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판 머리말
이 책을 처음 선보인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어언 삼십 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1989년이면 이 책으로 공부하는 많은 학생들이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을 때가 아니었는가? 그런 생각을 하면 이 책과 함께 해온 세월에 자못 큰 감동까지 느낀다. 그 동안 이 책을 변함없이 아껴주고 성원해 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심심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여러 번의 개정을 통해 이제는 책의 기본 골격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느낌이다. 처음 나왔을 때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여기저기 손보다 보니 이제는 크게 고치지 않아도 되겠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다만 학문의 발전에 맞춰 업데이트하는 데 소홀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한 번도 놓아본 적이 없다.
솔직히 말해 이번 개정에서 새로운 장이 추가되거나 하는 정도의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은 없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책 전체를 새로 다듬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게 개선된 부분이 많으리라고 믿는다.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경제학의 어려운 개념들과 이론들을 쉽게 배울 수 있는지를 고심하는 것은 언제나 나에게 도전의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이번에 개정을 할 때도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나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무엇보다 우선 세심한 교정으로 많은 오자를 잡아내 준 정지영 박사에게 고마움이 크다. 박사 학위까지 딴 사람에게 교정의 궂은일을 맡기는 게 적절치 않은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학부 시절 때부터 십여 년 동안 맺어온 긴 인연을 생각해 그 어려운 일을 선뜻 맡아준 정 박사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이에 못지않게 고마운 사람이 또 한 명 있는데, 멋진 표지를 디자인해 준 신비아 양이 바로 그다. 이제 신 양은 거의 내 책의 전담 표지 디자이너가 되어 있을 정도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고단한 파리의 유학생활 중에서 내 청을 한 번도 거절하지 않고 기꺼이 일을 맡아준 그가 고맙기 그지없다. 이번 표지 디자인도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으로 교정의 전 과정에서 여러 가지로 도움을 아끼지 않은 문우사의 여러분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 책을 써본 사람은 잘 알지만 출판사가 얼마나 많이 도와주느냐에 따라 저자의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문우사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도움이 이번 개정작업을 훨씬 더 쉽고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2019년 2월
이 준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