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사자성어四字成語는 한자 漢字 네 자 四字로 이루어졌으며 교훈이나 유래를 담고 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 사자성어를 사용하게 된다. 예컨대 “나는 고진감래苦盡甘來와 와신상담 臥薪嘗膽 끝에 비로소 오늘날의 자수성가自手成家를 이뤘습니다.”라는 성공한 인사의 강연이 여기에 해당한다. 사자성어는 한문 漢文이기에 초 ․ 중 ․ 고교생들에게도 한문 수행평가 등의 공부에 도움이 될 듯 싶어 이 책의 발간을 하게 되었다. 더불어 가급적 아름다운 우리말과 함께 모두가 알아야 하는 상식을 넣는 데도 신경을 썼다.
나는 초등학교조차 겨우 졸업한 무지렁이다. 어머니는 내가 첫 돌 즈음 가출했다.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초등학교 시절 반에서 1~2등으로 공부를 잘 했지만 가난해서 중학교에 갈 수 없었다. 대신 소년가장이 되어 신문팔이와 구두닦이를 했다. 행상과 우산장사, 노동과 ‘공돌이’ 등 하층민이 겪는 각종의 고생으로 절벽 같은 10대를 보냈다. 방위병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어렵사리 취직을 했지만 많이 배우지 못한 죄로 ‘비정규직’이라는 변방과 폭풍한설을 떠돌았다. 어두운 빈곤의 터널을 점철해야 했기 때문에 아이들만큼은 반드시 잘 가르쳐야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세월이 흘러 작수성례酌水成禮로 부부가 되어 두 아이를 보았다. 못 배운 것이 한이 되었기에 아이들의 교육에 최선을 다했다. 사교육은 언감생심이었지만 주말과 휴일에 공공도서관을 같이 다니며 독서에 열중했다. 덕분에 필력이 증강되었으며 아이들도 성적에 날개를 달았다. 딸과 사위에 이어 아들도 서울대학교를 졸업했거나, 서울대에서 수학 修學중이다. 이런 까닭에 지인들은 자식농사에 있어 ‘트라플 크라운 triple crown 달성’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이 책의 집필 이유로 작용했다.
이 책은 나의 구절양장九折羊腸 삶을 담은 수기이자 수필형태의 생활 글이다. 혹자는 나를 일컬어 절차탁마 切磋琢磨의 보람을 이룬 사람이라고 칭찬한다. 중학교라곤 문턱도 넘어보지 못 한 무식쟁이가 ‘감히’ 언론사의 논설위원까지 하고 있으니 그리 비유했지 싶다.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날 리 없다. 명말 청초 明末 淸初 사상가 고염무 顧炎武는 ‘독서만권 讀書萬卷 행만리로 行萬里路’를 주창했다.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 길을 다녀라.”라는 그의 말을 좇아 만 권 이상의 책을 읽었다. 돈이 없어 그만큼의 여행은 못했지만 독서는 역시 깜깜하고 고달팠던 인생길에 밝은 빛의 횃불로 다가와 앞길을 밝혀주었다.
그동안 언론에 칼럼으로 실은 ‘인생은 사자성어’를 책으로 발간하게 되었다. 지금도 <중도일보>와 <월간 충청포스트>, <월간 오늘의 한국>, <일간 뉴스에듀>,<대전평생교육진흥원> 등에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다.
이 책을 내는 데 있어 적극 응원해준 조강지처糟糠之妻 황복희 여사에게 먼저 각별한 고마움을 전한다. 한 번도 경제적 풍요의 주머니를 건네지 못했지만 풍랑을 탓하지 않는 ‘진정한 어부’였던 아내가 정말 존경스럽다. 자강불식自強不息 과 각자도생各自圖生으로 오늘의 성공을 일군 아들과 딸 또한 대견하고 고맙다. 빙기옥골氷肌玉骨 며느리 미지와 자타공인 수재秀才 사위 형진을 우리 가족에 편입시켜 주신 두 사돈어르신께도 존경의 큰절을 올린다. 늘 조카를 친아들 이상으로 배려해주시는 숙부님께서 건강하시길 기도한다. 개펄에 방치되었을 수도 있었을 ‘꼬막’을 캐내서 고운 진주로 탈바꿈하게 만들고, 미력微力한 글을 고운 책으로 발간해주신 넥센미디어 배용구 경영총괄 대표님과 시종일관始終一貫 이 책의 출간에 있어 환한 등대 역할을 해 주신 넥센미디어 김흥중 편집국장님께 거듭 심심한 감사함을 표한다. 친형님 이상으로 배려해 주시는 ‘월간 오늘의 한국’ 정정환 편집위원님과 같은 직장의 한종범 형님, 불변한 의리가 으리으리한 ‘중도일보’ 김의화 기자님께도 큰 고마움을 올린다. 변함없이 응원해주고 있는 고향의 죽마고우들과 초등학교 동창들에게도 우정이 듬뿍 담긴 더운 술을 건넨다. ‘동아일보’ 출판지사 대전지사장 이만성 형과 ‘충청포스트’ 정다은 편집장님, 편집위원님들께도 늘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한다.
2019년 5월 홍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