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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

  • 월터아이작슨
  • |
  • 아르테(arte)
  • |
  • 2019-03-28 출간
  • |
  • 720페이지
  • |
  • 160 X 230 mm
  • |
  • ISBN 97889509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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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 창의력의 비밀은 과연 무엇인가?

월터 아이작슨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각 작품에 관한 다양한 뒷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놓았고 레오나르도의 진품을 가려내는 과정에 생긴 에피소드 또한 모자람 없이 소개한다. 그러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생을 기록한 수많은 전기 중에서도 월터 아이작슨의 전기가 단연 돋보이는 이유는 바로 ‘인간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내세우기 때문이다. ‘코덱스 레스터’라고 불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를 소장할 만큼 그에게 큰 관심을 가진 빌 게이츠는 “수년간 레오나르도에 관한 상당히 많은 책을 읽었다. 그러나 한번도 그의 삶과 작품의 다른 면모에 대해 만족스러울 만큼 잘 살핀 책은 찾지 못했다”라며 아이작슨의 전기가 “독자들에게 레오나르도가 얼마나 인간적인지, 그리고 동시에 얼마나 특별한 사람인지를 알려줄 것”이라는 말로 책을 추천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전기가 흔히 빠지는 함정이 그 대상을 지나치게 독보적인 인간으로 정의하는 것인데 아이작슨은 오히려 “레오나르도를 가장 인간적이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 이야기할 때 가장 빛을 발한다”라고 평했다. 레오나르도는 천재다. 그러나 그는 타고난 천재이기보다는 끊임없는 호기심을 상상력과 노력으로 해결하며 스스로 천재가 된 인물이다. 호기심과 상상력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용하지 않으면 너무나 쉽게 퇴화되어버리는 근육과도 같은 것이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어릴 때 그 기능을 잃고 만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것은 그가 작성한 방대한 양의 수첩에 그대로 드러난다. 바로 월터 아이작슨이 그의 노트에 집중한 이유다.

그는 천재였다. 걷잡을 수 없는 상상력, 뜨거운 호기심,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창의성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표현을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레오나르도에게 ‘천재’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그를 벼락 맞은 특별한 인간으로 만듦으로써 오히려 그의 가치를 축소시키기 때문이다. (…) 레오나르도의 천재성은 인간적 성격을 띠었고 개인의 의지와 야심을 통해 완성되었다. 그는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처럼 한낱 평범한 인간이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초인적인 두뇌를 타고난 게 아니었다. 레오나르도는 학교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다시피 했고, 라틴어를 읽거나 복잡한 나눗셈을 할 줄 몰랐다. 그의 천재성은 우리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종류, 심지어 한번 배워볼 수 있는 종류에 해당한다.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 이를테면 호기심이나 치열한 관찰력을 기반으로 한다. 레오나르도의 걷잡을 수 없는 상상력은 공상과의 경계가 모호할 정도였는데, 이러한 상상력 역시 우리가 스스로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 키워줄 수 있는 부분이다. ―머리말 중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그가 남긴 유명한 두 작품, 「최후의 만찬」과 「모나리자」로 몇 세기에 걸쳐 전 세계인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여기는 천재성, 즉 노력 없이 주어지는 능력에 말미암은 것이 아니다. 걸작은 끊임없는 호기심과 지치지 않는 관찰과 연구, 그리고 경계 없는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미 잘 알려졌듯, 레오나르도는 많은 미완성작을 남겼는데 그것을 다만 그가 게을렀기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그에게는 선입견이라는 것이 없었으며 진리는 늘 새로이 발견되는 것이었기에, 작품은 늘 완성으로 가는 과정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연과 인간이 맺는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고, 과학적인 사고를 통해 이성적인 판단을 했으며, 종교적 사유도 거침없이 뒤집었다.

“상상력이 결여된 기술은 척박하다.”
그리고 상상하지 않는 인간은 없다

레오나르도는 몇 세기를 앞당겨 산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의학, 치과학, 해부학, 생물학, 지질학,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을 이룰 단초를 스스로 알아내 연구했고 또 기록했다. 그는 갈릴레이보다 1세기 앞서 과학혁명의 단초를 찾았고, 오늘날 사용되는 인체 해부도의 형식을 개척했다. 어쩌면 치과학의 선구자로도 기억될 수 있었을 만큼 인간 치아의 모든 요소를 구체적으로 기록한 역사상 최초의 인물이고, 그의 노트에는 동맥경화증을 설명한 첫 사례로 볼 수 있을 만한 기록 또한 남아 있다. 또 레오나르도는 혈액계의 중심이 간이 아니라 심장임을 깨닫고 심장의 기능에 대해 알아냈는데 해부학자들은 450년 뒤에 가서야 그가 옳았음을 깨닫는다. 어느 날은 바다 생물의 화석이 고도가 높은 지역에 있는 것을 본 후 고심한 끝에 지각이 융기하면서 산맥이 형성되었음을 알아챘는데, 생흔학은 300년이 흐른 후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또 그는 당시 상식에 반하여 배아는 어머니의 손이나 발처럼 여전히 모체의 일부라는 주장을 펼쳤고 달이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이 아니라 태양 빛을 반사한다는 것을 알아채기도 했다. 이런 그의 업적은 공식적으로 발표되거나 출간되지 않았기에 이후 세기의 혁신가들이 다시 발견할 때까지 짧게는 100년 길게는 400여 년까지도 기다려야만 했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이 많은 분야를 파고들었다. 원근법을 연구한 덕에 인체를 해부한 후 각 신체 부위를 2차원 평면에 3차원으로 그려냈고, 해부를 통해 이미 한참 전에 자신이 그린 그림 속 인물의 근육 묘사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수정한다. 미소를 만들어내는 근육을 알아내기 위해 안면과 입술 근육을 집요하게 해부·관찰했는데, 아마 이것은 「모나리자」의 아름답고 미스터리한 미소를 그려내는 데 한몫했을 것이다. 걸작은 천재의 붓 끝에서 완성되었지만, 화가가 경이롭게 바라본 그의 일상에 이미 그 싹이 있었다. 세상의 모든 것을 경이롭게 바라보는 것, 바로 그 자세가 그를 천재로 만든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레오나르도가 “예술과 공학 양쪽에서 모두 아름다움을 발견했으며 그 둘을 하나로 묶는 능력이 그를 천재로 만들었다”라고 했다. 잘 알려져 있듯 잡스는 새로운 기술에 트렌디한 디자인을 접목해 IT업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기술은 상상력 없이 발전할 수 없다. 상상력이 결여된 기술은 그 누구의 이목도 끌지 못한다.

“다빈치는 사생아, 동성애자, 채식주의자, 왼손잡이였다.”
다름을 포용하는 문화가 천재를 만든다

상상력과 창의력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자주 요구되는 핵심적인 자질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이 그저 개인의 역량인 것처럼 자주 착각한다. 하지만 창의성은 다양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할 때 더욱 크게 발휘되며, 혁신은 바로 그 현장에서 시작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혼자 작업하기보다는 늘 동료와 제자,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했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 그 분야에 더 박식한 사람을 찾아 질문했다.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우연히 마주치는 물리적인 회합 장소에서 종종 새로운 아이디어가 태어난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건물에 중앙 아트리움을 만들었고, 젊은 시절의 벤저민 프랭클린은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람들이 금요일마다 모이는 클럽을 열었다. 루도비코 스포르차의 궁정에서 레오나르도는 서로 다양한 열정을 공유하며 새로운 생각을 싹 틔울 친구들을 얻었다.” ―8장「비트루비우스적 인간」215쪽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살던 시대에는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늘 가까이 일했고, 여유 시간에는 광장으로 몰려가 어떤 주제로든 토론하는 문화가 일반적이었다. 이질적인 분야의 아이디어를 융합하고 창의력을 격려하는 분위기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구텐베르크를, 콜럼버스를 있게 한 것이다. 레오나르도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의 소유자였다. 그는 “재능뿐 아니라 멋진 외모, 근육질 몸매, 다정한 성격으로 유명”했고 “동시대를 살았던 저명한 지식인 수십 명의 편지와 그에서 레오나르도는 소중하고 사랑받는 친구로 언급된다”. 그렇지만 그가 가진 생의 조건이 그다지 유리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사생아이자 동성애자였고 동물이 고통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또 이성적인 사고를 중시하다 보니 종교적인 시선에서는 가끔 이단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그는 두루 사랑받고 존경받았으며 권력자들은 그를 후원했다. 현대에 필요한 것은 오히려 르네상스의 문화를 제대로 배우는 것일지도 모른다.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고 다른 것을 배척하지 않는 문화, 어느 분야에서든 배울 것이 있다는 자세, 그리고 이질적인 것을 융합해보려는 무모한 시도를 용인하는 분위기. 그런 문화 속에서 천재가 만들어지고 우리의 혁신은 매일 새롭게 이어질 것이다.

[ 책 속으로 이어서]
◆ 다양한 분야의 패턴을 알아보는 본능과 더불어, 레오나르도는 과학 연구에 유용한 두 가지 능력을 발전시켰다. 그것은 광적이라 할 만큼 잡다한 호기심과 무섭도록 극성맞고 날카로운 관찰력이었다. 레오나르도의 다른 부분들이 대체로 그렇듯, 이 두 가지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 할 일 목록에 “딱따구리의 혀를 묘사하라”라는 말을 적을 정도의 인간이라면 누구든 호기심과 예리함을 지나치게 많이 타고났다고 할 수 있겠다.
아인슈타인과 마찬가지로, 레오나르도의 호기심은 보통 사람이라면 열 살을 넘긴 시점부터 궁금해하지 않는 현상을 주목했다. 하늘은 왜 푸른가? 구름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왜 우리의 눈은 직선으로밖에 보지 못하는가? 하품은 무엇인가?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일상의 시시한 현상을 놀라워하게 된 이유는 어릴 적 말을 늦게 배운 탓이라 했다. 레오나르도의 경우, 이러한 재능은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로 자란 동시에 기존 지식을 지나치게 주입받지 않은 덕분일지도 모른다.
그가 호기심을 가지고 노트에 적어둔 다른 주제들은 더 야심 찼고 탐구 관찰력을 필요로 했다. “눈을 움직이게 하는 건, 그래서 한쪽 눈의 움직임이 반대쪽까지 움직이게 하는 건 어떤 신경인가” “자궁 속에 있는 인간의 시작을 묘사하라.” 딱따구리와 더불어, 그는 “악어의 턱”과 “소의 태반” 같은 것도 살펴보고자 했다. 이런 일들은 엄청난 노력을 들여야만 가능했다.
그의 호기심은 날카로운 눈썰미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우리가 대부분 놓치는 것들을 알아차렸다. 어느 날 밤 건물들 뒤편으로 번개가 번쩍 내리치는 것을 목격했는데, 바로 그 순간 건물들이 평소보다 작아 보였다. 그는 일련의 실험과 통제된 관찰을 통해 물체는 밝은 곳에서 작아 보이고 안개나 어둠에 싸여 있을 때 커 보인다는 것을 밝혀냈다. 한쪽 눈을 감고 있으면 두 눈을 다 뜨고 있을 때보다 사물들이 덜 입체적으로 보인다는 것을 발견한 뒤에는 그 이유를 알아내려고 했다.
- 〈10장 과학자〉 pp.238~239
◆ 기계를 연구함으로써 레오나르도는 뉴턴보다 앞서 기계론적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다. 그는 우주의 모든 운동이 ?인간의 팔다리, 기계의 톱니, 인간의 혈액, 강물 등 ?동일법칙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결론 내렸다. 이러한 법칙 간에는 유사성이 존재한다. 한 영역의 운동은 다른 영역의 운동과 비교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패턴이 드러난다. “인간은 기계, 새는 기계, 온 우주는 기계다.” 레오나르도의 장치들을 분석한 마르코 치안키의 말이다. 레오나르도를 비롯한 인물들이 유럽을 새로운 과학 시대로 인도하는 동안, 레오나르도는 점성술사, 연금술사처럼 원인과 결과의 비기계적 해석을 믿는 이들을 조롱했고 종교적 기적을 사제의 영역으로 강등시켰다.
- 〈12장 기계학〉 p.263

◆ 레오나르도는 역사상 가장 잘 훈련받은 자연 관찰자 중 한 명이었지만, 그의 관찰력은 상상력과 충돌하기보다는 긴밀히 협조했다. 예술과 과학에 대한 그의 사랑처럼, 관찰력과 상상력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그가 가진 천재성을 구성하는 씨실과 날실이 되었다. 그는 통합적인 창의성의 소유자였다. 진짜 도마뱀에 다양한 동물의 신체 부위를 덧붙여 용을 닮은 괴물을 만들어내듯, 그는 사교장에서의 속임수든 상상화든 간에 자연의 세부 사항과 패턴을 파악한 다음 그것을 상상력의 산물과 버무릴 수 있었다.
놀랍지도 않지만, 레오나르도는 이 능력과 관련된 과학적 근거를 찾으려 했다. 해부학 연구를 하면서 인간의 두뇌 지도를 제작할 당시, 그는 이성적 사고 능력과의 밀접한 상호작용이 가능한 상상 능력이 뇌실 속에 함께 존재한다고 봤다.
- 〈17장 예술의 과학〉 p.341

◆ 「성모와 실패」 그림들은 타블로이드 신문 크기에 불과하지만 그 그림들에는, 특히 랜스던 버전에는, 레오나르도 특유의 천재성이 반영되었다. 어머니와 아들의 머리카락은 모두 윤기 있고 단단하게 말려 있다. 신비롭고 안개 자욱한 산에서부터 흘러 내려오는 강물은 마치 지구라는 대우주를 두 인간의 몸속 핏줄과 연결해주는 동맥 같다. 레오나르도는 성모의 얇은 베일 위에 비친 햇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도 알고 있었는데, 성모의 피부보다 베일을 더 엷게 표현하되 햇빛이 그녀의 이마 꼭대기에 닿아 반사되도록 했다. 햇빛은 성모의 무릎 옆에 그려진 가장 가까운 나무의 잎들을 선명하게 비추지만, 레오나르도가 선명도 원근법에 관한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나무들은 멀어질수록 덜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또한, 예수가 기대고 있는 암석의 퇴적층은 레오나르도의 과학적 정확성을 잘 반영한다.
- 〈20장 다시 피렌체로〉 pp.399~400

◆ 레오나르도의 지도들은 그가 이룩한 위대하지만 과소평가된 혁신의 또 다른 사례다. 그는 정보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고안했다. 레오나르도는 파치올리의 기하학 관련 저서에 삽화를 그려주면서 완벽한 명암으로 인해 삼차원처럼 보이는 다양한 다면체 모형을 완성했다. 공학과 기계학에 관한 노트 기록에서는 절묘함과 정확성을 갖춘 기계장치를 그림으로 그리고, 다양한 부품을 따로 떼어낸 장면까지 추가했다. 그는 복잡한 기계장치를 분해해 각 부분을 따로 그린 최초의 인물 중 하나였다. 해부도에서도 마찬가지로, 근육과 신경과 뼈와 장기와 혈관을 다양한 각도에서 그렸고 이 모든 것을 여러 겹으로 묘사하는 방법을 개척했다. 이것은 몇 세기 뒤의 백과사전에서 등장하는 인체의 여러 층을 나타낸 투시도와 비슷하다.
- 〈23장 체사레 보르자〉 pp.441~442

◆ 그의 열정과 호기심이 얼마나 다양했는지 보여주는 마지막 증거로서, 말들이 스케치된 페이지의 뒷면을 보면 그가 당시 이외에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거기에도 활기 넘치는 말 머리가 그려져 있지만, 바로 그 위에는 지구와 태양과 달이 표시된 태양계의 섬세한 도해와 우리가 달의 여러 모습을 보게 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투영선들이 있다. 그는 달이 공중에 떠 있을 때보다 지평선에 걸려 있을 때 더 커 보이는 착시를 분석했다. 그는 오목렌즈를 통해 보면 물체가 더 커 보인다며 “이러한 방식을 통해 대기를 정확히 모방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 페이지의 가장 아랫부분에는 정사각형과 잘린 원 같은 기하학 도형이 그려져 있다. 레오나르도는 기하학 도형을 같은 면적의 다른 형태로 바꾸고 원과 동일한 면적의 정사각형을 작도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끝없이 애썼다. 심지어 거기 그려진 말도 경외심과 존경심을 품은 표정이다, 레오나르도가 그 대단한 정신의 증거들을 자기 주변에 흩뿌려놓은 것이 새삼 놀랍다는 듯이.
- 〈25장 미켈란젤로와 사라진 전투 그림들〉 p.466

◆ 레오나르도의 모습으로 짐작되는 모든 초상화 중 가장 유명하고 눈부신 작품은, 레오나르도가 붉은색 초크를 사용해 왼손 해칭으로 직접 그린 인상적인 그림이다. 이탈리아 토리노에 보관되어 있어 ‘토리노 초상화’라고 불리는 이 작품은 너무 많이 재생산되어, 이것이 레오나르도의 실제 자화상이든 아니든 간에, 우리가 생각하는 레오나르도의 이미지를 규정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턱수염이 길고 머리가 곱슬곱슬하고 눈썹이 덥수룩한 노인이 그려져 있다. 머리카락의 날카로운 선은 부드러운 스푸마토 기법으로 묘사된 뺨과 대비를 이룬다. 부드러운 그림자와 직선 및 곡선의 해칭을 통해 입체적으로 표현된 코는 약간 휘어 있지만, 레오나르도의 노인 낙서에서처럼 심한 매부리코는 아니다. 레오나르도의 많은 작품에서처럼, 이 얼굴에는 강인함과 연약함, 체념과 조급함, 운명론과 단호한 결의 등 볼 때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다. 지친 눈은 사색에 잠긴 듯하고 아래로 내려간 입꼬리는 침울하다.
- 〈29장 로마〉 p.573

◆ 「모나리자」를 거의 제일 마지막에 그려진 작품으로 보고, 예술과 자연의 교차점에 서는 능력을 키우는 데 한 평생을 바친 인생의 정점으로서 탐구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 듯하다. 포플러 패널 위에 수년에 걸쳐 여러 겹의 글레이즈를 얇게 덧입혀 완성된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가 가진 천재성의 여러 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실크 상인의 젊은 아내의 초상화로 시작한 그림은, 옅은 미소의 미스터리를 통해 전달되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묘사하고 우리의 본성과 우주의 본성의 연관성을 찾아가는 여정이 되었다.
- 〈31장 「모나리자」〉 pp.601~602

◆ 리자의 얼굴에 빛이 닿는 방식과 관련해 다른 작은 특이점이 있다. 레오나르도는 광학 관련 글에서 환한 빛에 노출되었을 때 동공이 작아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연구했다. 「음악가의 초상」의 경우, 크기가 다르게 표현된 양쪽 눈의 동공은 그 그림에 움직임의 감각을 부여했고, 레오나르도가 그림에 사용한 밝은 빛과도 잘 어울렸다. 「모나리자」의 경우, 리자의 오른쪽 동공이 약간 더 크다. 하지만 오른쪽 눈은 오른쪽에서 들어오는 빛을 더 직접적으로 향하고 있고(고개를 돌리기 전에도 광원을 향해 있었다), 그러므로 오른쪽 동공은 더 작아야 한다. 「살바토르 문디」에서 수정 구체의 굴절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한 것처럼, 이것도 단순히 실수일까? 아니면 교묘한 속임수일까? 레오나르도는 20퍼센트의 인구에게 발생하는, 좌우 동공의 크기가 다른 동공부등 증상을 알아챌 만큼 관찰력이 좋았던 걸까? 아니면 그는 쾌락 역시 동공 확장을 유발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리자의 한쪽 동공을 반대쪽보다 더 빨리 확장시킴으로써 리자가 우리를 보게 되어 느끼는 기쁨을 표현한 걸까?
어쩌면 이건 너무 사소하고 중요하지 않은 내용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것을 ‘레오나르도 효과’라고 해두자. 그의 관찰력은 너무도 예리해서 좌우 크기가 다른 동공 같은 모호한 이상異狀조차 우리로 하여금 그가 무엇을 발견했고 무슨 생각을 했을지, 어쩌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이것은 좋은 현상이다. 그의 주변에 머묾으로써 우리는 동공 확장의 원인 같은 자연의 세세한 사항을 더 유심히 관찰하고 새삼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모든 세세한 것까지 인식하고자 하는 그의 욕망에 자극받아, 우리는 그와 똑같이 행동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 〈31장 「모나리자」〉 pp.611~612

◆ 레오나르도는 광학 연구를 통해 빛이 눈의 한 지점에 모이지 않고 망막 전체로 들어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심와’라고 알려진 망막 중심부는 색과 미세한 부분을 잘 파악하고, 중심와의 주변부는 그림자와 흑백의 음영을 잘 파악한다. 우리가 어떤 물체를 똑바로 쳐다보면 그것은 선명하게 보인다. 하지만 주변 시야를 이용해 곁눈질하면 물체는 마치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약간 흐릿하게 보인다.
이런 지식을 이용해 레오나르도는 손에 잡히지 않는 웃음, 너무 열심히 보려 하면 오히려 안 보이는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리자의 입꼬리에 그려진 아주 가느다란 선은, 해부도 페이지의 꼭대기에 그려진 입술에서처럼 약간 아래로 처져 있다. 그 입을 똑바로 쳐다보면 우리의 망막은 이 미세한 부분과 선을 인식하게 되고, 따라서 리자는 웃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입에서 눈길을 돌려 눈이나 뺨이나 그림의 다른 부분을 쳐다보면, 우리는 리자의 입을 주변 시야로만 보게 된다. 입꼬리의 작은 선은 흐릿해지지만 여전히 그곳의 그림자는 보인다. 이러한 입가의 그림자와 부드러운 스푸마토 기법 때문에 리자의 입꼬리가 살짝 위로 올라가 미묘한 미소를 짓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그 결과, 굳이 보려고 애쓰지 않을수록 더 환하게 빛나는 미소가 완성된다.
- 〈31장 「모나리자」〉 pp.618~619

◆ 레오나르도와 관계된 일이 늘 그렇듯, 그의 예술과 인생, 그의 출생지부터 이제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는 신비로운 베일이 드리워져 있다. 우리는 딱 떨어지는 선으로 그를 묘사할 수 없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다. 레오나르도 역시 「모나리자」를 그런 식으로 그리고 싶지 않았으리라. 약간은 우리의 상상에 맡겨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도 알고 있었다시피, 현실 속의 윤곽선은 필연적으로 흐릴 수밖에 없고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약간의 불확실성을 남겨둔다. 그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가 이 세상에 접근하며 사용했던 방법과 똑같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 세상의 무한한 경이에 감탄하며.
- 〈32장 프랑스〉 p.652

◆ 왕성한 지식욕을 가진 박식가들은 물론 많았고, 르네상스 시대에도 많은 르네상스인이 배출되었다. 하지만 그중에 「모나리자」를 그린 사람은 없었다. 동시에 수차례의 해부를 통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해부도를 그리고, 수로 변경 계획을 구상하고, 지구에서 달까지의 빛의 반사를 설명하고, 심실의 작동 원리를 알아내려고 막 도살한 돼지의 뛰는 심장을 열어보고, 악기를 디자인하고, 야외극을 기획하고, 화석을 통해 성서 속 대홍수 이야기에 반론을 제기하고, 그런 다음 대홍수 그림까지 그린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레오나르도는 천재이면서 그 이상이었다. 그는 모든 창조물과 우리가 그 안에서 차지하는 위치까지 이해하고자 했던 보편적인 지성인의 전형이었다.
- 〈33장 결론〉 pp.655~656

◆ 인생의 어느 시점부터 우리는 대부분 일상적인 현상들을 골똘히 생각하지 않게 된다. 파란 하늘의 아름다움에 잠깐 감탄할지는 몰라도, 왜 하늘이 그런 색인지 더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레오나르도는 궁금해했다. 아인슈타인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는 또 다른 친구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자네와 나는 우리가 태어난 이 세상의 놀라운 수수께끼 앞에 호기심 많은 아이처럼 서 있는 일을 멈춰서는 안 되네.” 우리는 모든 것을 신기해하던 어린 시절 모습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33장 결론〉 p.657


목차


감사의 글
주요 등장인물
연대표

머리말 저는 그림도 그릴 수 있습니다.
1 유년기
2 도제
3 홀로서기
4 밀라도
5 레오나르도의 노트
6 궁정의 예능인
7 개인적인 삶
8 「비트루비우스적 인간」
9 기마상
10 과학자
11 새와 비행
12 기계학
13 수학
14 인간의 본성
15 「암굴의 성모」
16 밀라노 초상화
17 예술의 과학
18 「최후의 만찬」
19 개인적인 역경
20 다시 피렌체로
21 성 안나
22 사라지거나 발견된 그림들
23 체사레 보르자
24 수학공력자
25 미켈란젤로와 사라진 전투 그림들
26 밀라노로 돌아가다
27 해부학, 두 번째 라운드
28 세계와 그곳의 물
29 로마
30 길을 가리키다
31 「모나리자」
32 프랑스
33 결론
꼬리말 딱따구리의 혀를 묘사하라

자주 인용된 문헌의 약어
주석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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