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고고학의 쟁점이 되고 있는 주제를 소개하는 이론서인 『고고학적 기록 이해하기』가 번역·출간되었습니다. 원본 Understanding the Archaeological Record의 저자는 아이슬랜드 대학 고고학과 교수인 개빈 루카스(Gavin Lucas)이며,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출판부에서 2012년 발행되었습니다. 저자는 영국 런던 칼리지 대학 고고학 연구소에서 고고학 학사 과정을 거친 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Genealogies. Classification, Narrative and Time: an Archaeological Study of Eastern Yorkshire 3700-1300 BC」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루카스 교수의 주요 관심사는 고고학 학술 연구행위를 주제로 한 고고학 이론 분야와 1600년대에서 현재에 이르는 현대 고고학 분야입니다. 2012년 발행된 『고고학적 기록 이해하기』 이전의 주요 저서로는 『현장작업에 대한 비판적 접근(Critical Approaches to Fieldwork(2001)』, 『식민지정체성의 고고학An Archaeology of Colonial Identity(2001)』, 『시간의 고고학 The Archaeology of Time(2005)』 등이 있습니다. 번역자 우정연 한국학중앙연구원 조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고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물질문화가 권력관계 생성, 유지,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젠더 이론과 행위이론을 통해 연구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2014년에는 마리 루이스 스티그 쏘렌센 케임브리지 대학 고고학과 교수의 『젠더고고학 Gender Archaeology (2000)』를 번역 소개한 바 있습니다. 

『고고학적 기록 이해하기』는 과정주의 고고학과 탈과정주의 고고학의 논쟁 과정에서 제기된 고고학의 학문적 정체성에 대한 개념들을 소개하는 이론서로서, 고고학 고유의 이론적 배경과 고고학 외부에서 도입된 행위자-연결망 이론, 물건 정향적 존재론, 탈인간중심주의가 공존하여 전개되고 있는 서구 고고학계의 동향을 '고고학적 기록'을 중심으로 한정하여 논의하였습니다.

『고고학적 기록 이해하기』는 모두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서론인 1장 이론과의 문제에서 이 책이 제기한 논의와 배경을 설명하고, 논의 방향을 소개합니다. 2,3,4장은 총체적 기록, 형성이론 물질화된 문화라는 제하에서 고고학적 기록에 대해 고고학 외부로부터 수용된 관점들을 소개하며, 5, 6장에서는 2, 3, 4장에서 제기된 개념의 파편화에 대응하여 고고학적 기록의 상이한 영역들 사이의 결정적 균열을 존재론적으로 봉합하여 논증합니다. 결론인 7장 '새로운' 사회고고학?에서는 인간주의와 탈인간주의의 논의가 제시하는 쟁점을 소개합니다.

『고고학적 기록 이해하기』는 국내에서는 생소하게 여겨지는 쟁점에 대한 소개로서, 한국 고고학 이론 및 방법론 발전에 기여할 다양한 개념들을 '고고학적 용어'로 설명한 이론서입니다. 전문 연구자들의 관심과 논쟁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