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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르네상스인 석주명

  • 윤용택
  • |
  • 궁리
  • |
  • 2018-10-18 출간
  • |
  • 332페이지
  • |
  • 152 X 224 X 34 mm /606g
  • |
  • ISBN 978895820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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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나비연구를 통해 터득한 관점과 방법론을
제주도 방언연구나 인구조사에 활용하여
학문 융복합의 가능성을 보여주다!

그동안 나비박사로만 알려져 있던 석주명 선생이 ‘제주학의 선구자’이자 ‘에스페란토 운동가’였다는 부분은 왜 널리 잘 알려지지 못했을까? 이는 그동안 학계에서 석주명 선생에 대한 학문적 관심과 연구가 부족한 것도 부분적인 이유가 될 수 있다. 석주명은 이북출신인데다, 대학교수가 아닌 중등학교 교사였기 때문에 그를 이을 학문적 제자가 없었고, 직계가족도 미국에 거주하는 외동딸밖에 없어서 그를 기릴 주체도 없었다. 누이동생인 전통복식학자 석주선이 오빠 석주명의 유고집을 1968년 발간했고, 1985년 이병철의 『석주명 평전』이 나오면서 일반인들이 석주명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도 나비박사 석주명, 즉 세계적인 나비수집가이자 나비학자라는 측면에서만 부각되었다.

에스페란토와 관련해서는 1970년대 초반부터 한국에스페란토협회 차원에서 석주명 선생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강연회를 하였고, 2005년에는 『나비박사 석주명 선생』 문집을 펴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에스페란토에 관심 갖는 이들 많지 않은 편이라 일반인들이 에스페란토 운동가로서 석주명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반면에 제주학의 선구자로서 석주명의 면모는 2000년부터 학술세미나를 꾸준히 이어와 연구결과물이 쌓이고 있고, 지금은 제주도에서 석주명 선생이 제주학의 선구자라는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2003년에는 석주명선생기념비가 세워지고 2007년에는 석주명선생기념사업회가 창립되면서, 제주도에서 석주명 선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석주명은 박사학위를 받은 적이 없다. 그는 정규대학이 아닌 고등농림학교를 나와 중등학교 교사를 지냈다. 하지만 그를 아는 누구든 그를 나비박사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석주명의 평전을 쓴 이병철은 그를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산을 오른 산악인, 한국 최초로 방언사전을 펴낸 국학자, 국제어인 에스페란토 보급에 힘쓴 세계평화주의자, 나비를 쫓아 한반도 곳곳을 누빈 곤충학자, 우리나라에서 시간을 가장 잘 아껴 쓴 사람 등으로 평하고 있다. 석주명은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만돌린과 기타를 잘 쳤고, 제주민요<오돌똑(오돌또기)>을 최초로 채보하기도 하였다.

곤충에서 시작된 석주명의 제주도 연구는 언어, 역사, 문화, 의학, 사회문제 등으로 광범위하게 확장되어 간다. 그의 제주학 연구 성과의 대부분은 제주도 총서와 그의 글모음집인 『석주명 나비채집 20년의 회고록』 속에 결집되어 있다. 그의 학문 전체를 놓고 볼 때, 제주도 연구 이전과 이후는 확연히 다르다. 그가 1943년 4월 제주도에 오기 전까지 그의 연구 대부분은 나비와 관련된 것이다. 그러나 제주도에 머물게 되면서 그의 학문적 연구는 인문사회 분야까지 확장된다. 제주도에 오기 전까지는 한낱 나비연구가이자 곤충학자에 불과했던 그는 제주학 연구를 거치면서 그는 명실상부한 통합학자가 되었다.

석주명이 남긴 제주학 연구자료들은 제주도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가 되었다. 그가 수집하고 기록한 자료들은 제주도 근현대사에서 가장 큰 비극인 제주 4?3 직전의 것들이어서 제주도 자연과 인문사회의 원 모습에 가까운 것들이다. 또한 일제강점기에 한국인에 의해 종합적으로 제주도 연구가 이뤄진 셈인데, 석주명의 제주도 연구는 양과 질에서 일본인 학자들을 압도했을 뿐만 아니라, 반(半)제주인의 입장에서 제주도를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면서 연구했고, 제주학 연구를 한국의 본 모습을 밝히는 국학 연구의 연장으로 보았다.

그리고 자연과학의 방법론을 인문사회 분야에도 적용하는 선례를 남겼다. 즉 나비연구에서 사용하는 통계, 분류, 분석 방법들을 방언연구, 인구조사, 문헌자료 분류 등에서도 응용하고 있다. 그리 본다면 석주명은 이미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학문융합을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학문융합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목차


책을 펴내며

1.석주명의 생애
짧지만 영원한 삶 | 열정의 학창시절 | 찬란한 교사시절 | 나비박사 선생님 | 제주도 박사
빛나는 금자탑 | 나비가 되어 날아가다

2.넓고 깊은 학문세계
팔방미인 학자 | 학문적 토대 | 학문적 업적 | 학문 융복합의 선구자 | 한국의 르네상스인

3.깨어 있는 세계시민
민족주의적 평화주의자 | 지역주의적 세계주의자 | 합리적 인문주의자 | 학문적 자유인

4.제주학의 선구자
석주명과 제주도 총서 | 『제주도 방언집』 | 『제주도의 생명조사서-제주도 인구론』
『제주도 문헌집』 | 『제주도 수필-제주도의 자연과 인문』
『제주도 곤충상』 | 『제주도 자료집』 | 반(半)제주인 석주명

마무리하며
참고문헌
사진 및 지도 출처

| 부록1 | 석주명의 제주 이야기
제주도 나비채집기 | 제주도의 나비 | 제주도의 회상 | 마라도 엘레지
한국의 자태 | 제주도의 식물이름 | 제주도의 새와 곤충 이름 | 제주도의 마을이름
제주어로 읽는 한자

| 부록2 | 석주명 연보
연도별 행적과 학문적 업적 |

저자소개

윤용택 

제주도 서귀포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과학자의 꿈을 키우다가 역사학자 토인비의 영향을 받아 철학도가 되었다. 동국대 철학과에서 ‘붕게(M. Bunge)의 인과론’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계간 《과학사상》 편집주간을 하면서 과학철학과 환경철학에 눈뜨게 되었다. 

이병철의 『석주명 평전』을 읽고, 석주명의 초인적 성실성과 자연과학, 인문학, 사회과학을 아우르고, 지역, 민족, 세계를 넘나드는 열린 정신에 감명받아, 그에 대한 한 편의 글과 한 장의 사진도 소중하게 여기며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제주대 철학과 교수로 부임하면서 제주도의 자연과 문화, 생태환경과 생명평화에도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한국과학철학회 부회장, 제주대탐라문화연구소장, 제주환경운동연합 대표를 지냈으며, 현재 제주학회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제주도 신구간풍속 연구』, 『인과와 자유』, 『학문 융복합의 연구자 석주명』(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R. 카르납의 『과학철학입문』과 C. J. 본템포의 『미네르바의 올빼미』가 있다. ‘가능하면 돈 되지 않고 남들이 손대지 않는 것을 연구하자’는 주의를 고집하면서 실천적 학자의 길을 가고 있다. 

도서소개

나비박사 석주명 탄생 110주년 기념! 

 

천재성과 성실성을 겸비한 나비박사로만 알려졌던 석주명. 

당대의 지식인으로서 제주학의 선구자이자 

 에스페란토 운동가였던 그의 생애와 폭넓은 학문세계를 조명한다! 

 

나비박사 석주명(石宙明, 1908. 10. 17~1950. 10. 6)에 대한 이야기는 초등 국어 교과서에 소개되어 있고, 한국과학기술원 한림원에서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었으며, 한국조폐공사와 우정사업본부에서 그를 기념하는 메달과 우표를 발행했고, 그를 기리는 오페라 <부활?더 골든 데이즈>까지도 공연되었다. 이처럼 오늘날 석주명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저자인 제주대 철학과 윤용택 교수는 이병철의 『석주명 평전』을 읽고, 석주명의 초인적 성실성과 자연과학?인문학?사회과학을 아우르고, 지역?민족?세계를 넘나드는 열린 정신에 감명받았다. 그는 평소 자연과학자도 인문학을 알아야 하고, 인문학자도 자연과학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계간 《과학사상》 일을 하면서 더욱 과학기술과 인문학이 만나야 된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석주명을 연구하면 할수록 그를 나비박사로만 묶어두기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그가 인문?사회?자연 분야를 넘나들면서 지역?민족?세계를 아우르는 열린 생각을 가진 인물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의 삶과 사상을 세상과 공유하고 싶어 이 책을 펴내게 되었다. 

 

석주명은 42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았지만 나비, 제주도, 에스페란토 등과 관련해서 불후의 업적을 남겼다. 그는 우리나라 나비 75만 마리를 수집하고 20여만 마리를 정밀 관찰하여 분류하고, 이름 짓고, 분포도를 만들어 우리 나비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그는 나비채집을 위해 전국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자연환경이 달라지면 동식물 분포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의 방식도 달라지는 것을 알았다. 그는 우리 문화의 본 모습을 알려면 그 원형이 남아 있는 제주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제주의 언어, 문화, 사회, 자연을 연구하여 『제주도 방언집』, 『제주도의 생명조사서-제주도 인구론』 등 여섯 권의 제주도 총서를 남겼으며, 제주도의 가치를 잘 알고 사랑한 나머지 스스로 반(半)제주인이라 하였다. 

 

그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정국혼란기를 살면서 당대의 지식인으로서 우리 민족이 세계시민국가의 당당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노심초사하면서 국학운동을 펼쳤던 민족주의자였다. 그리고 그는 자국민과는 모국어로, 외국인과는 세계평화의 언어이자 세계공통어인 에스페란토로 소통할 것을 주장하면서 교재를 만들고 보급한 에스페란토 초기 운동가이자 세계주의자였다. 

 

그는 자신의 전문인 나비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문사회 분야까지도 아우르는 폭넓은 학문세계를 구축하였고, 지역주의.민족주의.세계주의 어느 한쪽에 매몰되거나 배척하지 않고 서로 받아들여 잘 조화를 이뤘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 두루 능통할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이념이나 관점을 녹여내어 화합하려 하였다. 그러한 그의 학문태도는 학문 융복합의 시대이자 지역과 세계를 아우르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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