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깊이 있게 바라보는 칼럼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수필
맑고 순수한 감성으로 다가가는 소설
인생의 흔적을 오롯이 글로 녹여 낸
어느 대학교수의 인생 작품 선집
멍텅구리는 바닷물고기다. 행동이 민첩하지 못하고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치지 않는다. 어부가 실수로 바위에 떨어뜨려도 퍼덕거려 도망갈 생각은 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 그래서 둔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빗대 ‘멍텅구리’ 또는 ‘멍청한 놈’이라고 부른다.
이 책은 이한교 교수의 칼럼, 수필, 단편 소설을 한곳에 모아 세상 밖으로 보내는 새로운 장르의 퓨전(fusion)이다. 살다가 어디서 한 번쯤 들어봄 직한 얘기, 말하고 싶어도 혼자만 간직하고 싶던 얘기를 듣다 보면, 화나고, 설레고, 위로를 받다가 눈시울을 적시는 얘기들로 채워진 작품집이다.
그는 칼럼으로 세상을 책망한다. 좋은 말로, 때론 거칠고 야무지게 세상을 꾸짖는다. 그 내용은 청년 실업, 교육, 환경, 정치, 지역 현안, 민심 등으로 다양하다.
이 책에서 수필은 늘 화나 있는 현대인을 위로한다. 삶의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부르는 노래라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칼럼으로 하지 못했던 얘기를 수필에 풀어, 맺힌 응어리를 풀어준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우리 곁에 다가와 친구가 되어준다.
단편소설은 독자에게 부록으로 전해주는 선물과 같다. 이는 바삐 살아온 당신에게 하나밖에 없는 의자를 꺼내 주며, 조용히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잠자던 기억의 더듬이가 다시 꿈틀거려 마음이 뭉클해진다.
이 교수는 『멍텅구리의 생각』이라는 얘기를 통해 자신의 심정을 고백하고 있다. 그동안 ‘나’는 어리석은 멍텅구리였다. 미늘이 없는 낚시에 걸렸어도 먹잇감이 될 때까지 기다리고만 있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살갗이 찢어지고 그 고통으로 까무러친다 해도 마지막까지 버둥대겠다는 의미로 책을 집필했다고 말하고 있다. 당신도 더 늦기 전에 당장 원하는 삶을 살아 후회 없는 내일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