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물게 훌륭한 작품집이다” - 작가 김보영
각종 과학, 사회과학 전공자가 선사하는 지적 흥분과 즐거움
뭇 문학상 수상 작가들이 선보이는 독보적 서사와 유려한 문장
여기에 주물공장 경력의 작가가 가세해 냉철한 사회비판을 더한다
★ 전쟁은 끝났어요: 토피아 단편선 1★
■ 무한의 시작 : 마지막 세계대전 후 수 세대가 지난 때. 한 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는 예측이 전해진다. 다행히 주인공의 연구 방정식이 요긴하게 쓰이고 연인과 동반한 지구 탈출 특권도 주어진다. 그러나 연인이 예기치 않은 소식을 전하면서 두 사람은 혼동에 빠진다.
■ 로보타 코메디아: 주인의 어리석음으로 망가진 로봇. 눈떠보니 ‘로봇용 저승’에 와 있다? 지옥행일지 천당행일지 판결받기 전, 제1지옥부터 제3지옥을 구경하며 온갖 모순과 부조리를 발견하는 주인공. 박장대소하며 읽다 보면 인간 현실을 돌아보게 되는 로봇 풍자극.
■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외모, 성별 등 무엇으로도 차별하지 않는 이상적 마을. 사람들은 성년이 되는 해 딱 한 번 바깥세상을 구경한다. 이상한 점은 돌아오지 않는 이들이 있다는 것. 와서도 슬퍼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 미성년 주인공이 무단으로 외출하면서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 프레스톨라티오의 악몽: 행성 간에도 인간과 인간이 오감 중하나로 통신하는 세계. 밤마다 한 납치범과 시각을 공유하는 이가 있다. 여자를 납치한 후 끔찍한 행각을 벌이는 이와의 시각 통신. 괴로움에 지쳐 뒷골목 전문가를 찾아간 주인공은 더 큰 사건에 휘말린다.
■ 전쟁은 끝났어요: 생화학자, 동물행동학자, 영장류학자 등이 모인 정글 보호구역. 파벌 전쟁을 벌이는 침팬지들을 관찰하며 각자 연구에 집중한다. 그러던 중 숙소 근처에서 원인 모를 작은 사건이 연잇고, 예민해진 과학자들은 서로의 연구 방법을 두고 공격적이 된다.
★ 텅 빈 거품: 토피아 단편선 2 ★
■ 언인스톨: 300년 전 조상이 네트워크 속에 인공지능으로 남아 감 놔라 배 놔라 한다면? 철마다 사이버머니 상납까지 요구한다면? 네트워크 조상들 사이에서도 ‘아싸’인 주인공이 자신들(조상들)을 못마땅해하는 수학자 그리고 그녀의 딸과 쌓는 감동적인 우정 이야기.
■ 벗: 전 국민이 14계급으로 나뉘고, 체내 화학성분 변화에 따라 인공지능 목소리가 청각신경을 통해 전달되며 인간을 관리하는 세계. 발군의 전투력으로 공훈장을 네 개나 받은 주인공이 이제까지와는 뭔가 다른 영토 확장전에 투입된다. 그리고 뜻밖의 사태에 직면한다.
■ 너의 유토피아: 인간이 떠나고 인공지능만 남은 행성. 연약한 인간을 태우고 빨리 이동하는 데에서 존재 의미를 찾는 로봇이 최후 생존방식으로 통신 가능한 ‘비생물 지성체’를 찾아 헤맨다. 그러던 중 저 멀리 인간으로 보이는 생물을 포착. 그는 과연 인간을 구하러 갈까? 인공지능의 존재론적 물음에 답한다.
■ 두 행성의 구조 신호: 바야흐로 우주 시대. 전 우주를 누비며 구호 활동을 펼치는 우주구호국에 절박한 구조 신호가 접수된다. 두 행성이 서로를 침략자로 지목하며 구조를 요청한 것. 이에 두 주인공이 각각의 행성에 투입되면서 흥미로운 상황이 펼쳐진다.
■ 텅 빈 거품: 별을 관측하다가 이상한 현상을 발견한 주인공에게 옛 연인이 찾아와 150년 뒤 지구를 덮칠 대재앙을 이야기한다. 먼 미래에나 일어날 재앙을 앞에 두고 함께 탈출하자는 옛 연인의 제안에 주인공은 고민한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결단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