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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동물원

종이 동물원

  • 켄리우
  • |
  • 황금가지
  • |
  • 2018-11-29 출간
  • |
  • 568페이지
  • |
  • 140 X 209 X 38 mm /609g
  • |
  • ISBN 9791158884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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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마법 같은 엄마의 종이 동물만이 나의 친구였다.”

휴고 상, 네뷸러 상, 세계환상문학상 사상 첫 3관왕 석권 「종이 동물원」 수록,
2017년 로커스 최우수 선집상 수상. 휴고 상 수상작 「모노노아와레」수록.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SF 환상문학 작가 켄 리우의 대표 단편 선집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권위의 휴고 상, 네뷸러 상, 세계환상문학상을 40년만에 첫 동시 수상한 대표작 「종이 동물원」을 비롯하여 SF에서부터 환상문학, 하드보일드, 대체 역사, 전기(傳奇)소설에 이르기까지 켄 리우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작품집이다. 표제작 「종이 동물원」은 어린시절, 선물 포장지를 사용해 종이 동물을 만들고 생명을 불어넣어주던 중국인 어머니와 그 아들에 관한 이야기로, 짧지만 가슴 찡한 감동으로 단숨에 켄 리우를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린 작품이다.
또한 중국계 미국인인 저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동북아시아의 역사적 굵직한 사건들을 SF 환상문학 장르에 녹여낸 작품들도 대거 수록되었는데, 한 과학자 부부가 과거를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면서, 이를 통해 일본군의 731부대의 잔학성을 다큐 형식으로 그려낸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 패망하지 않은 일본이 강제징용을 통해 미국과 해저터널을 잇는다는 대체역사물 「태평양 횡단 터널 약사」, 제주 4.3 사건의 아픈 역사와 닮은 대만 2.28 사건을 소재로 한 「파자점술사」, 문화 대혁명에 대해 다룬 「종이 동물원」, 서양 열강의 경제 침탈을 환상문학과 스팀펑크 장르로 다룬 「즐거운 사냥을 하길」 등 국내 독자들의 정서적 공감대를 끌어낼 여러 단편소설을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개인의 모든 결정을 인공지능이 대신해 주는 디스토피아를 경고하는 「천생연분」, 몰래카메라와 이와 관련된 사건을 추적하는 탐정을 그린 하드보일드 「레귤러」, 인격을 가상현실로 복제하여 체험하는 기계를 소재로 한 「시뮬라크럼」 등 장르적 재미와 완성도를 모두 갖춘 수작들도 수록되어 있다. 총 14편의 중단편 소설로 구성된 『종이 동물원』은 2017년 권위의 로커스 상 최우수 선집상을 수상하였다. 켄 리우는 이 외에도 2015년 중국 SF 작가로는 처음으로 휴고 상을 수상한 류츠신의 『삼체』를 영어로 번역하기도 하는 등 동양과 서양의 SF 교류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에 켄 리우의 장편소설 『민들레 왕조기 1 - 제왕의 위엄』과 『켄 리우 단편 선집 1, 2』권이 차례로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이 단편집은 내게 추억의 맛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는 (문학상 후보작과 수상작이라는 기준을 따르자면) 나의 가장 인기 있는 이야기들뿐 아니라 나 스스로는 자랑스러워하지만 그리 빛을 보지 못한 이야기들도 들어 있다. 내 생각에는 나의 관심사와 집념과 창작 목표를 눈에 선하게 잘 보여 주는 이야기들인 듯싶다.” ⓘ 저자 머리말 중

“이 단편의 제목(동물원을 zoo 대신 menagerie로 쓴 이유)은 실제로 윌리엄스의 희곡 「유리 동물원(The Glass Menagerie)」에 대한 암시입니다. 이야기 속에서 (「유리 동물원」의 등장인물 로라처럼) 한결같이 약하고 여리기만 한 존재로 보이는 어머니가 종이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마음속에 크나큰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분명히 밝혀지기 때문이지요.” ⓘ 일본어판 저자의 말
‘신부로 팔려 가려고 자기 사진을 카탈로그에 싣다니, 뭐 그런 여자가 다 있어?’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내가 세상일을 다 안다고 생각했다. 경멸의 맛은 달콤했다. 와인처럼. ⓘ 「종이 동물원」 중

SF 환상문학과 역사 의식의 접목, 한국인들에게 공감대를 부를 소설들
수록작 중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은 과거의 정보와 기억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해, 731부대의 희생자 유족을 과거로 보내 과거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다큐멘터리 형태로 풀어낸 소설이다. 작중 731부대의 행위를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한편, 관련자의 증언과 일본의 로비, 미국 정치계의 대립 등을 실제처럼 구성하여 네뷸러 상과 휴고 상 수상 후보에 오르기도 할만큼 큰 화제가 되었다. 저자는 코멘트를 통해 수많은 실제 관련자 인터뷰와 기사, 서적, 특히 미국 하원 ‘종군 위안부 관한 하원 결의안 121호’를 의결하기 전에 개최한 청문회를 참고하였다고 밝히면서 731부대의 모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뜻에서 집필했다고 밝힌다. 또한 ‘스스로 가장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는 이야기’라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켄 리우의 단편집이 일본에서 정식 출간될 때 수록되지 않았으며, 중국 역시 공산당에 비판적인 내용이 나오는 곳을 삭제한 불완전 판본으로 출간되었다.
대체역사소설 「태평양 횡단 터널 약사」은 만일 2차 세계대전 대신 일본이 미국, 중국과 우호 관계를 맺고 조선과 만주를 지배했다면? 이란 설정에서 시작되는 소설로, 강제징용을 통해 불법적으로 노동력을 갈취하고 비밀을 숨기기 위해 징용자들을 몰살시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다룬다. 대만 2.28 사건을 소재로 한 「파자점술사」에선 한국전쟁 당시 ‘미국’을 ‘me gook’으로 받아들인 미군에 의해 ‘gook’이 동양인을 비하하는 용어가 되었다는 유래를 얘기하기도 한다. 이 작품은 미소 냉전 시대의 대만을 소재로 함으로써 한국인에게도 역사적 공감대를 제공한다. 이렇듯 켄 리우는 동북아시아 역사에 관한 관심을 작품에 적극 반영한다. 2019년 국내에 출간 예정인 그의 또 다른 선집엔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명나라 장수 이여송의 평양성 전투를 다룬 단편과 한글의 모양을 소재로 한 작품이 실릴 예정이다.

“욕구를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남자들은 조선 출신 위안부를 찾아갔다. 하루 치 품삯을 지불해야 하기는 했지만. 나는 딱 한 번 갔다. 피차 너무 지저분한 몰골이었고, 여자 쪽은 죽은 생선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나는 두 번 다시 위안부를 찾지 않았다. 동료한테 듣기로 위안부 중에는 자기가 원해서 온 게 아니라 제국 육군에 인신매매를 당한 여자도 있다던데, 내가 산 여자도 그런 경우였던 것 같다. 그 여자한테 딱히 미안한 기분은 들지 않았다. 나는 너무 피곤했으니까.” ⓘ「태평양 횡단 터널 약사」 중

“그런 이야기를 떠벌리는 사람들은 그냥 관심을 받고 싶은 거예요. 그 왜, 2차 대전 때 일본군한테 납치당했다고 주장하는 한국인 매춘부들처럼.”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 중 익명의 인터뷰

SF 환상문학 장르로서 이상적이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대중을 사로잡다
켄 리우의 작품은 SF나 환상문학이 대중에겐 어렵다는 통념을 깨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기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일반 대중이 누구나 실생활에서 생각해 볼 만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시뮬라크럼」은 어린시절, 특수한 장치로 가상 외도를 하던 아버지를 목격한 딸이 평생을 그를 멀리하게 된 사건을 소재로, 아버지와 딸의 입장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천생연분」은 인공지능에 의해 만날 상대자, 음식점, 업무까지 모두 맡겨버린 미래, 인공지능을 운용하는 기업이 국가보다 더 강력해진 미래를 다룬다. 인공지능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인류의 모습은 현재의 스마트폰이 삶의 중심이 된 현대인들에게 흥미로운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장르적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들이 가득한데, 「즐거운 사냥을 하길」은 강시나 구미호를 잡던 도사의 아들과 구미호의 딸이 20세기 초반, 판타지 시대가 사라지고 증기 과학시대로 넘어가며 새로운 미래 세상에 적응하는 이야기를 다뤄 판타지와 SF 스팀펑크 장르의 흥미로운 결합을 보여준다. 네뷸러 상 최고소설 부문 후보에 올랐던 「파(波)」는 영생을 살게 된 인류의 머나먼 미래를 폭발적인 상상력으로 다룬다. 휴고 상 단편부문 대상을 수상한 「모노노아와레」 역시 우주로 나온 인류에 대한 작품이다.

“봤지요? 틸리가 없으면 당신은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자신의 삶조차 기억 못 하고, 어머니한테 전화 한 통 못 겁니다. 이제 인류는 사이보그입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의식을 전자(電子)의 영역으로 확장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자아를 두뇌 속으로 다시 욱여넣기가 불가능합니다. 당신들이 파괴하려고 했던 당신의 전자 복제판은 문자 그대로 실제의 당신입니다.”ⓘ「천생연분」 중


▶ 옮긴이의 작품 해설
종이 동물원 The Paper Menagerie
잡지 《판타지 & SF(Fantasy & SF)》 2011년 3, 4월 합병호에 처음 발표한 단편이다.
읽고 나면 누구나 찬탄하게 되는 「종이 동물원」의 아름다움은 그 구조와 상징에서 기인한다. 먼저 구조를 살펴보면, 주인공 잭은 홍콩에서 결혼을 통해 미국으로 이주한 중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소년이다. 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집 안이 곧 세계였던 시절, 잭은 어머니가 선물 포장지로 접어 준 마법의 종이 동물을 벗 삼아 지낸다. 그러다가 집 바깥의 학교 및 교우 관계로 세계가 넓어지면서 잭은 어머니와 어머니가 접어 준 종이 동물, 즉 ‘중국적인 것’들로부터 멀어진다. 사춘기를 겪는 동안 ‘미국적인 것’을 즐기는 미국 아이로 자라난 잭은 집을 떠나 대학에 진학하면서 어머니를 잊다시피 한다. 어머니가 사망한 후 잭이 종이 호랑이의 안쪽 면에 적힌 편지를 발견하면서 소설은 지난 세월을 어머니의 관점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로 변신한다.
상징 면에서 주목할 점은 어머니가 맨 처음 접어 주었던 가장 오래된 종이 동물인 ‘라오후’가 편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라는 사실이다. 구겨지고 찢어져서 테이프로 수선한, 오랜 세월 동안 먼지가 끼고 너덜너덜해진 라오후[老虎, 중국어로 ‘호랑이’]는 잭을 곁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켜본 어머니의 사랑 그 자체이다. 그 라오후가 펼쳐지면서 드러난 편지는 어머니가 잭에게 한 번도 들려준 적 없는 과거의 사연, 언젠가 들려주고 싶었지만 결국 하지 못한 이야기였다.
아들에서 어머니로 화자가 변하는 구조 속에 어머니의 변치 않는 사랑의 상징인 라오후가 풀어지면서 말하지 못했던 회한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린다. 그 편지에 적힌 어머니의 글씨 위에 아이[, ‘사랑’]라는 글자를 빼곡히 겹쳐 적음으로써 잭은 늦게나마 어머니와 연결된 느낌을 받는다. 이는 곧 어머니가 겪은 과거의 역사를 자신 안에 받아들이는 것, 중국계인 자신의 정체성과 중국인인 어머니를 자신의 일부로 인정하는 것을 상징한다.
「종이 동물원」을 ‘다문화(多文化) 시대의 알레고리’로서 읽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은 바로 잭의 아버지이다. 종이 동물 대신 갖고 놀도록 아들에게 스타워즈 장난감을 사 주고 아내에게는 영어로 얘기하라고 하는 잭의 아버지는, 사실상 이 이야기를 읽는 독자 일반의 사고방식을 구현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문화권에서 태어나 자란 이주자가 우리 사회에 들어올 때 우리는 그/ 그녀가 우리 언어와 문화를 받아들이기를 기대하고 장려한다. 그러한 기대와 장려는 설령 선의 또는 호의에서 비롯되었다 할지라도 결과적으로는 잭의 아버지가 그러했듯이 억압으로, 때로는 방관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이를 감안하면 「종이 동물원」의 이야기는 결코 먼 나라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에 머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지은이가 어느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종이 동물원」을 읽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독자도 많았다고 한다. 주로 “중국계 미국인들은 인종차별을 겪지 않는다”라거나 “영국이 지배한 홍콩처럼 ‘자유로운’ 식민지에서 주인공의 어머니가 경험한 것 같은 인권 유린이 일어났을 리 없다”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고 한다(이러한 독자들의 사회적 배경은 굳이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추측할 수 있을 듯싶다.). 주인공의 어머니가 미국으로 건너온 수단이 된 ‘우편 주문 신부(mail order bride)’는 오늘날 국제결혼 중개 회사의 형태로 우리에게도 익숙하므로 한국 독자들이 이해하기에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작품을 처음 발표한 《판타지 & SF》의 인터뷰에서 켄 리우는 ‘작가들은 대개 자기 작품이 사적인 이야기라고 하는데, 「종이 동물원」은 어떤 점에서 사적인 이야기인가’라는 질문에 아래와 같이 밝힌 바 있다.
“작년에 첫째 딸이 태어나면서 부모 되기에 관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로서 느끼는 한 가지 불안은 내 아이가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 나를 이해할 것인가, 내 삶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내 생각에 부모라면 누구나 자기 아이에게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느끼는 것 같다. 그 또한 이 이야기의 주제이다.”
영미 문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이미 짐작했겠지만, 제목의 동물원이 ‘zoo’가 아니라 ‘menagerie’인 까닭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 「유리 동물원(The Glass Menagerie)」와 관련이 있다. 일본어판인 「紙の動物園」에 실린 옮긴이 후기를 보면 두 작품 사이의 연관성을 묻는 일본어판 번역자에게 지은이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이 단편의 제목은 실제로 윌리엄스의 희곡에 대한 암시입니다. 이야기 속에서 (「유리 동물원」의 등장인물 로라처럼) 한결같이 약하고 여리기만 한 존재로 보이는 어머니가 종이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마음속에 크나큰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분명히 밝혀지기 때문이지요.”
2012년 SF 판타지 문학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휴고상, 네뷸러상, 세계환상문학상의 단편 부문 최우수상을 모두 석권한 사상 최초의 작품이다. 2013년에는 ‘스페인의 휴고상’으로 불리는 이그노투스상의 해외 단편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천생연분 The Perfect Match
잡지 《라이트스피드(Lightspeed)》 2012년 12월호에 처음 실렸다.
거대 기업이 개발한 AI에 지배당하는 미래사회는 오래전부터 SF의 단골 소재였던 점을 감안하면 고전적인 분위기의 SF 단편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 속에서 (아무리 봐도 페이스북이 떠오르는) 거대 IT 기업 센틸리언이 개발한 인공지능 ‘틸리’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애플의 ‘시리’나 아마존의 ‘알렉사’를 연상케 한다.
발표 시기를 감안하면 ‘여러 나라의 독재 정권을 무너뜨렸다’라는 센틸리언 CEO의 말에서 SNS가 큰 역할을 한 아랍권의 재스민 혁명이 떠오르지만,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전파된 가짜 뉴스가 어떤 효과를 거두었는지 밝혀진 오늘날에는 섬뜩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자사의 인공지능을 무력할 방법을 생각해낸 젊은이들에게 입사해서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는 센틸리언 CEO를 보면 오싹하면서도 씁쓸한 느낌이 든다.

즐거운 사냥을 하길 Good Hunting
잡지 《스트레인지 호라이즌스(Strange Horizons)》 2012년 10월호에 처음 실렸다.
괴이한 이야기를 다룬 중국의 전통적인 단편 장르인 전기(傳奇) 소설로 시작해서 증기기관의 힘을 이용하는 대체 역사 소설인 스팀 펑크(steam punk)로 마무리되는 특이한 구조를 지닌 단편이다. 아편 전쟁 직후 서양 열강에 침탈당하는 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우리에게는 강시 영화로 익숙한 ‘영환도사’의 아들과 후리징[狐狸精, 여우 요괴]의 딸이다.
작가는 이들을 통해 두 가지 전복을 시도한다. 하나는 과거부터 ‘남자의 정기를 빨아들이는 요사스러운 괴물’로 정의된 후리징 전설을 뒤집어 생각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 속에서 후리징은 신비한 힘을 지닌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존재이지만, 그들에게 매혹당했으나 소유하지 못한 남성 문인들에 의해 요물이라는 비난을 받는다. 조국의 땅이 서양 열강에 점령당하면서 요술의 힘을 잃고 착취당하는 존재로 전락한 이후 몸까지 기계로 바뀐 후리징은 자신의 기계 몸에 깃든 힘을 새 시대의 요술로서 받아들여 다시금 주체적인 존재로 거듭난다.
다른 하나는 제국주의의 침략이라는 주제를 제국주의 역사의 산물인 스팀 펑크 장르로 그려내는 것이다. 스팀 펑크는 주로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삼아 증기기관이 고도로 발달한 가상의 역사를 다루는 대체 역사 소설을 가리킨다. 「즐거운 사냥을 하길」에서 제국주의 열강에 침탈당하여 마법의 힘이 사라진 동양을 상징하는 등장인물들은 서양 문명의 상징인 크롬과 증기기관을 이용하여 자신들만의 새로운 요술을 손에 넣는다. 요괴 사냥꾼은 기계 요괴 제작자로, 후리징은 증기기관 심장을 품은 기계 요괴로 거듭나는 것이다. ‘난 무서운 일을 당했지만, 나 스스로가 무서운 존재가 될 수도 있었던 거야’라는 등장인물의 대사를 보면 작가가 과거 식민지로서 수탈당했던 홍콩과 중국의 역사를 어떻게 그리려 했는지 알 수 있다.
이야기의 모티프는 작품에 등장하는 여우 요괴의 이름으로 보아 중국 청대의 문인 포송령이 지은 환상 소설집인 『요재지이(聊齋志?)』 (김혜경 옮김, 민음사, 2002)가운데 1권에 수록된 「영녕(?寧) ― 귀여운 영녕」으로 추정된다.
2016년 일본의 판타지 SF 문학상인 세이운[星雲]상의 해외 단편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상태 변화 State Change
장르를 넘나드는 단편 소설을 모아 출판하는 선집 《폴리포니(Polyphony)》의 4호(2004년)에 처음 실렸다.
모든 사람이 저마다 물질로 구현된 혼을 지니는 세계를 배경으로 각얼음이 영혼인 주인공의 성장을 다룬 특이한 이야기이다. 지은이의 말에서 작가가 설정에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마사 수컵의 단편 소설(「Waking Beauty」)은 틀에 박힌 행동 패턴을 살짝 변주함으로써 남들에게 안 보이는 공간을 현실에 구현하는 능력이 있는 사무직 여성이 동료 직원과 단 한 번의 밀회를 갖는다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여기에 역사적 인물들이 저마다 특이한 혼을 지녔다는 가상의 기록을 군데군데 삽입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파자점술사 The Literomancer
잡지 《매거진 오브 판타지 & 사이언스 픽션(The Magazine of Fantasy & Science Fiction)》 2010년 9/10월호에 처음 실렸다.
미국인 소녀와 중국인 점술가의 우정을 통해 타이완 현대사를 그린 판타지 단편이다. 주요 소재인 파자점(破字占, Literomancy)은 주로 한자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각각의 뜻을 조합하거나 획수를 따져 사람의 명운을 점치는 점술로서, 중국에서는 처즈[字]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전해 내려왔다. 이야기 속에서는 중국과 타이완의 현대사를 그대로 경험한 중국인 노인이 미국인 소녀에게 복잡한 영어 단어로 파자점을 쳐 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를 통해 동서양의 기호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작가의 솜씨를 엿볼 수 있다.
작품에서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는 ‘2·28 사건’은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영화 「비정성시(非情城市)」(1989)를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진 바 있다. 작품 속에 중국 고전 시가를 인용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 또한 켄 리우의 장기인데, ‘들불이 일어나 초원에 살아 있는 것을 모조리 태워 버린다 해도 비가 내리면 들꽃은 다시 마법처럼 피어나지’ 같은 부분에서는 당(唐)대 시인 백거이의 시 「부득고원초송별(賦得古原草送別)」의 구절(野火燒不盡, 春風吹又生)이 떠오르기도 한다.

고급 지적 생물종의 책 만들기 습성 The Bookmaking Habits of Select Species
잡지 《라이트스피드(Lightspeed)》 2012년 8월호에 처음 실렸다.
가상의 외계인 다섯 종이 기록을 남기는 방식에 관해 쓴 이 특이한 단편에는 SF를 과학소설(Science Fiction)보다 사변 소설(Speculative Fiction)로 보는 지은이의 관점이 잘 나타나 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종족들은 서식하는 환경과 신체 특징에 따라 저마다 다른 매체를 사용하여 기록을 남기고, 이 기록을 이용하고 후대에 전하는 과정에서 사고와 행동 양식이 변화한다. 인류 역사에서 글쓰기 전통이 여러 차례 상이하게 발생하여 발달했으면서도 기본적으로는 ‘문자’를 이용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사고를 기록으로 남기는 기술의 형태가 사용자를 물질 및 정신 면에서 모두 변화시킨다는 설정이 더욱 흥미롭다고 하겠다.
가상의 문명에 관한 관조적 묘사와 전체적 분위기를 보면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 같은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2013년 네뷸러상과 시오도어 스터전 기념상, 2017년 이그노투스상 단편 소설 부문의 최종 후보에 올랐다.

시뮬라크럼 Simulacrum
잡지 《라이트스피드(Lightspeed)》 2011년 2월호에 처음 실렸다.
피사체의 인격을 기록하고 재현하여 관람자와 소통하도록 하는 가상의 촬영 장치 ‘오네이로파기다’를 소재로 한 단편이다. ‘기억의 보존과 재현’이라는 주제와 ‘부모가 자녀에게 느끼는 보편적 불안’을 한데 엮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은이 인터뷰에 따르면 원래는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 더 긴 이야기를 쓰려고 했지만 어느 날 문득 『리어 왕』 4막 7장의 대사가 떠올라(‘부디 이제는 잊고 용서해다오, 나는 늙고 어리석으니.’)가 떠올라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로 고쳤다고 한다.
같은 인터뷰에는 발표 전에 먼저 읽은 독자들이 성별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였다는 말도 실려 있다. 남성 독자는 아버지의 일탈을 목격한 한순간의 기억 때문에 평생 아버지를 경멸하는 딸에게 아쉬움을 표한 반면, 여성 독자들은 딸의 관점에 훨씬 더 동질감을 느꼈다고 한다.
‘기억의 재현과 보존’이라는 주제를 거시사가 아니라 개인의 역사 속에서 다룬 점은 이 책 맨 끝에 실린 중편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과 대칭을 이룬다고 볼 수 있겠다.
2017년 일본 세이운상 번역 단편 소설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레귤러 The Regular
2014년 사이보그가 소재인 SF 중단편 소설을 모은 선집 『업그레이디드(Upgraded)』에 처음 실렸다. 이후 SF 전문 편집자로 유명한 가드너 도즈와의 선집 『2015 최우수 SF 단편선(The Year’s Best Science Fiction: Thirty-Second Annual Collection)』에 실리기도 했다.
이 책에 실린 다른 작품들과 조금은 이질적으로 보이는 하드보일드 SF 느와르 중편이다. 소재가 된 가상의 장치 레귤레이터(regulator)는 착용자의 내분비 계통을 조정하여 감정을 조절하는 보조 장치로, 작품 속에서 법집행 기관의 종사자는 누구나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주인공 루스는 경찰로 재직하던 시절 레귤레이터를 무시했다가 딸을 잃은 기억 때문에 지금은 항상 레귤레이터를 켜놓고 지낸다. 그러나 이야기의 결말에 이르면 정상적인(regulator) 세상의 모습은 레귤레이터에게 조정당하는 의식과 전혀 다르다는 진실에 마주하게 된다.
여성들이 피해자인 일련의 사건을 여성 사립탐정이 해결해 가는 이야기로, 루스를 웃으며 무시하는 남자 형사들의 모습이나 사건 희생자들에게 연민을 느끼는 주인공의 모습 등에서 작가의 여성관이 드러나는 작품이기도 하다. 제목인 ‘레귤러’는 ‘정상적인’, ‘보통의’, ‘일반적인’ 등을 가리키는 형용사로서 정상성을 강제하는 장치인 레귤레이터와 함께 작품 곳곳에서 공명하는 효과를 만들지만, 한국어로 옮길 때 공통적으로 적용할 역어를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괄호 안에 원어를 병기하기로 했다.

상급 독자를 위한 비교 인지 그림책 An Advanced Readers’ Picture Book Of Comparative Cognition
이 단편집에 처음으로 발표한 작품이다.
앞쪽에 실린 『고급 지적 생물종의 책 만들기 습성』과 유사하게 논픽션 글쓰기의 분위기를 차용한 SF 단편이지만, 어머니가 딸에게 남긴 작별의 편지(이자 그림책)을 아버지가 읽어 주는 형식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기본 설정은 인간의 의식이 사고, 그중에서도 ‘기억’의 압축이라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전반부에서는 가상의 외계 생명체들의 생태를 묘사하며 만남과 헤어짐의 의미를 탐구하다가 후반부에 이르러 화자 가족의 이별과 모성애에 관한 이야기로 바뀌는 점에서 지은이의 탁월한 솜씨가 엿보인다.

파(波) The Waves
《아시모프 사이언스 픽션(Asimov’s Science Fiction)》 2012년 12월호에 처음 실렸다.
환경이 악화되면서 외계 이주를 목적으로 한 개척대가 지구를 떠난 미래, 인류는 영원한 생명을 손에 넣는다. 죽음을 초월한 인류가 진화를 거듭하여 마침내 빛의 형태로까지 나아가는 이 이야기에는 세계 각지의 창세 신화가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데, 이 신화가 각 장면의 내용과 엮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목인 파(波)는 지구를 떠나 우주로 나아가는 각 세대의 인파(人波)를 가리키기도 하고, 인류의 최종 진화형인 파동(波動)을 가리키기도 한다.
2015년 제1회 캐노퍼스(Canopus)상 단편 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캐노퍼스상은 특이하게도 미국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으로 설립한 성간(interstellar) 여행 연구 개발 프로젝트인 ‘100년 스타십(100 Year Starship)’에서 제정한 상으로, 성간 여행을 다룬 기출간 SF 소설을 대상으로 한 상이다.

모노노아와레 Mononoaware
2012년 『미래는 일본풍(The Future Is Japanese)』에 처음 실렸다.
소행성 충돌로 멸망한 지구를 뒤로 하고 살아남은 인류 1021명이 우주선 한 척에 올라 태양 돛의 동력으로 외계를 향해 나아가는 미래, 마지막 한 명 남은 일본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소행성 충돌 전 질서 있게 피난을 가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보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의 뉴스 화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미래에 관해 쓰면서도 과거의 역사와 기억을 중요한 소재로 이용하는 작가의 특징이 잘 드러난 또 하나의 단편이다.
일본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의 창작 과정에 관해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밝혔다.
“사실 「모노노아와레」에는 서술상의 편법을 사용했습니다. 모국에서 보낸 삶이 여덟 살 나이에 끝난 일본인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삼은 거죠. 따라서 주인공이 아는 일본이라는 나라는 어렴풋한 기억과 이방인들이 일본에 관해 들려준 이야기, 또 자신이 간절히 지키고 싶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상화되고 왜곡되고 부정확한 이미지일 수밖에 없죠. 주인공은 일본을 자기 머릿속에서 *구성*했던 겁니다.”
2013년 휴고상 단편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시오도어 스터전 기념상 단편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다.

태평양 횡단 터널 약사 A Brief History Of The Trans­Pacific Tunnel
《매거진 오브 판타지 & 사이언스 픽션(The Magazine of Fantasy & Science Fiction)》 2013년 1/2월호에 처음 실렸다.
일본이 미국과 손을 잡고 태평양 횡단 해저 터널을 건설하여 대공황을 타개, 2차 대전이 벌어지지 않고 식민 지배를 계속한 가상의 역사를 소재로 한 단편이다. 중간 중간 가상의 역사 자료가 삽입하여 나치스가 역사책의 주석 하나에 불과하다는 식의 설명을 곁들이는 식으로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이야기의 화자인 포모사(타이완) 출신 광부의 사연은 일제가 태평양전쟁 기간에 자행한 강제 징용의 역사 그 자체이다. 1960년대인 시대 배경 속에서 흑인 민권 운동에 참여하는 백인 학생들의 이야기나 터널 개통 기념비에 새겨진 자기 이름을 지워 버리는 화자의 행동을 보면 개개인의 용기가 역사에 미치는 영향을 묘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송사와 원숭이 왕 The Litigation Master And The Monkey King
《라이트스피드(Lightspeed)》 2013년 8월호에 처음 실렸다.
만주족 왕조인 청조(淸朝)가 지배하는 18세기 중국을 배경으로 한 역사 판타지이다. 주인공인 전호리는 전설 속의 원숭이 왕과 머릿속으로 대화를 나누는,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전형적인 조현병 환자이다. 서민들의 소송 대리인인 ‘송사’를 호구지책으로 삼던 전호리가 금서(禁書)를 지키기 위해 근대 소설의 주인공처럼 영웅적인 선택을 내리는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곳곳에 서유기의 장면들이 인용되기는 하지만, 원숭이 왕의 정체가 결말에 이르러서야 미후왕 손오공으로 밝혀지는 점 또한 인상 깊다.
만주족 군대가 명나라를 침략하여 1645년에 저지른 양주대학살은 실제 사실로서, 가정 지방의 세 차례 학살과 더불어 ‘양주십일(揚州十日) 가정삼도(嘉定三屠)’로 일컬어질 만큼 잔학한 사건이었다. 이야기의 소재인 『양주십일기』가 일본에 전해진 것, 일본에 보관되어 전해 내려온 『양주십일기』를 청나라 유학생들이 발견하여 신해혁명의 불씨로 삼은 것 또한 역사적 사실이다.
이야기 속에서 능지 형에 처해지는 주인공이 처형장에서 웃는 군중을 보며 개탄하는 장면에서는 중국의 문호 루쉰이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에서 묘사한, 사형 집행 광경을 보며 즐거워하는 근대 중국의 민중이 떠올라 씁쓸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야기에 나오는 송사의 활동과 아문의 재판 분위기는 장르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주성치가 주연한 영화 「심사관 1, 2」를 통해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네뷸러상 단편 부문 후보에 올랐다.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 ― 동북아시아 현대사에 관한 다큐멘터리
The Man Who Ended History: A Documentary
2011년 SF 판타지 중편 소설을 모은 중편집 『팬버스 스리(Panverse Three)』에 처음 실렸다.
아마도 표제작인 「종이 동물원」과 더불어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가장 관심을 끌 작품으로 보이는 이 중편 소설은, 물리학자가 발명한 기술을 통해 과거를 직접 볼 수 있게 된 미래를 배경으로 동북아시아 여러 나라의 ‘역사 갈등’을 다룬다. ‘현재의 정부가 과거의 역사에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가’라는 대담한 가정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형식을 빌려 각국 정부 관계자 및 학자, 731부대 희생자 유족 등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진행된다. 과거를 직접 볼 수 있지만 단 한 번뿐이라는 점, 또 그 시각적 경험을 기록할 방법이 없다는 점은 역사를 둘러싼 새로운 갈등을 낳는다. 현재의 권력자들은 과거를 마주하려 하지 않는다는 비정한 현실과 그로 인해 과거 체험 기술이 폐기되는 결말을 통해 작가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과거에 대해 마땅히 져야 할 윤리적 의무’를 이야기한다. 작가는 여러 인터뷰에서 이 중편이 ‘스스로 가장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는 이야기’라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아이러니한 점은, 단지 지어낸 이야기로만 끝날 수도 있었던 이 중편 소설의 내용이 동북아시아 각국의 출판 행태를 통해 현실로 확장되었다는 점이다. 먼저 일본의 경우를 보면, 2015년과 2017년에 켄 리우의 일본어판 단편집 2종이 출판되었다. 이로써 모두 31편의 중단편이 번역 출간되었지만 그중에 작가가 가장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는 이 중편은 빠져 있다. 다음으로 중국의 경우를 보면 간체자 중국어판 단편집 4종을 통해 50편이 넘는 중단편(일부 중복)이 출간되었으며, 그중에는 이 중편 또한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출판된 간체자 중국어판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片 :?史之人)」은 곳곳이 삭제된 불완전한 판본이다. 삭제된 부분은 ‘마오쩌둥 주석’, ‘대약진 운동’, ‘3년 대기근’ 같은 단어가 등장하는 부분, 즉 중국 공산당에 비판적인 내용이 나오는 곳들이다(타이완 역사학자의 인터뷰는 아예 통째로 삭제되기도 했다.). 이로써 동북아시아 4개국 가운데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을 완전한 형태로 출판한 나라는 (중국이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타이완, 그리고 한국이다. 역사 갈등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현실에서 기묘한 생명력을 얻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2012년 휴고상과 네뷸러상, 시오도어 스터전 기념상의 단편 소설 부문 최우수상 후보에 올랐고, 2014년 이그노투상 단편 소설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목차


머리말 7
종이 동물원 11
천생연분 35
즐거운 사냥을 하길 75
상태 변화 111
파자점술사 137
고급 지적 생물종의 책 만들기 습성 193
시뮬라크럼 207
레귤러 225
상급 독자를 위한 비교 인지 그림책 307
파(波) 331
모노노아와레 371
태평양 횡단 터널 약사(略史) 403
송사와 원숭이 왕 431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 ⓘ 동북아시아 현대사에 관한 다큐멘터리 471
옮긴이의 말 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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