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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은 힘이 세다

천자문은 힘이 세다

  • 김근
  • |
  • 삼인
  • |
  • 2019-05-30 출간
  • |
  • 979페이지
  • |
  • 155 X 226 X 59 mm /1386g
  • |
  • ISBN 978896436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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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여전히 살아 있는 천자문, 어떻게 읽어야 할까?
우리 시대의 눈으로 읽는 천자문, 천자문을 통해 본 우리 시대와 인간

『천자문』이 중국을 만들었다

『천자문은 힘이 세다』는 저자 김근 교수가 2003년에 출간한 『욕망하는 천자문』의 틀을 바탕에 두고 그 내용 중 많은 부분을 새로 써서 펴내는 책이다. 『천자문』과 익숙하지 않은 세대를 위해, 앞선 책의 빈 곳을 메우고 생각을 진전시켜 써낸 새로운 교양서다.
알다시피 『천자문』은 지금부터 1,500여 년 전, 중국 양나라 무제의 명에 따라 주흥사周興嗣가 편찬했다고 알려진 한자 학습서다. 저만큼 오랜 세월 동안 이 책은 중국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에서도 최고의 한자 교육 교재였다. 그러나 『천자문』은 단순한 한자 학습 교본을 넘어 중국인들뿐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행동과 무의식을 빚어내고 단단하게 만드는 막중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 『천자문은 힘이 세다』의 출발점에 자리 잡은 문제의식이다. 책의 머리말에 따르면 『천자문』은 “단순한 아동 독서물이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와 영향력을 가진 명실상부한 고전”이며 “세계와 인생을 읊은 장편 서사시이고, 그 콘텐츠는 중국 고전 작품들을 망라해 다시 쓴 것이어서 동아시아의 전통 사상이 그대로 압축돼 있”(6쪽)는 풍요로운 텍스트다. “이 텍스트가 이제 막 글을 읽기 시작한 학동들에게 주입되다시피 읽혀왔으므로 우리 사회에서도 그 정신적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었다. 우리에게 오래도록 반복되는 행위들이 어디에서 기원하였는지를 알고 싶으면 『천자문』에서 그 답을 대부분 찾을 수 있을 정도”(6~7쪽)라고 저자는 적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또 『천자문』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런 역할을 감당했는가. 저자는 『천자문』의 모든 구절을 꼼꼼하고 섬세하게 읽어나가면서 이를 밝혀낸다.
『천자문은 힘이 세다』의 『천자문』 독해는 먼저 여기 등장하는 낱낱의 한자들의 어원과 의미를 자세히 뜯어보는 데서 시작한다. 그 방법 중 하나는 갑골문甲骨文, 금문金文, 소전小篆 같은 고문자古文字의 모양을 통해 해당 한자의 유래를 추적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자의 발음(또는 字音)에 기대어 그 뜻을 헤아려보는 또 다른 방법도 동원된다. 즉 한자가 지닌 성聲과 운韻(이를테면 ‘동녘 동東’ 자의 ‘dong’이라는 독음에서 ‘d’는 성, ‘ong’는 운에 해당한다)에 주목하여, 어느 한자가 다른 한자들과 맺는 쌍성雙聲 관계(‘동東’과 ‘덕德’처럼 두 글자의 성이 같은 경우)와 첩운疊韻 관계(‘동東’과 ‘홍紅’처럼 두 글자의 운이 같은 경우)를 실마리 삼아 어원과 의미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아무런 관련이 없는 줄 알았던 한자들이 이 쌍성·첩운의 마법 같은 그물망에 걸려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있음이 드러날 때의 재미, 발견의 기쁨을 독자들은 『천자문은 힘이 세다』를 읽는 동안 놓칠 수 없을 것이다.
그와 같은 그물질을 통해 『천자문』에 담긴 글자와 문장의 의미가 물 바깥으로 떠오르면, 저자는 그것들을 넓은 맥락 안에 펼쳐놓고 들여다본다. 넓은 맥락이란 한자를 탄생시키고 갈고 닦은 중국의 오랜 역사이며, 멀쩡히 푸른 하늘을 『천자문』을 따라 검다고(천지현황天地玄黃, 하늘과 땅은 각각 검고 누르다) 익혀온 우리의 역사이고, 그 둘을 아우르며 넘어서는 보편적인 인간의 삶이다. 이렇게 살필 때 한자가 드러내고 또 숨기고 있는 가치관과 믿음, 편견의 얼개가 노출된다. 저자는 먼저 ‘권력’이라는 렌즈를 들고 그 얼개에 다가간다. 곧, 문자文字가 어느 개인과 집단이 제 필요와 욕망에 따라 세운 규율과 질서를 어떻게 정당화하는지, 다른 한편 그 규율과 질서에 지배당하는 자들을 어떻게 밀어내고 소외시키는지에 초점에 두고 『천자문』을 읽어낸다.
예를 들어 ‘여모정렬女慕貞烈 남효재량男效才良’(여자는 지조가 곧고 굳음을 흠모하고 남자는 재사才士와 현인賢人을 본받는다)이라는 구절을 보자. 저자는 고대 한문에서 문장을 만들 때는 남존여비男尊女卑의 관념에 따라 남자, 또는 남자에 해당하는 단어가 앞에 놓이는 것이 일반적인데도 굳이 ‘여女’를 앞에 둔 점에 눈길을 준다. 정렬, 곧 ‘지조를 지키는 일’에 남녀가 있을 수 없겠지만 그 일은 따로 여성에게 맡겨 앞장세우고, 남자에게는 그 뒤에 가서 ‘재주 있는 선비’(才)와 ‘현명한 인재’(良)를 본받는 일을 할당해주는 이 문장의 짜임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 구절의 ‘량良’ 자는 앞에 나온 대구들에서 압운押韻해온 ‘방方’·‘상常’·‘상傷’ 등의 글자와 같은 운韻으로 맞춰야 한다는 논리에 따라 여성을 앞의 출구로 보내 ‘정렬’의 의무를 맡게 하고 남성은 뒤의 대구로 피할 수 있는 훌륭한 핑계가 된다”(191쪽). 그러니까 거칠고 어려운 임무는 남에게 넘기고 자신은 우아한 역할과 지식을 독점하는 것을 합리화하는 차별 이데올로기, 부당한 권력의 작동이 여기서 포착되는 것이다.
이러한 예는 물론 여성에 대한 남성, 백성에 대한 임금, 어린아이에 대한 어른, 소수민족들(중국이 보기에는 ‘오랑캐’)에 대한 중국의 우위와 지배를 당연하게 여겼던 봉건 사회의 질서를 반영한다. 그러나 이 구절은 그러한 질서를 지극히 자연스러운 듯이 서술함으로써 그 질서를 사실상 만들어내는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이는 곧장 『천자문』 전체에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천자문』은 해와 달과 별의 움직임에서부터 정치와 경제의 운영, 사람다운 도리와 윤리, 겨자와 생강, 나귀와 노새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둘러싼 온갖 사물과 제도와 습속, 즉 세계 전체에 관해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세계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가 아니라 중국의 특정한 가치관과 연루된 문자에 의해 선별적으로 편집된 세계다. 그런데도 그 편집된 세계는 교과서의 형태로 거듭 읽히고 학습되는 가운데 사람들이 묵묵히 수납하고 따라야 할 규범적 세계로 자리 잡는다. 인공적인 것이 ‘자연’으로 올라서는 셈이다. 이렇게 보면, 중국이 『천자문』을 낳았지만 거꾸로 『천자문』이 중국을 만들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천자문은 힘이 세다』가 “사물이란 언어에 의해 창출”(50쪽)된다거나 “고대 중국의 세계는 문자에 의해 축조·유지”(109쪽)되었다고 말하는 이유, 그리고 이 책의 1부에 ‘문자로 다시 만드는 세상’이라는 제목이 붙은 까닭이 여기에 있을 터다.

고전 (거슬러) 읽기의 모범을 보이다

그렇다면 인공 지능의 시대라는 21세기에, 그것도 (저자가 곳곳에서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는 대로) 봉건주의의 폐해에 오래 발목을 잡혀온 우리가 남의 나라 옛적 봉건 사회의 교과서를 왜 여전히 기웃거려야 할까. 말할 나위 없이 봉건 시대와 중국의 울타리 안에 갇힌 전언(message)과 가르침이 『천자문』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부이기는커녕, 저자에게 『천자문』은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인간이라는 종족에 대해 무수히 많은 것을 말해주고 생각케 하는 ‘욕망의 텍스트’다. 사람은 왜 권력을 갖고 싶어 하는가? 어째서 그토록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을 갈구하고 이름(名)에 집착하는가? 그러면서도 때로는 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적한 곳에 파묻혀 유유자적하기를 고대하는가? 『천자문』이 욕망의 텍스트인 것은 인간의 저 다채롭고 때로는 서로 충돌하는 욕망들을 함축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러하지만, 그 욕망을 통어하고 인도하기 위해 옛 사람들이 궁리해낸 중용中庸, 예禮, 오상五常(사람에게서 흔들려서는 안 되는 다섯 가지 정신적 기둥인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 같은 이념적 지침들이 흩뿌려져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천자문』에 담긴 인간적 욕망이 현대를 사는 우리의 욕망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면, 그리고 그 욕망에 대응하려 고안된 윤리적 방책들이 오늘에 와서 쓸모없어졌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다면, 『천자문』을 우리 시대의 문제들과 대결하기 위한 길잡이나 연장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천자문은 힘이 세다』가 공들여 하고 있는 작업이 바로 그것이다. 곧 『천자문』이 던져놓은 화두를 우리 시대의 여건 속에 끌어들이고, 한편으로는 원래의 가르침을 거슬러, 다른 한편으로는 그 맥락을 넓혀서 사유와 성찰을 펼치는 일이다. 예컨대 남의 단점을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망단피단罔談彼短’의 당부를 거슬러 “단점들을 말하는 사이에 우리는 진실을 경험하게 된다”(209쪽)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전자의 경우다. 그런가 하면 과거의 엘리트들이 백성을 불쌍히 여겨 폭군을 토벌했다는 ‘조민벌죄弔民伐罪’의 맥락을 확장해서, 기득권을 버린 채 대중과 함께하려는 지식인들이 대거 사라져버린 우리 사회의 현실을 살핀 뒤 민중이 “스스로 진실과 마주하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124쪽)고 말하는 데로 나아가는 대목은 후자의 방향을 대변하는 예가 될 것이다. 이러한 작업의 과정에서 돋보이는 것은 『천자문』의 시대와 우리 시대를 연결하고 거기서 솟아나는 쟁점들을 찾아 해석하는 솜씨의 정교함과 생각의 깊이다. 그 점에서 『천자문은 힘이 세다』는 고전에 대한 비판적 독서, 또는 고전의 결(grain)을 거스르고 맥락을 확장하여 그 작품에 새로운 의미를 주는 책읽기의 한 본보기라고 하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그러므로, 『천자문』이 단순한 한자 학습서가 아니었듯이 『천자문은 힘이 세다』는 예사로운 천자문 해설서와 격을 달리한다. 이 책의 장점은 『천자문』에 대한 심층 해석에 그치지 않고 그 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는 동양 및 서양 사상의 정수와 만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데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천자문은 힘이 세다』는 공자, 장자, 맹자, 묵자 등의 사상을 적절한 문맥에서 끌어들이고 그것들을 서구의 현대적 사유(『천자문』을 욕망의 텍스트로 대하는 시각에 걸맞게, 이 책이 자주 참조하는 것은 욕망과 언어의 이론가 자크 라캉의 작업이다)와 순탄히 어우러지게 만드는 흥미로운 사례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사상 편력이 현학이나 박식함의 과시로 빠지지 않는 것은 선학들의 생각을 동시대의 사회와 인간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자원 이외의 용도로 쓰려는 욕심이 저자에게 없기 때문이다. 타인들의 생각을 향해 나아가는 길은 언제나 저자 앞의 현실로 돌아오기 위한 길이다. 그 결과 “냉정한 돈의 논리를 숭상하는”(165쪽) 신자유주의가 주도하는 시대의 화사한 외양과 그 뒤에 깔린 어둠을, 치열하되 독단에 흐르지 않고 실사구시적으로 응시하는 한 지식인의 두터운 사유를 담은 책이 우리에게 주어졌다. 학자들이 아닌 일반 독자들을 위해 쓴 책이어서 어렵지 않게 읽힌다. 저자의 중후한 문체 틈새로 문득 모습을 비치는 풍자와 아이러니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해줄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1부 문자로 다시 만드는 세상

2부 사람을 지탱하는 기둥들

3부 왜 수양을 해야 하는가

4부 권력이 숨기고 드러내는 것

5부 지식인의 신화와 현실

6부 중국 중심주의의 지리학

7부 세상을 다스리는 기술

8부 소외를 견디는 지혜

9부 일상의 이데올로기

10부 몸은 타서 없어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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