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렬한 공포! 그 거부할 수 없는 세계로……
『잠들 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부터 『무서운 이야기-더 파이널』까지 이어지는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의 미니북 에디션.
이 시리즈는 공포 장르의 콘텐츠를 나누는 블로그, ‘잠들 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잠밤기)’에 여러 구독자가 털어놓은 공포 체험담을 엮은 것이다.
실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라는 점에서 여기저기 떠도는 상상의 산물과는 전혀 다른 현실적인 공포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시리즈에는 오늘 밤 나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 내 방, 우리 집 앞에서도 목격될 수 있는 무서운 일들이 한가득 담겨 있다. 용기 없는 사람은 펼치지 말길 권한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 감당할 수 없이 섬뜩하고 매혹적인 이야기로 빨려 들어갈 것이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겪는 공포의 스펙트럼
옛날부터 구전되어 온 괴담들은 척박한 자연을 지혜롭게 극복하는 방법, 권선징악의 충고 등 교훈적인 의미가 강했다.
일본 신화에는 어떤 남신이 황천에 갔다가 여신들에게 붙잡히는 이야기가 있다. 그 남신이 저승에서 도망칠 때 머리에 있던 넝쿨을 내던지는데, 바로 여신들이 그 넝쿨을 먹느라 정신이 팔렸을 때 도망을 친 것이다. 그리고 다시 쫓아올 때는 머리빗을 던지는데, 그 빗이 죽순으로 변한다. 여신들은 죽순을 먹느라 또 쫓아오지 못한다.
멕시코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한 가정에 계모가 들어왔는데 사실 계모는 마귀할멈이었다. 딸이 계모로부터 벗어나려고 도망치는데 곧 잡힐 것 같아서 갖고 있던 수건을 던지니 그게 강이 되어서 무사히 도망치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구미호를 피해 도망치다가 선인에게 받은 주머니 중에 파란 주머니를 던지자 강이 되고, 빨간 주머니를 던지자 불바다가 되었다는 유사한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미끼를 던져 지혜롭게 피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본능적인 욕구와 체험이 괴담으로 진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욕구와 체험이 이야기와 결합되어 본능적인 괴담이 되었다면, 시간이 흘러 현대에서는 이야기의 교훈성이 사라지고 대신 자극성이 첨가되었다.
시대가 변했다. 어두컴컴한 재래식 화장실, 인적이 드문 공동묘지. 더 이상 이런 곳에서 괴담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이제는 밤 12시 종이 울리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일상 어디에서나 괴담을 찾을 수 있다. 엘리베이터 안, 이메일, 휴대전화, 내비게이션 등 바로 우리 곁에 현대적 공포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현대의 괴담에는 개인적인 고민이 반영되어 있다. 개인의 외로움, 소외, 사회의 억압, 스트레스 등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듣고 겪는 괴담에 녹아 있는 것이다.
『무서운 이야기_더 파이널』에 실린 훔쳐보는 령(靈), 살(殺)의 공포가 깃든 도시, 기묘(妙)한 어둠의 시간들을 통과한 39편의 실화 괴담으로 인간 본연의 공포를 되새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