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성취한 것은 기적이었다
건국 이후 지난 70년 간 우리 경제가 성취한 것, 그것은 기적이었다. 우리 경제 성공의 기적은 기본적으로 불굴의 정신을 가진 국민들과 지도자들의 합심 노력의 결과이다. 그러나 매 순간을 되돌아보면 도저히 알 수 없는 기적의 힘이 작용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광복 이후 국토분단의 와중에서 자유민주주의의 대한민국이 건국된 것, 광복 이후 좌파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우세한 이념 공간에서 자유민주주의체제와 자유시장경제체제가 국가 정체성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된 것, 건국 후 2년도 안된 시점에서 북한 공산세력의 정복 야욕을 분쇄하여 나라가 보전된 것,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기적을 이루어 원조 받던 나라에서 유일하게 원조 주는 국가로 전환된 것! 이 모든 것들이 논리적·체계적 논의나 노력의 결과라기보다는 무언가 신의 섭리가 작용한 결과인 것만 같다.
본 책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대한민국의 경제정책 70년을 전문가가 아닌 일반 국민을 주된 대상으로 하여 집필된 것이다. 본 책자는 건국 이후 70년 동안 전개된 53개의 사건과 정책을 역대 9명의 대통령을 중심으로 시대별로 해설하고 있다. 개별 주제는 시대를 대표하는 정책과 사건들 중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을 선택했다.
우리 경제는 외형적으로 볼 때 성공의 심벌로 칭송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올수록 크고 작은 문제가 부문마다에 표출되고 있다. 우리 경제 70년 동안 전개된 53개의 사건과 정책들을 개괄하면, 성공을 칭송하기보다는 실패를 비판하는 글이 더 많다. 정부정책의 성공 덕분에 우리 경제가 오늘에 이른 측면도 있다. 그러나 정부정책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우호적 대외여건에 힘입어 오늘의 우리 경제가 탄생하였다.
문제는 앞으로이다. 첫째 대내적 온갖 갈등과 정책실패로 경제의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둘째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의 구조적 변화는 경제는 물론 정치와 사회에 미증유의 충격을 가져와 정책대응을 계속 옥죌 것이다. 셋째 남북 화해가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상황에서 핵 위협 속에 남북대치가 계속되든 화해가 이루어져 통일이 되더라도 엄청난 통일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지는 모두의 큰 관심 사항이다. 넷째 통제를 벗어난 이익집단의 발호 속에 이념 간, 지역 간, 소득계층 간,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되어 가고 있다. 이 모든 제반 여건을 생각하면 우리 경제의 앞날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역사에서 배우고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 국민 다수가 역사를 제대로 모른다면 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 없다. 공자도 “미래를 설계하려면 과거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역사는 결코 비판과 청산의 대상이 아니라 성찰과 교훈의 대상이다. 우리는 역사 앞에 좀 더 겸허해야 하고 역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도자들이 역사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나라의 번영 여부와 정책의 성공 여부는 지도자들의 인기 여부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고 지도자들이 지나간 역사에서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얼마나 인지하고 그 교훈을 거울로 삼느냐에 달려있다.
비록 작은 책자이나 집필진의 정성과 열정으로 쓰여 진 본 책자를 통해 지난 70년 간 우리가 이룬 기적의 역사를 국민들이 이해하고 향후 새로운 도약을 마련하는 지침으로 유용하게 활용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