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서도 서로 아프게 하는 관계
엄마와 딸, 그 깊고 질긴 관계에 대하여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던 엄마와 다시 함께 살게 되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알코올과 애인들에 빠져 자신에게 무심했던 엄마였다면. 더욱이 자신에게 한창 감수성 예민한 10대 딸까지 있는 상황이라면. 《엄마, 나 그때 너무 힘들었어》는 《굴드의 피아노》의 저자 케이티 해프너가, 동거인과 헤어져 갑작스럽게 한집에 살게 된 어머니와 감수성 예민한 열여섯 살 딸과 살면서 겪은 일상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듯하게 써 내려간 에세이다.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낭만적인 생각을 걷어낸, 엄마와 딸의 깊고 질긴 관계를 들여다보게 한다.
엄마, 딸 그리고 나
세 모녀 이야기
저자는 언니와 어린 시절을 힘겹게 보냈다. 이혼 후 엄마가 알코올에, 애인들에게 빠져 지냈기 때문이다. 평범하지 않은 엄마 밑에서 자란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일흔일곱이 된 그 엄마와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 사별 후 딸과 단 둘이 살던 저자는 오랜 고민 끝에 엄마를 집으로 모셔 온다. 자신과 어머니, 딸 세 모녀가 함께 살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린 시절 저자는 한곳에 오래 정착한 적이 없다. 엄마에게 애인이 생길 때마다 옮겨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폭음으로 엄마가 몇날며칠 침실 밖으로 나오지 않을 땐 자신을 자책했다. 왠지 자기 탓인 것 같아서. 저자는 평생을 이런 엄마처럼 살지 않기 위해 애썼고, 엄마를 ‘극복’했다고 확신했다. 그건 엄마를 어느 정도 용서했다는 의미기도 했다. 하지만 엄마와 함께 살면서 끔찍했던 지난 일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내 마음속에는 늘 어머니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내가 세상에서 무엇보다 간절하게 원한 것은 어머니의 관심이었다. 나는 계략을 짜고 요구했다. 계획을 세우고 조르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제 막 손에 잡았다고 생각했을 때 어머니는 빠져나가곤 했다.
4쪽, ‘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