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쓰고 그리는
일상의 페미니즘이 시작된다
페미니즘의 시대다. 새로운 관점을 담은 책들이 끊임없이 출간되고 곳곳에서 페미니즘 담론들이 움트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힘입어 여성에 대한 언어와 시선이 분명 달라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그리고 이제 페미니즘은 이론, 사상과 함께 일상으로 들어와야 한다.
페미니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이자벨라 버넬이 직접 그리고 쓴 감각적인 페미니즘 워크북 《페미 다이어리》가 탄생했다. 여성으로서 언제 어디서나 당당해지기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탐구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오랫동안 여성의 몸은 타인과 남성 중심적인 미디어의 시선에 좌우되거나 소비되고 사물에 비교당해 왔다. 그 결과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탐구하고 받아들이기보다 이상화된 몸에 열등의식을 느껴 왔다. 《페미 다이어리》는 여성들이 이 모든 불편한 진실에 맞서 우아하게 투쟁하자고 독려한다. 그 첫걸음이자 핵심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정확히 아는 것이다.
자신의 음모와 가슴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려 본 적이 있는가? 질과 질을 둘러싼 기관들이 얼마나 복잡하고 또 아름다운지 알고 있는가? 이 책은 몸에 대해 직접 쓰고 그리고 탐구해 보면서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선명하게 마주 보도록 돕는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을 회복하게 한다. 때로는 위트 있게,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냉철하게 독자들을 사적이고 일상적인 페미니즘의 영역으로 데리고 가는 책이다.
페미니스트, 그 이미와 아직 사이에 있는
모든 여성을 위한 책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오해와 반감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 여성에 대한 차별에 분명히 반대하고 불합리함을 느끼지만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지는 않고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여성들도 있다. <페미 다이어리>는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태어났다. 저자 이자벨라 버넬은 페미니즘에 대한 이론적인 접근보다는 여성 자신의 몸과 정서에 집중하고 독자가 직접 자신에 대해 쓰고 그리면서 탐구하는 방법을 택했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몸에 대한 자신감을 잃는 것은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잃는 것이다.”라고 했다. <페미 다이어리>에는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독자들은 읽는 것을 넘어 몸에 관해 쓰고 그리면서 여자라는 정체성을 만나고 사랑하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의 몸을 그려 볼 수 있는 페이지들은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오히려 예술적이고 감각적인 그림체와 형식으로 구성되어 교사나 부모들도 아이들과 함께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혼자 해 보는 것도 좋지만 독서 모임이나 공동체에서 함께 나누어 본다면 생각의 틀과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정답은 없다.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발산하며 여성이라는 가능성을 마음껏 펼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