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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비평

틈새비평

  • 이주리
  • |
  • 전남대학교출판문화원
  • |
  • 2019-02-25 출간
  • |
  • 256페이지
  • |
  • 153 X 225 X 17 mm /401g
  • |
  • ISBN 9788968496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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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책속으로 이어서]

울프가 첫 장편 『출항』(The Voyage Out, 1915)에 이어 출간한 두 번째 장편 『밤과 낮』에는 19세기의 상류층 영국문인들이나 지식인이라면 부적절하다고 여길법한 ‘나쁜’ 취향을 가진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밤과 낮』에는 자신이 속한 사회의 많은 구성원들이 좋은 취향이라고 합의한 가치를 의심하는 두 명의 젊은 인물이 등장한다. 울프가 설정한 인물은 공동체가 동경하는 취향을 무조건 따르는 대신 스스로가 좋다고 느끼는 취향을 즐기고 이를 지키고자 노력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은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그것을 행하는 즐거움의 가치를 알아간다. 두 인물이 공동체의 취향을 완전히 무시한다는 뜻은 아니다. 작중 인물은 기존의 공동체를 떠나지 않는다. 이들은 좋은 취향에 대한 규범을 여전히 의식하며 생활하고 부모 세대의 가치관을 존중한다. 그러면서도 두 젊은이는 자신의 ‘나쁜’ 취향을 향유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밤과 낮』의 주인공이 취향과 관련하여 겪게 되는 갈등은 20세기 초반 모더니즘 작가로서 발돋움하려는 울프 본인의 상태를 반영한다. 『밤과 낮』에서 나쁜 취향을 향유하는 인물들은 소설가를 직업으로 택한 것은 아니지만, 소설가의 잠재력을 지닌 작가적 인물이다. 울프는 어떤 소설을 써야하는가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단계에서 『밤과 낮』을 집필했고, 소설에 등장하는 작가적인 인물은 글쓰기에 대한 울프의 견해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밤과 낮』이 출판된 1919년, 울프는 글쓰기에 관한 대표적인 에세이 「모던 픽션」(“Modern Fiction,” 1919)을 발표한 바 있다. 「모던 픽션」에도 취향에 관한 작가의 견해가 암시되어 있다. 젊은 작가 울프는 「모던 픽션」을 통해 만일 작가가 “노예”가 아닌 “자유인”이라면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써야한다고 말한다(106). 설령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이 공동체의 취향, 즉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글이 아니라고 해도 말이다. 「모던 픽션」과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밤과 낮』은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작가의 가치관을 잘 드러내는 소설이다.
울프의 소설 중 가장 긴 『밤과 낮』은 19세기에 유행한 리얼리즘 소설의 결혼 플롯과 상당히 닮아있고 현실에 대한 세밀한 묘사방식을 보여준다. 『밤과 낮』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유행했던 리얼리즘 소설의 서사방식과 상당히 닮아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밤과 낮』은 울프의 대표적인 실험소설인 『댈러웨이 부인』(Mrs. Dalloway, 1925), 『등대로』(To the Lighthouse, 1927), 『파도』(The Waves, 1931) 등에 비해 영문학자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울프와 동시대 작가들도 『밤과 낮』을 호평하지 않았다. 소설이 출판된 이후, 20세기를 대표할만한 유명한 영국소설가이자 문학평론가인 E. M. 포스터(Edward Morgan Forster, 1879-1970)는 『밤과 낮』이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고전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한바 있다(A Writer’s Diary, 20). 뉴질랜드 출신 여성작가 캐서린 맨스필드(Katherine Mansfield, 1888-1923)는 『밤과 낮』이 19세기 초반의 여성작가 제인 오스틴 소설을 연상시킨다고 말한다. 맨스필드에 의하면 『밤과 낮』은 20세기에 사라졌다고 생각되었던 소설의 귀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Majumadar and McLaurin 80).
내러티브의 형식이 19세기 성장소설과 유사하게 보이지만, 『밤과 낮』에는 오스틴 소설이 보여주는 것과 같은 남녀 주인공의 톡톡 튀는 로맨스가 없다. 긴장감이 도는 연애소설 플롯이 느슨하고 열정적인 감정을 발견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점 때문에 『밤과 낮』은 19세기 영국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외면당할 가능성이 높다. 목사의 딸인 19세기 영국작가 브론테(Bronte) 자매의 소설 『워더링 하이츠』(Wuthering Heights, 1847)나 『제인 에어』(Jane Eyre, 1847) 등이 보여주는 열정적인 사랑의 장면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여주인공 제인 에어가 사랑하게 되는 남자주인공 에드워드 로체스터(Edward Rochester)는 여러모로 유혹적이다. 돈이 많고 잘 생겼으며 여성과 ‘밀당’(연애에서 밀고 당기는 행동)을 즐기면서 사람의 마음을 쥐락펴락한다. 『밤과 낮』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상대는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매력이 없어 보인다. 『밤과 낮』은 형식적으로 19세기 소설을 닮아있지만 내용상으로는 19세기 유행했던 로맨스의 장점을 결여하고 있는 셈이다.
『밤과 낮』은 어중간한 위치에 놓인 작품이라는 인상을 벗기 어렵다. 19세기 영국소설의 맥을 잇는 소설이라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고, 20세기 초반 모더니즘 소설로 보기도 힘들다. 울프의 다른 소설들과 비교해볼 때 『밤과 낮』에는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을 특징짓는 의식의 흐름이나 자유간접화법 등의 미학기법이 표현되지 않는다. 사실 이 소설이 출간되기 전부터 울프는 영국 모더니즘 문학의 물꼬를 여는 단편을 선보인 적이 있다. 예컨대 1917년 작 「벽 위에 난 자국」(“The Mark on the Wall”)은 의식의 흐름기법의 절정을 보여주는 텍스트이다. 「벽 위에 난 자국」은 특정한 플롯이 없이 일인칭 화자의 내면세계를 묘사하면서 벽 위에 난 자국이 무엇이었는지를 추적하는 단편으로 모더니즘 문학의 훌륭한 사례로 학자들 사이에서도 자주 언급된다. 『밤과 낮』이 출판된 해 1919년이 울프가 새로운 글쓰기 형식을 시도한 이후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독자는 울프가 왜 전통적인 소설을 썼는지 의문점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울프는 「벽 위에 난 자국」을 통해 시도했던 실험적인 형식의 글쓰기를 멈춘 것일까?
만일 울프가 새로운 글쓰기를 위한 실험을 멈춘 것이라면 오늘날의 독자는 울프를 영국 모더니즘 작가로 기억하지는 않을 것이다. 단순화의 위험을 무릅쓰고 요약한다면, 『밤과 낮』은 실험적인 형식의 문학에 대한 꿈과 이상을 전통적인 형식을 통해 보여주는 작품이다. 『밤과 낮』은 19세기 사실주의 소설의 형식과 서술기법에 빚지고 있는바가 사실이라고 해도, 이 작품의 내용은 18-19세기 영국 기존문학의 전통을 벗어나고자하는 열망이 주를 이룬다. 『밤과 낮』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20세기 초반 문학 작품에 종종 등장하는 ‘젊은’ 예술가를 닮아있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를 넘어 20세기로 접어든 역사적 배경에서 울프를 비롯한 20세기 초반 영국 모더니즘 작가들은 젊은 예술가 유형의 인물을 만들어냈다. 대표적으로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작가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 1882-1941)는 젊은 예술가를 창조한 울프와 동시대 작가이다. 조이스의 1916년 작 『젊은 예술가의 초상』(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과 1922년 작 『율리시스』(Ulysses)에 모두 등장하는 스티븐 디덜러스(Stephen Dedalus)는 작가인 조이스 본인을 반영하는 예술가적 인물이다.
울프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중 대표적인 젊은 예술가는 단연코 여성화가인 릴리 브리스코우(Lily Briscoe)이다. 1927년 출판된 『등대로』에 등장하는 예술가 릴리는 울프가 지녔던 예술관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울프는 릴리의 시선을 빌려서 취향과 예술에 관한 관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목차


프롤로그: 선물 / 5

1. 개인의 취향과 『밤과 낮』 / 13
타인의 취향 / 14
『밤과 낮』 / 17
죽은 시인: 힐버리 가문의 유산 / 26
취향 모방 / 39
아버지의 서재에서 훔친 그리스어 사전 / 46
랄프의 나쁜 취향과 훔치는 상상 / 54
취향의 공유 / 66

2. 버지니아 울프와 자크 랑시에르: 두 편의 에세이 읽기 / 71
울프문학과 정치비평 / 72
랑시에르의 미학적 체제 / 77
작가, 노동자, 침입자 / 85
“당신,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왔소?” / 93
생명이 있는 말 / 107

3. 파시즘의 방에서 먼 『자기만의 방』 / 109
파시즘에 반대하며 / 110
몸의 미학화: 파시즘의 취향 / 114
경직된 몸 - ‘I’ / 122
정동적(affective)인 몸과 글 / 129
양성적인 마음 / 144
『자기만의 방』의 꿈: 움직이는 글 / 155

4. 『세월』 속 껍질의 안과 밖 / 159
껍질-은신처 / 160
껍질을 보는 사람들-몽상가 / 165
엄마의 껍질-낡은 놋쇠 주전자 / 180
터지는 껍질-폭탄 / 189
침묵을 낳는 껍질: 낯선 남자의 외투와 파지터 집안 / 194
열리는 껍질 / 202
바랜 껍질에 더하는 빛 / 209

5. 『막간』, 기술복제시대의 소설 / 215
틈새 많은 소설 / 216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읽기 / 221
제의가치에서 전시가치로: 건축물, 초상화, 야외극 / 226
전망 바라보기 / 237
관객이면서도 동시에 배우인 대중 / 242
나가며 / 246

인용문헌 /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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