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에 양말을 싣고 파는 상인을 지나가는 길에 마주쳤습니다. ‘양말 몇 켤레 사두어야지’하는 생각을 이전부터 하고 있던 터라 반가운 마음에 이것저것 덥석 집어듭니다. 덕분에 부족한 듯 했었던 양말은 옷장에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외출할 때마다 ‘뭘 신어야 하지?’와 같은 이전에 하지 않았던 고민을 하게 되더군요. 단지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서 양말을 넉넉히 사둔 것 뿐인데, 쌓여있는 양말을 볼 때마다 생각지 않았던 고민으로 하루에 소모하는 시간이 생겨버린 것입니다.
“선생님, 한국사 문제를 풀고 싶은데 어떤 걸 풀면 되나요?”
한국사 강의를 하며 학생들을 상담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입니다. 수험생들은 한국사 이론을 학습하면서도 문제를 통해 실력을 확인하고 싶은데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시중에는 기출문제집도, 모의고사 문제집도, 각종 문제 학습 자료도 넘치고 넘칩니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은 정보가 없어서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와 자료 때문에 오히려 혼란을 겪습니다. ‘그럼 대체 뭘 풀어야 하지? 전부 다 풀어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한데...’
“탕수육은 부먹인가요, 찍먹인가요?”라는 질문에 한 유명인은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깁니다. “그런거 고민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먹어라.” 수험생이라면 한국사 문제 어떤 것을 풀어야 할지 고민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보고 한 문제라도 더 풀어야 합니다. 문제 선별의 고민은 강사가 하는 것이지 수험생의 몫이 아닙니다.
임진석 객관식 한국사 600제는 단순한 기출문제와 모의고사의 나열이 아닌 수험에 적합한 문제를 선별하여 진도별로 엮은 수험서입니다. ‘수험에 적합’하다는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기본서를 통해 학습한 이론을 실전 문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출제 예상 포인트를 수험생들이 충분히 학습할 수 있는 문제를 구성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기본서와의 구성, 해설 등의 높은 연관성을 추구하였습니다.
둘째, 실전과의 유사성입니다. 실제 공무원 시험에 출제되는 양질의 문제를 선별하였습니다. 공무원 문제라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닙니다. 단순 암기로 풀 수 있는 단답식 문제는 되도록 배제하였고, 실제 빈도가 높거나 출제가 유력한 질 높은 문제로 채워 넣었습니다.
셋째, 문제 해설의 간결함과 가독성을 추구하였습니다. 이는 임진석 한국사 기본서에서도 지향하였던 부분입니다. 장황한 설명으로 분량만 늘이는 교재를 지양하면서도 핵심 키워드의 파악을 통해 가독성이 확보되는 목표를 지향한 수험서입니다.
임진석 객관식 한국사 600제는 다음과 같이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1
본 교재는 진도별 기출 및 모의고사 수험서입니다. 따라서 한국사 이론을 진도별로 복습하기에 최적화된 교재입니다. 기본서의 내용을 최소 3회독 이상 한 후에 이를 다시금 복습하는 용도로 모의고사 문제집을 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중요도가 높은 문제를 먼저 풀어보시길 바랍니다. 문제 별로 중요도를 표시하였는데, 이를 통해 출제 빈도를 파악하는 작업을 병행하는 것이 요구됩니다. 빈출 문제를 파악하는 과정은 실제 시험을 어느 정도 예상하면서 시험장에 갈 수 있다는 심리적 무기가 됩니다.
3
높은 난이도 문제는 관련 한국사 이론을 체계적으로 다시 정리하는 문제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3회독 이상을 한 수험생이라면 사실 이미 학습한 내용이지만 종합적 사고를 요하는 통합형 분류사 문제에서 애를 먹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따라서 해당 주제를 한꺼번에 복습하는 과정이 요구됩니다. 예컨대 한국사 전 범위의 정치 조직, 신분제, 토지제도 등 관련 문제의 특정 주제별로 한국사의 전 범위를 파악하려는 복습 방법을 활용하시기 권합니다.
문제 풀이 과정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은 시험 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한 주 한 주, 하루 하루가 지나가는 현실이 두렵고 고통스러워지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려워마세요. 나 뿐만 아니라 나와 같은 준비를 하는 전국의 모든 수험생이 느끼는 심정입니다.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노력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책 출간을 준비하고 해나가는 과정은 막연한 두려움과 고통의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두려움과 고통의 시간은 지나서 이렇게 완성된 교재의 머리말을 쓰고 있으니까요. 그 두려움과 고통을 줄여주고 방향을 안내해주신 월비스 법원직 김동진 교수님, 박태우 대표님, 원성일 실장님께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고통을 극복하면 성장한다는 진리를 깨우쳐가는 올 한해입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한결같은 모습으로 저를 생각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고향의 부모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예쁘게 잘 커주는 저의 천사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2018년 10월
임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