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보며 “나도 저렇게 말하고 싶다”라고 생각해본 적 있다면, 이 책이 분명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책은 ‘말하기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아나운서가 직접 쓴 말하기에 관한 책이다. 기술적 지식 혹은 뻔한 사례 모음집이 아니라, 오랜 실전 경험으로 얻은 깨달음과 비법을 알려주는 저자 한준호만의 생생한 활용서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고 믿을 만하다. 더불어 글 속에 등장하는 손석희, 김성주 아나운서의 저자를 향한 조언이 반갑고, 국회의원, 스타트업 창업자, 관세 법인 대표, 니콜라스 케이지와의 일화 또한 흥미롭다.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은 삶의 길 위에서 끊임없이 ‘스피치’라는 걸음을 내디딘다. 소수를 대상으로 하는 말하기뿐 아니라, 직업상 다수를 대상으로 연설이나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저자는 언어를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떻게 하면 이 선물을 잘 활용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스피치 한 걸음 한 걸음을 온전하게 내디딜 수 있을까?
언어를 잘 전달하는 방법은
맛있는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과 같다!
저자는 스피치의 과정이 요리하는 과정과 같다고 말한다. 우선 풍부한 재료, 즉 경험과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만들고자 하는 음식의 요리법을 알고 있어야 하듯 스피치를 구성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정성을 담아 요리하듯 진심을 담아 스피치를 준비해야 한다. 저자는 이 책의 1부, 2부, 3부에서 구체적이고 감동적인 일화와 함께 이를 자세히 설명한다.
1부 ‘재료 준비’에서는 스피치의 재료인 경험과 지식을 쌓아 이를 스피치로 연결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경험과 지식을 이미지화하여 뇌 속에 저장하는 시각적 사고와 이를 통한 창의성, 또한 도식화의 기본이 되는 코딩에 관해 말하고, 저자가 경험을 통해 깨달은 면접과 자기소개서 작성의 요령을 이야기한다.
2부 ‘요리법’에서는 구체적인 스피치 기술을 알려준다. 저자는 아나운서 시절의 실전 경험과 국회의원, 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스피치 수업을 통해 쌓아온 비법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녹음된 목소리가 다르게 들리는 이유가 뭔지, 사투리는 고칠 수 있는지, 긴 대본은 어떻게 외워야 하는지, 긴장감은 어떻게 낮출 수 있는지, 시선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낭독은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 등 평소 스피치에 관해 궁금했던 질문들에 하나하나 답해간다. 독자는 이처럼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 속에서 발성법, 호흡법, 시선 처리 방법, 낭독법 등 스피치의 기술을 체계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
3부 ‘요리사의 마음가짐’에서는 언어 전달자로서 가져야 할 자세에 관해 말한다. 화려한 기술로 무장한 요리보다 엄마의 손맛이 담긴 요리가 감동을 전하듯, 마음을 움직이는 스피치 역시 화려한 언변이나 기술보다는 ‘진심’으로 완성된다. MBC를 떠나며 겪은 일들, 어머니와의 일화, 영화와 책 속에서 얻은 생각 등 그동안 한준호를 진정성 있는 전달자로 만들어온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스피치 기술만을 언급하지 않는다. 오히려 저자의 ‘언어에 대한 고민’을 진솔하게 담고 있다. 이 책에는 말을 거창하게, 잘하게 만드는 방법은 없다. 다만 진정성 있는 말하기에 대한 저자만의 비법과 자신감이 녹아 있다. 저자는 “스피치에는 ‘자신다움’이 묻어나야 한다. 그 본질인 전달과 설득은 늘 진정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한준호의 이제는 ‘말할 수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