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세계장미회(WFRS) 올해의 책 수상작!
동일본 대지진으로 다치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한
130여 컷의 아름다운 장미 사진들 수록!
열일곱 살에 장미와 사랑에 빠져버린 청년 오카다 가츠히데. 1968년 4월 후타바 장미원 문을 연 이후 50여 년 동안 가츠히데는 750여 종의 장미들을 가꾸며 연 5만 명의 방문객들을 맞이해왔다.
하지만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 후타바 장미원의 운명을 뒤집어놓고 말았다. 대지진으로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해 일본 북부지역을 폐허로 만들었고, 그가 평생 동안 일구어낸 정원은 출입금지구역으로 선포되었다. 졸지에 정원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가츠히데는 슬픔이 점점 깊어지면서 마음이 병들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해마다 그의 정원을 방문하면서 오랜 세월 때맞춰 피어나는 장미의 신비로운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아온 사진작가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된다.…
이 책은 절망 속에서도 장미를 매개로 서로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 새로운 꿈과 희망을 만들어가는 로자리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젊은 시절 장미에 매료되어 평생을 바쳐 일본 최고의 장미원을 이루어내었지만 후쿠시마 대지진으로 졸지에 정원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정원사, 오랜 세월 때맞춰 피어나는 장미의 신비로운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아 온 장미사진 동호인들, 잃어버린 장미정원 속에 담긴 의미와 문화를 찾으려 애쓰는 장미 애호가들. 장미는 사랑과 평화의 의미를 담아내고 삶을 풍요롭게 하며 사람들을 결속시키는 힘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한국장미회 김욱균 회장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유출 사고가 일어난 지 2년여쯤 되었을 때 일본장미회 회원들로부터 이 ‘잃어버린 장미정원’에 대한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 한 이 아름다웠던 장미정원을 기억하고 장미를 통해서 희망과 위로의 활동을 펼치기 위한 노력이 사회적으로 계획되고 있다는 내용도 알게 되었다. 그 후 그 사연과 활동이 책으로 엮여 출판되었고, 이 책은 세계장미회 최고의 영예를 가진 장미서적 분야의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이제 여러 해가 지났지만, 후타바 장미원을 가꿔온 오카다 가츠히데 씨와 그의 장미원에서 일어났던 일은 후쿠시마 주민들에게 닥쳤던 많은 것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에 있는 장미들을 바라보며 여러분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그들의 고향과 지역공동체, 생계 수단을 잃어버리게 한 비극을 잊지 못할 것이다.
한국어판 특별부록으로
한국장미회 회장이 집필한 ‘장미에 대한 문화사’ 및
장미 품종 및 분류표 수록!
이 책의 한국어판에는 원서에는 없던 ‘장미에 대한 짧은 문화사’를 김욱균 한국장미회 회장이 집필해 추가했으며, 사진들 속 장미의 품종 등을 정리한 분류표도 새롭게 만들었다. 우리는 이 책을 준비하면서 책 속 장미들의 이름이 궁금했다. 영문으로 출판된 원서에는 장미 품종이 명시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에서는 이제 막 사회적으로 장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고 장미정원을 조성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어, 책에 수록된 장미의 품종과 이름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 정원은 사라져버렸고 사진들만 남아 있었으며 오랜 세월 장미 사진을 찍어온 사진작가들은 사진을 예술적이고 감성적으로 표현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작품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장미 품종이나 장미 이름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래서 이 이름들을 어떻게 찾을 수 없을까 고심했다. 사진에 나타난 한순간의 장미 모습만을 보고 장미의 품종을 식별해내는 것은 보통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이 잃어버린 장미의 이름을 찾는 방안을 일본장미문화연구소 마에바라 카츠히코 이사장과 일본 지바현립 자연사박물관의 유키 미카나기 박사와 의논을 하기 시작했다. 장미의 이름을 찾는 활동에 장미 전문가들이 한 사람 두 사람, 차츰 모이면서 장미 이름을 찾는 결사대가 꾸려졌다.
‘장미 셜록 홈스(Rose Sherlock Holmes)’는 저자가 잃어버린 장미의 이름을 찾는 과정에 참여했던 전문가 그룹에 붙인 이름이다. 여기에는 일본장미회와 고전장미&덩굴장미클럽(Old Roses & Climbers Club)에 소속되어 있는 대학교수, 자연사박물관 큐레이터, 일본 유수의 장미원의 장미정원사, 장미 육종회사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사진에 나타난 장미꽃의 모양, 색깔, 잎의 수, 탁엽, 가시, 수형 등을 세심하게 살피고 추적하였다. 책에 나온 모든 품종의 이름을 다 찾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비교적 많은 장미의 이름을 찾았다. 잃어버린 장미정원을 아름다운 사진들로 복원해내는 작업 못지 않게, 장미들의 이름을 되찾아주는 작업 또한 의미 있고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