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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태의 세계

중동태의 세계

  • 고쿠분고이치로
  • |
  • 동아시아
  • |
  • 2019-06-12 출간
  • |
  • 408페이지
  • |
  • 151 X 210 X 27 mm /575g
  • |
  • ISBN 9788962622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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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사라진 언어, 중동태(中動態)로 바라보는 인간행동의 작동원리,
그리고 의지와 책임의 고고학!

2018 기노쿠니야서점(紀伊國屋書店) 인문대상 1위
제16회 고바야시 히데오(小林秀雄)상 수상

알코올 중독은 의지의 문제일까?
내가 걷는다면, 내 의지로 걷는 것인가, ‘걷기가 내게서 성사된 것’인가?

2020년, 일명 ‘조두순 사건’의 조두순이 출소한다는 소식에 분노 여론이 들끓고 있다. 11년 전 그의 이름으로 불리는 범죄 유형이 생겼고 출소를 1년여 앞둔 지금 그의 출소를 막아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화제다. 당시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형 때문에 많은 국민이 법의 모순을 느꼈다. 조두순뿐만 아니라 술에 취한 자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심신미약을 이유로 낮은 형을 받은 일이 종종 있다. 형법상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의 책임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주체적으로 행위를 제어할 능력이 떨어졌다면 행위에 대한 모든 책임을 묻기 힘들다는 것이 요지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음주 자체가 스스로 선택한, 즉 능동적 행위라고 주장한다. 누군가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한 것이 아니라면 술을 마신 행위에서부터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의지는 어디서부터 우리 행동에 개입하는 것일까?

의지가 행위의 처음 단계에 있는지 없는지도 불분명하다. 현대의 뇌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뇌 안에서 행위를 하기 위한 운동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그 후 그 행위를 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의식 안에 출현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중략)
이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은 사람이 능동적이었기 때문에 책임이 지워진다기보다는 책임 있는 존재로 간주해도 좋다고 판단되었을 때 능동적이었다고 해석된다는 사실이다. 의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책임이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책임을 지워도 좋다고 판단된 순간에 의지 개념이 돌연 출현한다.

-본문 중에서

그렇다면 정신질환자의 범죄는 어떨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정신질환은 자신의 행동을 제어할 정신 능력에 이상이 생겼다는 뜻이다. 설사 범죄를 저질렀다 해도 그는 처음부터 자기 행위에 책임질 수 없었기 때문에 죄를 묻기 어려울 것 같다. 행위 주체와 책임의 문제를 어떻게 이해해야 적절할까? 이 책에서 고쿠분 고이치로는 ‘중동태(中動態, middle voice)’라는 개념의 렌즈를 통해 위와 같은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보여주려 한다. 우리는 자신이 어떤 일을 한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내가 걸을 때, 걷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보행 행위를 수행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00여개의 뼈, 100여개의 관절, 400여개의 골격근의 공조를 우리의 의지만으로 가동시킬 수 없다. 따라서 이 사태는 ‘걷기가 내게서 성사되었다’고 표현해야 더 적절해 보인다. 이렇듯 아주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행하는 것(능동)’과 ‘당하는 것(수동)’을 구별하는 일은 쉽지 않다.
고쿠분 고이치로는 협박당하는 상황을 예로 들며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 총으로 위협당해서 돈을 건넸다면 그것은 내가 능동적으로 행한 일일까? 아니면 수동적으로 당한 것일까? 능동과 수동의 구별에 갇혀 있다면 행위를 자발이냐 강제냐의 도식 아래에서 이해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협박당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비자발적 동의의 위치를 적합하게 지정할 수 없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능동-수동 언어 체제’에 갇혀 살아온 게 아닐까? 이 체제에서, 능동적이라 간주된 주체들은 행위에 책임질 것을 추궁당한다. 반대로 수동적인 존재로 간주되면 무시당하기 일쑤이다. 어느 쪽이든 불편한 결과이다. 그런데 이 언어 체제는 보편적인 게 아니라고 한다(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기계는 더더욱 아니다). 실제로 고대 이전에는 사람의 행위나 사건을 능동-수동 이분법에 가두지 않았다. 따라서 의사소통의 핵심적인 목표도 진정한 행위자, 즉 진짜 책임자를 찾아내는 게 아니었다. 이러한 고대의(혹은 더 이전의) 언어 체제에서 중요했던 게 바로 중동태였다. 만일 우리가 이 중동태를 불러내어 사회 현상이나 의료 현장에 적극적으로 비추어본다면, 사건과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현상하기 시작할까? 사회과학이나 의료 현장에는 어떤 혁신이 일어날까?
-‘옮긴이의 말’ 중에서

사라진 언어, ‘중동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언어로 바라본 인간행동의 작동원리, 의지와 책임의 철학적 화두!

고쿠분 고이치로는 언어에서 원인을 찾는다. 언어는 생각의 틀이다. 여기서 말하는 언어는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언어가 아니라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구체적 언어로, 언어는 바로 그 구체성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생각을 규정한다. 고쿠분 고이치로는 일본어를 모어로 서구어를 익혔다. 따라서 많은 서구 철학자가 인도유럽어의 외연을 넘지 못한 반면, 변방의 일본인 철학자는 자신의 모어와는 전혀 다른 외국어와 만나야만 했다. 서구 철학자가 내면에서 사고할 수밖에 없었다면, 이방의 철학자는 필연적으로 바깥에서 사고해야만 했다. 그가 주목한 중동태는 능동태도 아니고 수동태도 아닌 그 중간이라고 설명되어온 그리스어 문법 용어이다. 언어학자 벤베니스트는, 행하느냐 당하느냐가 문제될 때의 능동과 수동의 대립을 넘어, 주어가 과정의 바깥에 있느냐 안에 있느냐가 문제가 되는 능동과 중동의 대립에 주목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고쿠분 고이치로는 능동과 중동의 대립 전에, 모든 언어의 원형으로서 중동이 있다는 가설에 이른다. 말하자면, 행위의 주체보다 사건으로서의 행위 그 자체가 먼저였다는 것. 사건에 주체를 귀속하고, 자유의지를 부여하고, 책임을 묻게 된 것은 아주 훗날의 일일 뿐이다.

하지만 약물 의존증에 빠진 분들의 상태를 말로 설명하는 건 심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쓰는 말은 ‘한다’와 ‘당한다’를 확실히 구분하는 언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얘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이분법으로 빠져들고 맙니다. 이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주체적으로 ‘열심히 노력하든가’ 아니면 수동적으로 ‘되는대로 놔두든가’ 둘 중 하나인 것처럼, 혹은 능동 아니면 수동인 것처럼 이야기가 전개되는 거죠. 이야기의 끝은 결국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은 안 돼!’가 되고 맙니다. 이런 문제점들을 자꾸 느끼게 되면서, 둘 중 어느 쪽도 아닌 중동태에 대한 관심이 내 안에서 점점 더 고조되었습니다
-<에스노그래피 2017년 11월호> 고쿠분 고이치로의 인터뷰 중에서

만일 중동태가 일상 속에서 활성화된다면 우리는 과도한 책임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사회 구조나 개인의 의지로 환원되지 않는 측면들을 풍부하게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동태는 새로운 삶을 위한 가능성의 조건이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책 속으로 이어서]
의지 개념은 책임 개념과 강하게 결부되어 있다. 이 점은 ‘의지’가 그 일상적 용법에서도 무슨 일인가를 시작할 능력으로 연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행위를 자신의 의지로 개시했다고 상정될 때, 그 사람에게 그 행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어떤 행위가 과거로부터의 귀결이라고 한다면 그 행위를 그 행위자의 의지에 의한 것이라 간주할 수 없다. 그 행위는 그 사람에 의해 개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 행위자가 모종의 선택을 하긴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선택은 여러 요소들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출현한 것이어서, 그 행위자가 자기 의지에 의해 개시한 것이 아니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선택은 부단히 행해지고 있다. 사람은 의식하지 않더라도 늘 행위하고 있으며 모든 행위는 선택이다. 그런데 만약 선택이 그것이 과거로부터의 귀결이라고 한다면 의지의 실현이라고는 간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결론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의지와 선택은 명확히 구별되지 않으면 안 된다.’
154~155쪽, ‘제5장 의지와 선택’ 중에서


목차


인간이 애초에 책임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면?_ 추천의 말
어떤 대화_ 프롤로그

제1장 능동과 수동을 둘러싼 문제들
제2장 중동태라는 옛 이름
제3장 중동태의 의미론
제4장 언어와 사고
제5장 의지와 선택
제6장 언어의 역사
제7장 중동태, 방하, 사건─ 하이데거, 들뢰즈
제8장 중동태와 자유의 철학─ 스피노자
제9장 빌리들의 이야기

에필로그
중동태 소생시키기 프로젝트_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고쿠분 고이치로 (Koichiro Kokubun,こくぶん こういちろう,國分 功一郞) 
1974년 일본 지바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교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하고, 파리 제10대학 및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DEA를, 도쿄대학교 총합문화연구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다카사키 경제대학교 경제학부 준교수로 재직하며 철학과 현대 사상을 가르치고 있다. 주요 연구 주제는 스피노자를 비롯한 17세기 철학과 들뢰즈, 푸코, 데리다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 현대 사상이다. ‘즐겁고도 진지한’ 공부와 사회운동을 목표로 신문, 텔리비전, 잡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행동파 철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고쿠분 고이치로의 들뢰즈 제대로 읽기』, 『인간은 언제부터 지루해했을까?』, 『다가올 민주주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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