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사가 되는 일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매년 2월, 다른 교사들보다 앞서 기지개를 켜고 바지런히 신학기를 준비해야 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한 해 동안 맡게 될 학급 학생들의 명렬표를 받아 든 ‘담임’들이다. 교육 현장에 몸담은 교사 대부분은 ‘담임’이란 이름에서 설렘보다는 걱정과 두려움부터 느낀다. 일 년이란 긴 시간 동안 수십 명의 학생을 학급 단위뿐만 아니라 개인별 특성까지 고려하여 지켜보고 이끌어야 하는 담임교사의 역할이 누구에게든 쉬울 리 없다. 그만큼 학급경영은 정서적으로나 기술적으로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배움’의 영역이다. 즉 담임의 역할을 온전히 해내려면, 학급경영을 단순히 ‘관리’가 아니라 섬세하고 전문적인 영역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담임에게 필요한 전문성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찾아보기 힘들다.
『신학기가 두렵지 않은 차근차근 학급경영』은 그러한 현실에 직접 부딪히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슬기로운 학급경영의 기술’을 터득한 현직 교사들의 구체적인 조언을 담고 있다. 오랜 시간 교사들의 멘토로 활동해 온 장홍월, 주예진 저자는 실전 경험과 축적해 온 자료를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학급경영 노하우를 소개한다. 특히 학생들 안에 숨겨진 잠재성과 자발성을 끄집어내도록 돕는 교육적 기술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오늘도 교실에서 고군분투하며 ‘담임은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하는가?’를 묻는 모든 교사에게 이 책을 권한다. ‘담임’으로서 첫걸음을 떼기가 두려운 초임 교사들에게도,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원하는 경력 교사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신학기 준비부터 학급 행사까지
일 년 학급경영의 모든 것
여섯 걸음의 여정으로 이어지는 이 책은 먼저 1~4부에 걸쳐 일 년간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교실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학급경영 기술을 들여다본다. 현직 교사인 두 저자가 직접 만나고 겪은 다양한 학생과 학급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실제 학급경영에 적용하여 좋은 결과를 끌어낸 여러 가지 아이디어와 자료도 풍부하게 제공한다.
1부 ‘첫걸음을 함께 내딛다’에서는 학기 초 안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노하우와 사례를 소개한다. 3월 좌석 배치와 학급 대표 선출, 학생 정보 관리 같은 필수 업무에 대한 조언을 비롯해 조회·종례 시간을 활용해 하루를 좀 더 특별하게 만드는 방법과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학급 규칙이나 제도를 운용하도록 이끄는 방법을 살펴본다.
2부 ‘소통으로 발걸음을 맞추다’에서는 담임 혼자 헌신하기보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쌍방향의 교실 문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교사와 학생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공유할 때 활용할 수 있는 ‘학급 게시판을 통한 생각 나눔’, ‘멘토-멘티 활동’. ‘학급 회의와 학급 대표단 활용하기’, ‘생활 일기장이나 온라인 이벤트를 통한 글쓰기’ 등 다양한 소통 방법을 들여다볼 수 있다.
3부 ‘마음을 나누고 서로의 디딤돌이 되다’에서는 학급의 공동체 감수성을 높이는 학급 행사와 진행 방법을 구체적으로 만나 본다. 초임 교사도 쉽게 시도할 수 있는 행사부터 우리 반만의 색깔을 덧입힌 행사, 사전 준비와 추진력이 필요한 교외 행사, 목적의식적이고 교육적인 행사까지 단계별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학급 행사 사례와 진행 방법을 알아 간다.
4부 ‘갈등을 딛고 성장하다’에서는 교실 안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극복하는 방법을 다룬다. 예컨대 자기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도록 돕는 감정 카드를 활용하는 상담이나 모둠 상담이 갈등의 씨앗을 없애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교사와 학생이 흔히 나누는 대화 예시를 함께 살펴보고 일상적인 갈등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학교 폭력이 일어났을 때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담임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지도 안내한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걷는 담임의 길
끝없는 배움과 성장은 교직의 본질과 뗄 수 없는 책무이다. 하지만 개인이 혼자 이룰 수 없는 일이기에 교사에게는 도움을 주고받으며 더불어 성장하는 교육 파트너와 공동체가 필요하다. 5~6부는 학부모, 동료 교사와 함께 성장하며 동행하는 길을 안내한다.
5부 ‘학부모, 교사와 손을 맞잡고 성장하다’에서는 학부모를 담임교사의 건강한 교육 파트너로 이끄는 방법을 소개한다. 학부모 총회와 학부모 자원 활동 등을 진행할 때 어떻게 준비하고 임하면 좋을지 조언하고, 한 달에 한 번씩 학부모에게 보내는 실제 ‘담임 편지’글과 학부모의 답장을 상세히 들여다보며 교사와 학부모의 소통이 빚어내는 변화를 짚어 본다.
6부 ‘담임의 길을 함께 걷다’에서는 실제로 저자들이 활동한 학급경영 모임 사례를 바탕으로 교사 공동체를 유지하고 성장시키는 법을 모색한다. 이때 학급경영 모임에서 기획하고 진행한 프로그램의 진화를 살펴보며 공동체 안에서의 역할과 책임 분배의 중요성을 되짚어 본다. 같은 학년을 맡은 담임 간에 소통하는 ‘학년 협의회’에 관한 이야기 역시 교사 공동체의 의미와 효과를 실감하게 한다.
타인의 학급에 현미경을 들이대는 경험 속에서 자신을 마주하고, 부단한 관찰과 그때마다 느끼는 통증을 견디면서 비로소 자기만의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새 학기를 맞거나 혹은 문득 길을 잃었을 때 이 책이 상처받지 않고 행복한 담임으로 서게 하는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을 읽는 교사들이 학급경영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과 교사 사이 또는 교사와 교사 사이에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차근차근 가능성을 열어 가다 보면 저마다 서 있는 교실 현장에서, 더 나아가 교사로서의 삶에서 일어나는 멋진 변화를 맞닥뜨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