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학강좌: 행정학강의에 대한 논제와 해설
2016년 1월 다보스 포럼은 새로운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을 선언했다.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 즉 변동성, 불확실성, 복합성, 모호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은 실체를 보거나 만질 수 없어 정책적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아울러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난까지 지구 곳곳을 강타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협력은 현실에서 잘 작동되지 않은 채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의 강도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도 그 예외가 아니다. 열대성 폭염과 더불어 시도 때도 없는 장마와 태풍, 폭우와 폭풍으로 인해 강릉, 속초 등은 물바다가 되고, 시내 곳곳에서 산사태가 일어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여파의 일환으로 곡물, 채소, 과일 등 일반 시민들의 생활 물가는 급등하는 등 국민들의 시름과 피로감은 날로 깊어만 간다.
한편, 사람들은 이제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와 성장일변도의 자본주의 논리에 싫증내고 있다(이것은 선거표심으로도 반영되고 있다). 성장제일주의에 기초한 자본주의의 극심한 폐해 속에서 나타난 양극화 현상, 중산층의 붕괴, 비정규직․중소기업․빈곤층 등 신자유주의의 전 지구적 무한경쟁 속에서 탈락한 패자(敗者)가 우리 사회의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면서, ‘자본주의4.0’이라는 ‘대화와 타협’, ‘소통과 배려’, ‘사랑 나눔’, ‘따뜻한 자본주의’가 강조되는 ‘자본주의4.0’이라는 새로운 성찰적 패러다임이 부상하고 있다.
행정학은 두말할 것도 없이, ‘진공속의 학문’이 아니다. 현실 사회속의 맥락과 상호 소통하는 학문이다. ‘소용돌이의 장’이라는 환경과 현실을 투영하여 새로운 산출로 엮어내는 ‘정상과학’의 학문이다.
현대행정학은 사회와의 교류, 개방체제를 강조한다. 그동안 행정학이 조직, 인사, 재무 등 정부내부의 효율적 관리를 중심으로 엮어졌다면, 현대행정학은 국정거버넌스로서 기업 또는 시민사회와의 소통과 협치를 강조하는 국정관리학이라고 할 수 있다. 관료제의 비능률의 타파하고 새로운 혁신을 창출하는 일 역시 중요한 행정학의 영역임에는 틀림없으나, 개방체제로서의 현대행정학은 행정현상을 보다 민주적으로 해석하는 일, 조직 내부와 외부의 민주성을 증진시키는 일, 시민참여와 정보공개 혹은 행정책임과 행정통제 등을 통해 관료제의 재량을 보다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일, 그리하여 정부관료제의 민주화 뿐만 아니라 정부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 전체의 민주성과 신뢰성, 사회적 자본과 성찰성을 강화시키는 일에 많은 관심이 있다.
그리하여, 본 서에서 주안점을 두는 현대행정학은 다음과 같은 행정학의 근본적 질문을 염두에 두고 집필되었다.
1) 정부 내부 운영의 비능률을 타파하고 정부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조직원리 및 운영방안은 무엇인가?
2) 이를 위해 가장 적합한 조직형태(관료제 vs. 전자정부)는 무엇이며, 관리방안(인사, 조직, 재무, 정보체계)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러한 방안들은 지식정보사회에 부응하기 위해 어떠한 방향으로 진화되어야 하는가?
3) 정부관료제를 민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조직 내부적으로 민주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그리고 조직 외부적으로 시민들의 정책참여를 강화함으로써 신뢰성 및 성찰성을 제고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4) 정부는 어떤 정책 및 행정서비스를 통해 우리 사회를 보다 신뢰받고 성숙한 공동체(신뢰성과 성찰성)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특히 1)과 2)가 행정학의 전통적 효율성 영역이라며, 3)과 4)는 행정학의 또 다른 축으로서의 민주성과 성찰성을 규정하며, 효율성 못지 않게 중히 다루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볼 때, 본서에서 서술하는 현대행정학은 정부의 인사, 조직, 재무, 정보체계 등 정부 내부 운영원리의 효율성 실현을 위해 연구하는 학문인 동시에 시민의 행정통제, 민주주의와 관료제, 전자민주주의, 뉴거버넌스, 사회적 자본 등 정부 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 신뢰성과 성찰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학문이라고 하겠다.
행정학강의를 준비하면서 저자는 이 책에서 특히 다음 사항에 주안점을 두었다.
첫째, 기존에 필자가 저술한 행정학의 제3부에 담긴 내용을 대폭 축소조정하여 행정학 수험생들의 부담을 덜고자 했다. 즉, 행정학 과정에 제시된 인사, 조직, 재무, 정보체계에 충실하는 한편, 현대행정학의 주요이론들은 뉴거버넌스, 신제도주의, 갈등관리, 미래예측과 함께 최근 대두되고 있는 정부4.0, 사회적 자본, 딜레마이론, 시차이론, 성찰적 정책모형에 대해 논의하였다.
둘째, 각장의 시작되는 학습목표에 고시에 자주 출제되는 주요 논제에 대해 지적하는 한편 각장 말미에 그 장과 관련되는 고시출제경향을 서술하고 출제문제에 대한 고득점 핵심 포인트를 정리해두었다. 이를 통해 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행정학 이론을 공부하면서 실제 출제문제와 연결하여 학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셋째, 각장 말미에 각장의 핵심내용을 정리하는 한편 핵심질문을 추가함으로써 학습효과성을 올릴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이는 각장 마다 쉼터를 제공하여 생각해보기/정리해보는 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넷째, 효율성 못지않게 민주성과 성찰성에 대한 강조를 좀 더 일관성 있게 정비하였다. 현대행정이념에서부터 미래의 바람직한 정부상에 이르기까지 민주성, 신뢰성, 성찰성을 강조하였다.
다섯째, 행정이념을 본질적 행정이념과 수단적 행정이념으로 양분하고 이들이 행정관의 변천과 함께 어떠한 강조점의 변화 양상을 보였는지에 대해서 논술하였다. 특히 행정이념과 충돌과 극복이라는 문제를 출제경향과 고득점 핵심 포인트에서 강조하여 서술하였다.
여섯째, 정책이론에서는 정책모형에 대해서 강조하였다. 특히 정책결정모형에서의 합리모형, 점증모형, 만족모형, 혼합탐사모형, 최적모형, Allison모형, 쓰레기통모형과 Kingdon의 정책흐름모형, Sabatier의 ACF모형과 함께 Ostrom의 IAD모형, Birkland의 정책학습모형, Zahariadis의 다중흐름모형(Multiple Stream Model), Schneider, Ingram & deleon의 사회적 구성(Social Construction)모형, 복잡계 모형과 카오스 이론, 성찰적 정책모형 등 정책학의 최신모형에 대해서도 강조하여 서술하였다.
일곱째, 인사이론에서 최근 새정부에서 강조하고 있는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대표관료제, 인사제도의 다양성관리(유연근무제, 가족친화적 편익프로그램, 선택적 복지(맞춤형복지)제도) 등 최신제도 및 동향을 추가 서술하였다. 재무이론에서도 국가예산제도 개혁, 다년도 예산제도, 복식부기 발생주의 회계방식 등에 대한 강조와 함께 고시문제로 출제된 바 있었던 성인지예산제도, 예산국민감시제도, 조세지출예산제도, 예비타당성조사, 예산성과금제도, 총사업비제도 등 최근동향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논술하였다. 특히 성인지예산제도, 예산국민감시제도는 예산의 효율성을 넘어 양성평등 및 재원배분의 합리성을 추구하는 더 큰 개념, 즉 단순한 재정적 효율성을 넘어 민주성, 투명성, 성찰성과 같은 더 큰 개념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여덟째, 공공서비스의 전달에 대해서는 독립적인 장으로 추가하였다. 여기에서는 최근 공공서비스의 개념 및 특징과 함께 공공서비스 전달주체 및 전달방식의 변화에서 정부와 민간의 공동생산 및 공동공급 경향에 대해서 논술하였다. 협력적 거버넌스의 강조와 함께 신공공서비스론, 민영화, 민자조달방식(수익형 민자사업(BTO), 임대형 민자사업(BTL)) 등에 대한 서술이 추가되었다.
마지막으로, 전자정부와 정보체계는 기존의 정보체계를 넘어 전자정부 및 지식정부이론을 추가하였다. 특히 전자정부이론은 스마트 혁명에 기초한 최근동향을 추가하였다. 최근 스마트폰, 모바일기기, 태블릿PC에 기초한 정보서비스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 기반한 소셜네트워크가 융합하면서 진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최근동향과 함께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도 논술하였다. 이는 특히 제14장 현대행정학의 주요이론에서 비교 논의되는 정부4.0과 함께 비교해 보는 것도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본서는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행정학 총론(Overview)에 대해서 논의한다. 행정학이론, 행정의 개념 및 목표, 행정의 동태적 과정, 행정의 주요 변수, 행정이론의 전개, 행정이념 등에 대해서 검토한다.
제2부에서는 동태적 행정과정(Process)에 대해서 논의한다. 국가목표-정책결정-조직화-동작화-환류 및 학습이라는 동태적 과정을 거치면서, 행정인-행정구조-행정환경이라는 3대 행정변수가 상호 역동적으로 교호작용하는 것에 대해서 검토한다. 또한 이 부분에서는 전통적 행정이론에서 다루게 되는 정책, 인사, 조직, 재무, 정보체계, 인간관, 사기, 동기부여, 의사전달, 정책홍보, 리더십, 행정통제 및 행정책임, 행정개혁 및 정부혁신에 대한 주제들을 학습하기로 하되 현대적 의미의 동태성을 고려하여 논의하기로 한다. 아울러 미래의 바람직한 정부상에 대한 검토와 함께 현대행정학의 주요이론을 논의한다. 현대행정학의 주요이론에서는 거버넌스, 신제도주의, 갈등관리, 미래예측과 함께 정부4.0, 사회적 자본, 딜레마이론, 시차이론, 성찰적 정책모형 등 행정학의 최신경향을 중요하게 다루고자 하였다.
첫째, 국가목표에서는 목표의 개념과 기능, 정책의 개념과 기능, 기획의 개념과 기능 등에 대해서 검토한다.
둘째, 정책결정에서는 정책형성, 정책집행, 정책평가, 정책변동 등 정책이론에 대해서 검토한다.
셋째, 조직화 부분에서는 국가목표를 조직화하는 단계로서의 인사, 조직, 재무, 정보체계 등 행정집행 수단적 요소들에 대해서 학습한다.
넷째, 동작화 부분에서는 인간관, 사기, 동기부여, 의사전달, 정책홍보, 변혁적 리더십 등 행정목표를 조직화한 뒤, 이를 실제로 움직이게 하고 동작화 하는 조직의 핵심 요소들에 대해서 학습한다.
다섯째, 환류 및 학습 부분에서는 행정통제, 행정책임, 행정개혁, 정부혁신 등 행정의 동태적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환류하고 통제하는 부분과, 이를 통해 행정이 더 나은 행정조직, 절차, 행태를 갖추기 위한 행정개혁과 정부혁신에 대해서 학습하기로 한다.
여섯째, 미래의 바람직한 정부상에서는 미래 행정의 바람직한 목표 구현을 위한 현대적 제도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먼저 바람직한 정부상으로서 기업가적 정부, 성과중심 정부, 고객중심 정부, 뉴거버넌스 정부를 살펴보고, 미래의 바람직한 정부상에서 요구하는 정부혁신 제도들에 대해서 학습하기로 한다. 이러한 제도에는 규제총량제도․규제영향분석제도 등 규제개혁, 팀제․책임운영기관․총액인건비제도․경력관리제도․고위공무원단제도 등 인사 및 조직관리, 중기재정계획․총액배분자율편성․성과관리제도․디지털예산회계․복식부기-발생주의․산출예산제도․다년도 예산제도 등 예산 및 재무관리, 시민헌장제도․정보공개제도 등 행정서비스 질 향상, PCRM과 정책홍보제도․정책실명제․정책품질관리제도 등 시민사회와의 협치 강화를 위한 제반 정부혁신 제도들을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현대행정의 주요이론에서는 거버넌스, 신제도주의, 갈등관리, 미래예측에 대해서 다루는 한편 정부4.0, 사회적 자본, 딜레마 이론, 시차이론, 성찰적 정책모형 등 행정학의 최신경향을 중요하게 학습하기로 한다. 이어서 요약 및 결론에서는 관점과 시각, 이슈 및 함의에 대해서 정리한다.
행정고시 수험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 책의 공부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저자서문과 제1부 제1장 행정이론의 개관을 숙독하여 이 책의 전체 구성요지와 맥락을 이해하길 권한다. 현대행정학의 구성과 현대행정의 동태적 이해가 반영된 논의의 틀을 통해 이 책의 근저를 관통하는 논리의 흐름과 철학의 맥락을 이해하길 바란다. 이후, 제1부 제3장 현대행정이념을 정독하여 현대행정학을 관통하는 이념의 계보에 대해 파악하길 바란다.
둘째, 이 책의 부와 장마다 소개되는 학습목표와 장 말미에 제시된 요약 및 결론을 발췌하여 숙독하길 권한다. 특히 학습목표에서 제시되는 핵심용어(Key Word)와 요약결론에서 제시되는 논리의 정리(Wrapping Up)를 따로 모아 이해하길 권한다.
셋째, 각장 말미에 제시되는 고시 기출문제와 답안해설의 예시를 통해 답안작성요령을 숙지하는 한편 각장마다 제시되는 이론과 출제문제를 연계해서 학습하길 권한다. 이를 통해 이론과 사례를 연계하고 실전에 대비하는 역량을 비축하길 권한다.
넷째, 제2부 제13장에서 제시되는 미래의 바람직한 정부상을 숙독하여 거시적인 정부 구조와 정책과제들에 대해 파악하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제2부 제14장에서 제시되는 현대행정학의 주요이론을 숙지하여 행정학의 최근동향에 대해서도 정리해 두길 바란다.
이 책을 쓰는데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정신적으로나 학문적으로 많은 가르침과 은혜를 베풀어 주신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의 허범 교수님, 김현구 교수님, 김광식 교수님 그리고 유민봉, 김성태, 박재완, 공동성, 이숙종, 이명석, 김근세, 문상호, 정문기, 박형준, 배수호, 박성민, 조민효, 전희정, 남태우, David O. Kasdan, 정규진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또한, 책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도움을 아끼지 않은 성균관대학교의 이종구, 김태진, 이현철, 서인석, 하민지, 주희진, 조일형, 임다희, 오정민, 이대웅, 손주희, 조동익, 탁성숙, 김세운, 정혜린, 정인호, 이다솔, 김광민, 이주현, 장정연에게 실로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이 책의 출판과정에서 행정학의 출제경향과 이를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책의 편제를 최근경향을 반영하여 새롭게 구성하는데 많은 조언을 해준 정경호 강사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이 책의 출판을 기꺼이 맡아주신 박영사의 안종만 회장님, 세심하게 원고를 숙독하고 좋은 편집을 위해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박영사 편집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18년 10월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연구실에서
권 기 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