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공영방송 이슈는 가장 뜨거운 감자 중에 하나다.
우리 공영방송은 정치적?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다. 30년 넘게 정치적 민주화가 진전되어 왔다고 하지만 공영방송은 여전히 정치권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공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재원 구조가 구축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때문에 공영방송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오래전부터 수없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공영방송 구조 개편 논의들이 항상 재연되었다. 그렇지만 어떤 정권에서도 공영방송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추진된 적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정파 간 이해득실에 의해 만들어진 왜곡된 공영방송 거버넌스와 불안정한 재원구조가 견고하게 고착되어버린 것이다.
공영방송의 이상과 본질, 실태, 그리고 구조적 문제
신간 [공영방송과 정책갈등]은 황근 교수(선문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가 20년 이상 방송정책을 연구한 결과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이다. 저자는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공영방송 문제의 진원지였고, 또 해결하는 열쇠라 보고있다. 물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여전히 논쟁거리”라고 말한다. 이 책은 공영방송에 대해 전반적인 내용은 물론 수신료 인상 등과 같은 한국 공영방송의 정책갈등도 함께 다루어 한국 공영방송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소하는데 도움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것과 같이 공영방송이 더 이상 국민적 관심사가 아닌 상황에서 공영방송에 대한 논의는 왜 필요할까? 저자는 “공영방송의 영향력은 물론, 재정적으로도 불안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이해득실에서 벗어나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회복하는 올바른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공영방송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우해서는 독립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하는데, 정치적 이해관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 공영방송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공영방송과 관련된 다양한 갈등요인에 대해 지금까지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다루고 있으며, 갈등요인의 근본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점이 특징이다.
저자는 공영방송은 사회적 합의에 기반을 두고 합리적으로 운영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공영방송은 존립근거와 목표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동의 없이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만들어진 형식화된 제도에 기반을 두고 있으므로 거버넌스 뿐만 아니라 재원구조, 편성, 공정성 등 여러 측면에서 갈등이 발생한다고 설명하며, 정상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정치적 이해나 정치논리로부터 벗어나는 탈정치화를 제시하고 있다.
저자 황근 교수는 공영방송에 대한 다양한 논문과 저서를 통해 개별 정책갈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 발표해 왔다. 이 책은 그동안 다루었던 공영방송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전체 공영방송 정책갈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전체를 관통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밝히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출간되었다. 저자는 방송정책을 입안하는 정책입안자, 방송산업을 이끌어가는 방송사업자, 공영방송에 대해 연구하는 커뮤니케이션학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