고 불렀습니다. 그럼 우리나라에서는 과연 친족 성폭력이 일어나지 않는 것
일까요, 아니면 밝혀지지 않는 것일까요? 친딸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사건들이 끊임없이 드러나는 것을 보면 우리는 불편하지만 엄연한 진실에 대해 애써 눈감아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_p.218
C는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한 후 친척집에 보내졌습니다. 몇 년 뒤에 다시 엄마와 지내게 되었지만, 일하는 엄마에게 혼자 지내기 무섭다는 투정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엄마가 나를 또 다시 버리지 않을까 걱정되었기 때문입니다. C는 결혼 후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가 학교에서 받은 정서행동발달검사에서 우울증으로 판정받을 때까지 자신에게도 우울증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냈습니다. 엄마가 자신의 과거 기억에 사로잡혀 우울해하고, 아이의 감정을 잘 읽지 못하면 아이와 원활한 감정소통이 안 되어 아이는 자신감 없고 무기력한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괜찮아, 넌 나쁜 아이가 아니야.” 이런 생각은 부모가 자신에게 먼저 해야 합니다. 트라우마 치료의 시작은 자신의 상처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는 자신의 과거 아픈 경험과 육아를 분리시킬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엄마가 우울한데 아이를 어떻게 잘 기를 수 있을까요? 부모 자격 시험을 치룰 수는 없지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존중하는 법부터 배워야 합니다. _p.230
부모에게 사랑을 듬뿍 받은 아이와 학대받은 아이는 뇌 크기가 다릅니다. 사랑을 받은 아이의 뇌는 더 크고 잘 발달되어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의 뇌는 더 작고 어두운 부분이 많습니다. 영유아기에 받은 상처로 인해 뇌 발달에 문제가 생기면 아이의 지능 발달이 늦어질 뿐 아니라 자라서 성인이 되면 폭력 범죄에 연루되기 쉽습니다. 마약중독과 우울증 같은 정신 질환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폭력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부당하게 피해를 입은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분노에 차있고, 때로 공격적이며 분노조절의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 아이들은 자라서 폭력 가해자가 되거나 폭력 피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학대를 당한 남자아이의 경우 폭력 가해자가 되기 쉽고, 여자아이의 경우 폭력 피해자가 되기 쉽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딸의 경우 어린 시절 엄마가 아빠에게 맞는 것을 보고 자라서 “나는 절대 아빠와 같은 사람과 결혼 안 할 거야”라고 결심해도 막상 결혼할 때는 좋은 사람 다 물리치고 아내를 때리는 남자를 무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_p.238
1970년대 초에 양성평등운동이 시작되자 남자와 여자는 똑같이 행동하고 생각한다는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자와 남자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의사소통을 하는 방식과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그리고 감정을 처리하고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식도 남녀의 차이가 분명히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서로 다르게 진화해온 뇌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그러면 실제로 남자와 여자의 뇌 구조는 어떻게 다를까요? 최근 많은 연구에서 남녀의 뇌 구조에 분명한 차이가 있음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남자들은 평균적으로 여자들보다 학습 능력이나 업무수행 능력이 우수하고, 여자들은 문제해결 능력과 멀티태스킹 능력이 남자보다 탁월하게 나타났습니다. 남녀의 뇌 구조는 모양이나 기능이 다르다기보다는 뇌의 피질들끼리 연결해주는 뇌 신경섬유의 배선구조가 확연하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남자의 뇌는 우뇌 또는 좌뇌의 신경망이 독립적으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 반면에 여자의 뇌는 서로 다른 뇌, 즉 우뇌와 좌뇌 간의 연결이 매우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_p.246~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