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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말들

무명의 말들

  • 후지이다케시
  • |
  • 포도밭출판사
  • |
  • 2018-12-21 출간
  • |
  • 216페이지
  • |
  • 131 X 211 X 18 mm /273g
  • |
  • ISBN 9791188501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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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역사학자 후지이 다케시의 6년 만의 단독 저작이자 ‘유고집’

이 책의 글들은 후지이 다케시가 2014년 여름부터 시작해 2017년 겨울까지 3년여 동안 <한겨레>에 연재한 칼럼 44편과 사진집에 실은 해설 1편, 문학지에 실은 글 1편을 엮은 것이다.
책의 서문을 펼쳐본 독자는 깜짝 놀랄 것이다. 서문의 첫 문장에 “이 책은 유고집이다”라고 적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유고집’인 까닭은 ‘글쓴이 후지이 다케시’가 자신에게 주어진 이름을 버리고 아직은 모르는 이름을 새로이 짓기 위해서 ‘무명’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가 다른 이름으로 건너가는 길에 남은 흔적이다.
2000년 2월부터 올해 2018년까지 서울에서 살며 여러 연구와 집필, 연대 활동을 하다가 얼마 전 일본으로 떠난 후지이 다케시는, 성균관대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을 역임했다. 그사이 꾸준히 집필 활동을 했지만 단독 저작은 이승만 정권 초기, 해방 8년의 정치공간을 해부한 『파시즘과 제3세계주의 사이에서』(역사비평사, 2012) 단 한 권만을 펴냈다. 『무명의 말들』은 그가 6년 만에 펴내는 단독 저작이다.
이제 ‘글쓴이 후지이 다케시’가 펴내는 책은 이것이 마지막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가 다른 곳이 아닌 ‘무명’의 자리로 돌아갔기에, 어떤 의미에서는 기대가 되는 면도 있다. 그는 자신의 글(「무명으로 돌아가기」)에서처럼 ‘아직 없는 이름’을 짓고 ‘아직 없는 세상’을 만드는 일을 자신의 자리에서 시작하지 않을까. 훗날 그가 알려줄 새로운 ‘구호’가 벌써 궁금하다.
『무명의 말들』은 무엇보다 끝나지 않을 듯한 ‘흐린 날’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또각또각 새겨진 듯한, 그가 남긴 글들은 더없이 탁월하고, 또 감동적인 동행이 될 것이다.

힘이 느껴지는 그의 글

그의 글을 ‘빛나는 성찰과 날카로운 문체’ 정도로만 소개한다면 표현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가 <한겨레>에 칼럼을 연재하는 동안 어느 비평가는 그를 두고 ‘칼럼 장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의 글은 다만 잘 쓴 글이 아니라, 힘이 느껴지는 글이고, 읽는 이를 각성하게 만드는 글이다. 문장을 이렇게 벼려서 쓸 수 있구나, 싶게 그는 글을 썼다. 그는 어설프게 쓰는 것을 스스로 용납하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길게는 4년 전에 적힌 글을 지금 읽어도 무딘 느낌을 조금도 찾을 수가 없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가 벼린 것은 문체만이 아니었다.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과 관계들에 대한 인식,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말하는가 등의 문제의식에 있어서도 그는 무딘 구석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자신을 벼렸고, 그 날카로운 말들로 안락에 젖은 인식을 흔들어놓곤 했다. 『무명의 말들』에는 그가 쓴 칼럼들을 모두 모았다.

4·16 이후의 삶과 생각

칼럼 연재를 시작한 때는 2014년 6월 1일이다. 세월호가 바다에 침몰하고 한 달 반이 지난 때다. 우리를 하루 빨리 ‘일상’으로 복귀시키려는 권력의 의도가 4·16의 기억으로부터 우리를 떼어내려는 것, 즉 망각을 요구하는 것임을 말하는 「멈춘 세월, 흐르는 시간」이 첫 글이다. 이후로도 후지이 다케시는 「진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명복을 빌지 마라」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등으로 4·16를 말한다. 4·16을 겪으며 우리가 느낀 붕괴감이 쉽게 치유돼버리면 안 되기 때문에. 그리고 저 암담한 심정, 슬픔, 분노를 ‘망각할 권리’가 우리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그들을 죽였고 그들을 구하지 않았기에” 4·16의 가해자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되기에 이 책 전체에는 저 ‘가해 경험’을 끊임없이 기억하는 ‘가해 당사자’로서의 인식이 깔려 있다.

‘말할 수 없이 적은 소수자’의 시선

후지이 다케시는 매번 소수자의 시선으로 시대를 해석하고 논쟁하는 글을 발표했다. 특히 단지 ‘소수자’가 아닌 ‘말할 수 없이 적은 소수자’(극소수자)의 입장을 드러내며 안일한 인식을 흔들었다. 예를 들면 이런 장면들.
2015년 6월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퀴어 반대집회가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을 때, 그가 바라본 것은 무대에서 북을 치고 춤을 추는 여성들이다. 퀴어축제보다 더 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반대집회 측에서 ‘동원’한 여성들. 저자는 이곳에서 여성들을 무대 위로 올려 보내고 그것을 ‘방역선’ 삼아 뒤로 빠지는 태극기 남성들의 치졸함을 본다. 그리고 퀴어축제와 반대집회에 동시에 거리를 두면서 ‘제3자적’ 입장에서 평론하는 이들도 저 ‘치졸한 남성들’과 다를 바 없다고 평한다. (「폐를 끼치며 살기」)
‘말할 수 없이 적은 소수자’의 입장을 드러내는 것은 옥바라지골목 철거 강제집행에 대한 글에서도 마찬가지다. ‘순국선열’들이 ‘영웅적인 투쟁’ 끝에 감옥에서 죽어갈 때, 형무소 근처에 머물며 그들을 옥바라지한 이들의 노고가 새겨져 있는 곳이 바로 옥바라지골목. 수감자들이 형무소 안에서 탄압을 받는 동안 담장 밖에서 그들을 옥바라지한 이들도 수감자의 옥중투쟁을 지키면서 함께 압제에 맞섰다. 때문에 저항하는 삶의 기억은 형무소보다 옥바라지골목에 더욱 많이 새겨져 있다는 것을 후지이 다케시는 일깨운다. (「옥바라지 기억하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후지이 다케시는 외국인으로서의 소외감을 고백한다. 시위에 참여한 주체를 번번이 ‘국민’이라고 호명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는 의문을 갖는다. “하지만 실제 광장에 모여 이 사회를 바꾸려고 싸우고 있는 것은 비단 국민뿐인가?” 그리고 민주노총 총파업대회에 참여한 이주노동자들을 떠올린다. 한국 자본주의의 밑바탕에서 그 혹독한 현실을 몸소 겪고 있는 이들. 이들을 포함해 세상을 바꾸려는 열망을 가진 이들이 어느 날 하나의 광장에 모였을 때, 그들을 움직이게 한 열망은 결코 균질하지 않을 것이다. 그 다양한 열망을 담기에 ‘국민’이라는 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누가 싸우고 있는가」)

낯설고 불편한 말들

칼럼을 연재한 3년여 동안 한국 사회에는 숱한 사건들이 있었다. 4·16,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메르스 사태, 국정 교과서 논쟁, 최순실 사태, 촛불집회, 박근혜 탄핵, ‘메갈’ 논쟁, 문재인 대통령 당선 등이 모두 3년 사이에 있었던 사건들이다.
이 변화무쌍한 기간에 후지이 다케시는 계속 ‘낯설고 불편한’ 글들을 발표했다. 그는 불편한 말들을 통해 안락한 인식에 머물고자 하는 이들을 매번 흔들어놓았다.
‘헌법질서 수호’라는 논리가 어떻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지 지적하고(「헌법재판소가 지키려는 것」), 학생들이 학교에 학비를 낼 게 아니라 임금을 요구하라고 말하며(「학생에게 임금을!」),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한 김기종 씨 사건에서는 “내가 김기종이다”라고 외치고(「내가 김기종이다」), 4·16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지 마라”고 외치며(「명복을 빌지 마라」). 선거가 어떻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지를 지적한다(「선거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가」). 후지이 다케시는 “안전하지 않은 것이 안전하다”고 알려준다. 권력자들의 ‘안전’과 ‘우리’의 안전은 다르기에. 그래서 오히려 불편하길 선택하고 흔들리길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일깨운다.

저항과 해방

저항하기 위해서는 먼저 불편해야 함을 후지이 다케시는 강조한다. 「폐를 끼치며 살기」에는 1970년대부터 일본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 ‘푸른 잔디 모임’이라는 뇌성마비자단체를 소개하는데, 그들의 행동강령 중에는 이런 말이 있다. “우리는 문제 해결의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우리는 안이하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타협의 출발이 되는지 몸소 느껴왔다. 우리는 계속 문제제기를 하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운동이라 믿고 행동한다.” 저 강령에 따라 단체가 벌인 행동 가운데 하나가 기차역 등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반대하는 운동이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면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들은 혼자서도 이동할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정상인’들과 장애인들의 ‘만남’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저항이 어떻게 새로운 ‘사회관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강렬한 예다. 그리고 이런 저항의 순간은 다름 아닌 해방의 순간이다.

“해방의 순간이란 움직일 수 없는 자연법칙처럼 보였던 사회질서가 사실은 자의적이고 인위적인 것임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다시 말해, 그 순간부터 사물 같았던 질서가 사람들의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_「시장에는 해방이 없다」

이양지와 김시종, 기억해야 할 재일조선인 문인들

후지이 다케시는 과거 <퍼슨웹>과 가진 인터뷰에서 90년대 일본에 있을 때 재일조선인 운동에 참여한 이야기를 했다. 당시 재일조선인 문학을 많이 읽었음을 고백하며, 자신에게 많은 영향을 준 문인으로 이양지 소설가와 김시종 시인을 언급한다. 그리고 칼럼에서도 그들을 새로이 소개하고 있다. 그들의 작품에서 후지이 다케시가 주목하는 것은 무엇일까.
재일조선인들은 ‘한국인’이라는 규범을 혼란시키기에 불편한 존재로 여겨진다. 그런데 이양지의 대표작 『유희』는 그러한 혼란을 의도적으로 추구한 작품이라고 후지이 다케시는 평한다. ‘다수자’를 공격하는 ‘소수자’. 그들은 ‘다수자’를 공격하면서 ‘다수자’의 틀에 갇혀 있는 이들에게 바깥세상의 존재를 일깨운다. (「‘유희’를 떠올리며」) 그리고 일본에 대한 복수로서 날카로운 일본어를 구사한 시인 김시종의 시 역시 칼럼에 등장한다. 「명복을 빌지 마라」의 제목은 바로 김시종 시인의 시 제목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작품들이 다시 한 번 읽히는 계기가 만들어진다면 큰 의미가 있으리라.

새로운 ‘우리’를 만들기 위하여

후지이 다케시의 글에는 따옴표로 묶인 ‘우리’라는 단어가 종종 등장한다. 따옴표로 강조된 이 단어는 무엇을 말할까. 다양한 경계 안에서, 무수한 권력의 작동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후지이 다케시의 글에서 ‘우리’라고 강조된 말의 특징은, 무엇보다 그 안에서 관계가 고정돼 있지 않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주어진 이름을 반납하고 무명으로 돌아가는 일이 가능하듯, ‘우리’ 역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이 만들어질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는 것 아닐까.
그는 이렇게 말한다. 끊임없이 균질적이길 요구하는 답답한 세상에서 다른 ‘우리’를 만들고 거기서부터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답답하고 흐린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기술은 그런 것 아닐까. 저자는 흐른 날일수록 손을 내밀고, 잡은 손을 좀더 가까이 끌어당기자고 말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흐린 날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그러니 손을 내밀고, 잡은 손을 좀더 가까이 끌어당기자.” _「흐린 날에」

+ 『무명의 말들』이라는 책 제목은 저자의 칼럼 「무명으로 돌아가기」에 실린 <무명통신> 이야기에서 가져왔다. <무명통신>을 만든 이들은 “자신을 가두는 껍데기”를 스스로 깨기 위해 “주어진 이름을 반납하고 무명으로 돌아간다”고 선언한다. ‘무명’은 아직 없는 이름을 짓기 위해 돌아가는 자리다.


목차


서문을 대신하여

멈춘 세월, 흐르는 시간
‘현재’를 묻는다는 것
진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왜 그들은 기업을 폭파했나
헌법에 따른 역사교육?
‘서북청년단’이 의미하는 것
신호등 안 지키기
헌법재판소가 지키려는 것
시장에는 해방이 없다
학생에게 임금을!
내가 김기종이다
명복을 빌지 마라
선을 지키면 행복해져요?
흐린 날엔
폐를 끼치며 살기
인권에 예외는 없다
증오와 혐오 사이
헬조선의 동맹파업
‘한-일 화해’는 다가왔다
‘균형 잡힌’ 역사교육이란?
분서와 학문의 자유
갈대처럼
옥바라지 기억하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패배의 경험
“법대로”
세계 난민의 날에
혐오와 사드
모병제와 국민국가의 종언
공정성은 무엇을 지키는가
박근혜라는 스크린을 넘어
누가 싸우고 있는가
더 많은 광장을!
어리석은 자의 비
“말도 편하게 못하겠다”
무명으로 돌아가기
선거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가
‘유희’를 떠올리며
“안보입니다”
차별금지법과 촛불민주주의
민주주의의 국경
후 캔 스피크
조직을 지키는 것과 운동을 지키는 것
누가 국가를 두려워하는가

물에 빠진 개는 쳐라
정치적 올바름, 광장을 다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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