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기계가 범람하는 오늘날,
책이란 과연 무엇일까?
책의 존재 이유를 보여 주는
글자 없는 그림책!
앞표지 책상 위에는 컴퓨터와 휴대폰이 널려 있고 전선은 복잡하게 엉켜 있어요. 본문으로 들어가면 하늘에는 비행기가 도로에는 자동차가 가득해요. 주인공 아이와 사람들은 모두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습니다. 집에 돌아온 아이가 게임을 하는데 할아버지가 찾아오고 둘은 공원으로 갑니다. 공원에 있는 사람들은 각자 드론, 로봇 애완견, 전동휠, 스마트폰…. 그때 할아버지가 선물을 꺼냅니다. 그러자 갑자기 아이 앞에 빛나는 별이 쏟아지더니 친구들과 함께 하늘로 날아오르는데… 과연 할아버지가 준 선물은 무엇일까요?
이 책을 보면 복잡한 기계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오늘날 기술은 초 단위로 발전하고 기계 산업은 매일 혁신하지요. 요즘 최신 스마트폰이나 전자 기계를 장만하면 설명서를 잘 읽어도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은 점점 오래 걸립니다. 어쩌면 우리는 더 이상 기계의 발전 속도를 따라갈 수 없을지 모르고요.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기계는 빠르고 정확하고 정해진 원칙과 방법대로 모든 일을 처리하긴 하지만 우리는 기계가 가질 수 없는 의외성, 흔히 말하는 창의성이 있잖아요. 많은 사람들은 인간의 창의성이 바로 책에서 비롯한다고 얘기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책은 무엇일까요?
책은 무지로부터 개인의 육신과 영혼을 구하기도 하고, 사회를 깨우쳐 혁명을 부르기도 합니다. 내 안에 없던 새로운 것을 주기도 하고, 잊고 있던 것을 찾아 주기도 하며 때론 이미 알고 있던 것을 산산이 부수고 새로운 지식과 깨달음을 강요하기도 하지요. 이렇듯 이성과 감성을 반복적으로 탈피할 때 창의성이 생기는 거겠죠. 그렇다 치더라도 책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란 역시 어렵습니다. 그러니 일단 우리 옆에 있는 책을 펼쳐 봐요. 이 글자 없는 그림책을 봐도 좋겠네요. 이 책을 보면서 잃어버렸던 꿈과 친구를 찾고 상상의 세계로 날아가다 보면 어느새 진정한 책의 가치를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다음 가만히 책을 덮어 보세요.
뒤표지 책상 위에는 컴퓨터와 노트북 대신 책이 한 권 있습니다. 게다가 복잡하게 엉켜있던 전선들은 모조리 콘센트에서 뽑혀져 있습니다. 그래요. 우리 가끔은 주변에 기계를 끄고 손에 스마트폰 대신 책을 들어 봐요. 어떤 책이라도 상관없습니다. 그저 복잡한 이 기계세상을 잠깐 벗어날 수 있다면.
편집자 한 마디 하늘에는 비행기가 날고 도로에는 자동차가 달리지만, 저는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보면 왠지 마음이 편해지고 흙길을 걸으면 몸이 즐겁습니다. 그리고 책, 특히 그림책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이 책을 쳐음 보았을 때는 머리가 띵 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만드는 책이 과연 세상에 충분히 유의미한가? 새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그러다 결국“책”의 의미를 말하는 이 책을 여러분께 소개하기로 했고, 세상에 있는 모든 책들을 더욱 아껴 주십사 하는 바람으로 발행일도 ‘세계 책의 날’로 삼았습니다. 책에 관한 책이니 만큼 책 고유의 색과 모양, 그리고 종이 질감마저 느끼시라고 표지에는 비닐 코팅을 하지 않은 대신 내구성을 위해 랩핑을 두 번했으니 참고해 주세요. 끝으로 저는 지금도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계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선물 같은 그림책을 선보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