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세계적 조류는 제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산업사회의 변화로 인한 역
동성이 모든 사회 부문을 휘감고 있다. 지식의 세계에서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드리워져 있고, 교육의 세계에서는 지식을 전달하는 방법의
혁신이 종래 중요하게 생각했던 교육의 목표와 내용의 구성을 견인하고 있다. 기술
의 진보가 단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인지되던 시대의 교육의 과정에서 기술
은 단지 방법적 도구에 불과했지만 이제 더 이상 그 누구도 기술을 도구로 취급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이에 따라 기술 만능주의가 펼쳐지기도 하고, 방법지가 각 분야
의 혁신을 주도하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인공지능시대에 과학적 기술은 지식의
내용에 대한 단순한 전달을 넘어 지식 결합 방식의 다변화를 통한 융합적 지식의 창
출을 도모하는 것을 용이하게 한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 고착된 지식 중심의 전달을
강조했던 교직교육은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현재의 교직교육이 이러한 시대의
흐름과 요청에 얼마나 부합하고 있는지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국내의 가장 큰 변화를 추동하고 있는 흐름은 저 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절
대 감소이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감지된 저 출산의 경향은 그동안 역대 정부의
인구정책 소홀로 급기야 2018년에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1.0명 이하의 출산율을 보
일 위기에 처해 있다. 2018년은 고등학교 졸업자 수가 대학입학정원에 못 미치는 학
령인구 역전의 원년이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이고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것
이 더 큰 문제이다. 학령인구의 감소는 교육체제 전반에 심각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
다. 대학은 구조조정을 통해 정원감축과 아울러 맞춤형 교육과 진로 서비스를 통해 귀중한 국가의 인재를 길러내야 할 책무가 시대적 사명이 될 것이다. 초중등교육은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배움의 길로 인도하여 창의 교육을 통해 창조적 시민이 될
수 있도록 주력해야 한다. 말 그대로 교육의 구조와 내용 그리고 방법에 이르기까지
교육시스템 전반의 변혁이 요구된다. 교사양성을 목표로 하는 교직교육은 이러한 교
육체제 변화의 시대에 얼마나 예측가능한 미래적응적 교육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여전히 개발시대에 교사의 가르침과 직무수행에 초점을 맞춘 교직교육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교직교육의 본령은 교사가 학교에서 수행하는 학생교육과 지도 그리고 분장 사
무와 보직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능(혹은 기예)을 미리 이해하게 하고
준비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과연 우리의 교직교육은 기능(기예)보다는
지식을, 실천적 준비보다는 지식적 이해를 중시한 것은 아닌지 반성과 성찰이 필요
하다. 학교 현장과 유리된 지식에 대한 이해 중심의 교직교육은 진공상태의 교육과
다름 아니다. 철저하게 현장과 연계된 실천적 지식이 내용을 구성하고, 문제해결중심
의 교육방법을 통해 좀 더 현장과 친밀한 교육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특히, 교직교
과로서 ‘교육행정 및 교육경영’은 교사가 학교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일상적인 업무와 예외적으로 발생하는 사건 ․ 사고에 이르기까지 교범과 매뉴얼
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과가 행정적 지식과 경영적 노하우의
일방통행적 전수에 그친다면 교직교육 본령의 위반이고, 교수자 성찰이 없는 일상화
의 나태함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상과 같이 세 가지 중요한 흐름에 부합하는 교직교육의 실천으로서 ‘교육행정
및 교육경영’ 교과가 운영될 수 있도록 교육내용이 구성되고, 그것이 방법적으로 실
천될 수 있도록 할 때 교직교육의 본령에 도달할 수 있다는 가정이 본서의 출발점이
다. 이를 위해서 먼저 우리가 다짐해야 할 것은 교육적 관행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바탕으로 새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부응하고 ‘교육행정 및 교육경영’의 현장적합성
을 제고하는 선도적 역할을 해야겠다는 각오와 책임의식을 갖는 것이다. 이는 ‘학교
중심의 교육행정 및 교육경영’이라는 제목을 초판에 부기할 때 부처 필진들 간의 세
미나 협의를 통해 이미 부과되었다.
그로부터 어느덧 4년이 흘러 교육환경의 역동적인 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생겼고,
정권의 변화에 따라 정책 및 제도의
변화가 야기되어 이를 업데이트 할 필요도 발생하였다. 본 개정판은 이러한 필진들
의 각오와 책임의식 그리고 역동적인 환경변화 수용의 통합적 필요의 산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의 의식과 실천적 노력이 개정판을 통해 완성되
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지속적인 노력과 반성을 통해 좀 더 교직교육의 본령에 가까
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 필진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우리는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의 자세로 학교가 중심이 되는 ‘교육행정 및
교육경영’ 교직교육을 기본적으로 견지하고, 교육환경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수용하
고 반영하여 상황적응적으로 채택하는 방식으로 교직교육의 본령적 지평을 유지해나
가고자 한다. 본 개정판이 이러한 다짐과 소망의 부분적인 성과물로 인정받으면 좋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끝으로, 이 개정판이 출간되기까지 각 장의 필진들이 보여준 관심과 노력에 감사
드린다. ‘안암교육행정학연구회’라는 학문공동체에서 교육행정학의 문제의식을 공유
하고, 발전을 위한 여러 담론들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는 학술모임체의 구성원이기
도 한 우리 필진은 학문탐구의 동지이자 서로를 권면하는 자극제이기도 하다. 우리
의 이러한 노력은 지성과 감성의 교합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 개정판이
출간되기까지 지속적으로 격려와 지원을 해준 박영사 임직원과 담당자인 배근하 선생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18년 8월
저자들을 대표하여 신현석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