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명사에 있어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라 할 르네상스는 '반구'의 개념을 통해서만 이해가 가능하다. 특히 중반구는 르네상스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유럽 중심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열쇠 말'이 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르네상스의 등장을 동반구까지 확장해서 이해할 수 있는 매개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동반구와 서반구의 문명은 고대 문명의 계승자인 중반구를 통해 서로 교류하면서 글로벌 문명을 이룩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이야기는, 중반구를 새롭게 조명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주로 동반구와 서반구가 중반구로부터 빚지고 베푼 바가 무엇인지를 다루게 될 것이다. 이렇게 중반구를 등장시키면 문명을 '교류사'로 읽어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독자들은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까지 역사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과거부터 현재까지 종縱으로 읽혀왔다면, 여기서는 횡橫으로 읽는 모험을 벌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무엇보다도 생소한 인명과 지명들이 복잡하게 뒤섞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장소와 시간을 연결시키고, 역사적으로 일어난 사건들의 원인과 결과를 큰 그림Big Picture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그래서 결국에는 그것이 '나의 이야기'가 되어 같이 공감하고, 흥분하고, 감동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